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
마르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은 저자 마르크 레비의 소설 작품으로 '영혼을 울리는 로맨스의 연금술사'라는 그의 명성을 확인시켜 주는 소설이다. 마르크 레비는 전작 『저스트 라이크 헤븐』을 통해 폭발적인 독자들의 인기를 끌어 모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프랑스 작가'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이 작품 『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은 로맨틱하고 환상적인 전작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갖추고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정과 감동을 독자들에게 선물했다고 평가받았다. 저자의 첫 소설이자 전작 『저스트 라이크 헤븐』에서 '마법 같은 열정으로 그려지는 현대판 동화'로서 프랑스 평단뿐만 아니라 세계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 이번 작품은 ‘마지막으로 함께 떠난 부녀간의 여행’을 감동과 유머로 경쾌하게 이끌어낸 한 편의 영화 같은 소설이다. “누군가를 잃고 그제야 후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늘 관심을 가졌던 저자가 ‘너무 늦기 전에’ 그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이야기다.

전작에서 저자는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젊은 여인 로렌을 등장시켰다. 묘사된 내용으로 보아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이지만, 그녀의 진짜 육체는 샌프란시스코 병원 6층에 코마 상태로 있다. 여인은 실제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투덜거리며 말을 하기도 하고, 미소를 짓기도 한다. 하지만 병든 육체의 환영으로만 존재하고, 남자와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더구나 코마 상태에 빠진 육체를 납치하기 위해 절친한 친구에게 구급차를 훔치도록 강요하는 등 SF와 종교의 중간쯤 되는 지점에서 전개되는 소설이다.

건축가인 남자 주인공 아더는 어떻게 해서 로렌의 영혼과 육체가 그처럼 따로 떨어질 수 있는지 이해하고자 하는 동시에 코마 상태 환자에 대한 모든 연구 자료들을 모으는 데 집착한다. 그리고 이 기이한 상황에 대한 출구를 상상하려고 애쓴다. 그 가운데 두 사람 사이에 우정이 싹트면서 그들은 시니컬한 유머를 주고받으며 미친 듯이 웃기도 하다가 또 각자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처럼 평화로운 행복을 맛보면서 그들은 사랑에 빠진다.

 


 

다시 이번 작품으로 돌아오자면 결혼식 며칠 전, 줄리아는 아버지의 개인비서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듯이 성공한 사업가이자 늘 멀기만 한 아버지 안토니 왈슈가 그녀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불참을 나무랄 수가 없다. 아버지 안토니 왈슈가 죽었다는 소식이었으므로. 그런데 장례식 다음 날 줄리아는 뜻밖의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되고,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여행이 마침내 시작된다. 부녀가 차마 하지 못했던 말들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주어진다.

 

“줄리아는 숨을 죽이고 리모컨을 손에 꽉 쥐었다. 과연 누굴까, 주변인물 모두를 샅샅이 다 찾아보았다. 그때마다 떠오르는 단 한 사람. 이런 시나리오와 연출을 할 만한 유일한 사람의 이름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너무 화가 나 할 말조차 잃은 줄리아는 거실을 가로질러 갔다. 이제 그녀의 예상을 확인해 볼 차례였다.

줄리아가 리모컨의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딸각 하는 소리가 났고, 밀랍인형의 눈꺼풀이 스르르 올라갔다. 이제 밀랍인형은 더 이상 인형이 아니었다.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인형 아닌 인형이 아버지의 목소리로 물었다.

“벌써 내가 그리워진 거니?”(p.62~63)

 

이 소설은 실제로 2022년 프랑스에서 드라마로 제작되며 큰 화제가 되었다. 드라마는 2023년 9월 ‘프랑스드라마페스티벌’의 대표작으로 국내에서도 TVAsia Plus 채널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측에 따르면 저자 마르크 레비는 무척 가족적인 작가다. 그는 고리타분한 설교 없이 아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소설을 가장 먼저 읽는 독자는, 다름 아닌 그의 아버지였다. 그렇기에 이 작품 『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에서 마르크 레비가 한 부녀의 조심스러운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쏟은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꿈인 저자 마르크 레비. “소설의 장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이번 작품에 “지나가는 사랑, 행복, 그리고 미처 잡지 못한 기회에 대한 성찰까지” 덧붙이며, 어른이 된 우리에게 “부모님이 하셨던 말씀들, 그리고 들은 적이 없다고 믿어왔던 말들”을 돌이켜보게 한다. 너무 늦은 뒤에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며······.

