작은 것들을 위한 시 (리커버)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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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각이 기상천외하다. 매우 새롭다는 얘기지. 하지만 내용은 너무나도 친근함을 느끼게 해. 따뜻하고 사랑스러워.˝ 시인의 BTS 감상은 노랫말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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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을 위한 시 (리커버)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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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의 대중가요는 BTS(방탄소년단)를 만나 절정을 이루었다. BTS가 부른 노래가 세계 무대에서 이렇게 큰 업적을 이룰 때까지는 대한민국 가요 음악계의 적지 않는 노력과 열정, 시간이 모두 어우러진 결과라는 점이 업적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야말로 가요계의 제 2의 탄생 시대를 연 것이다. BTS의 화려한 무대 매너와 열정적이며 격정적이기도 한 곡과 부드럽고 사랑스런 노랫말은 세계인의 마음을 궤뚫었고 공감을 샀다. 특히 시처럼 아름다운 가사는 세계 모든 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들 만큼 형상화돼 BTS는 시를 노래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풀꽃 시인' 나태주의 마음을 흔든 것도 노랫말이다.

나태주 시인과 BTS라니, 쉽지 않은 조합이다. BTS의 팬이라면, 아니 그들의 음악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아니더라도 한국인이라면 BTS를 대부분 좋아할 것이다. 세계를 흔들어 놓았으니 세계의 누구인들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노(老) 시인과 BTS'는 어쩐지 썩 어울리는 모습은 아닌 것 같다.(독자의 무지이니 양해해 주시길) 시인은 BTS의 노랫말에 집중했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라서 그럴 거야. 나는 처음 그들의 노래가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노래라 영어로만 된 노랫말인 줄 알았다."고 '프롤로그' 「낯선 길 위에서」를 통해 고백한다. 이처럼 단순한 관심으로 BTS 노래의 가사를 훑어보던 시인의 눈에는 광활한 우주를 품고 있으면서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노랫말이 단박에 들어왔다. 이 책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이렇게 쓰여졌다.

 


 

이 책은 시인 나태주가 청춘들의 깊은 고민과 반짝이는 사랑을 노래한 BTS의 가사에 자신의 감상을 적은 산문으로 만들어졌다. 쉽게 표현한다면 'BTS의 노랫말 해설' 혹은 'BTS의 노랫말 감상법'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BTS가 직접 한 줄 한 줄의 노랫말로 써내려간 그들의 삶은 언어와 세대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감동이 된 이유와 시인 자신이 노랫말에 공감하고 감동한 내용을 적었다. “일상적이고 개인적이어서” 더욱 “친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들의 가사는 오랜 시간 우리에게 작고 사소한 것의 소중함을 일러준 ‘풀꽃 시인’ 나태주의 시와 무척 닮아 있다는 느낌은 나태주 시인의 시가 풀꽃처럼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은 지 잘 알고 있다는 독자만의 감상일까.

BTS의 노랫말에 관심이 컸다는 시인은 감명 받은 서른다섯 편의 가사를 함께 읽어 내려가며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메시지를 찾고,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이 책을 통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BTS의 메시지를 향해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감성적으로 써내려간 시인의 산문은 일상 속 '작은' 행복과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방탄소년단의 음악과는 닮은 듯 다른 위로와 감동이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하나 둘 셋 하는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뀌길 기다리고 바라는 마음은 우리에게도 위안과 희망을 선사해. 이거야말로 노래가 주는 마술, 매직이야.”

 


 

이 책에서 저자 나태주와 BTS를 이어주는 끈은 작고 사소한 것 사이에 녹아 있는 '사랑'이다. “시인에게 시를 쓰게 하는” 그 사랑이 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노랫말에 모습을 감춘 “사랑에 대한 생각이나 정의”가 시인 자신이 믿던 그것과 달라 놀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내 무릎을 탁 치며 방법이 다르더라도 그것 또한 사랑임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인은 가사에 등장하는 영어에 “이해가 가지 않고 어리둥절”할 때도 있지만, 사랑의 마음으로 노랫말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며 정성스레 BTS의 시를 읽어 내려간다. 그는 BTS의 재치와 현명함에 순수하게 감탄하다가도, 그들의 메시지를 발견한 순간에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여기에 먼저 와 있”다며 자신과 BTS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만끽하기도 한다. 이 책은 '예원'(딸이거나 손녀?)이라는 BTS의 영어 노랫말을 번역해준 여성에게 BTS의 노랫말 감상의 여정을 함께하자고 권유하는 편지글 형식으로 쓰여 있다.

