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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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은 한마디로 20년의 세월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 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소설이다.

그러나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벅찰 정도로 많은 생각거리를 담고 있다. 작가가 소설로 표현하려 형상화한 내용은 한마디로 정리가 가능하지만 작가가 소설에 담은 의미는 많은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이 독자의 견해다.

스토리는 열한 살의 가바타 렌지는 야구 시합 도중 머리에 공을 맞고 정신을 잃는다. 그러고 깨어나니 20년의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약혼자라며 니시조노 코하루라는 여성이 나타나 하는 말이, 어린 시절의 의식이 먼 시간을 넘어 어른의 몸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과거로 간 어른 가바타 렌지는 당시 발생했던 끔찍한 일가족 살인 사건에서 한 소녀를 구하러 가는데…….





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SF 미스터리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는 10대 때부터 주목을 받아 온 미스터리 소설가 오츠이치의 또 다른 필명인 나카타 에이이치의 7년 만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다카하다 쿄이치로의 『타임리프 내일은 오늘』이라는 작품을 읽고 시간을 뛰어넘어 소년과 소녀가 만나면서 어떤 사건에 말려드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현재 영화감독과 각본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전작들은 일본에서 전부 영화로 제작되었다. 본 작품 역시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줄 것이다.





집필하는 작품마다 영화화되는 작가 나카타 에이이치는 17세에 등단하여 『GOTH 리스트 컷 사건』으로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받으면서 일본에서 주목받는 추리소설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앞선 작품의 필명 오츠이치에서 그는 또 다른 필명인 나카타 에이이치로 애잔한 연애 이야기를 주로 들려주고 있다.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의 원제는『단델라이온(민들레)』으로, 시간 여행 로맨스인 미국의 SF 소설가 로버트 F. 영의「민들레 소녀」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표지나 중간 간지의 그림도 민들레가 물들어 있는 것을 보면 매우 설득력 있는 발견이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소설들은 그 흥미로운 설정 때문에 종종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작가의 전작 시간 여행 로맨스 단편 『너밖에 들리지 않아 Calling You』를 발표했고, 이 작품 역시 언젠가는 영화로 만날 것이 기대되는 가운데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다. 작가의 작품들은 다양한 장르 속에 녹아 있는 특유의 매력적인 감성 때문에 영화화되면서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시간여행 속 로맨스라는 점이 감성 독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이 소설은 1999년과 2019년 사이 2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두 남녀에게 닥친 위기와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2019년의 가바타 렌지는 누군가에 의해 뒷통수를 얻어 맞고 정신을 잃고, 1999년의 가바타 렌지는 초등학생으로 야구를 하다가 공에 맞아 정신을 잃는다. 그 순간 2019년의 가바타 렌지는 20년 전 자신의 어린 시절로, 1999년의 가바타 렌지는 20년 후 성인이 된 미래의 모습에 들어가는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20년 전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가바타 렌지는 현재의 자신의 연인인 니시조노 코하루를 구하기 위해 그녀의 집을 찾아가는데 이미 강도가 집에 침입해 부모를 죽인 후 코하루마저 죽이러 찾아다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난데없이 렌지가 등장한다. 20년 후 미래로 간 렌지도 자신이 갑자기 어른이 되어 있고 자신의 연인이라는 코하루가 등장하자 혼란스러워한다. 다행히 미리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며 미래의 자신과 서로 바뀐 사실에 조금씩 적응해나간다. 코하루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고 곧 그녀와 결혼한다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감당해야 했는데 바로 코하루의 삼촌과의 식사 자리까지 나가게 된다. 한편 코하루를 구하러 간 어른 렌지는 이미 알고 있던 정보들을 바탕으로 코하루 부모를 죽인 범인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분투하는데 코하루 부모를 구하는 등 역사를 새로 바꾸지는 못한다. 그래도 사투를 벌인 끝에 코하루를 구출하고 범인이 타고 온 차량을 발견하여 범인의 정체를 알아내려 하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동안 시간 여행을 하는 소설들은 무수히 만나봤지만 같은 사람의 과거와 미래가 서로 바뀌는 설정은 드물었던 것 같다. 이러한 설정은 기본적으로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각각 따로 간다는 '평행우주론'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어른인 렌지가 아이인 렌지와 바뀌면서 코하루를 구하게 된 이유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그 일을 겪은 후 바로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버리기 때문에 아이인 렌지는 어른인 렌지의 모습을 잠시 살면서 미래를 경험하고, 어른인 렌지는 아이인 렌지에게 미래에 관한 중요한 정보들을 남겨준다. 특히 로또 당첨번호나 대지진 발생 등 그 가치가 엄청난 정보들을 알려줘서 렌지는 형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미래를 알게 된다면 당연히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렌지는 단순히 사적 이익을 탐한 것이 아니라 20년 후 코하루를 구하러 가기 위한 만반의 준비는 물론 대지진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을 사람들을 위한 나름의 준비를 한 것이라 마음 씀씀이가 남다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진실이 드러나면서 다시 한 번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리게 되지만 간신히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긴장감이 넘치는 얘기가 펼쳐졌는데 호러 미스터리 전문인 오츠 이치의 SF 로맨스 버전도 상당히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묘하게 연결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을 하면서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독자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하나 보탠다. 시간을 맞바꾼 동일인물이 선한 동기로 마음과 정성을 다해 운명을 바꾸려 해도 원하는 대로 결과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는 끝나지만 앞서 언급한 뫼비우스 띠가 가진 안과 밖, 겉면과 안면, 이 시간과 저 시간이 바뀌어도 진실 자체는 변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시도해도 마음의 변화는 이끌어내지만 사실의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자는 이 점에 주목해 평행우주론까지 거창하게 끌어들이지 않아도 작가가 내심 가진 의도는 선한 동기에서 아무리 마음을 다해 결과를 바꾸려 해도 바뀌지 않는다. 즉 마음을 다해도 실제 현실에서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작가가 표현하려는 의도 중의 하나일 것이라 추측해본다.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내 자신을 변화시켜라'는 우리가 늘 듣는 얘기다. 작가의 의도는 하나 더, 자신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실제로 치열하게 해야 하며, 그렇더라도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걸음 더 나가면 진리는 불변하는 것이라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점을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 나타카 에이이치