 

“듣고 있니, 줄리아? 단 한 번도! 함께 생을 보내기로 한 우리의 선택을, 너에게 쏟아붓는 우리의 사랑을 의심해본 적이 없었어. 네 엄마의 마음을 얻고,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의 아이의 아빠가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었어. 비록 너에게 가장 정확한 말로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온 단어를 찾아야 했다만···.”(p.445)

 

세상의 모든 자식은 부모로부터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고, 반대로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식들로부터 또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아주 먼 곳에 있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누지만, 정작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는 중요한 얘기를 하지 않고 잊고 사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항상 잊고 지내다가, 우리는 정말 위급해진 마지막 순간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2년을 기획하고 하루 열일곱 시간을 작업하여 3개월 반에 걸쳐 작품 속 인물들을 만들어낸 데 대해 저자는 진정 이 이야기를 써야 하는 깊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죽은 아버지를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한 안드로이드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소설을 읽어가면서 저자가 오랜 숙고와 치밀한 구상을 했다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 것을 독자들은 확인할 수 있다.

소설의 여주인공은 애니메이터인 웹디자인 회사의 여사장 쥴리아이다. 아버지인 안토니 왈슈는 첨단 안드로이드를 제작하는 대기업 CEO이다. 두 사람은 부녀지간이지만 여느 가정처럼 평범하지 못한 관계로 점철된다. 대기업 CEO가 되기까지 아빠 안토니 왈슈가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너무 적었던 것. 이로 인해 부녀 간에는 정보다는 오해가 훨씬 많이 쌓이게 된다. 부녀 간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이 소설 전반을 통해 펼쳐 나간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아버지 안토니 왈슈의 역할을 크게 강조한다. 마치 저자 자신이 직접 소설 속의 인물인 듯하다.

딸 줄리아는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지만 늘 업무가 바쁜 아버지는 그녀에게 만족할 만큼의 표현을 하지 못한다. 부녀 간의 오해를 풀고, 정을 제대로 쌓을 틈도 없이 줄리아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난다. 줄리아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원망이 된다. 마음의 깊은 골이 생긴다. 하지만 안토니 왈슈는 단 한순간도 자신의 딸인 줄리아로부터 시선을 뗀 적이 없으며 출장중이라 하더라도 그의 비서를 통해 그녀의 일상을 일일히 보살핀다.

줄리아는 자기 스스로의 진로에 대해 부모의 의견을 묻지 않고 스스로 결정한다. 안토니오 왈슈는 딸의 결정을 존중하고 일절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동서독이 분리되어 있던 시절이다. 이른바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이다.

 


 

줄리아는 동독 청년을 사랑하고 나아가 그 청년과 함께 동독 할머니집으로 들어가 살려고 한다. 아버지 안토니 왈슈는 그녀가 잘못된 선택으로 공산주의 체제에서 불행에 빠질 것을 예측한다. 아버지로서는 부득이 그녀의 삶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동독 연인인 토마스와의 결별을 강요하고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으려 한다. 이때부터 부녀간의 관계는 화해는커녕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만다. 그러나 사회적 이념의 차이, 딸의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으려 할 뿐, 강제하지는 않는다. 아버지 안토니 왈슈는 여전히 딸 줄리아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줄리아는 점점 더 아버지를 외면하고 감정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다시 사회적 변화가 소설의 전개를 급반전시킨다. 독일이 통일되자 아버지 안토니는 자신의 부적절한 관여로 줄리아의 연인이었던 토마스를 집으로 찾아가 구타하고 강제로 빼내오는 등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줄리아는 첫사랑인 토마스를 너무나 소중하게 생각하며, 심지어는 새로운 결혼 상대인 아담과의 결혼을 앞두고도 잊지 못하는 것을 알고, 딸의 행복을 찾아주기 위해 기발한 계획을 세운다. 즉 자신이 죽은 것으로 위장하여 장례식을 치르게 함으로써 당장 닥친 결혼을 미루게 만들고, 딸이 첫사랑인 토마스와의 마음의 관계를 정리한 후 새로 맞이할 남편과의 행복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한다.

