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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잘 될 거야 - 20대에 떠난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의 기록
오인환 지음 / 생각의빛 / 2019년 7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대했을 때부터 저자의 성격은 알 만했다. 독자는 읽을 책을 선택할 때 제목부터 본다. 독자만 그런 것이 아닐 터다. 전공서적이나 수험서 등을 선택할 때를 제외하고 평상시 읽을거리를 선택할 때 대부분의 독자가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제목은 중요하다. 출판 편집에 종사하신 분들도 대부분 책 판매의 대부분은 제목에 의존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을 것이다. 정확하게 조사한 데이터는 없어도 수십 년 책을 읽어온 사람들은 제목의 중요성을 책의 내용보다 우위에 둘 수도 있다. 이 책 『앞으로 더 잘 될 거야』도 그런 의미에서 읽었다. '앞으로 더 잘 될 거야'란 제목은 많은 뜻이 내포된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지금까지 잘 됐고 앞으로는 더 잘 될 것이란 긍정도 포함됐고, 반대로 지금까지 해온 것은 별로 없지만 앞으로는 더 잘 될 것이란 희망도 포함됐다. 소제목도 무시할 수 없다. 제목에서 표현하는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 뒷받침해 주기 때문이다. '20대에 떠난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의 기록'이란 소제목이 붙었다. 요즘 해외 여행은 '무박 3일'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흔하다.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해외 여행 가는 것은 일생의 소원이기도 했고, 한 번도 못 가본 사람은 수두룩했다. 경제적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지만 직장인들이 해외 여행 가는 것은 몇 년 벼르고 벼르다 실천하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대에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 뭐를 했기에 책까지 냈을까를 생각하면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시절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며, 몸소 체득하게 된, 경험들 및 수많은 사건들, 모든 순간들로부터 배움의 결과를 가감 없이 과감하게 써 내려간 청춘의 기록이다. 무엇을 했고, 배웠는지 궁금하다. 출판사 측은 헝그리 정신이 희석되어가는 요즘 세대들에게 이 책은 방향성을 제시하며, 방황하는 청춘에게 던지는 또 다른 울림이 될 것라는 주장은 다분히 자의적이지만 '끌어당김'은 분명히 있다.
아주 좋은 선택이란 없다.
선택의 결과가 만족이냐, 불만족이냐만 있을 뿐이다.
일단 지금 바로 저지를 수 있는 행위 하나를 저질러라.
그러면 그 다음은 알아서 진행된다.
좋은 일이 있다고 기뻐할 필요도, 나쁜 일이 있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다.
그저 담담하게 인생의 파도에 몸을 맡기며 그 출렁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조금은 무책임한 말에 실망감도 있지만 아직 책 서두이니만큼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3개월 영어 공부차 간 해외에서 취업도 하고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저자의 도전을 탐탁치 않게 보는 시선도 있었고, 부러워하는 주위의 시선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이 언제 그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잘 쓰이지 않는 말이지만 기성세대에게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던 어른들의 충고다. 젊을 때 고생해봐야 삶에서 역경도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전과 성취의 DNA(요즘 말로)가 형성된다는 뜻으로 하는 삶의 충언이었다.
실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 받는 정재계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리더로 나선 사람은 대부분 젊었을 때의 역경을 딛고 도전 정신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오늘을 일군 사람들이다. 매스컴도 이야기가 있는 그들의 도전 정신과 어려움을 헤쳐나오는 피나는 노력에 초점을 맞추어 앞다퉈 보도했다. 그들의 정신은 그렇게 사회의 모범이 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롤 모델로 삼아 삶의 지표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1990년대 경제적 안정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섰을 즈음 이런 말을 하며 삶의 본보기로 삼으라는 말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른 바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대개 부잣집 아들딸이라는 출처 불분명의 말이 떠돌던 무렵이다. 실제로 그 소문은 사실이라는 듯 서울대 합격생 분석을 해보면 대부분 경제적 여유가 많은 집안의 자녀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했다고 증거를 내세우기도 했다. 독자는 서울대 출신도 아니지만 서울대 들어가야 사회 상류층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많다. 당시 서울대 입학생의 많은 수가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집안 출신이었다. 신입생들은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사 먹을 돈이 없어 점심시간 후에 파는 싼 라면을 먹기 위해 점심시간을 굶는다는 학생들이 많았다는 말을 직접 들은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런 말을 하면서 '젊어서 고생' 타령을 하면 씨도 안 먹힐 얘기다.