2005년 연애소설 앤솔로지 『I LOVE YOU』에 참가, 수록된 「모모세, 여기를 봐」가 주목을 받았다. 2008년 같은 타이틀로 단행본 데뷔하자 각 잡지의 연간 베스트 10에 들어갔으며, 2014년에는 영화화되기도 했다. 저서 중에 나카무라 코우와 합작한 『나는 소설을 쓸 수 없다』가 있다. 『나는 존재가 공기』는 제29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역자 : 주자덕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캐나다와 일본 유학을 거쳐 컴퓨터그래픽 영상 제작 일에 종사하던 중 영상화되는 장르 문학 작품들의 매력에 빠져 대중성 있는 장르 소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출판사를 설립, 기획과 작품 선택은 물론 직접 번역과 감수에도 참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일본 SF 소설의 아버지 운노 주자의 단편 걸작선인 『18시의 음악욕』, 나오키상 수상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단편집 『동그라미』, 요미사키 유지의 SF 미스터리 장편소설 『전기인간』, 마츠오 유미의 SF 장편소설 『스파이크』, 에도가와 란포의 장편소설 『악마의 문장』, 아키요시 리키코의 『절대정의』, 고바야시 야스미의 『기억 파단자』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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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행복을 위한 인생의 길을 찾다 - 성공·행복·목표·전략 이야기
김병헌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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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성공과 행복을 위한 인생의 길을 찾다』는 바람직한 인생을 위한 ‘인생 전략 종합 안내서’이다. 긴 제목에서 '성공' '행복' '인생'이란 쉽지 않은 키워드 3개를 볼 수 있다. 조금 더 풀어쓰자면 인생에서 성공과 행복은 같은 의미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의 삶이 행복을 원하고, 행복을 위해 성공하려 노력한다면 결국 노력하는 것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길인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우리가 삶의 의미와 목적으로 고려하는 성공적인 삶이나 행복한 삶에 대한 정확한 의미와 방향성에 대한 전략적인 지침이 필요할 터다. 이래야만 우리 인생과 성공, 행복이란 키워드가 서로 연관을 갖고 작동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요 목적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공과 행복을 위한 인생의 길을 찾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작하고 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서 시작하여, 인생의 목표와 성공, 행복, 전략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에 대한 종합적인 정리와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출간된 자기계발서를 모두 종합해 써놓은 책이라고 해도 괜찮을 듯싶다. 저자들의 마음에는 안 들지 몰라도. 다만 주제에 대한 접근법이 기존 책과는 다른 성공과 행복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학창시절 '수학의 OO' 'OO 영어' 하는 식이다. 더 어렸을 때 본 'OO전과' 같은 느낌이다. 인생 목표와 방향, 가치관들을 세울 때 아주 중요한 텍스트로 사용할 만하다. 이미 자신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복습을 통해 더 확고히 하거나 방향 등이 잘못이 있다고 생각되면 참고할 만한 책임을 추천한다.





사실 행복과 성공은 서로 보완적인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행복만 추구하는 삶이라면 단조롭고 어쩌면 너무 나태한 삶이 될 수 있고, 성공만 추구하는 삶이 되면 메마르고 풍요로움을 느낄 수 없을 테니 두 개를 동시에 추구한다면 서로 보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독자의 견해다. 두 가지를 따로 따로 추구해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고, 성격이 다르지만 두 가지가 서로 대척점에서 물과 기름처럼 따로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둘이 섞이면 그야말로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나올 것이라는 게 독자의 생각이기도 하다. 다만 독자는 그 길을 몰랐고, 찾으려 하지 않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살아왔다.

그래서 남보다 나을 것도, 그렇다고 부족하다고 생각지도 않은 상태임을 먼저 밝힌다. 이 책의 김병헌 저자는 5개의 장으로 나눠 개념부터 과정에 대한 구체적 전략을 세워 글을 썼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명언도 동원했고, 본받을 만한 인물의 성공, 행복에 관한 내용을 단계별로 나눠 정리해 놓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의 성격을 〈성공과 행복을 위한 목표 설정과 실행 전략론〉이라고 분명히 못박고 있다.

5개 장에 대한 내용과 독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저자의 주장과 견해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독자는 글을 쓴다.




제1장, 어떻게 살 것인가?

삶에 대한 가치관과 인생관, 세계관 등의 개념부터 새로운 인생을 위한 인식 변화와 긍정습관이 필요함을 안내하고 있다. 장래의 성공과 행복을 가져오기 위한 마음과 태도의 결정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나 필요하고, 가능하므로 바로 출발하는 마음가짐에 관한 내용이다.

저자는 이 책의 시작 부문을 각 키워드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리부터 시작한다. 인생관, 세계관, 가치관 등이다.

다른 장과 마찬가지로 이 장의 시작도 유명 인물의 명언을 새겼다. 빌 게이츠가 했다는 말이다.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것은 당신 책임이다." 이 말을 처음 대하는 독자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살아오면서 부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독자는 또 저자가 인용한 전 하버드대 심리학과 조던 피터슨 교수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관심이 갔다. 가장 무겁게 받아들인 3가지만 적는다.



4.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

7.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10.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



제2장, 인생의 ‘목표’를 어떻게 세우고 이루어 가는가?

바람직한 인생을 위한 목표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며, 목표설정이론과 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인생 목표에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고, 달성 가능하며, 현실적이고, 시한적인 ‘SMART 목표설정기법’부터, 생각정리기법인 ‘만다라트’ 계획법과 목표의 구조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성공학 대가들의 인생 영역 구분을 살펴보고, 우리의 삶에서 관리해야 하는 목표들, 버킷리스트들을 분석하고 목표를 이루는 법에 대해 안내하였다. 독자가 이 장에서 가장 공감을 했던 부분은 마지막 부분 '인생 목표를 이루는 방법은 무엇인가'이다.

저자는 역시 기존 인물의 주장을 인용해 왔지만 4가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키워드만 열거해 본다.



* 열정이 있는 불굴의 의지

* 촉매 매카니즘-목표와 성과의 연결고리

* 해야 할 일 목록

* 행동 계획 실행 습관화




제3장, ‘성공’을 이루는 길을 찾자

성공이란 무엇인가? 저자에 따르면 성공의 기준은 개인적 기준이나 사회적 인식이나 모두 천차만별이어서 '돈' '지위' '명성' '자아실현' '만족' 등 다양하다.

이에 따라 저자는 인생에 있어서 무엇이 성공인가?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와 성공 조건에 관해 알아보고,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국내외에서 발간된 성공 관련 서적이나 세미나 등에서 소개 발표된 성공요인들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무엇이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지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노력하였다. 성공요인에 대한 4개의 접근법과 이 각각에 대한 2가지씩 성공학 대가들의 견해를 소개하고 분석하였다.

독자는 개인적으로 브라이언 트레이서가 저서 『성취 심리』와 '피닉스 리더십 세미나'에서 강조한 '성공의 7가지 요소'에 관심이 집중됐다. 매우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토대로 사회적 인식에 가깝게 다가간 것으로 보여서이다.