"나는 우리 BTS 친구들의 노랫말 「Answer : Love Myself」를 읽다가 깜짝 놀랐어. 거기 이런 구절이 나오는 거야. “이제는 나 자신을 용서하자 버리기엔 / 우리 인생은 길어 미로 속에선 날 믿어 /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은 오는 거야.” 이게 바로 ‘답’인데, 그 구체적 내용이 ‘나 자신을 사랑하기’란 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여기에 먼저 와 있는 거야." - 「인생의 해답」에서

 


 

시인은 이 책을 쓰며 “젊은이들의 생각과 꿈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평소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던 그는 노랫말 속에 살아 숨 쉬는 또 다른 BTS, 곧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휘황찬란 빛나기만 할 줄 알았”던 BTS의 음악에서 “보통 젊은이들의 심정과 형편과 꿈을” 발견한 그는 길을 잃어도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괜찮다는 말로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또한, 시인은 자신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밝히며, 당시 자신이 생각하고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여전히 헤매는 이들에게 의외로 인생은 심각하지 않으니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감 있게 새로운 길을 시도해보라며 토닥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사랑하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시인의 서른다섯 편의 산문은 일상 속 “사소한” 행복과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BTS의 노래와는 또 다른 위로와 감동이 되어줄 것이다.

여기서 나는 또 너에게 나의 시 한 편을 읽어주고 싶어. 그것은 「선물」이라는 작품이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 가장 커다란 선물은 / 오늘입니다 //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 당신입니다 //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 「종점이 바로 시작」에서

 


 

한 인터뷰에서 BTS는 이렇게 말했다. “현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저희들의 역할” 이라고. 그 말처럼 그들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직접 작사 · 작곡에 참여하며, 자신들의 음악을 여느 청년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이야기들로 채워왔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면서 보다 많은 너들의 이야기”가 담긴 BTS의 음악은 언어와 세대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이 되고 있다.

그들의 노래는 “떨어져 날리는” 낙엽처럼, “칠흑 같던 밤”에 뜬 별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인 데서” 시작된다. 매일 마주하는 일상이기에 흘려보낼 수도 있는 작고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고, 그 안에 커다란 세상을 담아낸다. 이 점이 나태주 시인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냈고, 시인은 자신만의 시선과 방식으로 이해한 BTS의 노랫말에서 일상, 사랑, 우주, 희망 등의 우리 삶의 밝은 빛을 따라 흘러가며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삶의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나태주 시인은 또 BTS의 음악을 “따뜻하고 사랑스럽다”고 표현한다. “광활한 우주를 품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이고 소소한 개인의 그리움과 사랑을 담고 있”어 “묘한 매력”을 풍긴다고……. 그 매력에 푹 빠진 시인은 BTS의 노랫말을 “읽을수록 읽고 싶은” “시”라 말하며, “가슴이 뜨거워지”다가도 “설레고 이상한 기운에 휩싸이”는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달과 지구는 언제부터 / 이렇게 함께했던 건지 / 존재로도 빛나는 너 / 그 곁을 나 지켜도 될지 // 너는 나의 친구 / 네게 난 just a moon / 네 맘을 밝혀주는 너의 작은 별/ 너는 나의 지구 / And all I see is you / 이렇게 그저 널 바라볼 뿐인걸' - 〈Moon〉

사모곡(思慕曲)이네. 이 또한 의인법. 사랑이 아닌 대상을 사람처럼 생각하고 쓰는 글.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유일한 위성인 달의 입을 빌려 들어보는 사랑 노래야. 아니야. 달과 지구의 관계를 빗대어 사랑하는 두 사람의 마음을 나타낸 노래네. 봐, 이런 대목이 그렇다는 걸 짐작하게 해. "달과 지구는 언제부터 / 이렇게 함께했던 건지 / 존재로도 빛나는 너 / 그 겨틍ㄹ 나 지켜도 될지." '해바라기'와 '달맞이'란 꽃 이름이 있지만, 여기서 달은 오로지 지구만 바라보는 '지구바라기'야. 지구바라기. "달은 지구바라기다" 와, 그 말 처음 해봤는데 참 예쁘다. 사랑스럽다. 이런 달의 호소를 들어봐. "너는 나의 지구 / 네게 난 just a moon / 네 맘을 밝혀주는 너의 작은 별 / 너는 나의 지구 / And all I see is you / 이렇게 그저 널 바라볼 뿐인걸."

