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유진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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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우울증은 아주 흔한 마음의 질환이다. 어떤 사람은 '마음의 감기'로 생각하라는 주문까지 한다. 그럼 왜 극한 상황까지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날로 늘어가기만 하나. 물론 감기만 걸려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감기 자체보다는 합병증에 의해서다.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고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데서 우울증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관련 전문의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19세기 산업혁명 후 사회는 근대에서 현대로 접어들면서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기계문명이 극대화되면서 예전에 노동력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던 농경사회는 산업사회로 급속도로 바뀌어갔다. 노동의 많은 부분을 기계가 대신함으로써 인간의 역할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농경사회 때까지만 해도 인간의 노동력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어서 같이 노동을 하면서 교역과 상업의 발전에 따른 교류가 잦아질 때까지 인간은 외로움을 느낄 사이가 별로 없었다. 일터에서나 집에 와서나 거의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지내면서 외로움을 느낄 틈이 별로 없어서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자 도시가 발전하고 가족이 핵가족화 됐다. 외로움을 느끼는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훨씬 많아진 것이다.


‘외로움’이라고 하면 흔히 ‘오직 나 혼자’일 때 느끼는 감정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외로움이란 곁에 누군가가 있어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든지,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저는 ‘아무도 나를 상대해주지 않고 놀아주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면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내 편은 아무도 없어’라든지 혹은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외로움이 더욱 강렬했 던 것입니다.(p. 17)



거기에 디지털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며 함께 어울리던 친구나 동료들간의 관계도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유지될 정도로 소통이 자유로워졌다. 전화는 그래도 상대의 음성을 듣는다는 의미에서 혼자 있는 느낌이 덜하지만 각종 디지털 정보기기는 엄청난 정보량과 빠르고 비접촉 관계를 더욱 가중시켰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 팬데믹으로 가족 이외에는 접촉으로 나눈 소통은 아예 원천 차단되는 사회에서 기존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져내렸고 언컨택 4차산업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에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우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갖고 있는 보편타당한 감정의 소유자들이다. 분노, 공포, 우울, 슬픔 등 부정적 감정과 기쁨과 즐거움, 평온함으로 대별되는 긍정적 감정을 모두 갖고 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이 감정의 발로가 되기도 하고 충격에 따라서는 감출 수 없을 만큼 크게 표출되기도 한다. 또 오래 한 가지 감정에 노출되면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이 상황을 의학계는 신경증, 정신질환증 등으로 구분돼 치료 대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학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아직까지는 정신의학이나 신경정신적인 치료에 특효제가 없다. 감정의 조절에까지는 약품이 개발됐지만 치료제는 없는 질환이 대부분이다. 이 말은 가벼운 정신실환이나 신경 이상 증세는 일상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약물 치료가 가능하지만 완전한 치료는 현재까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우울증은 가장 흔한 감정 이상 증세를 보이는 질한이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아직은 긴 기간이 아닌 데다 심각한 이상 증세를 보일 정도는 아니어서 빨리 치료에 임하면 증세를 바로잡을 수는 있는 단계로 보여진다. 그래서 전문의들은 의사와 상담을 통해 필요한 만큼의 약물치료가 가능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제때 치료받지 않고 장기간 노출되면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위험도 크다.



이같은 코로나 지속 상황은 소통과 교류 등 인간이 필수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관계를 억제시킨다. 타인과의 직접적인 교류가 어려워지면 인간은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갈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외로워진 사회에서 외로움이라는 악순환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반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와 함께하길 원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외로움이 채워지기는커녕 오히려 고립감과 공허함만을 확인하고 커지기만 한다. 이것이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류 사회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서이 크다.

이렇듯 외로움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어떻게 하면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최근 늘어난 심리치료, 마음치유 등의 에세이 발간과 분석심리학의 창시자로 현대 심리학의 원조라고 불리우는 칼 융의 이론과 연구서도 심리 치료 책으로 많이 발간되고 있다.

