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이 2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2권을 읽기 시작했다. 테마파크에 합류하기로 한 수혁의 이야기가 이어질 거라는 독자의 예상을 깨고, 처음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1권을 다시 찾아 대충 훑어본다. 왜 갑자기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지? 아, 이거 7권짜리 대하소설이지! 비로소 아직 이야기의 전개가 끝나지 않았는데... 독자의 조급성을 가라앉히고 다시 천천히 읽어나간다.

이번에도 테마파크나 도마와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든 군사작전 이야기이다(2권 후반부에서 테마파크와의 연관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군대 이야기, 그것도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특전사의 비밀스런 작전 이야기라 상당히 흥미진진하다.(군대 용어가 나오면 남자 독자들은 재미있어 하지만 여성 독자들은 에이~ 하고 넘어가 버릴까 괜히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제대한 지 20여년 되어서 군대 용어도 많이 바뀌었겠지만 편제가 바뀐다든지 명칭이 바뀐다든지 하면 국민들에게도 다 알려져 알고 있지만 복무한 주특기가 다른 데다 최첨단 군사 장비들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인지, 가공의 무기인지 조금 의아해하긴 하다. 그러나 작가의 치밀성은 군대를 안 간 사람이 책을 놓치게 놔주지 않는다. 건축 설계도 등을 직접 그린 건축미술가 출신이라니...

군사 작전 관련 이야기, 훈련 이야기 등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니 크게 거슬리지 않지만 저자는 친절한 설명을 기술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읽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사실 군사작전 이야기나 군사 용어 등은 몰라도 상관없다. 소설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저자가 기술해 놓은 것일 뿐이다.



곧 뒤이어 스티글리츠 회장과 헨리 유가 나누는 이야기와 제주도에 내려간 수혁이 테마파크를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을 시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2권 마지막 부분에서 드디어 군 작전과 테마파크와의 연관성이 드러나고 작전 지역에서 가져온 돌에 관한 궁금증을 남긴 채 마무리된다.

2권에서 가장 강하게 받은 인상은 얘기를 너무 장황하게 끌고 가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줄거리의 전개를 늦추지 않는다. 조바심도 나고 읽을수록 만만치 않은 소설이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와 관련해 스티글리츠 회장과 헨리 유가 나누는 이야기나 수혁과 이안이 나누는 테마파크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전공 서적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한-미 합동 공중강습작전 ‘오퍼레이션 나이트 고스트’. 한국군 특전부대 야간기습침투 표적지점-동굴진지의 마지막인 비밀창고. 그 장소의 진실은? 그곳에서 공군CCT 대원 성준모는 무언가를 발견하는데…. 붉게 빛나는 아름다운 홍옥석! 펠드스파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수혁. “드림밸리사 디자이너들과 함께 월트 디즈니 문법을 벗어난 혁신적인 테마파크를 디자인해라.” 갑자기 떨어진 헨리 유의 명령으로, 푸른 제주에서 새로운 테마파크를 궁리하지만 쉽사리 해결되진 않는다. 한편 미란의 사랑은 다가오고 수혁은 갈등에 빠진다.



그러나 저자가 자세하게 기술하면 기술할수록 점점 더 소설 속으로 빠져드게 하는 매력이 있다. 대하소설로의 면모를 보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2권의 내용은 사건의 전개보다 세밀 묘사에 치중한 느낌이 강하다. 중간 중간 너무 전문적인 용어가 나와 읽어나가기에 다소 걸림돌도 있지만 저자를 믿고 찾아서 확인하지 않고 읽으면 언젠가는 용어에 익숙해지고 사건의 줄거리도 손에 잡힐 듯하다. 아주 생소한 것은 밑에 달아놓은 저자의 주석만으로도 충분하다. 2권을 끝나는 시점에선 저자와 독자의 머리 싸움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가 앞으로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하려고 세밀한 묘사에 치중하나를 생각하다보니 미리 예측해보는 것도 재미를 더할 것 같아서다. 매우 차분한 마음으로 2권을 덮는다.

앞으로 남은 5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테마파크를 둘러싼 이야기는 도마의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될까? 수혁이 그려낸 테마파크의 새로운 모습은 과연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까? 무엇보다 그렇게 비싼 입장료를 내고 테마파크에 간 사람들은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정말 궁금해진다.



군사작전과 훈련에 대한 이야기와 수혁과 헨리 유 사장의 제주도 테마파크 비즈니스에 대한 기초작업 이야기가 드이더 실체로 드러나고 작전 지역에서 가져온 돌에 대한 의문을 남긴 채 2권의 여정은 마무리된다. 기대감을 가졌던 향단고택과 도마와의 관련성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새로운 방향으로 소설이 전개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소설의 주 무대가 테마파크인 걸 보면 작가의 테마파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된다. 더욱이 저자는 건축미술의 전공 아닌가. 사전 지식이라 할 저자의 약력이 독서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 있어 미리 읽지는 않지만 이 소설은 처음 대하는 작가이고 그림도 직접 그리는 건축가라니 아마 소설 구성이나 첫 구상 단계부터 예술성과 치밀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테마파크에 가까이 온 것 같다.

현실적 상황으로 드러나기까지는 아직 무수히 많은 난관이 존재하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작가의 이력에 어울리는 테마파크의 존재를 생각하면 꽤나 멋진, 어쩌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테마파크를 상상해보기도 한다. 막연하지만.



“난 드림밸리(Dream Valley)사에 있는 디자이너들을 모조리 다 한국에 불러 합숙을 시키면서, 완전히 새로운 테마파크를 생각해 내게 할 결심이야. 새로운 것, 혁신적인 것, 한 번 구경한 사람은 반드시 다시 오고 싶어서 좀이 쑤시는 것, 월트 디즈니를 넘어서는 것, 그게 내 꿈이자,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일세. 이런 내 마음을 자네가 가장 잘 이해해 줄 거야. 그렇지?”

"예, 그렇습니다."