장례식이 끝난 다음날 안드로이드 로봇으로 변장해 줄리아에게 배송된 안토니 왈슈는 딸의 생각을 훤히 읽고 있어서 그녀의 생각을 가로챌 수 있었고, 마침내 그녀와 둘이서 6일간의 여행이라는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여행 기간 안토니 왈슈는 줄리아의 출생 전 줄리아의 엄마와 만난 이야기부터 줄리아가 어릴 적 행복했던 시간을 되새겨 보게 한다. 서서히 부녀 간의 거리를 가깝게 하자는 생각에서다. 당초 신혼여행지로 잡았던 몬트리올로 여행을 떠난 줄리아는 안토니의 계획에 따라 미리 배치해 둔 초상화를 그리는 여자 화가가 걸어 둔 토마스의 초상화를 보고 토마스에 대한 사랑이 아직도 애틋함을 알게 된다.

 


 

줄리아는 토마스가 이미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 안토니의 정보통은 그가 아직 생존해 있고, 여전히 기자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이것을 안드로이드가 전해준 편지를 통해 알게 된 줄리아는 여전히 토마스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와의 사랑이 가장 행복했다고 회고한다. 이 사실을 확신한 안토니는 베를린으로 토마스를 찾으러 가서 그의 친구였던 크나프를 만나게 되고, 그의 계략으로 토마스와의 연락이 끊겼음도 알게 된다. 크나프의 계략은 줄리아의 행적에 대한 오해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밝히게 되고 마침내 줄리아와 토마스는 18년 만의 재회시간을 갖는다. 안토니의 마지막 과업은 결혼을 약속한 아담과의 관계를 끝장내는 것이었다. 아담으로 하여금 안토니의 음모임을 깨닫게 하여 영원히 줄리아로부터 떠나가도록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토마스가 들어오게 만든다. 다소 황당하지만 안토니는 그게 딸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과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이 소설은 올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임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로맨스 소설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사랑의 가치와 부모와 자신 간 사랑, 연인 간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매력을 가진 소설이다.

 

내가 항상 네 옆에 있어주지 않았다고 날 나무랐지? 그럼 자식들이 떠나는 날 부모의 마음이 어떤지는 알고 있니? 이렇게 헤어지는 것이 어떤 기분이라는 걸 알고 있니? 내가 설명해주마. 부모들은 자식이 떠나는 모습을 문턱에서 멍청하게 바라볼 뿐이야. 다 큰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은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말이다. 내 피요 살인 자식을 떠나게 만드는 그 무심함, 자식들로 하여금 부모를 떠나게 하는 그 무심함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

이젠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지. 떠난 자식은 돌아오지 않으니 말이야. 알겠니, 줄리아? 하지만 그 어떤 아버지도, 또 그 어떤 어머니도 덕을 보자고 자식을 키우는 것이 아니야. 이게 바로 사랑이라는 거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우린 자식을 사랑하니까 말이다.(p.388~389)

 


 

저자 : 마르크 레비(Marc Levy)

 

영혼을 울리는 로맨스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작가. 1961년 10월 16일 프랑스 파리의 교외 불로뉴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 되던 해에 그는 적십자 청년봉사단에 지원해 6년 동안 제3세계를 위한 인도적 활동에 참가했는데, 이 때의 경험은 그의 두 번째 소설 『너 어디 있니?』에 잘 녹아 있다. 그는 대학 재학시절 첫 회사 '로지텍 프랑스'를 설립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영상관련회사 CEO로 일했으며, 이후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건축 설계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1991년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차린 건축 사무소가 4년 만에 프랑스 최대의 오피스 건축설계 회사로 발전하면서 코카콜라, 렉스프레스 등 굵직한 대기업들의 사옥 건축을 맡았다. 이 경험은 그의 저서 『행복한 프랑스 책방』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건축가 앙투안을 통해 잘 묘사되어 있다. 1998년, 유아불면증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아들 루이에게 들려주기 위해 동화를 쓰기 시작하면서 소설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방송작가인 누이동생의 권유로 출판사에 보낸 『저스트 라이크 헤븐』의 원고가 출간이 결정되었고, 소설의 스토리를 본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작품의 시나리오 판권을 200만 달러에 사들이기로 한다. 그렇게 제작된 영화가 바로 [저스트 라이크 헤븐 Just Like Heaven]이다. 이후 마르크 레비는 건축회사 대표직을 사임하고 런던으로 이주해 글쓰기에만 전념하는데, 이렇게 직접 경험한 런던 생활이 매력적으로 반영된 작품이 바로 『행복한 프랑스 책방』이다. 이 작품 역시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영화화되었는데, 2007년 9월 4일 런던에서의 첫 촬영을 시작으로 10월에는 파리 근교에서의 촬영을 거쳐 2008년 7월 2일 프랑스에서 개봉하였다.