이 책 『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도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팬데믹으로 인한 우울과 공포감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발간됐다. 일본의 저명한 심리 상담가인 오시마 노부요리 저자는 25년간 8만여 건의 심리 상담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외로움에 관한 연구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외로움의 원인은 무엇인지, 외로움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어떠한 패턴을 보이는지 등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저자가 실제로 만났던 상담자들의 사례들을 들어 누구나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자신의 외로움과 괴로움에 대해 이해해보는 시간은 자신의 외로움을 한결 덜어줄 진정한 동반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외로움의 실체를 알고 나면 타인과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마음도 평온해질 것이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외로움이란 무엇인가?’에서 저자는 근본적으로 외로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외로움은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외로움은 ‘나만 외롭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외로움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제2장 ‘외로움은 왜 문제가 되는가?’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특징들을 설명하며 그로 인해 어떠한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말한다. 외로움은 파괴적인 인격을 갖게 하고 그로 인해 타인과의 마찰이 생긴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외로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상대방의 외로움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타인의 외로움과 자신의 외로움을 구분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먼저, 외로움이 느껴지면 눈을 감고 자신의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자신 외에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것은 그 ‘누군가’의 외로움입니다. 내면에 있는 그 누군가에게 ‘내 안에서 나가달라’라고 부탁함으로써 진정한 자신의 외로움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로워서 힘들다는 마음이 느껴질 때는 다시 눈을 감고 그 감정에 주목해봅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 사람에게 나가달라고 말합니다. 내 안에 타인이 존재하지 않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이 ‘나의 외로움’입니다. 내 안에서 누군가가 사라졌을 때 쓸쓸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것 또한 ‘나의 외로움’입니다. 그 외로움을 깨닫기 위해서 차례차례로 내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pp. 50~51)



제3장 ‘외로움을 없애는 법’에서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나만 외롭다’라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며 ‘외로움이라는 색의 선글라스’로 세상을 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외로움을 식별하고 나면 세상이 달리 보이고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외롭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말한다. 또한 어린 시절의 외로움을 깨달으면 과거조차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 ‘상대방의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에서는 5가지의 실제 사례를 들어 상대방의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방법들을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외로움으로 인해 생기는 타인과의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외로움을 알고 나면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나만’ 외로움을 느끼고, 음지를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양지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완전히 다른 타입의 인간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소문을 말하며 모함하는 괴물로 보이거나, 상식이 없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거침없이 흙 묻은 발로 들어가 마구 짓밟는 저급한 사람처럼 생각되거나, 자기보다 뛰어난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 질투 덩어리의 괴물로 보입니다. 하지만 ‘외로움이라는 색의 선글라스’로 상대방을 보면 사실은 모두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도 그렇겠지만 상대방도 자신의 외로움을 알아주지 않으면 외로움이 늘어나 발작을 일으키고, 파괴적인 말과 행동을 하고 맙니다.(pp. 142~143)



그녀는 길을 걷고 있는 예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봤을 때도 ‘외로움의 색을 식별하자’고 생각하니 이 사람도 사실 외롭다는 것이 보여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예뻐서 좋겠다. 나 같은 건…’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이제는 따뜻한 눈으로 상대방을 볼 수 있게 되었기에 길을 걷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아이와 있는 부모를 보았을 때도 ‘외로움의 색을 식별하자’고 생각했더니 아이가 그녀를 지그시 쳐다봅니다. 아이 엄마가 “예쁜 누나를 보고 있구나!”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pp. 154~155)


저자 : 오시마 노부요리


일본의 저명한 심리 카운슬러이자 (주)인사이트 카운슬링 대표이사. 25년간 8만여 건의 임상 상담을 진행했다. 미국 사립 애즈베리 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브리프 테라피인 FAP요법(FREE FROM ANXIETY PROGRAM)을 개발해 트라우마와 같은 다양한 심리 증상을 치료해냈다. 저자가 집필한 30여 권의 저서는 일본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저서로는 『쉽게 흔들리는 감정을 지금 당장 없애는 법』 『늘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것을 단번에 바꾸는 방법』 『무의식의 힘으로 무적으로 살아간다』 『지배당하는 사람들』 『무시하기 기술』 등이 있으며, 국내 출간된 저서로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말투 하나로 의외로 잘 되기 시작했다』 『의욕상실 극복 중입니다』 『진정한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고 느낄 때 읽는 책』 『남보다 내 마음이 우선입니다』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지는 1%의 마법』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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