"그래 맞아 자네가 앞장서야 돼. 걔네들을 모두 제주도 현지에 합숙시키고 해내야 돼. 현지의 실제 입지 지역을 수시로 보면서, 그리고 이 한국의 정취도 맛보면서, 정말 대단한 디자인을 해야 되네. 그러니 자네는~"(p. 74)


“Hey Guys! 한국 친구들. 고생 많아. 나는 USSOCOM* 소속 알렉산더 스티븐슨(Alexander Stevenson) 대령일세. 귀관들과 같이, ‘오퍼레이션 나이트 고스트’를 진행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네. 여기는 네바다주, 모처에 위치한 USSOSTC**이네. 자네들은, 여기서 우리들과 향후 4주 동안, 모든 상황에 맞추어진 훈련을 실시하고,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지대, 즉 북 와지리스탄에 투입될걸세. 나는 귀관들의 건승을 믿네. 한국 친구들. 우리 같이, 한번 잘해 보자고."(p.102)

*USSOCOM : 미합중국 특수작전사령부

**USSOSTC : 미합중국 특수전 과학화 전투훈련장((저자 주)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차원이 아니고, 조경과 건축이 같이 결합되어 인간이 자연에게 인위적 상징을 부여하면서, 보다 높은 차원으로 같이 나아가고 흔연히 돌려준다는 의미를 내포(內包)하고 있네. 바로 한국 정원과 고건축을 한 범주 안에 묶어 버리는 거지. 그런 후에 ‘환원(還元)’이란 개념을 붙여 보는 거라네. 어떤가, 내 생각이? 이런 생각들을 평소에 하고는 했지. 좋지 않은가?” 스티글리츠 회장은 동의를 구하는 듯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헨리 유를 쳐다보았다.(p. 149)


“이걸로 가는 거야! 이만큼 새로 만들기도 쉽지 않아! 모든 건 만들기 나름이야! 이제부턴, 다른 컨셉 스케치들을 보면서 품평해 보자고. 이 친구, 진땀 좀 나게 말이지. 핫하하하.” 마크 페린의 말에 다섯 명의 로컬 디자이너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각자 다른 데를 쳐다보며 딴전을 피워 댔다. 수혁의 제주테마파크 개념도가 일단 수용된 것은 확실해 보였다. 수혁은 자신이 그린 컨셉 스케치들을 가지고 다음 순서를 밟아 나갔다. 로컬 디자이너들은 이제, 그의 설명을 꽤 열심히 듣는 눈치를 보이고 있었다.(p. 248)



정 하사가 손에 쥐어 주는 것을 받아 들고, 성 중사는 무슨 소린가 싶어 들여다보았다. 순간, 험준한 산맥 사이를 뚫고 나와 여명의 시작을 알리는, 호박 색깔 같은 부드러운 여린 햇살 한 조각이, 헬기의 창문 너머로 대원들의 윤곽을 도드라지게 하기 시작했다. 성 중사는 자세히 보고 싶어, 정 하사가 건네 준 그 조그만 돌덩어리를 햇살에 비추어 보았다. 선홍색(鮮紅色) 표면을 가진 별도의 조각들이 두 군데 정도 돌덩어리 속에 박혀 있었다. 돌덩어리 자체는 평범해 보이는 갈색과 연한 회색빛의 불투명한 재질이었다. 돌덩어리에 햇살이 비추어지니, 선홍색 부분들에서 붉은 광채가 번지듯 흘러나왔고 전체를 불사르듯 찬란히 물들여 갔다. 블랙호크의 강한 진동으로, 핏빛 광채는 떨리는 잔상을 남기며 성 중사의 눈으로 들어왔다.(p. 260)


뭐 어떻게 하겠는가! 어차피 하윤정이가 어디 가나 감내해야 할 인생의 축복이자, 가시이다. 다만 저 경국지색(傾國之色)이 몰고 온 파문이 오늘 하루로 한정되기만을 바랐다. 하윤정도 미란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아무 소리 없이 버스에 올라탔다. 이 두 여자는 중문단지에 있는 호텔에 여장을 풀어 놓고 있었다. 이래저래 미란이를 부른 덕분에, 수혁은 썩 유쾌하게 오늘을 자신의 의지대로 요리하지는 못한 꼴이 되고 말았다. 퍽 신경 쓰고 준비했던 것인데..... 아들 자신의 사생활은 희생하고 있지 않은가! 마음이 찜찜했다.(pp. 296~297)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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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 (리커버) - 말투는 갈고 닦을수록 좋아진다! 하버드 100년 전통 수업
류리나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가를 뜻하는 'statesman'의 어원이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말을 잘하는 것은 정치가로서는 필수적 요소일 것이다. 연설을 통해 유권자의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가는 자신의 정치 신념, 정책 등 유권자의 표심을 사기 위해서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어원이 된 것 같다.

존 애덤스(2대) 러더포드 헤이스(19대, 하버드 법대) 테오도어 루즈벨트(26대) 프랭클린 루스벨트(32대) 존 F 케네디(35대) 조지 W 부시(43대, 하버드 경영대학원) 버락 오바마(44대, 하버드 법대) 총 7명의 대통령이 하버드대 학부 및 대학원 출신으로 알려졌다. 대학별로는 최고다. 대학에서 말하는 법을 배워서인가?

물론 따로 배우지는 않을 것 같다. 하버드대학을 안 다녀봤지만 대학에서 말하는 법을 가르쳤을까. 아마 그런 수업이 있었다면 특강이나 별도 마련된 프로그램이지 정식 커리큘럼에는 없을 듯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버드 대학 출신의 대통령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대학의 자부심과 함께 고유 문화로 자리잡을 만하다. 그래서 이 책의 의미는 더욱 중요하게 자리매김될 수 있을 터이다.

“희망이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라는 오바마의 연설은 무명의 그를 순식간에 정계의 다크호스로 만들었다.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는 오바마를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연설가 중 한 명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고교 시절, 오바마는 말을 잘하지 못하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대체 무엇이 ‘평범한 소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을까?



저자에 따르면 하버드는 일찍부터 ‘세 치 혀’가 돈과 원자폭탄에 이어 ‘세계 3대 위력’에 속한다고 봤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말하기 비법은 여기서 출발했다. 말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잘하려면 열심히 말하기 기술을 익히고, 다른 사람이 쌓은 경험까지 흡수해서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에서 100년간 이어온 말하기 비법을 익히고 활용한다면 누구든 말하기의 고수가 될 수 있다. 오바마의 성공은 이러한 하버드 말하기 수업의 보편적인 성공 사례일 뿐이다.

이 책 『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에는 소통 전문가, 심리학자, 정치가, 협상가 등 하버드대 교수와 동문 54명이 집약한 말하기의 모든 것이 알차게 담겨 있다. 자신의 말하기 문제점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어떤 방법으로 나와 이야기하고 싶게 만들 것인가? 자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상황을 컨트롤할 것인가? 평소 궁금해하는 모든 내용의 답을 말하기 공식과 말하기 전략으로 알기 쉽게 들려준다. 하버드에서 다루는 이론이지만 지나치게 심오하지 않고, 유명한 사람의 사례이지만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직장이든, 집이든,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든 일과 관계가 원하는 대로 풀리게 하는 명강의 『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을 책으로 만나본다.