시인은 직접 설명에 이어 한 걸음 더 나아간 시인의 눈으로 해석도 해준다. 사랑이란 상대방의 좋은 점, 아름다운 점을 발견해주고 그것을 칭찬해주고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것일 거야. 그러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이지. "문득 생각해 너도 날 지금 보고 있을까 / 내 아픈 상처까지 네게 다 들키진 않을까 / 네 주위를 맴돌게 / 네 곁에 있어줄게 / 네 빛이 되어줄게 / All for you."(p.289)

 


 

저자 : 나태주(羅泰柱)

 

1945년 충청남도 서천군 외가에서 출생하여 공주사범학교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2007년 공주 장기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4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뒤, 공주문화원장을 거쳐 현재는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1971년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등단 이후 끊임없는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수천 편에 이르는 시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쉽고 간결한 시어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의 감성을 담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흙의문학상, 충남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향토문학상, 편운문학상, 황조근정훈장,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공초문학상, 유심작품상, 김삿갓문학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1973년에는 첫 시집 『대숲 아래서』 펴냈고, 이후 1981년 산문집 『대숲에 어리는 별빛』, 1988년 선시집 『빈손의 노래』, 1999년 시화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2001년 이성선, 송수권과의 3인 시집 『별 아래 잠든 시인』, 2004년 동화집 『외톨이』, 2006년 『나태주 시선집』, 『울지 마라 아내여』, 『지상에서의 며칠』를 비롯하여 『누님의 가을』, 『막동리 소묘』, 『산촌엽서』, 『눈부신 속살』,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마음이 살짝 기운다』, 『어리신 어머니』, 『풀꽃과 놀다』, 『혼자서도 꽃인 너에게』,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문학작품을 출간하였다. 1972년 「새여울시동인회」 동인, 1995년엔 「금강시마을」 회원,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충남문인협회 회장,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공주문인협회 회장, 2001년부터 2002년까지 공주녹색연합 대표 등을 역임하였으며, 공주문화원 원장, 계간 「불교문예」 편집주간, 격월간 시잡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주간, 지역문학인회 공동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부회장)을 지냈다.

주로 집에서 글을 쓰고 초청해 주는 곳이 있으면 찾아가 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꿈은 첫째가 시인이 되는 것, 둘째가 예쁜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것, 셋째가 공주에서 사는 것이었는데 오늘에 이르러 그 꿈을 모두 이루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공주에서 살면서 공주풀꽃문학관을 건립, 운영하고 있으며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문학상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고, 현재 공주문화원장과 충남문화원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풀꽃문학관에서,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전국 방방곡곡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게 요즘의 일상이다. 가깝고 조그마한, 손 뻗으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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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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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도서판매량 분야별 집계는 늘 '자기계발' 분야가 1위를 차지한다. 대형서점은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는데 역시 거의 모든 서점에서 1위는 단연 '자기계발' 분야라고 한다. 이는 최근의 일이 아니고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현상이라는 게 서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유는 우리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발전해 가면서 경제적 성장과 함께 자기계발에 많은 독자들이 힘을 쏟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기계발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발전과 더불어 굳건히 지속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자기계발서들은 대개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의 정신분석학, 칼 융(1875~1961)의 분석심리학, 아들러(1870~1937)의 개인심리학이 계승하고 발전시켜온 심리학적 자기계발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생활과 경험을 중심으로 시작한 실용적 자기계발이다.