지금까지 발표한 여덟 권의 작품은 모두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였다. 첫 번째 작품인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도서로 기록되었으며, 두 번째 소설 『너 어디 있니?』와 세 번째 소설 『영원을 위한 7일』 역시 2003년 프랑스에서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소설이 되었다. 또한 『행복한 프랑스 책방』 역시 2006년에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52만 5천부의 판매량을 기록하였다. 지금까지 발표된 마크 레비의 소설들은 모두가 작품마다 프랑스에서 최고 판매량을 기록, 총 1,7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또한 41개국 언어로 번역된 그의 작품들은 독일에서만 2백만 부 이상 팔린 것을 비롯하여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작품으로 『너 어디 있니?(Ou es tu)』(2001), 『영원을 위한 7일(Sept jours pour une eternite)』(2003), 『다음 생에(La prochaine Fois)』(2004), 『그대를 다시 만나기(Vous revoir)』(2005), 『내 친구 내 사랑(Mes amis Mes amours)』(2006), 『자유의 아이들(Les enfants de la liberte)』(2008), 『낮(Le premier jour)』(2009), 『밤(La premiere nuit)』(2009), 『행복한 프랑스 책방』, 『낮』 등이 있다.

 

역자 : 강미란

 

프랑스 문학 및 프랑스어 교육공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르아브르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마크 레비, 마르탱 파주, 프랑수아 글로르 등의 작품들을 다수 번역했다.

지금까지 옮긴 책으로는 『그림자 도둑』『밤1, 2』『낮1, 2』『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아빠, 어디가?』『바보들은 다 죽어버려라』『나는 지진이다』『다이어트 소설』『그 후에…』『백장의 백지』『샤바의 소년』『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본질 - 현대 과학이 외면한 인간 본성과 도덕의 기원
로저 스크루턴 지음, 노정태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인간의 본질』은 표제어가 드러내듯 인간의 본질을 집중적으로 사유하고 연구하는 철학의 범주에 속하는 문제다. '인간의 본질'이란 명제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은 고대부터 이미 있어 온 것이긴 하다. 그리고 그것은 대체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주로 철학의 영역에서 사유해야 할, 철학자의 몫이었다. 수천 년간 철학자들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사유를 거듭해 왔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는 그동안 많은 철학자들이 내세운 본질 탐구 이론을 집대성한 책 『이정표』(해제)를 통해 「인간의 본질로서의 탈존」이라는 이론을 설명했다. 하이데거는 "인간의 본질을 이성적 동물로서 규정하는 형이상학적 본질 규정은 올바른 것이긴 하되, 참된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를 확장시켜 인간의 본질은 존재자의 차원에서 동물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오히려 인간이 존재자를 존재자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까닭은, 다시 말해 인간에게 이성적 활동이 가능한 까닭은, 인간이 이미 존재의 밝음 안에 들어 서 있기 때문이라는 탁월한 이론에 접근한다. 이러한 사태를 우리는 '탈존'이라 부르고 우리는 여기에서 종래의 형이상학적 휴머니즘이 망각했던 인간의 본질을 발견한다고 밝혔다. 즉 인간의 본질은 존재의 밝음 안에로의 탈존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인간은 존재의 밝음 안에 서 있는 한에서만 비로소 존재자를 존재자로서 받아들이므로, 존재의 밝음에로의 탈존은 인간의 본질인 동시에, 이성의 가능 근거라고 강조한다.

이 책 『인간의 본질』은 저자 로저 스크루턴(Roger Scruton)의 짤막한 저서로 「현대 과학이 외면한 인간 본성과 도덕의 기원」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풀이하자면 인간의 본질은 현대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규정을 오히려 후퇴시켰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이는 21세기 현재까지의 과학의 발전의 총아로 군림하고 있는 "AI(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을 대체할까?"라는 의심으로부터 출발한다. 과학은 AI가 결국 인간을 대체할 것이며, 인간은 AI에게 오히려 굴복하는 종으로 몰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정면에서 반박하는 내용의 책이다.