사회생활에서 말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안다.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말하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갈등을 처리하는 능력을 비롯한 인간관계에서 소통의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든, 직장이든, 집이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잘 표현하고, 인간관계를 강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버드는 소통학의 대가인 홀리 윅스와 협상 전문가 베이저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말하기 고수들을 배출해왔다. 하버드는 말하기에 대해 무엇을 가르쳤을까? 이 책은 하버드가 어떻게 최고의 달변가들을 키워내는지, 말하기를 소통의 기술로 만드는지, 어떻게 말하기로 인생을 바꾸는지 그 비밀을 파헤친다.

100년 전통의 하버드 말하기 비법은 이 책에서 총 '8개의 수업'에 나눠져 담겨 있다. 대화법에서 스피치, 협상과 설득의 상황까지 말하기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을 망라한다. 일단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첫걸음은 자신의 말하기에 대한 단점과 장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하버드 토론클럽에서 전해내려 오는 자가진단 테스트로 자신의 말하기 능력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자. 어떻게 해야 말하기 능력이 향상되는지, 말하기의 중점은 무엇인지, 자신이 개선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인지 막연하고 모르니까 답답하고 발전이 없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그다지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이미 자포자기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입 다물고 살 것인가? 하버드의 말하기 기술을 습득하면 다른 사람과 말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일과 관계가 원하는 대로 술술 풀릴 것이다.



이 책에는 특별함이 있다. 누구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말하기 기술’을 공식으로 바꿔놓았다. 예를 들어, 말은

간결할수록 좋다. 말 한마디로 많은 뜻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말하기 대본을 ‘압축 3부 구성법’이라고 부른다. 구체적인 말하기 방식은 ‘말하기 시작(도입)-전개-결말’로 구성된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미 알겠지만 이 책의 구성 또한 요약집처럼 매우 간결하고차례대로 차근차근 구성돼 있다. 어떤 독자가 읽든 무슨 내용인지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졌다. 누구나 한 번 쭉 읽어내려가면 책의 내용에설득되고 잘 만들어진 책이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3부 구성법의 원칙에 따라 의미 전달에 최적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1. 하고 싶은 말

2. 주요 내용, 일반적으로 세 가지 구체적인 항목이나 조항

3. 이유와 근거, 한두 가지의 구체적인 실제 사례


이 순서로 말했을 때 말이 매끄럽고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말하기 능력을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블랑 법칙’, ‘SOFTEN 법칙’ 등 말하기의 기술을 이해하고 실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게 공식과 법칙으로 명료하게 보여준다. 또한 다양한 대화 사례는 흥미를 더하고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대화법에서 스피치, 설득력과 논리력 높이기까지 하버드에서 가르치는 말하기의 모든 것을 담은 바이블과 같다. 말투는 갈고 닦을수록 좋아진다. 하버드의 특별한 말하기 수업으로 일과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보자.



잘못된 평가는 뒤집을 수 있다

1. 상황을 상상해보라

2. 꼭 재미있을 필요는 없다

3. 인사에 한 마디를 덧붙이면 수월해진다

4. 여러 사람에게 인사해야 할 때

5. 자주 쓰는 여섯 가지 인사 방식


인사는 흥미로운 모험이다 모험은 원래 흥미로운 일이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흥미로운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p. 62)

1. 대화의 방향을 리드하자

2.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 좋다

3. 단답형 질문으로 상대의 마음을 알아보자

4.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내게 만들어라

5. 화제를 바꾸면 새롭다


먼저 말을 거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1. 교류에 교류를 연결하라

2. 상대를 성급하게 판단하지 마라

3. 말 걸기에서 잡담으로 이어지는 단계를 컨트롤하라



part 3 상대가 말하고 싶게 자극하라


언제 말해야 하는가

1. 한 번에 다 말하지 않기

2. 모든 사람에게 100% 공개는 좋지 않다

3. 주의 : 당신이 사적인 비밀을 잃는 것은 아니다


친밀도에 따라 말의 깊이가 달라진다

1. 자기 노출 1단계 : 의례적인 질문

2. 자기 노출 2단계 : 기본 정보에 대한 대화

3. 자기 노출 3단계 : 취미, 관점, 입장, 태도를 밝히는 것

4. 자기 노출 4단계 : 민감한 화제와 인생의 히스토리를 밝히는 것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먼저 하라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p. 107)

1. 상대방의 감정 원소를 찾아내라

2. 상대방의 위해 무슨 말을 할까

3. 말을 너무 많이 할 필요 없다



part 5 설득하면 당신을 거절할 수 없다


상대를 당신 편으로 만들어라

1. 사회적 규범을 활용해라

2. 주고받는 전략을 세워라

3. 상대방의 잠재적 손실에 대해 말해줘라

4. 공통점으로 동지가 되라


설득과 강요를 혼동하지 마라

마음을 울리는 감정을 더하라

1. 감정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라

2. 상대에게 맞춤형 근거를 제시하라

3. 일의 순조로움을 위해 상대방을 추켜세워라

4. 강요는 반항을 불러온다


증거를 보여주고 마음을 사로잡아라

1. 수치적 증거는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2. 전문가의 말을 빌려오자



part 7 의견이 나뉠 때는 공통점을 찾아라


이익만 따지는 것은 분열을 일으키는 폭탄이다

1. 사전에 규칙을 정해라

2. 중요한 결정을 누가 할 것인지 정하라

3. 공동의 이익을 명확하게 하고 찾아야 한다

4. 세 가지 큰 공통점을 찾아라

5. 시간을 들여 스스로를 냉정하게 만들어라

6. 쌍방이 신뢰하는 사람을 찾아라

7. 분열이 생기고 난 뒤의 태도


성공적인 대화를 위해 이야기 시작에 신중하라

좋은 시작은 절반의 성공이나 다름없다.(p. 283)

1. 두 사람의 공동이익을 찾아라

2. 가식적으로 관계를 유지하지 마라

3. 상황에 따라 자신의 지지자에 대해 이야기하라



이해하기 쉬운 말하기 순서는 따로 있다

1. 주제는 한마디로 전달하라

2. 할 말로 뼈대를 짜고 내용을 덧붙여라

3. AREA 법칙을 사용하여 사고의 논리성을 강화하라


말을 잘하면 듣는 부담이 줄어든다

1. 대화의 신비감을 건네고 목적지를 향해 가라

2. 큰 주제를 알려주고 듣는 부담을 줄여줘라

3. 상황에 따라 정보 전달 방식을 다르게 선택하라


소통의 요소로 더 명확하게 말하기

1. 정보 소통의 다섯 가지 요소를 명확히 하라

1) 말하는 사람 2) 듣는 사람 3) 주제 4) 해답 5) 기대하는 반응

2. 앞뒤 상황과 배경을 소개하라

3. 상대에게 당신의 신뢰를 알려라



중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알려진 이 책의 저자 류리나는 하버드가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에 주목했다. 전 세계의 군사, 정치, 경영, 사회 등 각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들의 말과 연설에 세계의 이목은 집중된다.