두 종류의 자기계발은 연구와 임상경험 등을 통해 발전해온 점과 실제 삶에서 얻은 지혜에 의한 자기계발이란 차이점일 뿐이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성공적이며, 행복한 삶에 이르기 위한 목표는 같다. 후자의 자기계발서는 시작점으로 단연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이 꼽힌다. 또 우리에게 수많은 명언을 남겨 인상 깊은 미국의 사상가이지 시인인 랄프 에머슨(1803~1882)도 손꼽히고 있다. 다만 에머슨에 비해 프랭클린이 약 100년 앞선 시대의 사람이란 점이 자기계발의 시작점은 프랭클린에 더 가까워진다. 또 심리적 연구를 통한 자기계발은 유럽, 특히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중심으로 제시됐고, 실용적 경험에 의한 자기계발은 신대륙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실용적 자기계발은 오늘날의 최강국 미국을 만든 청교도 정신, 개척 정신, 실용 정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벤저민 프랭클린은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미국에서도 ‘미국의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 인물로 존경받고 있으며, 무에서 시작해 맨손으로 여러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루어낸 삶이라는 데서 더 큰 평가를 받고 있다. 스스로 '개척'하고 신앙과 같은 '삶의 원칙'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평생 그 신조에 따라 살아왔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부'와 '공익'에 헌신할 수 있었으며, 특히 미국의 건국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을 대표할 만한 존경 받는 한 사람이 됐다. 그도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이라고는 초등학교 2년이 전부였다. 그러나 21세에 인쇄 일을 배우면서 성실과 근면함을 기반으로, 순전히 독학으로 짧고 명료한 글쓰기 능력을 연마했고, 글에 대한 안목 덕분에 인쇄업자로 성공했다. 물론 이 책을 보면 그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유난히 좋아했던 것으로 나온다.(p.28)

그는 부유하지 않았고 대단한 권력도 없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남다른 학습 능력을 발휘하며 근면과 절약과 인내로 홀로 일어섰다. 작가, 우체국장, 발명가, 시민운동가, 정치인이자 외교관 등으로 활동했고, 정치와 과학 등에서도 눈부신 업적을 남겼다. 그는 일상의 불편함을 적극 개선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이웃의 유익을 위해 자기 지식을 최대한 선용한, 실용적 지혜자였다. 그가 미국 건국의 아버지, 미국 정신의 대표, 미국인의 표상으로 추앙 받는 '특별한 인물'이 됐다.

 


 

프랭클린은 자수성가한 사람의 표본이기도 하지만, 초기 미국 역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미국적인 남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는 부유하지 않았고 대단한 권력을 쥐지도 않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남다른 재주를 발휘하면서 근면과 절약과 인내라는 덕목을 제대로 실천했을 때 얼마나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지 몸소 증명했다. 이런 점에서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그의 가르침을 따르면 기회의 땅에서 어떤 결과를 성취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지난 200년 동안 막스 베버나 데이비드 흄, 카를 마르크스 등 위대한 사상가와 실천가들도 이 자서전의 탁월함을 인정했다. 실제로 프랭클린이 자서전에서 밝힌 절제와 근면 등 13가지 덕목은 발간 후 200년이 넘는 동안 자기계발의 키워드로 자리 잡는다. 많은 미국인은 이 덕목을 따라 실제로 성공했고, 그가 제시한 성공의 길은 인생 공식이 되었다. 이러한 상징성으로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화 100달러 지폐의 모델로 앞면에 등장한다. 그의 인생이 ‘미국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다는 의미다. 현대에도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 관리, 자기 관리, 인간관계 관리, 습관의 힘, 인격 성장, 공공의식, 실용정신, 개척정신, 신뢰라는 자산, 지식 축적 등에 관한 중요한 원리와 실천 사례를 우리는 프랭클린의 삶을 통해 발견하고 체득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직간접적으로 밝힌 몇 가지 삶의 원리 중 하나라도 받아들여 적용해본다면 누구라도 자기 분야에서 큰 진전을 경험하고, 일가를 이루게 될 것이다.

 

 

프랭클린이 자서전 쓰기를 중단하고 10년쯤 지났을 때, 필라델피아의 상인 에이블 제임스가 프랭클린에게 자서전을 계속 쓰라고 재촉하는 편지에서도 그의 자서전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아직 뒤를 이어 쓰지 않았다면 더는 늦추지 말길 바랍니다. 삶은 불확실하지요. 설교자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치지 않습니까. 친절하고 인간적이며 자애로운 벤저민 프랭클린이 친구들과 세상에 재미와 교훈을 주는 작업, 즉 소수에게만 아니라 수백만에게 유익한 즐거움을 주는 그런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세상이 무엇이라 하겠습니까?”(p.128)

이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윌리엄 프랭클린에게」, 2부 「내 삶에 관한 이야기」, 3부 「집에서 계속 쓰다」이다. 1부는 벤저민 프랭클린이 아들 윌리엄에게 보낸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당시 65세이던 프랭클린은 할아버지, 삼촌들, 아버지와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를 전해주는 것으로 자서전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아버지의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열 살 때 정규 교육을 끝내고 제임스 형의 도제로 들어가 인쇄 기술을 배운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형제간에는 다툼이 잦아졌고 벤저민은 형의 그늘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형의 입김 때문에 보스턴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뉴욕을 거쳐 필라델피아로 이주한다. 3부는 1788년 8월 프랭클린이 필라델피아로 돌아와 자서전을 다시 시작하려 하지만 독립전쟁 중에 많은 자료가 사라졌음을 아쉬워하는 마음으로 시작된다. 1부가 끝난 시점으로 돌아가 1732년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을 처음 발행해 성공을 거둔 과정을 회상한다.