 


 

영국의 위대한 지성으로 손꼽히는 철학자 로저 스크루턴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인간의 본질’을 꺼내 보인다. 무엇보다 인간은 하나의 분명한 ‘인격체’라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또 다른 타인을 마주하며 책임을 다하는 인격체로서의 인간, 바로 그곳에 인간의 진정한 본성이 자리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진행된 저자 스크루턴의 특강을 현장감을 살려 담았다고 책의 역자 노정태는 밝힌다. 이 책은 과학과 현대 철학이 간과한 인간에 대한 논의를 정교하게 펼쳐낸다. 책의 서문 격인 글에서 저자가 강의한 내용 중 강의 내용의 핵심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인간도 결국 동물일 뿐이라는 과학의 냉랭한 시선이 팽배하고 AI의 발전으로 로봇과 인간의 경계마저 흐려지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인간성'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동물과 똑같은 생물학적 개체만으로 해석해도 안 되는, 로봇을 닮은 계산 기계도 아닌,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게 만드는 인간 고유의 본성이란 무엇인가?"

이처럼 스스로의 질문에 대해 "무엇보다 인간은, 스스로와 타인을 인식하는 '인격체'이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기 자신을 알고 또 다른 인격체인 타인을 마주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의무와 권리, 책임감을 부과받는 정신적 존재"라는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 또 이런 인격체만의 도덕성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이루는 근본적인 바탕이라고 강조한다. 리처드 도킨스 같은 과학자들, 피터 싱어나 존 톨즈 같은 현대철학자들은 모두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과 도덕성을 제대로 다루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모든 것을 과학으로 설명하면 끝이라는 현대적 오만함을 넘어 도덕을 계산 가능한 딜레마로 축소하려는 협소한 시도를 넘어 '나'와 '너'라는 두 인격체의 만남이 드러내는 근본적인 도덕성에 주목한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의 도덕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저자 로저 스크루턴은 1944년생으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젊은 시절 68혁명을 목격한 이후 평생 반지성주의에 반대하여 꾸준한 연구, 강연, 사회 참여를 이어 나갔다. 런던대학교 버크벡칼리지에서 미학을 20년간 가르쳤으며, 올곧은 철학적 소신과 정교한 논리로 현대 사상계의 유행과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활발히 개진했다. 일생에 걸친 철학 연구와 교육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기사작위를 받았으며, 2020년 타계했다. 이에 따라 이번 번역판은 역자인 노정태가 책 첫머리에 〈옮긴이의 말〉을 썼다. 역자는 〈옮긴이의 말〉을 통해 저자 스크루턴의 강의 내용을 잘 풀어 '해제'로서의 역할을 한다.

역자에 따르면 2023년을 사는 우리는 마치 꾸준히 돌려줘야 기계가 잘 굴러가듯, '단백질로 만들어진 기계'인 우리도 예측 가능한 일상을 꼬박꼬박 해나간다. 우리는 바야흐로 뇌과학에 입각한 '루틴'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생물학적존재인 나를 잘 이해하자'. 좋은 말이다. 생물학적 존재인 나 자신을 통제하고 관리해 보자고 누군가 말하면, 그에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게 맞는 말일까? 내가 나를 이렇게만 바라보고 이해해도 되는 걸까? 파블로프가 개를 훈련시킬 때 썼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나 자신을 취급하고 있다면, 우리는 뭔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마는 것은 아닐까?

역자는 이 질문이 영국 보수주의 철학자인 저자가 바로 이 책 『인간의 본질』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내가 나를 이해하는 방식이 실험실의 동물을 바라보는 과학자의 그것과 같아서는 안 된다는 비판은 20세기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는 것을 저자는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그다지 인기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역자는 지적한다. 이유는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에서 출발하는 '동물로서의 인간 이해' 담론이 지니는 장점을 생각해볼 것을 역자는 주문한다. 재미있고 실용적이어서 과학에 따른 이론은 '나의 성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질문, 주장, 답변을 번갈아가며 주장을 담는다. 책에 따르면 도파민과 유전자가 당신을 모조리 설명할 수 있을까? 뇌과학, 신경과학과 진화생물학이 인간이라는 ‘생물종’을 설명하려 열중인 시대, 우리는 점차 자기 자신을 ‘파블로프의 개’처럼 대하는 데 익숙해지고 말았다. 인간을 동물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물학적 개체로 여기는 과학적 시선은 객관성에 치우친 과학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외면했고, 사람들이 묵묵히 지켜오던 도덕적 의무감과 타인을 향한 애정과 관심은 힘을 잃었다. “냉소를 존경의 대상으로, 인색함을 멋진 것“으로 만든 시대에서, 과학적으로는 해명할 수도 없을 ‘삶의 의미’를 더 이상 묻지 않는 인간은 ”마지못해 살아가는“ 하나의 동물로 남았다.