1. 마음의 평화

2. 건강과 활력

3.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4. 재정적 자유

5. 가치 있는 목표와 이상

6. 명확한 자기 인식

7. 개인의 성취감



제4장,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자

저자는 이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본질적인 물음에서부터 행복의 기원, 행복을 위한 조건 등의 내용을 알아보고, 행복을 어떻게 측정하는가를 살펴본다. 개인적인 행복의 측정과 근래에 국제적으로 대두된 ‘삶의 질 지표BLI’를 통해 행복을 위한 관리 요소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한다. ‘포다이스의 행복 훈련’과 ‘예일대학의 행복 수업’은 행복도 훈련을 통해 증진할 수 있다는 기반에서 출발한다. 아울러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카를 힐티, 알랭, 러셀 등과 함께 마틴 셀리그만, 대니얼 길버트에 이르기까지 철학·심리학자들의 행복론을 통해 행복의 의미와 이에 이르는 길을 찾고자 한다. 독자는 인간의 '행복 찾기'는 인류가 기록에 남긴 이전부터 삶의 궁극적 목표이자 끊임없는 노력이었다고 단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나 아우렐리우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명언을 굳이 빌려오지 않더라도 분명한 형체가 없는 추상명사인 '행복'을 구체적 형체를 갖춘 '어떤 것'으로 표현하려 애쓴 분들의 노력으로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이란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요, 인간 존재의 총체적 목표이자 끝이다. 행복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행위 속에서 행복을 찾으며,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기자신의 감각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행위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 아우렐리우스

"인간은 자신의 행복 창조자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제5장, 성공과 행복을 이루기 위한 인생 ‘전략’

이 장에서는 '인생 전략'이란 단어가 나온다. 저자에 따르면 인생은 선택의 결과이다. 오늘 나의 인생은 어제까지의 나의 선택의 결과이며, 미래는 그 시점까지 나의 선택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 속에 있다. 선택하지 않는 것 자체도 선택이며, 아무 생각도 행동도 하지 않아도 선택은 일어나며, 그것도 당신의 전략이며 선택이다. 우리가 흔히 현대 심리학의 위대한 발견이라 하는 '생각을 바꾸면 운명이 바뀐다'라고 하는 윌리엄 제임스의 주장을 인용한다. 인생의 목표가 성공이나 행복으로 설정되었다면, 이의 달성을 위한 전략 수립과 전략적인 실행이 필요할 것이다. 전략의 의미와 기능, 기업에 있어서의 전략을 살펴본다.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 누구에게나 맞는 평균 표준적인 전략은 없다. 개별적인 맞춤 전략이 가능할 뿐이다. 구체적인 인생 전략을 태도와 자세에 관한 전략, 행동 전략, 관계 전략으로 구분하고 ‘인생 전략 10가지’를 종합적으로 제안하였다.


1.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라

2. 자기주도성을 확보하라

3. 열정과 끈기를 가져가라

4. 냉철한 현실 인식

5. 작은 성공습관으로 원대한 목표를 지향하라

6. 적극적인 변화대응력을 가져라

7. 즉각적으로 실행하라

8. 지속해서 보완하라

9. 원만한 인간관계

10. 사회에 대한 기여



우리의 인생 여정에서 내가 나의 인생을 그럭저럭 보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것인가? 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성공한 나인가, 행복에 도달한 나인가?

인생은 짧고 유한하다. 인생을 바꾸는 길은 언제나 존재한다. 스스로를 작은 테두리에 가두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인생을 볼 때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저자의 맺음말은 긴 울림을 준다.


저자 : 김병헌


진주 출생. 인터넷저널 <경제포커스>에 칼럼을 발표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의 항공정책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료관광클러스터, 한국관광공사의 웰니스 관광 분야 및 해양수산부 한국어촌어항공단, 서울특별시 교육청 등 다양한 기관에 자문과 평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위원으로 관광서비스 및 항공서비스 직무표준 개발에 참여하였다.

지은 책은 항공직무 분야 외에 《관광학 세미나》, 《서비스론》, 《국외여행인솔자 업무론》 등의 전공 서적이 있다. 관심 분야로는 관광과 항공 분야 외에도 전략, 마케팅, 심리학, 서비스, 능력개발, 인간관계론이 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학 전공(문학사), 인하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KEDP 수료, 한국항공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전 ROTC 장교로 육군3사관학교 교수부 교양학처 전임강사, 전 대한항공 교육원, 영업본부 및 국내외 지점장, 전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컨벤션이벤트경영학과 겸임교수 및 남서울대학교, 광운대학교, 호서직업전문대 외래교수, 현 한국항공전략연구원(KASI) 연구위원, 한국관광·서비스연구원 원장, 현 한국관광진흥학회 회장.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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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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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은 수필가 오덕렬이 쓴 수필 모음집이다. 저자가 언택트 시대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독자들을 위해 힐링의 시간을 갖도록 그간 써온 수필과 새로 쓴 45편을 모아 펴냈다. 저자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모자도(母子圖), 사랑방, 간고등어, 엣세(ESSAIS) 등을 포함해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고향과 어머니에 대해, 2부에서는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지혜를, 3부에서는 봄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시작과 설렘을, 4부에서는 말과 생각, 수필에 관해 담담히 풀어냈다. 또한 작품 전체에 걸쳐 우리말의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고, 탯말이라고 할 수 있는 향토어에 대한 저자의 애정을 엿볼 수도 있다. 특히 4부에는 수필론이라 할 수 있는 저자의 수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나는 무랑태수, 즉 문학의 왕으로 진화한 <창작수필>입니다’로 인사를 시작한다. 화자를 1인칭 주인공 ‘수필’로 설정하고 수필론에 관한 강의가 시작된다. '엣세(Essais)'가 되고, 또 ‘창작문예수필’이 되어 수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또 작가가 스스로 의장이 되어 482살 먹은 몽테뉴(프랑스)와, 892살 먹은 홍매수(중국), 8살 먹은 문창수(창작문예수필)를 초대하여 ‘수필의 허구’에 대한 논쟁도 벌인다. 논쟁 결과 <합의문>을 작성한다.





<합의문>

하나, 에세이의 시조는 몽테뉴이고, 창작에세이는 찰스 램에서 싹텄다. 두 장르가 함께 발전하도록 힘쓴다.

둘, ‘붓 가는 대로’는 잡문(메모)론으로 단 한 줄의 창작론도 없다. 이에 우리는 이를 공개 부정, 폐기한다.

셋, 창작문예 수필문학이 제3의 창작문학이 되면서, 이제 변방문학 시대를 청산하고 문학의 중심부에 서게 될 날을 기대한다. 제3의 창작문학은 창작의 마루에서 <산문의 詩>로 태어날 것이니, 작품 창작과 이론 개발에 온 힘을 쏟는다.(p. 291)

기발한 아이디어다. 또 저자의 수필에 대한 애정과 관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다른 수필집에서 볼 수 없는 수필문학론이다. 저자는 이 글에서 수필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엣세(Essais)

1) ‘시험하다’라는 뜻으로 ‘인포멀 에세이’라고도 한다.