 


 

이 자서전 중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자기계발의 텍스트로 사용되고 있는 부분이 2부이다. 2부 「내 삶에 관한 이야기」는 프랭클린이 1780년대 초 파리에서 지낼 때 받은 두 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둘 다 그에게 자서전 집필을 계속하라고 독려하는 편지다. 그래서 파리 외곽에 있는 파시에서 프랭클린은 1784년 자서전 2부를 쓰기 시작하며 공립 도서관 설립 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고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겠다는, 대담하면서도 몹시 어려운 계획”에 관해 언급하며 13가지 미덕을 나열한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대부분 진실한 성품을 훈련하여 체득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이즈음 나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겠다는, 대담하면서 몹시 어려운 계획을 마음속에 품었다. 나는 언제든 어떤 잘못도 범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타고난 성향, 습관, 인간관계로부터 유혹당하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싶었다."(p.152)

"나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았다. 아니 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항상 옳은 걸 선택하고 잘못된 것을 피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 구분이 내가 상상한 것보다 어려운 일임을 깨달았다." 시행착오를 겪은 프랭클린은 도덕적으로 완벽해질 수 있을 거란 사변적인 신념만으로는 일탈과 실수를 막기에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힌 후에야 일관되고 올곧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란 결론도 얻었다. 이런 목적으로 도덕적 덕목을 고치고 또 고치면서 13개 덕목으로 '자신의 목록'을 만들었다. 프랭클린의 이 모든 덕목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덕목을 동시에 습관으로 만들면서 집중력을 분산시키기보다 한 번에 하나씩 바로잡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한 주에 한 개씩 13주다. 일년이면 이를 4번 반복할 수 있다. 그러나 결코 1년 안에 이 모든 덕목이 습관화될 것은 예상하지 않는다. 평생 지켜나갈 다짐도 함께한다.

 


 

독립전쟁 당시 프랑스와의 전쟁을 앞두고 여러 식민지를 대신해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디언들과의 협상 대표로 선출된다. 이때 프랭클린은 식민지 연방을 제안하지만 그 제안은 채택되지 않는다. 두 연대를 이끌고 영국에서 들어온 브래독 장군이 군대 식량과 군사 장비를 운반할 마차와 말을 구하는 일에서도 사비를 털어 보증까지 서가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앞장선다. 특히 그는 종교가 달라도, 정치적 진영이 달라도, 불편부당한 일처리와 함께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끔 사업을 진행해 나갔기에 심지어 반대편에 선 총독까지도 사석에서는 그의 편을 들었다. 이후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 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후에 이 책을 썼다(어떤 이유에선지 그가 살아 있을 때 출간되지는 못했다). 그는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잘못과 부족함, 실수를 소상하게 밝히고 인정함으로써,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근면하고 인내하며 꾸준히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개인적인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그런 불리한 태생과 인간 조건에도 불구하고 깊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독학과 지적인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렇게 해서 인생의 많은 약점을 벌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필라델피아에 먼저 자리를 잡은 인쇄소 두 곳과 경쟁해야 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는 매일 두세 시간씩 자신이 도입하고 만들어간 공공 도서관에 파묻혀 지내며 아버지가 허락해주지 않았던 교육의 기회를 조금씩 만회해나갔다고 고백한다. 요즘 말로 하면, ‘흙수저’ 물고 태어나 평생 가난과 씨름하며 형제들(17명의 형제자매 중에 15번째였다)에 치여 형들 눈치나 보며 주눅 든 채 살 수밖에 없었던 그였지만, 균형 잡힌 지성과 치우침 없는 인간관계, 내면의 미덕 훈련 등을 통해 날마다 1%씩 성장하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마침내 미국 건국 초기에 독립선언문 초안에 참여하고, 미국 독립전쟁 때 프랑스의 경제적·군사적 원조를 이끌어내는 등 외교적인 성과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 200년간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삶에 자기계발의 공식처럼 인정받아 온 프랭클린의 삶이자, 그것을 기록한 자서전이다.