그러나 저자는 스스로 그 길을 택했다. '젊어서 고생'. 스스로 의식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처음부터 일이 술술 잘 풀리면 그 인생은 얼마나 재미 없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긴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시대다. 책의 저자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책을 대했지만 자신의 20대를 해외 경험을 통해 훌륭히, 어느 부분은 운 좋게 보낸 분이기에 틀림없어 보인다.
저자가 술회한 이 책에 관한 이야기다. '3일 만에 책 한 권을 쓰고, 한 달 만에 출간이 가능할까?' 나의 책은 7월 30일 출간되었다. 나는 용기가 없는 타입이다. 그래서, 어떤 일을 진행하기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남들이 볼 때에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여러가지 일들을 겪었다. 그 중 하나가 책 쓰기다. 내가 첫 책인 『앞으로 더 잘 될 거야』를 쓰는 데 3일이 걸렸다. 내가 3일 동안 책 한 권을 쓰는 걸 보면서, 와이프가 혀를 찼다.
군대에 있을 때 이런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야! 내가 과정은 모르겠고, 결과만 갖고 와!"
상당한 압박을 주는 말이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부터 줘버리자. 대략의 결과가 나오면, 그 때부터 과정을 만들어 나가자."
20대다운 패기와 어떻게든 일을 만들어나가는 자신감이 돋보인다. 조금 낙관적인 성격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패기로 충분히 덮을 수 있는 문제다. 이 책 서두에 적은 저자의 '나를 명품으로 만드는 20가지 원칙'도 눈여겨 볼 만한 내용이다.
저자는 이어 "내가 싱가포르에 수출을 할 때, 수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걸 알아야 하고, 어떤 절차와 서류가 있어야 하는지 몰랐다. 그냥 지구촌 곳곳에 숨어 있는 바이어들을 찾아서 몽땅 메일을 보냈다" 말한다.
"내가, 물품이 있으니 나와 거래합시다."
물론 이런 한 줄의 말은 아니었다. 조금 더 공손했고,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의 메일이었지만 그저 '물품이 있으니 사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영국, 뉴질랜드,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베트남 등등 많은 국가의 바이어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단다.
'지금 바로 수출 진행을 하겠다.'는 답장을 했다. 그때부터 수출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해서 그 과정을 조사했다. 그렇게 내가 싱가포르에 샘플물량 40피트짜리 컨테이너 하나가 나가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첫 메일을 보내고 한 달 안쪽이라고 한다. 독자는 수출업이나 수입에 관한 일을 해본 적이 없지만 이런 방식이라면 무모한 건지, 무식한 건지... 분간이 안 된다. 이것도 패기로 밀고 나간 것 같다.
20대니까. 성공한 것도 그들이 패기를 산 건지, 물건을 산 건지, 아니면 단순히 운이 좋은 건지...
"아주 좋은 선택이란 없다. 선택의 결과가 만족이냐, 불만족이냐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건, 결과에 만족할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무슨 선택을 해도, 탁월한 선택이 된다."(p. 52)
저자의 패기는 알아줄 만하다. 단순히 젊어서라기보다 성격이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이 비로소 든다. "나는 그런식이다.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해외 대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한국어과 교수진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내가 한국인인데, 한국어 전공하는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줄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영어 매우 빠르게 늘었다. 해외에 나가면, 외국인 친구를 사귀지 못해 안달하는 한국인들이 천지다. 그들은 그들 방식으로 열심히 친구를 사귀었지만, 결국 나의 방법이 가장 빨랐고, 좋았다. 나는 내가 필요한 걸 요구하지 않았다. 상대가 필요한 걸 요구했다. "한국어를 가르쳐 드립니다." 그러면, 친구들은 항상 미안해 했다. "너도 영어를 배워야 하는데, 너무 나만 한국어 배우는 거 아니야?"
하지만 나의 한국어 수업은 당연히 영어로만 진행을 했고, 나의 한국어 과외는 매우 인기가 많았다. 당연히 나의 영어 실력도 늘어갔다.
결과부터 저지른는 성격은, 잘 되면, 매우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 줬고, 안되면, 말뿐인 허풍쟁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보다는, 적당히 허풍쟁이가 되고, 매우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회사와 일대일 BtoB 계약을 통해 물품을 납품한 적도 있다.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했느냐고 물어보지만, 그저 간단하다. 인터넷에 있는 전화번호나 이메일로, 내 의사를 전달하면 끝이다. 일단 저지르고 나면, 나는 내가 저지른 말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움직였다. 이쯤 되니 저자의 성격도, 업무 스타일도, 습관도 알 듯하다.