2) 몽테뉴가 1580년에 시작한 것으로 주로 명상적, 주정적으로 사색하는 경향을 보였다.(이 책의 주제는 '내 자신'이다)

에세이(Essay)

1) 포멀 에세이.

2) 영국으로 건너가 베이컨에 의해 영국 에세이의 비조(鼻祖)가 되었다.

3) ‘객관적 소재’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다.

찰스 램에 와서 1인칭에서 3인칭으로 바뀐다.

1) ‘창작적인 변화를 용인’했다.

2) 가명을 써서 소재를 객관화시키기도 했다.

3) 의인법을 쓰기도 하면서 ‘에세이도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창작수필은 원관념 소재를 비유-은유·상징적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대상 사물과 나누는 ‘마음의 이야기’다. 시적 발상의 산문적 형상화다. 수필론을 이렇게 구성해 놓은 발상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참고로 독자는 어렸을 때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피천득의 '수필'이란 제목의 글 일부를 소개한다.

"수필(隨筆)은 청자 연적(靑瓷硯滴)이다. 수필은 난(蘭)이요, 학(鶴)이요, 청초(淸楚)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女人)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 속으로 난 평탄(平坦)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포도(鋪道)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住宅街)에 있다. 수필은 청춘(靑春)의 글은 아니요, 서른여섯 살 중년(中年)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情熱)이나 심오한 지성(知性)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隨筆家)가 쓴 단순한 글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에세이(essay)는 중수필(formal essay), 미셀러니(miscellany)는 경수필(informal essay)이라 한다. 전자는 어느 정도 지적(知的)·객관적·사회적·논리적 성격을 지니는 수필을 말하며 후자는 감성적·주관적·개인적·정서적 특성을 가지는 신변잡기, 즉 좁은 의미의 수필을 말한다. 요즈은 경중을 가리지 않고 에세이로 불리우는 것 같다. 중수필의 부재 탓인지, 경수필의 확장 탓인지 모르지만.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영어의 essay는 프랑스어의 essai에 그 기원을 둔다. 프랑스어의 '에세(essai)'는 '시도' 또는 '시험'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 말은 '계량(計量)하다' '음미(吟味)하다'의 뜻을 가진 라틴어 '엑시게(exigere)'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essai'라는 말을 작품 제목으로 처음 쓴 사람은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이다. 몽테뉴는 원래 법률을 전공한 법률가였다.

그래서 그는 프랑스의 보르도 법원에서 법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그는 법관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법관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는 지신의 성(城)에 은거하여 사색과 저술 활동에 몰두했다. 이때 그는 유명한 『수상록(隨想錄)』을 저술하였는데, 바로 이 '수상록'이 불어로 'Les Essais'인 것이다. 그리고 이 'Les Essais'가 이 세상에 처음 나온 때는 1580년이었다.

한편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1597년에 '베이컨 수필집'을 초판 발행하는데, 이 후 1612년과 1625년에 각각 수필 작품들을 추가로 수록하여 발행되었다. 그래서 원래는 10편이었던 수필 작품수가 1625년에는 다시 2배 이상으로 늘어난 58편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추고(推敲)도 거듭하였다.

베이컨의 에세이는 중수필의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 “결국 올라간 자리는 미끄러운 곳이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선다면 굴러 떨어지거나, 적어도 빛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이것은 우울한 일이다.” 베이컨 자신의 삶, ‘미끄러운 곳’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고 만 삶을 떠올리게 만드는 ‘높은 지위’라는 제목의 글이다. 베이컨은 또 "아는 것이 힘이다"(Knowledge is power)라는 말로 유명하다.



이 사전 분류에 따른다면 이 책 『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는 미셀러니에 속할 터다. 다만 4부는 에세이에 속한다.

그러나 사전적 의미를 떠나 수필의 의미는 '붓 가는 대로' 쓰는 것이다. 좀 의역한다면 '마음 가는 대로'이다.

중요한 것은 작가의 마음이 독자들의 마음에 얼마나 와 닿느냐는 것일 게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잘 쓴 수필임에 틀림없다. '잘 쓴 수필' 하면 20세기 세대는 앞서 언급한 피천득의 '인연'을 꼽는다. 아사코(일본 여성)에 대한 추억을 담담히 써내려가 독자들의 가슴속에 명작으로 남아 있으니. 이처럼 오늘날 에세이는 경중의 구별 없이 작가의 마음과 독자의 마음이 만나는 지점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작가에게나 독자에게나 모두 그렇다. 마음이 통한다면 무슨 내용을 담든 글은 매력적이고 궁극적으로 잘 쓴 수필로 남을 터이다.


1부. 고향, 고향은 어머니이다

1부의 내용을 읽어보면 우리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저자가 연세에 독자가 경험하지 못한 옛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행히도 부모님께 들어왔던 이야기라 그리 어렵지는 않다. 또 우리 소설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생각나기도 한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지만 독자는 저자의 글의 의미나 배경을 쉽게 이해하도록 썼기 때문이리라. 그것은 고향이고, 어머니이다.



『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에 실린 작품들은 디지털시대의 즉흥적 감성보다는 아날로그적 감성에 더욱 어울리는 수필들로, 현대를 살아가는 바쁘고 지친 독자에게 잠시나마 삶의 활력을 안긴다.

책 제목처럼 '힐링이 필요할 때' 차분히 '수필 한 편' 읽는 것도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좋은 휴식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 길지 않은 수필 한 편에 많은 감동과 힐링을 담았다. 오덕렬 수필가는 수필의 현대문학 이론화 운동과 창작수필의 외연 확장을 통한 수필의 문학성 회복에 힘쓰고 있으며, 13년째 계속된 방언 수집과 연구를 통해 〈전라방언 문학용례 사전〉 탈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어머니의 치성>

이 글은 종교와 상관없이 마음 속에 의지하는 나만의 절대신에게 비는 정성이 담겨 있다. 그 정성 어린 마음이 자식들을 무탈하게 해주는 원동력이었으리라.


<전화>

저자는 이제 돌아가신 어머니와 더 이상 안부전화하며 통화할 수 없다. 돌아가신 어머니, 선산으로나마 남아 있어서 다행으로 여긴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독자들도 저자의 심경을 이해하는 데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 수필집을 읽다보면 요즘은 들으면 생경하다는 느낌을 받는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어항, 워낭소리, 간고등어, 보리밥등 저자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 예전에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생활하다 보면 많은 것을 잃었을 때, 많은 것을 얻으며 내가 성장해가는 것을 느끼게도 된다. 또한 닥치는 모든 일에는 득이 있고 실이 있다. 사자성어도 많이 나오지만 독자는 쉽게 알 수 있지만, 한자에 무감(無感)한 젊은 세대는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꼭 필요한 사자성어, 즉 어떤 일에 어떤 말이 가장 어울릴지를 저자가 생각하고 또 생각해 쓴 단어이니 독자로서는 그 말 뜻에 집중하기보다 말의 뉘앙스나 어감 등에 집중해 글에 몰입해보는 것도 새로운 독서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천천히 생각해보면 저자와 공감하고 저자가 표현하는 것들은 모두 우리의 잠재된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자주 쓰지 않아서 즉각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려울 뿐이다. 저자가 '하루에 수필 한 편'씩 읽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의 의미가 새삼 되새겨진다.