저자는 대중의 심리를 꿰뚫어 위안을 주고 힘을 부여하는 연설로 공감을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반대 여론까지도 설득하는 말의 힘을 분석했다. 말을 잘하는 그들이지만 결코 선천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타고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이 책의 집필 이유와 취지가 가슴에 와닿는다.

사실 출판사나 독서카페지기 분들은 서평단이 책의 제목만 나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독후감이나 서평가들의 완전한 평가를 원한다. 사실 책의 제목만 나열하는 것은 무성의해 보일 뿐만 아니라 서평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전문 서평가의 서평을 한 번이라도 보면 수긍이 쉽게 된다. 책 내용에 대해 쓸 때는 문학평론가 못지 않고, 책의 편집이나 기타 외형을 논할 때는 편집인을 능가하는, 책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고수'다. 일반 독자들이 쉽게 쓰기 어렵다. 독후감과 차별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책의 소제목을 열거하거나 소감이 없는 서평을 원하지 않는 출판사와 저자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서평엔 불가피하게 소제목이 열거되는 수밖에 없다. 그만큼 잘 정리된 목차를 가지고 있고, 평론가처럼 책의 내용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를 전제로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몇 개의 부분만 떼어 정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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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유진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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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우울증은 아주 흔한 마음의 질환이다. 어떤 사람은 '마음의 감기'로 생각하라는 주문까지 한다. 그럼 왜 극한 상황까지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날로 늘어가기만 하나. 물론 감기만 걸려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감기 자체보다는 합병증에 의해서다.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고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데서 우울증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관련 전문의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19세기 산업혁명 후 사회는 근대에서 현대로 접어들면서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기계문명이 극대화되면서 예전에 노동력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던 농경사회는 산업사회로 급속도로 바뀌어갔다. 노동의 많은 부분을 기계가 대신함으로써 인간의 역할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농경사회 때까지만 해도 인간의 노동력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어서 같이 노동을 하면서 교역과 상업의 발전에 따른 교류가 잦아질 때까지 인간은 외로움을 느낄 사이가 별로 없었다. 일터에서나 집에 와서나 거의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지내면서 외로움을 느낄 틈이 별로 없어서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자 도시가 발전하고 가족이 핵가족화 됐다. 외로움을 느끼는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훨씬 많아진 것이다.


‘외로움’이라고 하면 흔히 ‘오직 나 혼자’일 때 느끼는 감정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외로움이란 곁에 누군가가 있어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든지,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저는 ‘아무도 나를 상대해주지 않고 놀아주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면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내 편은 아무도 없어’라든지 혹은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외로움이 더욱 강렬했 던 것입니다.(p. 17)



거기에 디지털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며 함께 어울리던 친구나 동료들간의 관계도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유지될 정도로 소통이 자유로워졌다. 전화는 그래도 상대의 음성을 듣는다는 의미에서 혼자 있는 느낌이 덜하지만 각종 디지털 정보기기는 엄청난 정보량과 빠르고 비접촉 관계를 더욱 가중시켰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 팬데믹으로 가족 이외에는 접촉으로 나눈 소통은 아예 원천 차단되는 사회에서 기존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져내렸고 언컨택 4차산업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에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우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갖고 있는 보편타당한 감정의 소유자들이다. 분노, 공포, 우울, 슬픔 등 부정적 감정과 기쁨과 즐거움, 평온함으로 대별되는 긍정적 감정을 모두 갖고 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이 감정의 발로가 되기도 하고 충격에 따라서는 감출 수 없을 만큼 크게 표출되기도 한다. 또 오래 한 가지 감정에 노출되면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이 상황을 의학계는 신경증, 정신질환증 등으로 구분돼 치료 대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학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아직까지는 정신의학이나 신경정신적인 치료에 특효제가 없다. 감정의 조절에까지는 약품이 개발됐지만 치료제는 없는 질환이 대부분이다. 이 말은 가벼운 정신실환이나 신경 이상 증세는 일상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약물 치료가 가능하지만 완전한 치료는 현재까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우울증은 가장 흔한 감정 이상 증세를 보이는 질한이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아직은 긴 기간이 아닌 데다 심각한 이상 증세를 보일 정도는 아니어서 빨리 치료에 임하면 증세를 바로잡을 수는 있는 단계로 보여진다. 그래서 전문의들은 의사와 상담을 통해 필요한 만큼의 약물치료가 가능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제때 치료받지 않고 장기간 노출되면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위험도 크다.



이같은 코로나 지속 상황은 소통과 교류 등 인간이 필수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관계를 억제시킨다. 타인과의 직접적인 교류가 어려워지면 인간은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갈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외로워진 사회에서 외로움이라는 악순환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반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와 함께하길 원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외로움이 채워지기는커녕 오히려 고립감과 공허함만을 확인하고 커지기만 한다. 이것이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류 사회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서이 크다.

이렇듯 외로움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어떻게 하면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최근 늘어난 심리치료, 마음치유 등의 에세이 발간과 분석심리학의 창시자로 현대 심리학의 원조라고 불리우는 칼 융의 이론과 연구서도 심리 치료 책으로 많이 발간되고 있다.