이 책은 이러한 현대 사회의 지적 분위기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이 책은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고유한 인간성을 철학적으로 해명하고, 현대 철학이 간과한 인격의 특성과 도덕성의 관계를 정교하고 치밀하게 고찰한다. 인간을 단순한 생물학적 개체로만 보는 과학, 인간 고유의 인간성을 간과한 철학과 대결하며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있던 진정한 ‘인간의 본질’을 향해 우아하게 나아간다. 이 책은 인간을 어떻게 동물로 여길 수 있냐고 따지며 인간의 특권만을 부르짖는 고상한 논의가 아니다.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인간이라는 종 HUMAN KIND-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고유한 인간성」, 2장 「인간 관계 HUMAN RELATIONS-인격,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철학의 열쇠」, 3장 「도덕적 삶 THE MORAL LIFE-도덕에 대한 현대 윤리학의 오해를 바로잡기」, 4장 「신성한 의무 SACRED OBLIGATIONS-근대적 회의로 가득한 세상, 인간과 도덕을 회복하는 길」 등이다. 1장에서는 인간을 ‘생물학적 존재’로만 바라보는 과학적 접근의 맹점을 돌아본다. 인간은 당연히 동물이다. 그런데 과연, 동물이기만 할까? 우리는 다른 동물처럼 육체를 가진 존재이지만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뛰어넘기 어려운 분명한 간극이 있다. 과학은 온전히 해명할 수 없는 그 간극에 인간 고유의 본질이 있다. 무엇보다 인간은 하나의 ‘인격체’다.

 


 

2장은 인격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개인과 사회의 상보적인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바로 ‘인격’이야말로 인간의 고유한 본성으로 향하는 철학적 열쇠다. 유전자와 진화생물학은 인간의 몸에 대해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해 줄 수 있지만, 우리가 스스로 느끼는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해 주지 못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나’로서 느끼는 감각,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할 때 느끼는 도덕 감정을 우리 뇌 속 신호체계로만 이해할 수 있을까? 설령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과학적 사실은 우리가 느끼는 삶의 감각을 해명해주지 못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1인칭’의 인격체로 인식하며, 또 다른 인격체인 타인을 인식한다. 두 인격체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근본적인 도덕 감정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지는 인격체로서의 우리 삶을 해명한다. 우리가 타인과 함께 살며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각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실을 넘어서 우리 자신을 해명하는 철학적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철학의 오랜 소명을 붙들고“ 있겠다고 말하며 과학이 축소한 인간의 고유한 본성을 명확한 논리로 다시 불러낸다. 그동안 ‘본능’의 영역으로 이해되어 온 웃음, 성적 쾌락 등의 문제 또한 ‘인격’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따지지 않고서는 제대로 해명할 수 없음을 철학적으로 밝혀낸다. ‘나’에서 시작해 ‘너’로 향하는 상호인격적 관계성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풍부한 삶의 경험에 접근할 수 없다. 인간의 공동체는 생물학적 개체들이 모인 군집을 넘어서 인격체들의 관계로 형성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과학뿐 아니라 여러 현대 철학 역시 근본적인 인간성과 도덕 감정에 집중하지 못했다.

3장은 ‘피터 싱어로 대표되는 현대 윤리 철학의 주류와의 한판 승부’로 이어진다. 현대 윤리학은 ‘트롤리 문제’로 대표되는 윤리적 딜레마에 사로잡혀 인간의 도덕적 판단을 허깨비로 만들고 말았다. 그러나 도덕의 문제가 ‘트롤리를 굴려서 한 명을 죽일지 다섯 명을 죽일지 고민하는’ 계산의 문제로 축소될 수 있을까? 피터 싱어를 포함한 결과주의자들은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도덕적 계산기를 두드리지만 “행복에 무엇이 포함되는지, 어떤 잣대로 특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도덕적 감정과 상식에 벗어나는 '책상물림' 철학자들의 계산기를 넘어,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도덕에 집중해야 한다. 도덕적 결과주의에 기대지 않더라도, 우리는 ‘상호인격’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느끼는 도덕을 이해할 수 있다. 도덕은 무엇보다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맞댐으로써 도달하는 인격적 관계의 침전물”이다. 현실과 괴리된 철학을 넘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인격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로부터 시작해야만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4장에서 다루어낸 존 롤즈나 로버트 노직 같은 미국의 사회철학자들, 자유주의자들 또한 인간 삶의 문제를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사회를 인격체들의 ‘계약’을 통해 형성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런데 언제 우리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적이 있던가?라고 저자는 반문한다. 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계약의 문제가 설득력을 잃는 것은 우리 삶에서 겪는 많은 상황이 계약 없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합의 없이 특정한 상황에 놓이고, 그에 맞는 미덕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마주하고 있는 상대방으로부터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부과받는다. 도덕을 계산이나 계약의 문제로 접근할 때 우리는 도덕에 대한 냉소로 빠져들기에 십상이다.