싸목싸목...

싸목싸목...


<겨울 싱건지>

"내가 작은방에서 건너온 속내를 알고는, 아랫목에 싸두었던 밥그릇을 꺼내 놓으셨다. 저녁 먹고 남은 밥을 묻어두었던 것이다. 바느질손을 밀치고 부엌에서 무청을 달고 있는 싱건지를 대접에 담아오셨다. 밥 한 덩이와 싱건지 한 대접, 호롱불 밑에서 격식도 없이 달게 가무렸다. 숟갈을 이용해서 박속나물 훑어내듯 떼어내어 한 입 넣고 아삭아삭 깨물어 먹었다. 간이 삼삼한 싱건지와 온기가 남아 있는 밥의 궁합은 일품이었다. 통째로 놓고 먹던 그 담백한 맛은 원초적인 맛이었다. 모든 맛의 원형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그 싱건지를 생각하면 입 안에 침이 한입 돌곤 한다."(pp. 193~194)



저자 : 오덕렬


평생을 교직에 몸담은 교육자이자 수필가로, ‘방송문학상’(1983) 당선과 한국수필 추천(1990)으로 등단하였고, 계간 ?散文의詩?를 통해 ‘산문의 시 평론’ 신인상 당선(2014)과 ‘산문의 시(창작수필)’ 신인상 당선(2015)으로 창작수필 평론가와 창작수필가로 재등단하였다. 수필집 〈복만동 이야기〉 〈고향의 오월〉 〈귀향〉 〈항꾸네 갑시다〉, 수필선집 〈무등산 복수초〉 〈간고등어〉, 평론집 〈수필의 현대문학 이론화〉 등을 펴냈다. 광주문학상과 박용철문학상, 늘봄 전영택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모교인 광주고등학교에 교장으로 재임 시절 ‘光高문학관을 개관하여 은사님 16분과 동문 작가 98분을 기념하고 있으며, 광주고 문학상을 제정하여 매년 5월에 광주전남 중·고생을 대상으로 백일장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 〈전라방언 문학 용례사전〉 편찬 중이며, 수필의 현대문학 이론화 운동으로 수필의 문학성 회복과 창작수필(散文의詩)의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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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 상처받기 쉬운 당신을 위한, 정여울의 마음 상담소
정여울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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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心理), 마음, 정신(精神)을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면 심리학 서적이나 정신분석학, 마음 치유 관계된 서적을 읽고 이해하기 어렵다. 세 가지는 독자도 정확한 개념 정리가 안 되어서인지 지금도 헛갈려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에 혼동이 온다.

마음 - 지(知), 정(情), 의(意)로 대표되는 인간의 정신작용의 총체, 또는 그 중심에 있는 것. '정신'과 동의어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신이 로고스(이성)를 체현하는 고차적인 심적능력으로 개인을 초월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면, '마음'은 파토스(정념)를 체현하며 보다 많이 개인적ㆍ주관적인 의미를 가진다.

정신-인간의 마음이나 생각, 의식.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이나 그런 작용. 육체나 물질에 대응하는 의미이다. 어떤 사물의 근본을 이루는 의의나 이념의 의미로도 쓰인다.

심리학(心理學, psychology)은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한 분야를 뜻한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이나 정신과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학 중의 하나가 바로 심리학이다.



원래 마음이라는 개념은 미개사회에서 영혼불멸의 신앙과 결부되어서 생겨나고, 그 연장상에 영혼의 본태를 둘러싼 여러 가지 종교적 해석이나 영혼 또는 마음이 육체의 어디에 머무르냐는 즉물적 의문을 제기하였는데 고래(古來)의 소박한 논의를 통람하면, 인도나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마음의 자리를 심장에서 구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간이 살아있는 한 심장은 고동을 계속하며, 사망하면 그 고동이 정지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였기 때문으로, 마음 심(心)이라는 한자도 심장의 형태를 딴 상형문자이다. 한편 마음을 심장과 거의 동일시한다는 점에서는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로, 영어의 heart, 독일어의 Herz, 프랑스의 cuœr 등이 모두 마음과 심장의 양쪽을 의미하는 것도 그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단, 의학사상이 발달한 그리스ㆍ로마 시대에는 히포클라테스가 <뇌에 의해서 우리들은 사고하고, 견문하고, 미추를 구별하며, 선악을 판단하고, 쾌ㆍ불쾌를 자각한다>라고 한 이후, 마음의 자리를 뇌나 뇌실에서 구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작가 정여울은 여행을 좋아한다. 사실 독자도 그를 여행서를 통해서 만났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이 그것이다.

그의 여행은 문학의 일부로 시작했지만 '여행 작가'라는 오해(?)도 받았다. 물론 작가는 그 별칭을 싫어하진 않지만 그냥 '작가'란 말을 더 좋아하는 듯하다.

"저에게는 여행도 문학의 일부였어요. 제 관심은 항상 문학이었고, 문학을 벗어나서 살아본 적은 아직 없어요. 저에게는 문학과 여행이 결국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지요."

네이버 포스트 <작가 정여울의 서재>에서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상처 입은 여린 마음을 글로써 어루만지는 작가 정여울. 그는 심리학이라는 주제를 인문학과 접목시키며 내면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는, 하지만 불시에 고개를 들이밀어 마음을 어지럽히는 아픔의 자국들을 따듯하게 보듬어왔다. 이 책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는 그러한 정여울의 ‘토닥임’이 가장 빛을 발하는 심리 에세이다. 격월간 문학잡지 《Axt》에 연재했던 ‘정여울의 심리학 상담소’를 중심으로, 중독, 공포, 분노 등 우리를 무너뜨리는 인간의 세 가지 심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글을 함께 묶었다.



정여울은 이 책을 통해 오랜 시간 축적된 지난한 아픔들이 어른이 된 자신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나아가 어린 시절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마음속 ‘내면아이’를 보듬는 과정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역설한다. 또한 그간 융 심리학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온 만큼, 다양한 문학 작품과 신화, 영화 등을 심리학적 관점으로 풀어내며 건강한 마음 치유를 향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정여울의 시선은 인간, 그리고 삶에 있다. 특히 억압되고 늘 피해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삶, 이를 극복해내는 과정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우울과 중독, 공포의 삶에서 해방되지 못한, 나약한 인간에 대한 한없는 사랑에 닿아 있다.