이 책 『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도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팬데믹으로 인한 우울과 공포감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발간됐다. 일본의 저명한 심리 상담가인 오시마 노부요리 저자는 25년간 8만여 건의 심리 상담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외로움에 관한 연구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외로움의 원인은 무엇인지, 외로움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어떠한 패턴을 보이는지 등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저자가 실제로 만났던 상담자들의 사례들을 들어 누구나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자신의 외로움과 괴로움에 대해 이해해보는 시간은 자신의 외로움을 한결 덜어줄 진정한 동반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외로움의 실체를 알고 나면 타인과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마음도 평온해질 것이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외로움이란 무엇인가?’에서 저자는 근본적으로 외로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외로움은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외로움은 ‘나만 외롭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외로움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제2장 ‘외로움은 왜 문제가 되는가?’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특징들을 설명하며 그로 인해 어떠한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말한다. 외로움은 파괴적인 인격을 갖게 하고 그로 인해 타인과의 마찰이 생긴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외로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상대방의 외로움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타인의 외로움과 자신의 외로움을 구분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먼저, 외로움이 느껴지면 눈을 감고 자신의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자신 외에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것은 그 ‘누군가’의 외로움입니다. 내면에 있는 그 누군가에게 ‘내 안에서 나가달라’라고 부탁함으로써 진정한 자신의 외로움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로워서 힘들다는 마음이 느껴질 때는 다시 눈을 감고 그 감정에 주목해봅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 사람에게 나가달라고 말합니다. 내 안에 타인이 존재하지 않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이 ‘나의 외로움’입니다. 내 안에서 누군가가 사라졌을 때 쓸쓸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것 또한 ‘나의 외로움’입니다. 그 외로움을 깨닫기 위해서 차례차례로 내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pp. 50~51)



제3장 ‘외로움을 없애는 법’에서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나만 외롭다’라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며 ‘외로움이라는 색의 선글라스’로 세상을 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외로움을 식별하고 나면 세상이 달리 보이고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외롭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말한다. 또한 어린 시절의 외로움을 깨달으면 과거조차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 ‘상대방의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에서는 5가지의 실제 사례를 들어 상대방의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방법들을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외로움으로 인해 생기는 타인과의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외로움을 알고 나면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나만’ 외로움을 느끼고, 음지를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양지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완전히 다른 타입의 인간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소문을 말하며 모함하는 괴물로 보이거나, 상식이 없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거침없이 흙 묻은 발로 들어가 마구 짓밟는 저급한 사람처럼 생각되거나, 자기보다 뛰어난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 질투 덩어리의 괴물로 보입니다. 하지만 ‘외로움이라는 색의 선글라스’로 상대방을 보면 사실은 모두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도 그렇겠지만 상대방도 자신의 외로움을 알아주지 않으면 외로움이 늘어나 발작을 일으키고, 파괴적인 말과 행동을 하고 맙니다.(pp. 142~143)



그녀는 길을 걷고 있는 예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봤을 때도 ‘외로움의 색을 식별하자’고 생각하니 이 사람도 사실 외롭다는 것이 보여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예뻐서 좋겠다. 나 같은 건…’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이제는 따뜻한 눈으로 상대방을 볼 수 있게 되었기에 길을 걷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아이와 있는 부모를 보았을 때도 ‘외로움의 색을 식별하자’고 생각했더니 아이가 그녀를 지그시 쳐다봅니다. 아이 엄마가 “예쁜 누나를 보고 있구나!”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pp. 154~155)


저자 : 오시마 노부요리


일본의 저명한 심리 카운슬러이자 (주)인사이트 카운슬링 대표이사. 25년간 8만여 건의 임상 상담을 진행했다. 미국 사립 애즈베리 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브리프 테라피인 FAP요법(FREE FROM ANXIETY PROGRAM)을 개발해 트라우마와 같은 다양한 심리 증상을 치료해냈다. 저자가 집필한 30여 권의 저서는 일본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저서로는 『쉽게 흔들리는 감정을 지금 당장 없애는 법』 『늘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것을 단번에 바꾸는 방법』 『무의식의 힘으로 무적으로 살아간다』 『지배당하는 사람들』 『무시하기 기술』 등이 있으며, 국내 출간된 저서로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말투 하나로 의외로 잘 되기 시작했다』 『의욕상실 극복 중입니다』 『진정한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고 느낄 때 읽는 책』 『남보다 내 마음이 우선입니다』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지는 1%의 마법』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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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코드까지, 글쓰기의 진화
매슈 배틀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문자'의 발명이라고 한다. 인류 문명 발달의 원점을 문자 발명에 두는 이유일 것이다. 문자 발명 이후 인류 문명은 놀라운 속도로 상상하기 어려운 발전을 거듭해왔다. 문자는 인간의 의사 전달 수단의 하나로 발명한 것이다. 말과 손, 발, 몸짓은 의사 전달에 한계가 있어서다. 가장 큰 제약은 먼 거리에 의사 전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시간상 같은 시간이 아니면 의사 전달은 불가능하다. 즉 말과 몸짓은 기록성이 없어 시공을 넘어서는 의사 전달이 안 되기 때문에 인류는 필요성에 의해 문자를 발명한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숫자의 전달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이고, 차츰 감정 표현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 것으로 인류문화사는 판단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른 말과 몸짓을 사용하는 것도 문자 발명으로 의사 전달이 가능한 데다 집단간 약속 등의 이행에도 문자 기록이 유효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수천 년간 인류는 문자의 발명에 의한 발전을 눈부시게 해온 것이다. 문자가 어떻게 달나라 가는 데 필요했나를 따져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한 것들이 문자에 의해 보관되고 축적되면서 과학도 눈부시게 발전한 것을 미루어보면 문자 이전과 문자 이후로 인류사나 인류문명사를 따지는 것은 극히 자연스럽다. 흔히 쓰는 '유사 이래'란 말도 문명의 시대와 비문명의 시대를 구분하는 데 적절하다.

그래서 한자어 문명(文明)도 '문'자가 들어가는 것이리라. 역사에서도 정확성이 있어야 역사 흐름을 알 수 있고 구분할 수 있는는데 문자로 된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천년간 인류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문자(글자)'가, '글쓰기'가 사라질 위험을 이 책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에서 주장하고 있다.



4차산업 시대에 접어들기도 전에 발명된 디지털 문화에서 글은 지배적인 정보전달 매체라는 지위에서 급격히 밀려나고 있는 듯 보인다. 10대는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대신 유튜브 검색창에 타이핑한다. 많은 이들이 일찍부터 스마트폰에 노출된 아이들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우려한다. 책과 독서가 언제까지 존재할 수 있을지, 또는 꼭 존재해야 하는지를 두고 끊임없이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처럼 글이 위기에 처했다면, 글쓰기라는 인간의 행위는 어떻게 될까? 디지털 시대에 글쓰기는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우리에게 앞으로도 글쓰기가 필요할까?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의 저자 매슈 배틀스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글쓰기가 지나온 오래된 진화의 여정 속으로 뛰어든다. 글쓰기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작용을 해왔으며 인류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이 막연한 질문에 답할 단초를 찾아보려는 것이다.