 


 

저자 :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년 1월 17일 뉴잉글랜드 보스턴에서 17남매 중 15번째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집안 형편 때문에 열 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양초와 비누공장을 하던 아버지의 일을 도왔다. 열두 살에 형이 운영하는 인쇄소 견습공으로 일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열여덟의 나이에 영국으로 건너가 인쇄 기술을 배워온 뒤, 1728년부터 인쇄업을 시작하였다. 1729년에는 <펜실베이니아 가제트>지를 인수하여 발행하였다. 1732년 12월, 1733년도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을 처음으로 발행하여 1758년도 달력까지 발행하였다. 그는 회원제 도서관과 병원을 만들고,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전신인 필라델피아 아카데미 창설, 미국철학협회 창립 등 폭넓은 교육문화 활동을 벌였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전토(Junto)’라는 독서토론 클럽을 결성하여 바람이나 일식, 월식, 지진 등 자연과학에 대해서 토론하고 연구하였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1742년에 개방형 난로인 ‘프랭클린 난로’를 개발하였다. 1752년 6월에는 연을 이용하여 번개가 전기라는 사실을 증명하였고, 피뢰침을 발명하였다. 영국 왕립협회는 그 공로를 인정하여 프랭클린을 왕립협회 회원으로 임명하고, 코플리 상을 수여하였다. 1748년 인쇄업에서 은퇴한 뒤, 필라델피아의 시의회 의원, 펜실베이니아 식민지의회의 의원을 역임하였다. 1755년에 영국에 대한 미국의 독립전쟁이 시작되자, 이듬해에 프랭클린은 토마스 제퍼슨 등과 함께 미국 독립선언서를 작성하였다. 또 그는 프랑스로 건너가 미국과 프랑스의 동맹 관계를 이끌어내었다. 1788년에 모든 공직에서 은퇴하고, 1789년에는 자서전을 정리하여 영국의 지인들한테 보냈다. 이후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과학 실험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다가 1790년 4월 17일 84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평생을 통하여 자유를 사랑하고 과학을 존중하였으며 공리주의(功利主義)에 투철한 그를 일컬어 사람들은 ‘가장 지혜로운 미국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저서로는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과 《자서전》이 있다. 뛰어난 기지와 경구가 넘치는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는데, 프랭클린은 “나의 출판업 중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낸 작품”이라고 밝혔다. 사후에 출판된 《자서전》은 18세기 영미문학의 대표적인 산문으로 손꼽힌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그를 가리켜 ‘신대륙에 있어서 자장 위대한 철학자이자 문필가’라고 하였다.

 

역자 :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다.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어제까지의 세계》 《문명의 붕괴》 《12가지 인생의 법칙》 등 100여 권이 있고, 지은 책으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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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닳는 것
임강유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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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사람의 감정은 물감이라고 말한다. 좋게 말하면 빛이 나는 무지개일 수도 또는 불필요한 변덕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런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시(詩)를 통해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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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닳는 것
임강유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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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 『바라만 봐도 닳는 것』의 시(詩)들은 아스라한 기억 속에 있는, 애닯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낸다. 기억 속의 것들뿐만 아니라 현재도 함께하지만 늘 조금씩 닳아가는, 늙어가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슬픔을 신비로움으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시인의 시선이 멈추는 것은 주변의 가까운 것들이다.

이는 아스팔트처럼 무생물인 것도 포함되지만 할머니처럼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서도 느낀다. 그리고 시인의 감정에 일체화한다. 강아지도, 첫사랑도 시인의 눈에는 관념적이지만 아름다움으로 각인된 것들이다. 독자들은 아름다움으로 각인된 모든 것들에 대한 시인의 기억이 점점 닳아가는 것 같은 애잔함과 아름다움이 시인의 언어로 재탄생돼 위로하고 용기를 주기도 한다.

 

 

표제작인 「바라만 봐도 닳는 것」에서 시인의 눈에는 세상 천지 그 어떤 것이든 가치를 갖는다. '인생', '세월', '시간'들이다.

시인은 노래한다. '만인에게 가장 공평한 것은 세상이란 호수처럼 흐르는 시간과도 같다.' 이 때문에 '맑은 호숫가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흐르게 할지언정 흐르지 않게 할 수 없듯이' 그것들을 거스를 수는 없다.