특히 이번 책이 갖는 특별함은 각 챕터가 끝나는 페이지에서 잘 드러난다. 바로 정여울이 묻고 독자가 답하는 ‘글쓰기 시간’. 작가가 글쓰기를 통해 위로받았듯, 독자들 또한 질문에 대한 답을 써내려가며 그동안 외면해온 내면의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내가 지칠 때마다 커다란 힘이 되어주었던 심리학적 깨달음의 보물창고다. (……)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당당히 주문한다. 어떤 상처에도 굴하지 않는 내 마음의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결코 나 자신을 얕보지 말라고. 욕심나는 길보다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걸어보라고. 아무도 널 감시하지 않으니 걱정 말고 가장 나다운 길을 걸어가자고.”(- 본문에서)



작가는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하는 상처가 곧 내적 성장을 가능케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렇듯 정여울의 글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위로의 메시지만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그는 고백한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내가 느끼는 불안과 우울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고,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매일 아픔을 경험하면서도 용감하게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그렇기에 심리학은 “건강한 사람들, 괜찮은 척하는 사람들, 정상과 비정상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경계를 서성이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학문이다. 그 동안 간과하고 덮어버린 수많은 마음의 자국을, 묵인하고 지나쳐버린 수많은 아픔을 일상에서 치유할 수 있도록 내면의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이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아픔을 스스로 돌보기 위해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붙들었고, 끊임없는 공부와 사유의 시간을 거쳐 끝내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될 수 있었다.

‘상처 입은 치유자’는 자신이 그러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타인의 아픔에 더 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나는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라는 개념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 상처 입은 사람은 상처의 본질을 알기에 다른 사람의 상처를 돌볼 수 있는 힘도 가질 수 있게 된다. 내 상처를 치유하고 싶어서 빠진 심리학이 이제는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통로가 되었다.”(- 본문에서)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내면아이 입양하기’이다. 내면아이는 어린 시절 때 받았던 상처를 미처 돌보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마음 깊숙한 곳에 단단히 자리 잡은 내면아이를 양지로 끌어내어 마주하는 과정은 굉장히 고통스럽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통과의례’이다. 그렇게 내 안의 내면아이를 무사히 입양해야만 비로소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평생 나를 괴롭혀온 과거의 아픈 기억들을 털어내고 찬란한 빛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치유자로 거듭난다.


“나는 열한 살짜리 내면아이가 울고 있다는 것을 서른이 넘어서야 발견했다. 그때 나는 열한 살짜리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 지금은 아무도 너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지만, 반드시 좋은 친구가 생길 거고, 너는 좋은 사람이 될 거고, 그리고 또 훌륭한 인연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고, 지금의 네가 겪고 있는 그 상처가 결코 전부가 아니라고.”(- 본문에서)



그렇다면 상처를 가장 건강하고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여울은 바로 이 지점에서 고통을 허용하는 기쁨, 슬픔까지도 감수할 수 있는 희열, 블리스(bliss)의 중요성을 되짚는다. 블리스는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내적 자원과 회복탄력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블리스가 ‘글쓰기’라고 말한다. 아픔을 영감으로 승화시키는 창조적인 에너지. 우리는 자신의 그림자와 대면하는 글쓰기를 통해 점점 더 강해지고 유연해질 수 있다. 각 챕터마다 독자들이 직접 짧은 글을 써볼 수 있도록 ‘질문’을 달아둔 것도 그 이유에서다. 그 과정을 거치며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볼수록, 외면하고 싶은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를 직면할수록 진정한 나 자신과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풀어내어 따스한 위로와 격려를 전해온 정여울은 이번 책에서도 한결같이 다정한 손길을 독자에게 건넨다. 사회화의 억압에 맞서 진정한 개성화의 길을 찾아가는 〈데미안〉, 끈끈한 자매애를 보여주며 그 어떤 불행에도 지지 않는 커다란 사랑을 선사하는 〈작은 아씨들〉, 이성을 뛰어넘는 사랑, 그리하여 마침내 나 자신을 다른 존재의 차원으로 비상하게 만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프시케와 에로스……. 그 외 다양한 문학 작품과 영화를 ‘상처와 치유’라는 키워드로 다시 읽어보는 과정은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우리를 더 나은 길로 안내한다.


“《작은 아씨들》에서 충분히 건강한 사람, 상처 없는 사람, 완벽한 사람은 없다. 모두가 상처 입은 채로 타인을 도우며 살아간다. (……) 이 네 자매들이 마침내 서로의 결점마저도 보듬어주고, 트라우마와 콤플렉스마저도 치유하고, 더 큰 사랑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의 감동은 작품이 나온 지 150여 년이 지난 지금 더욱 크다. 고통과 슬픔조차 서로를 더 많이,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한 기회가 된다.”(- 본문에서)



날카로운 것들로 가득한 뾰족한 세상에서 온전한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법. 동그랗고 말랑말랑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유연한 마음으로 나를 지켜나가는 법. 그렇게 부드럽게 나를 바꿔나갈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매일 아침, 스스로 주문을 외우는 일이다.

“나는 내 상처보다 강하다. 나는 나를 향한 비난보다 더 강력한 존재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부서지지 않을 수 있는 마음을 조형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아프고 깊이 외로웠던 당신에게”, 진심을 담아 이 책을 밀어 보낸다.


“오늘도 가장 아픈 트라우마와 힘겹게 씨름한 당신을 위하여 내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 내가 남긴 모든 글들이, 내가 당신에게 들려준 모든 이야기들이, 당신의 진정한 개성화의 밑거름이 되기를. 당신은 당신의 상처보다 강한 존재다. 당신은 당신이 견뎌낸 모든 고통들로 인해 더욱 눈부신 존재다.”(- 본문에서)