배틀스는 글쓰기의 진화를 들여다보기 위해 ‘팰림프세스트’라는 비유를 사용한다. 팰림프세스트는 고대에 양피지를 재활용하기 위해 원본 글이 삭제되거나 일부 지워진 자리 위에 새로운 글을 적은 표면을 일컫는다. 우리의 글쓰기는 이 팰림프세스트처럼 언제나 이전의 흔적을 남기면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류의 법, 종교, 역사에도 글쓰기의 흔적들이 새겨졌다. 배틀스는 한자가 서양 시학에 미친 영향, 필사 행위가 만들어낸 공동체 의식, 인쇄술의 발전이 독서하는 뇌에 가져온 변화 등의 다양한 사례를 가로지르며 글쓰기가 이후의 글쓰기에, 또 인간 지성과 문명에 남겨온 흔적들을 살펴본다.



배틀스는 글쓰기의 진화를 들여다보기 위해 ‘팰림프세스트’라는 비유를 사용한다. 팰림프세스트는 고대에 양피지를 재활용하기 위해 원본 글이 삭제되거나 일부 지워진 자리 위에 새로운 글을 적은 표면을 일컫는다. 우리의 글쓰기는 이 팰림프세스트처럼 언제나 이전의 흔적을 남기면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류의 법, 종교, 역사에도 글쓰기의 흔적들이 새겨졌다. 배틀스는 한자가 서양 시학에 미친 영향, 필사 행위가 만들어낸 공동체 의식, 인쇄술의 발전이 독서하는 뇌에 가져온 변화 등의 다양한 사례를 가로지르며 글쓰기가 이후의 글쓰기에, 또 인간 지성과 문명에 남겨온 흔적들을 살펴본다.

컴퓨터 모니터로 나타난 문자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판을 쳐본 사람들이다. 타이핑 기계에서다. 익숙한 타이핑 기계를 바탕으로 컴퓨터 학자들은 타이핑하면 그 신호를 컴퓨터 디지털 문자로 바꾸었다 모니터에는 다시 복원시키는 방법으로 문자가 되어 나타난다. 이 때 쓰이는 컴퓨터 디지털 문자는 코드로 표현되며 0과 1로 이루어진 2진법에 의해 암호화된 코드다. 조금 발전되어 모니터 위의 글자들은 페이지 위의 글자들이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힘과 기능을 취사선택하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빛의 속도로 빠른 전기는 문자뿐만 아니라 숫자, 어려운 기호 등도 모두 2진법을 이용해 간단하게 코드화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하는 글쓰기에서-적어도 내가 매일 하는 글쓰기에서-글쓰기의 양식과 재료는 서로 겹쳐지고 뒤섞인 채로 중첩되어 있다. 내 손가락에는 아직도 연필을 너무 세게 쥐어서 생긴 굳은살이 솟아나 있고, 맥북 에어의 자판을 부드럽게 두드릴 때도 무의식중에 타자기의 탁탁거리는 노랫소리가 떠오른다. 감각과 방식의 질감은 마치 팰림프세스트(palimpsest)처럼 한꺼번에 다가온다. 팰림프세스트란 고대에 이루어진 양피지의 재활용으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원본 글이 삭제되거나 일부 지워진 자리 위에 새로운 글을 적어 넣은 표면”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고대의 경제를 향한 실용적인 찬사가 ‘팰림프세스트’가 가지는 의미의 전부는 아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확장된 용례’에 따르면 팰림프세스트는 “특히 예전 형태의 흔적을 여전히 간직한 채로 재사용되거나 변경되었다는 의미에서 이런 표면과 엇비슷한 것”을 가리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다양한 시공간에서 글쓰기 기술을 새로운 형태적 발전 없이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보수적인 문화는 말하자면 펜을 가까이 두고 문자를 예술, 종교, 일상생활에 대한 제한적인 침투로만 허용했다. 그러나 글쓰기는 문화 갈등이 일어나거나 종교가 만개하는 시기 또는 경제적 변화가 생산적으로 요동치는 가운데 개방된 경계, 즉 점이지대를 찾아 새로운 형태와 종을 헤치며 활로를 찾는다. 그리고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면 오래된 형태는 변형되고 적응해 새로운 틈새를 메운다. 영어의 필사본(manuscript)이라는 단어는 인쇄술의 영향력이 대중의 삶 속에 속속들이 배어든 뒤에야 생겨났다.(p. 33)



책에 따르면 우리가 현대 컴퓨터 기술의 편재성을 글쓰기에 대한 방해나 반란이 아닌 갱신이자 부활로 보고, 무엇보다도 글이 무엇이며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논의의 새로운 버전으로 볼 때 정보 기술에 대한 신선하고 새로운 이해가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어쩌면 페이스북이 핵심을 찌른 건지도 모른다. 우리의 자아를 글로 쓰는 것에 대해선 책보다 담벼락이 더 적합한 은유일 테니까.

전자 텍스트를 책이라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맞추는 대신 우리는 벽과 로켓과 인방을 찾는다. 디지털 세계에서 이는 블로그와 피드(feed), 모바일 디바이스,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터치스크린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이 쓰이는 표면은 변화했지만 결국 우리가 만들어내는 음악의 성격을 정하는 것은 우리 독자, 사상가, 작가 모두가 맺는 인간관계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학교의 위계가 있고 서예가와 학생 사이에 지도 관계가 있고 작가와 발행인 사이에 간결한 계약이 있었듯, 이제 이 관계들은 코드가 되고 소프트웨어가 된다. 그리고 인간의 정신과 페이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글 속에서 함께 존재하는 우리가 맺는 관계다.



문자의 역사에 대해 쓴 글 같지만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는 단순히 글쓰기의 역사만을 시간 순으로 서술한 책이 아니다. 『서재 결혼시키기』의 저자 앤 패디먼은 이 책을 두고 “백과사전식 연대기가 아닌, 수 세기를 우아하게 가로지르며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는 자리마다 머무는 에세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 책은 글쓰기가 지나온 수천 년의 생애로부터 길어낸,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문제의식과 공명하는 수많은 흥미로운 사례들로 가득하다.

저자 배틀스는 통시적 접근을 하는 대신 다양한 측면에서 글쓰기의 본질과 역할을 조명한다. 먼저 글쓰기의 바탕이 되는 문자의 탄생이다.