시인의 '이마에 나이테가 하나 둘 생길 때마다 오히려 할머니는 닳는 것 같아 나이 먹기 되레 두려워진다.' 할머니가 금지옥엽 바라만 봐도 닳는 자신을 키우느라 닳아버린 허리를 보며 할머니의 고마움으로 자신도 닳아간다고 말한다.

 

 

'무언(無언)'에서 시인은 나뭇가지를 태우며 생각의 관념에 빠진다. '헤아린다 하여 헤아릴 수 있었다면 그 추운 날의 재가 되지 않았을 텐데'라는 나뭇가지의 소멸도 나뭇가지가 원해서라기보다 낙엽을 떨어뜨릴 때부터 이미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다시 필 새순을 보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더 크다. 나뭇가지는 재가 되는 선택의 기로에서조차 '누군가의 추위'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자 시인은 '낙엽의 희생으로 오늘이 올 수 있었다.'는 점을 깨닫는다. 시간, 세월, 인생이 어제가 가고 오늘이 오는 것처럼 순리적이다는 점을 가슴 깊이 새긴다.

 

 

2부 〈슬픈 뒤 아픔〉의 「회색도시」에서 서울은 회색도시이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본 도시 서울은 시인의 눈에는 '달을 삼켜버린 까닭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낮과 밤이 같은 곳'이란 표현을 한다.

지방에 사는 시인에게 서울은 그렇게 회색의 빛을 띤 채 달도 못 보고, 사람들이 뱉은 침방울 모여 별이 되고 달이 되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서울은 '아무리 몰라줘도 젊음의 고생을 용기로 쳐주는 섬'이다. 시인이 사는 곳과는 가깝고도 멀어서 우주선을 타야지만 착륙할 수 있는 다른 행성, 서울이다. 그래도 시인은 서울을 향한 기대를 접지 않는다.

 

우유니 사막엔 모래가 없다는 이상한 말에도

회색도시의 한 모험가는 사막으로 떠났고,

내가 사는 곳에선 우유니 사막엔 모래가 있다고 한다.

 

시인은 이래서 '우주선을 타고 회색도시로 가야겠다고 결심한다. 회색도시의 모험가에게로'

 

 

시인은 「착각의 밤」을 통해 자신의 희망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가늠한다.

 

'조약돌을 집어 쌓는다 하여

사람들은 그것을 탑이라 부르지 않았다.

 

버스에서 만난 이성이 나를 쳐다봤다고 해서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시인은 '별들이 전쟁'을 하는 착각의 밤을 지나 '잠들지 못한 새벽, 안갯속을 유유히 걸었다. 가슴에 희망을 품고.'

 

 

시인은 이제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위로와 격려를 준다.

 

힘겨운 하루를 살아간다.

이른 새벽 누군가는 무거운 법전을 들고 가방을 메고

또 누군가는 자신보다 큰 콘크리트 폼을 등에 진다.

 

몸이 힘들지언정 요령 피울 순 없다.

경쟁이 빈번한 사회의 한 축에는

오롯이 땀과 노력만이 성공이란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의 목적지가 다른 것처럼 삶의 지표와 목표도 제각각이지만 공통된 한 가지가 있다.

'인생이란 책의 하루라는 한 장을 넘긴다는 것.'

 

 

사람의 감정은 물감이다. 좋게 말하면 빛이 나는 무지개일 수도 또는 불필요한 변덕일 수도

그런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시(詩)를 통해 위로를 건넨다.

 

아픔이 잊히도록

슬픔에 음표를 넣어 노래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슬픔과 고통은 새로운 시작의 전 단계.

사람은 언젠간 혼자가 된다. 새까만 검정처럼.

- 「저자의 말」 중에서

 

저자 : 임강유

 

1993년 6월 경기도 작은 도시 평택에서 태어났다. 죽백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평택중학교를 졸업하였다. 동일공업고등학교에 입학 후 설비과를 졸업했다. 15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꿈이 굳이 직업이 될 필요가 있을까? 자기위안 삼고 도전조차 하지 못한 20대 초반을 보내고 25살. 독립출판을 통해 작가로 데뷔하고 총 4권의 시집을 출판했다. 한 권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전국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다. 글로 누군가에게 단 1g이라도 기쁨이 된다면 성공한 작가지 싶어요. 제 글이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제가 힘이 된다면 제 글에 머물렀다 가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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