저자 : 정여울


매일 글 쓰는 사람, 쉬지 않고 꿈꾸는 사람.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드러내며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인문학, 심리학, 글쓰기에 대한 강연으로 전국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붙잡지 않으면 자칫 스쳐 지나가버릴 모든 감정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문학과 여행과 심리학을 통해 내 아픔을 치유한 만큼, 타인의 아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다. 한때는 상처 입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타인에게 용기를 주는 치유자가 되고 싶다. 인문학, 글쓰기, 심리학에 대해 강의하며 ‘읽기와 듣기, 말하기와 글쓰기’로 소통한다. 세상 속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한없이 넓고도 깊은 글을 쓰고자 한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정한 틀에 매이기보다 스스로가 주제가 되어 더욱 자유롭고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은 목마름으로 네이버 오디오클립 [월간 정여울]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와 소란하지 않게, 좀 더 천천히, 아날로그적으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KBS 제1라디오 [백은하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을 진행하고 있으며, [김성완의 시사夜]의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산문집 『마음의 서재』, 심리 치유 에세이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인문학과 여행의 만남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청춘에게 건네는 다정한 편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인문 교양서 『헤세로 가는 길』, 『공부할 권리』, 등과 『빈센트 나의 빈센트』, 『마흔에 관하여』, 『월간 정여울』, 『공부할 권리』, 『그림자 여행』,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시네필 다이어리』,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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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잘 될 거야 - 20대에 떠난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의 기록
오인환 지음 / 생각의빛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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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대했을 때부터 저자의 성격은 알 만했다. 독자는 읽을 책을 선택할 때 제목부터 본다. 독자만 그런 것이 아닐 터다. 전공서적이나 수험서 등을 선택할 때를 제외하고 평상시 읽을거리를 선택할 때 대부분의 독자가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제목은 중요하다. 출판 편집에 종사하신 분들도 대부분 책 판매의 대부분은 제목에 의존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을 것이다. 정확하게 조사한 데이터는 없어도 수십 년 책을 읽어온 사람들은 제목의 중요성을 책의 내용보다 우위에 둘 수도 있다. 이 책 『앞으로 더 잘 될 거야』도 그런 의미에서 읽었다. '앞으로 더 잘 될 거야'란 제목은 많은 뜻이 내포된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지금까지 잘 됐고 앞으로는 더 잘 될 것이란 긍정도 포함됐고, 반대로 지금까지 해온 것은 별로 없지만 앞으로는 더 잘 될 것이란 희망도 포함됐다. 소제목도 무시할 수 없다. 제목에서 표현하는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 뒷받침해 주기 때문이다. '20대에 떠난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의 기록'이란 소제목이 붙었다. 요즘 해외 여행은 '무박 3일'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흔하다.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해외 여행 가는 것은 일생의 소원이기도 했고, 한 번도 못 가본 사람은 수두룩했다. 경제적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지만 직장인들이 해외 여행 가는 것은 몇 년 벼르고 벼르다 실천하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대에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 뭐를 했기에 책까지 냈을까를 생각하면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시절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며, 몸소 체득하게 된, 경험들 및 수많은 사건들, 모든 순간들로부터 배움의 결과를 가감 없이 과감하게 써 내려간 청춘의 기록이다. 무엇을 했고, 배웠는지 궁금하다. 출판사 측은 헝그리 정신이 희석되어가는 요즘 세대들에게 이 책은 방향성을 제시하며, 방황하는 청춘에게 던지는 또 다른 울림이 될 것라는 주장은 다분히 자의적이지만 '끌어당김'은 분명히 있다.


아주 좋은 선택이란 없다.

선택의 결과가 만족이냐, 불만족이냐만 있을 뿐이다.

일단 지금 바로 저지를 수 있는 행위 하나를 저질러라.

그러면 그 다음은 알아서 진행된다.

좋은 일이 있다고 기뻐할 필요도, 나쁜 일이 있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다.

그저 담담하게 인생의 파도에 몸을 맡기며 그 출렁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조금은 무책임한 말에 실망감도 있지만 아직 책 서두이니만큼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3개월 영어 공부차 간 해외에서 취업도 하고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저자의 도전을 탐탁치 않게 보는 시선도 있었고, 부러워하는 주위의 시선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이 언제 그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잘 쓰이지 않는 말이지만 기성세대에게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던 어른들의 충고다. 젊을 때 고생해봐야 삶에서 역경도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전과 성취의 DNA(요즘 말로)가 형성된다는 뜻으로 하는 삶의 충언이었다.

실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 받는 정재계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리더로 나선 사람은 대부분 젊었을 때의 역경을 딛고 도전 정신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오늘을 일군 사람들이다. 매스컴도 이야기가 있는 그들의 도전 정신과 어려움을 헤쳐나오는 피나는 노력에 초점을 맞추어 앞다퉈 보도했다. 그들의 정신은 그렇게 사회의 모범이 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롤 모델로 삼아 삶의 지표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1990년대 경제적 안정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섰을 즈음 이런 말을 하며 삶의 본보기로 삼으라는 말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른 바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대개 부잣집 아들딸이라는 출처 불분명의 말이 떠돌던 무렵이다. 실제로 그 소문은 사실이라는 듯 서울대 합격생 분석을 해보면 대부분 경제적 여유가 많은 집안의 자녀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했다고 증거를 내세우기도 했다. 독자는 서울대 출신도 아니지만 서울대 들어가야 사회 상류층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많다. 당시 서울대 입학생의 많은 수가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집안 출신이었다. 신입생들은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사 먹을 돈이 없어 점심시간 후에 파는 싼 라면을 먹기 위해 점심시간을 굶는다는 학생들이 많았다는 말을 직접 들은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런 말을 하면서 '젊어서 고생' 타령을 하면 씨도 안 먹힐 얘기다.

그러나 저자는 스스로 그 길을 택했다. '젊어서 고생'. 스스로 의식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처음부터 일이 술술 잘 풀리면 그 인생은 얼마나 재미 없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긴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시대다. 책의 저자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책을 대했지만 자신의 20대를 해외 경험을 통해 훌륭히, 어느 부분은 운 좋게 보낸 분이기에 틀림없어 보인다.

저자가 술회한 이 책에 관한 이야기다. '3일 만에 책 한 권을 쓰고, 한 달 만에 출간이 가능할까?' 나의 책은 7월 30일 출간되었다. 나는 용기가 없는 타입이다. 그래서, 어떤 일을 진행하기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남들이 볼 때에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여러가지 일들을 겪었다. 그 중 하나가 책 쓰기다. 내가 첫 책인 『앞으로 더 잘 될 거야』를 쓰는 데 3일이 걸렸다. 내가 3일 동안 책 한 권을 쓰는 걸 보면서, 와이프가 혀를 찼다.

군대에 있을 때 이런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야! 내가 과정은 모르겠고, 결과만 갖고 와!"

상당한 압박을 주는 말이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부터 줘버리자. 대략의 결과가 나오면, 그 때부터 과정을 만들어 나가자."

20대다운 패기와 어떻게든 일을 만들어나가는 자신감이 돋보인다. 조금 낙관적인 성격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패기로 충분히 덮을 수 있는 문제다. 이 책 서두에 적은 저자의 '나를 명품으로 만드는 20가지 원칙'도 눈여겨 볼 만한 내용이다.




저자는 이어 "내가 싱가포르에 수출을 할 때, 수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걸 알아야 하고, 어떤 절차와 서류가 있어야 하는지 몰랐다. 그냥 지구촌 곳곳에 숨어 있는 바이어들을 찾아서 몽땅 메일을 보냈다" 말한다.

"내가, 물품이 있으니 나와 거래합시다."

물론 이런 한 줄의 말은 아니었다. 조금 더 공손했고,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의 메일이었지만 그저 '물품이 있으니 사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영국, 뉴질랜드,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베트남 등등 많은 국가의 바이어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단다.