문자의 발전에 대한 재치 있는 접근, 신화 속에서 문자의 탄생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가, 고대 인류의 놀이와 문자의 상관관계 등을 넘나들면서 “변하는 것, 스스로를 부수고 다시 만드는 것”이 왜 글쓰기의 타고난 속성인지 밝힌다. 다음으로 다루는 것은 사물과 글쓰기가 갖는 관계다. 이를 다루기에 가장 적합한 문자는 한자다. 한자가 지닌 그림문자이자 표의문자로서의 속성을 뜯어보고, 또 19세기 한자를 접한 서구 사상가들이 한자에 대해 어떤 환상과 이념을 투여했는지를 살펴보면서 인간의 인지, 추상 능력과 글쓰기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저자가 이 책에서 또 하나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념이 글쓰기의 ‘교권’이다. 원래는 신학적 주제에 있어 교회의 가르침이 가지는 권위를 일컫는 이 단어를 배틀스는 “인간의 경험에 글쓰기가 미치는 영향”이라고 정의한다. 배틀스는 이를 글쓰기가 권력의 통로로 기능해온 사례들, 예를 들어 제국의 통치에서 글쓰기의 쓰임과 관련 지어 살펴본다. 한편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적 혁신을 통해서 글쓰기가 오직 권력의 도구이기만 하지는 않았고, 쓰기를 통한 해방(젠더화된 교권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도 밝힌다. 이야기는 글쓰기의 교권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헌인 성서로 이어진다. 원본이 불확실하고 여러 사람에 의해 여러 번 베껴 쓰이면서 모습을 갖춰온 성서, 그리고 필사라는 문화를 통해 배틀스는 베껴 쓰는 행위의 의미를 조명한다. 베끼고 주석을 달고 논평하면서 생각을 공유하는 사회적 연결망이 탄생할 수 있었음을 밝힌다.

이와 함께 저자의 관심이 닿는 곳은 기술 발전과 글쓰기의 관계다. 배틀스는 인쇄술의 탄생으로부터 모스 부호를 지나, 니컬러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매리언 울프와 같은 연구자들이 우려한, 디지털화가 읽기에 미친 영향까지 아우른다. 기술과 매체의 개입으로 글쓰기가 어떻게 변모해왔는지를 살핌으로써 읽기와 쓰기의 영역이 디지털화로 인해 축소되지 않았음을, 오히려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마리를 제시한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야기는 보이저호에 담긴 골든 레코드, 그리고 1만 년 이상 먼 미래에 핵폐기물 저장소를 발견할 이에게 보낼 경고 메시지다. 배틀스는 두 사례를 통해서 '인류 문명(즉 글쓰기)이 지구에 저지른 일들을 과연 글쓰기가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배틀스는 이처럼 여러 대륙과 수 세기에 걸친 무수한 이야기들을 길어내고 또 그것들을 유연하게 연결 짓는 흥미진진한 지적 모험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그럼으로써 글쓰기가 지닌 다층적인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음미하도록 해준다. 글쓰기와 글 읽기를 아끼고 사랑해온 이라면 누구라도 즐겁게 동행할 수 있는 여정이 될 것이다.

쐐기문자에 그 독특한 양식을 부여한 진흙과 점토라는 재료들은 쐐기문자의 쇠퇴 이후로는 글 쓰는 사람들에게 완전히 낯선 것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메소포타미아의 필경사들이 가졌을, 우리에겐 낯선 감각중추를 분명히 아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공기 중에 진하게 풍기는 흙냄새, 손가락이며 옷에 묻어 마르고 갈라져가는 액화된 점토인 흙물, 필사를 하는 사이사이에 완성되지 않은 글을 싸두던 축축한 리넨의 거칠고 달라붙는 감촉.

점토라는 매체가 낯선 후대인들에게는 쐐기문자가 막다른 길에 도착한 매체라든지 더 발전된 알파벳을 향한 원시적인 디딤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전히 형성된, 유서 깊으며 유연하고 세련되었으며, 영리하고 복잡하며 다양한 언어를(심지어 때로는 동시에) 표현할 수 있었던 문자 체계였다는 점이 잘 와닿지 않는다. 언어학자들은 수메르어를 고립어라고 부른다.(pp 83~86))



우리 모두가 아다시피 이 책은 독서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새로운 사실을 알고 체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유용하다.지적인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이 책과 함께 글쓰기의 타임머신을 타고 인류사 곳곳을 체험할 수 있다. 매우 의미 있고 유용한 책읽가 될 것으로 믿는다.


저자 : 매슈 배틀스(MATTHEW BATTLES)


글쓰기와 도서관에 관해 쓰는 작가이자 예술가.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를 비롯한 여섯 권의 책을 썼다. 하버드대학교 버크먼인터넷과사회센터의 실험적 강의. 연구실인 메타랩을 이끌고 있다.


역자 : 송섬별


영문학을 공부했고, 더 잘 읽고 쓰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다. 주로 여성, 성소수자, 노인과 청소년을 다루는 책에 관심을 가졌다. 앞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을 더 많이 소개하고 싶다. 옮긴 책으로는 『사라지지 않는 여름』, 『당신 엄마 맞아?』, 『애너벨』, 『너를 비밀로』,『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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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강변
임미옥 지음 / 봄봄스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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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수필'이라는 말을 잘 안 쓴다. 모두 '에세이'로 통한다. 왜 수필과 에세이가 따로 분리돼 불리우는지 독자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서점에서 '수필'을 잘 볼 수가 없다. 수필을 쓰는 사람이 적어서인가, 아니면 수필과 '에세이'로 따로 분류해서 그런가. '수필'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피천득 씨다. 우리에게 수필가로 널리 알려진 분이다. 독자가 나이 들어선지 모르지만 그의 수필 '인연'이 교과서에 실렸었다. 수필의 전형을 보여준 글이어서 실린 것이다.

우린 거의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 일본인 여인과의 애틋한 감정을 그린 수필이다. 그외 수필가로 이름을 남긴 분들은 많다. 아무튼 여러 권을 읽다보니 수필은 글을 오래 써온 분들이 세상을 관조하는 의미에서 쓰는 감상적 글, 주변 신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에 대한 단상 등을 주로 쓴 것이다. 이에 비해 '에세이'로 분류돼 나오는 책은 '마음치유' '위로 격려' '마음 상처 치유에 위안을 주는 글' 등이 주류를 이룬다. 수필은 원뜻에 의해 분류하자면 '에세이'와 '미셀러니'로 분류된다고 배웠는데 요즘은 그 두 개의 경계가 허물어졌는지, 아니면 그냥 보통 에세이로 통칭하는지 알 수 없다.



이 책 『꿈꾸는 강변』은 저자의 젊었을 때 이야기와 아들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식과 관련된 부분 역시도 그 사람을 이야기하는 데 중요하다. 시를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마음을 풀어헤친 채 읽기 좋은 여유와 관조의 느낌이 강해서 좋다. 읽을수록 소소한 흥미가 있다. 독자도 나이를 들어서인지 저자의 추억과 사는 모습, 주변의 풍경 묘사를 통해 옛 향수도 불러일으켜 공감하는 데 훨씬 쉽다.