생각이 많을수록 행동은 느려지게 되어 있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그렇게 큰 결정을 무덤덤하고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나는 대답한다. “어떻게 결정하냐구요? 생각 없이 결정하면 돼요.”(p. 96)
저자는 책을 낸 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출간 후기 같은 글을 적었다.
"나는 나를 너무 잘 안다. 겨울 방학 때, 하루에 한 쪽씩만 적으면 됐던 그림 일기를 개학 전 날 몰아 적으며, 나는 일단 닥처야 움직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그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기한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그렇게 하면, 나는 어김없이 움직였다.
마치 어느 인터넷에서 봤던 것처럼 일찍 일어나는 방법으로 정~말 재미 없을 것 같은 영화를 예매하고, 아침 일찍 취소하지 않으면 돈을 버리는 상황이 생기게끔 해놓는 것도 같은 방식일 것이다.
생각보다 간단한 일들을 세상 사람들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더 용기가 필요한 일들을 거침없이 해내는 그들을 보면서, 생각보다 쉬운 일들을 안 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본 적도 있다.
내가 책을 쓰게 된 이유도 그렇다. 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입을 닫고 있어도,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대신 꾸준하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가진 경험과 기억과 노하우를 많은 이들이 알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기록이 돼서, 전국 곳곳의 서점에 전시되어, 언제든 필요한 이들에게 공급될 수 있는 상품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2019년 6월 첫째 주, 뉴질랜드에서 썼던 나의 일기를 '책의 샘플 중 일부입니다'라고 쓰고, 출판사에 보냈다. 출판사는 찾기는 생각보다 쉽다. 그저 집에 있는 내가 구매했던 책들의 앞이나 뒤에 보면, 출판사들이 투고를 기다리며 쓴 메일 주소가 있다. 거기로 메일을 보냈다. 존재 하지도 않은 원고의 일부라고 나의 일기를 보내고, 출판사 수십 곳 중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
'샘플 말고, 전체를 보내주세요'
왠지 바로 답장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진행이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부터 매일 하루 10여 시간을 자리에 앉아 글을 썼다. 그렇게 빠른 시간에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아닌 나의 노트 습관 때문이었다. 나는 일기도 꾸준하게 쓰고 노트나 메모도 꾸준하게 했던 편이다. 간단하게 복사 붙이기 수정 등으로 나는 3일 만에 책을 뚝딱 하고 썼다.그리고 30일 만에 책이 한 권 나왔다. 사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썼으면, 내용면에서 3~4권 이상이 될 만한 소재들이 쓰여졌다.
조금 빠르게 나의 생각을 알려주고 싶었던 욕심 때문에 광범위하게 소재를 두고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이 책을 기반으로 세분화하게 몇 권의 책을 더 낼 계획이다. 저자의 포부는 긍정적이고 거침이 없다. 패기와 용기, 긍정적 희망, 모든 것이 부럽다. 한편으론 독자의 20대를 되돌아보며 부끄러움도 느낀다.
그의 업무 스타일은 군대에서 배운 것 같은데 약간은 어거지도 보이지만 긍정적이어서 좋다. 책을 낸 것은 그의 메모 습관의 덕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그가 원하는 글을 언제든 쓸 수 있다는 다소 무리한 자신감도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는 신뢰감도 생긴다.
"나는 한 달에 15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그리고 내가 읽는 책은 거의 대부분이 정가를 주고 구매를 한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 문학 시장이 더 확대되기를 바란다. 한국 소설이 해외로 수출되고, 한국의 훌륭한 인물들의 자기계발서들이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문화강국이 되길 바란다. 종이와 글로 이루어진 상품들이, 매번 내용을 바꿔 나가며 산업을 키워내길 바란다. 그런 의미로 나는 도서관보다는 서점을 자주 이용한다. 아직 허접한 첫 걸음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퍼트려 나갈 생각이다."
저자 : 오인환
1987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에서 태어났다. 만 스물에, 나 홀로 유학을 떠나, 경영과 마케팅을 공부했다. 현지 취업 후, 관리직에서 일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싱가포르 수출과 강사, 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진행해 왔다. 인생의 의미를 다양한 경험에 있다고 믿고 살며,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일들을, 해보는 것이야 말로, 인생의 특권이다.’라고 믿는다.. 10년 간, 해온, 스케줄 관리법과, 메모법, 독서 등의 좋은 습관으로, 지금은 사람들에게 ‘좋은 습관 만들기’를 전하고픈 소망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