'지금 바로 수출 진행을 하겠다.'는 답장을 했다. 그때부터 수출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해서 그 과정을 조사했다. 그렇게 내가 싱가포르에 샘플물량 40피트짜리 컨테이너 하나가 나가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첫 메일을 보내고 한 달 안쪽이라고 한다. 독자는 수출업이나 수입에 관한 일을 해본 적이 없지만 이런 방식이라면 무모한 건지, 무식한 건지... 분간이 안 된다. 이것도 패기로 밀고 나간 것 같다.

20대니까. 성공한 것도 그들이 패기를 산 건지, 물건을 산 건지, 아니면 단순히 운이 좋은 건지...


"아주 좋은 선택이란 없다. 선택의 결과가 만족이냐, 불만족이냐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건, 결과에 만족할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무슨 선택을 해도, 탁월한 선택이 된다."(p. 52)





저자의 패기는 알아줄 만하다. 단순히 젊어서라기보다 성격이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이 비로소 든다. "나는 그런식이다.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해외 대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한국어과 교수진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내가 한국인인데, 한국어 전공하는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줄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영어 매우 빠르게 늘었다. 해외에 나가면, 외국인 친구를 사귀지 못해 안달하는 한국인들이 천지다. 그들은 그들 방식으로 열심히 친구를 사귀었지만, 결국 나의 방법이 가장 빨랐고, 좋았다. 나는 내가 필요한 걸 요구하지 않았다. 상대가 필요한 걸 요구했다. "한국어를 가르쳐 드립니다." 그러면, 친구들은 항상 미안해 했다. "너도 영어를 배워야 하는데, 너무 나만 한국어 배우는 거 아니야?"

하지만 나의 한국어 수업은 당연히 영어로만 진행을 했고, 나의 한국어 과외는 매우 인기가 많았다. 당연히 나의 영어 실력도 늘어갔다.

결과부터 저지른는 성격은, 잘 되면, 매우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 줬고, 안되면, 말뿐인 허풍쟁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보다는, 적당히 허풍쟁이가 되고, 매우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회사와 일대일 BtoB 계약을 통해 물품을 납품한 적도 있다.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했느냐고 물어보지만, 그저 간단하다. 인터넷에 있는 전화번호나 이메일로, 내 의사를 전달하면 끝이다. 일단 저지르고 나면, 나는 내가 저지른 말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움직였다. 이쯤 되니 저자의 성격도, 업무 스타일도, 습관도 알 듯하다.


생각이 많을수록 행동은 느려지게 되어 있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그렇게 큰 결정을 무덤덤하고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나는 대답한다. “어떻게 결정하냐구요? 생각 없이 결정하면 돼요.”(p. 96)



저자는 책을 낸 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출간 후기 같은 글을 적었다.

"나는 나를 너무 잘 안다. 겨울 방학 때, 하루에 한 쪽씩만 적으면 됐던 그림 일기를 개학 전 날 몰아 적으며, 나는 일단 닥처야 움직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그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기한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그렇게 하면, 나는 어김없이 움직였다.

마치 어느 인터넷에서 봤던 것처럼 일찍 일어나는 방법으로 정~말 재미 없을 것 같은 영화를 예매하고, 아침 일찍 취소하지 않으면 돈을 버리는 상황이 생기게끔 해놓는 것도 같은 방식일 것이다.

생각보다 간단한 일들을 세상 사람들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더 용기가 필요한 일들을 거침없이 해내는 그들을 보면서, 생각보다 쉬운 일들을 안 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본 적도 있다.

내가 책을 쓰게 된 이유도 그렇다. 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입을 닫고 있어도,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대신 꾸준하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가진 경험과 기억과 노하우를 많은 이들이 알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기록이 돼서, 전국 곳곳의 서점에 전시되어, 언제든 필요한 이들에게 공급될 수 있는 상품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2019년 6월 첫째 주, 뉴질랜드에서 썼던 나의 일기를 '책의 샘플 중 일부입니다'라고 쓰고, 출판사에 보냈다. 출판사는 찾기는 생각보다 쉽다. 그저 집에 있는 내가 구매했던 책들의 앞이나 뒤에 보면, 출판사들이 투고를 기다리며 쓴 메일 주소가 있다. 거기로 메일을 보냈다. 존재 하지도 않은 원고의 일부라고 나의 일기를 보내고, 출판사 수십 곳 중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

'샘플 말고, 전체를 보내주세요'

왠지 바로 답장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진행이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부터 매일 하루 10여 시간을 자리에 앉아 글을 썼다. 그렇게 빠른 시간에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아닌 나의 노트 습관 때문이었다. 나는 일기도 꾸준하게 쓰고 노트나 메모도 꾸준하게 했던 편이다. 간단하게 복사 붙이기 수정 등으로 나는 3일 만에 책을 뚝딱 하고 썼다.그리고 30일 만에 책이 한 권 나왔다. 사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썼으면, 내용면에서 3~4권 이상이 될 만한 소재들이 쓰여졌다.

조금 빠르게 나의 생각을 알려주고 싶었던 욕심 때문에 광범위하게 소재를 두고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이 책을 기반으로 세분화하게 몇 권의 책을 더 낼 계획이다. 저자의 포부는 긍정적이고 거침이 없다. 패기와 용기, 긍정적 희망, 모든 것이 부럽다. 한편으론 독자의 20대를 되돌아보며 부끄러움도 느낀다.



그의 업무 스타일은 군대에서 배운 것 같은데 약간은 어거지도 보이지만 긍정적이어서 좋다. 책을 낸 것은 그의 메모 습관의 덕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그가 원하는 글을 언제든 쓸 수 있다는 다소 무리한 자신감도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는 신뢰감도 생긴다.

"나는 한 달에 15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그리고 내가 읽는 책은 거의 대부분이 정가를 주고 구매를 한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 문학 시장이 더 확대되기를 바란다. 한국 소설이 해외로 수출되고, 한국의 훌륭한 인물들의 자기계발서들이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문화강국이 되길 바란다. 종이와 글로 이루어진 상품들이, 매번 내용을 바꿔 나가며 산업을 키워내길 바란다. 그런 의미로 나는 도서관보다는 서점을 자주 이용한다. 아직 허접한 첫 걸음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퍼트려 나갈 생각이다."


저자 : 오인환


1987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에서 태어났다. 만 스물에, 나 홀로 유학을 떠나, 경영과 마케팅을 공부했다. 현지 취업 후, 관리직에서 일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싱가포르 수출과 강사, 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진행해 왔다. 인생의 의미를 다양한 경험에 있다고 믿고 살며,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일들을, 해보는 것이야 말로, 인생의 특권이다.’라고 믿는다.. 10년 간, 해온, 스케줄 관리법과, 메모법, 독서 등의 좋은 습관으로, 지금은 사람들에게 ‘좋은 습관 만들기’를 전하고픈 소망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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