자연스레 독자 자신의 삶도 되돌아봐가면서 읽을 수 있어 몰입도도 높았다. 소제목 하나하나에 붙은 의미와 글의 흐름을 따라 의식되는 많은 '무의식'까지 끌어내는 힘을 가진 이야기들이다. 물론 저자의 글쓰기 능력이 보태진 거겠지만. 저자가 사는 주위 풍경을 상상해보며 독자의 어릴 적 살던 곳의 모습까지 끌어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만큼 저자의 글에 많은 공감을 느낀 이유 때문이리라.

저자의 삶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힘들 때도 있고, 극복해낸 다음 고요한 모습을 보이는 글에서는 경륜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담담하게 썼지만 독자에게는 강한 울림을 주는 글들로 꽉 채워져 있는 오랜만의 수필집을 마음에 담고 집에 보관하는 행복한 느낌이 가슴속에 오래 남는다.



"살면서 누구도 사람을 한찮게 여길 자격은 없다. 나는 그에게 설명 한마디 없이 일방적으로 언약을 파기해도 괜찮은 존재였던가, 나를 그리 대했으니 나도 그를 내 마음에서 추방시켜 버릴까, 따질 수도 없고, 쿨하게 잊기엔 자존심이 상하고... 이럴 때 상대방에게 적용할 페널티 같은 거 있다면 좋겠다. 그에게 적용하고 나면 내 마음이 눈처럼 하얘지는 그런 페널티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무 일도 없었던 때로 돌아가 상대를 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p. 63)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강변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강변은 각자 다른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리움이다. 물이 있고, 그 물을 바라보는 나, 물 속에서 자신을 비추게 된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데 1급수이면, 깨끗한 강물이면, 나 자신을 성찰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데 있어서 안성맞춤이다.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을 보고 싶을 때, 그 사람이 머문 장소 이외에 대체로 강변으로 향하는 이유는, 길에서 느껴지는 그리움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저자의 마음 언저리 속에 남아 있는 그리움의 목적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그리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익숙한 곳으로 점점 더 천착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곳이 내가 태어난 곳, 고향산천, 강변이었다.




살다보면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간다. 소중한 것임에도 그것을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폐기처분할 때가 있다. 나 자신에 대한 존재를 생각하면서, 정작 존재라는 개념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오게 된다. 나에 대한 존재감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한 존재감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가치와 습관들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가 누군가를 평가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내 소중한 사람들을 평가하지 말고 사랑하게 되면, 그사람은 내 곁에 머물러 있게 된다. 누군가를 평가함으로써 사람들은 어떤 대상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사람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바로잡지 않은 채 방치하게 되었다. 먼저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가 지켜야 하는 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 중요한 요소들이었다. 남들이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 평가를 잠시 내려놓고, 사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사람과 함께하면서, 주어진 것에 만족하면서, 내 삶에 대한 여유로움을 잊지 않는다면, 내가 놓치고 살아가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저자처럼 살아가지 못하더라도, 저자의 삶을 따라갈 순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은 그곳에 간다. 그곳에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곳에서 오래 두어도 낡아지지 않는 꿈꾸는 강을 만난다. 그 강변에 앉아서 그리움의 끝에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남들은 기뻤다는 어린 날, 홀로 아파하며 표랑하던 과거와 조우하며 지금의 나와 대응해 본다.

그리고 깊은 바닥도 낮은 둔덕도 덮고 흐르는 강의 덕성을 배운다. 그렇게 과거의 상처들과 단절하며 그 쓸쓸함의 황야에서 빠져나온다.

다홍빛 저 하늘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있을까. 그곳은, 언젠가는 도래할 그날, 내 가뿐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가야할 곳이다. 그곳을 바라보며 내 사모하는 주님을 만나 뵙는 또 하나의 꿈을 꾼다.

산다는 건 결국 꿈을 꾸는 일이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 중 가장 좋은 것이 있다면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일 게다. 강물이 저 혼자라면 어찌 빛을 내겠는가. 햇빛에 반영되어 더욱 아름다운 것을….

글 쓰는 일도 마찬가지, 저 혼자 뱉어내고 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신문을 읽고 격려해 주는 단 한사람, 그대로 인하여 마음은 팽창한 현이 되어 다시 펜을 잡는다. 그 한사람 때문에, 지면에 나갔던 글들을 정리하여 책을 엮는다. 강물처럼 쉬지 않고 그렇게 흘러가다보면 물고기가 노니는 깊은 물이 될 수 있는 시절도 오겠지….

<서문> 중에서




이 수필집은 제목 남자의 강, 이끼의 노래, 꿈길에서 꽃길에서, 마음놀이, 소나무 문답, 꽃잔디의 꿈, 연을 먹는 사람들, 인연 만들기, 서로 다운 세상, 지구를 도는 달처럼, 지음, 그리움의 끝, 잉어, 음악처럼을 비롯한 40개가 넘는 글로 구성돼 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거나 남을 의식하고,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솔직한 행동을 하지 못하고, 쉽게 상처 받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이 지속되어 의욕을 상실하고,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한다. 마음속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그러는 것이 쉽지 않고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얻기도 어렵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수필'이다.

수필은 특별하지 않고 평범한 느낌을 담은 글을 통해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순간에서 느꼈던 여러 감정과 사람들과의 관계, 마음가짐 등으로 인해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전한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하고, 행복을 느끼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한다.

『꿈꾸는 강변』에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담은 글들이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들 각자의 마음에 따라서 공감을 하고,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될 것 같다.



“그가 혀로 내 언 몸을 구석구석 핥아주면 내 모든 세포와 촉이 일어서 노래를 한다오. 나는 순히 스러져 내 전부를 내어준다오.”


저자 : 임미옥


경부선이 지나고 금강이 흐르는 세종시 부강에서 태어났다. 유치원에서 꼬마들과 젊은 날을 보냈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푸른솔문학지에 수필로 등단했고 ‘제20회 동양일보 신춘문예’에 수필 ‘엇박자노래’가 당선됐다. 충북일보 ‘임미옥의 산소편지’ 코너 고정필진으로 수년간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청주시에서 운영하는 ‘1인1책 펴내기’ 교실에서 수필을 강의하고 있다. 대한기독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에서 활동 중이고, 푸른솔문인협회 사무국장, 편집주간, 충북문학전집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지금은 ‘청솔문학작가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수필집은「음악처럼」(2015년)「수필과 그림으로 보는 충북명소」(2017년)가 있고, 이번에「꿈꾸는 강변」(2020)을 엮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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