우리가 애써 지켜오던 전통적인 도덕과 미덕이 쉽게 냉소 받는 사회, 다시 ‘인간의 본질’에 집중해 우리의 도덕을 회복해야만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도덕은 지난 시대의 낡은 유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도덕 감정 속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노력했던 ‘인간’의 미덕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미덕을 “이성이 권하는 바에 따를 수 있는 능력”으로 설명했던 것처럼, 도덕은 내가 아닌 타인과 더불어 살기 위해 타인의 요청에 답하는 인격 고유의 능력에 가깝다. 나를 ‘넘어선’ 곳에서 내게 다가오는 ‘의무’. 저자가 강연 이후 추가로 덧붙인 4장의 제목이 “신성한 의무”인 이유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저자가 종교를 “도덕적 삶의 산물이자 동시에 그것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라고 말한 대목을 이해할 수 있다. 특정한 종교나 교리를 받아들이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 인격의 근본적인 특성인 ‘종교적’ 태도를 회복하자는 의미다. ‘나’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나’를 초월하는 요청에 성실히 응답할 것. 꿋꿋이 자신과 타인의 삶에 주어진 의무를 다하고, 인격체로서의 우리의 행동과 마음에 책임을 질 것. 과학의 세례 속에서 우리는 바로 이러한 ‘종교적’ 태도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간단한 것이다. 동물도, 기계도 아닌 하나의 ‘인격’인 우리를 돌아보기. “나”와 “너”라는 두 인격이 마주하는 바로 그 자리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의 본질’이 있다.

 

저자 : 로저 스크루턴(Roger Scruton)

 

영국을 대표하는 위대한 지성으로 평가받는 철학자. 1944년생으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젊은 시절 68혁명을 목격한 이후 평생 반지성주의에 반대하여 꾸준한 연구, 강연, 사회 참여를 이어 나갔다. 런던대학교 버크벡칼리지에서 미학을 20년간 가르쳤으며, 올곧은 철학적 소신과 정교한 논리로 현대 사상계의 유행과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활발히 개진했다. 일생에 걸친 철학 연구와 교육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기사작위를 받았으며, 2020년 타계했다.

런던대학교 버크벡칼리지 재임 이후 보스턴대학교 초빙교수, 미국기업연구소 객원연구원, 워싱턴 윤리공공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그 외 케임브리지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루뱅대학교 등 세계 각국 명문교육기관에 초빙된 바 있다. 이 책은 2013년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진행했던 특별 강연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철학, 미학, 정치학에 관한 40여 권의 책을 썼으며, 주요 저서로는 『현대 철학 강의』, 『우리를 속인 세기의 철학가들』, 『Art and Imagination』, 『The Meaning of Conservatism』, 『How to be a Conservative』 등이 있다.

 

역자 : 노정태

 

자유기고가·번역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칸트 철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시사·정치 전문지 『포린폴리시』 한국어판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경향신문』·『주간경향』·『프레시안』·『GQ』 등에 기고했다. 현재 『조선일보』와 『신동아』에 칼럼을 쓰고 있고,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탄탈로스의 신화』, 『논객시대』 등이 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그들은 왜 나보다 덜 내는가』, 『실전 격투』, 『정념과 이해관계』, 『밀레니얼 선언』,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아웃라이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편한 레스토랑 - 오지랖 엉뚱모녀의 굽신굽신 영업일기
변혜정.안백린 지음 / 파람북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학자 엄마와 의학도 딸, 그녀들의 비건 레스토랑 좌충우돌 운영 이야기. 지구와의 상생과 돈 벌기 사이 긴장 관계에 대한 솔직 과감한 에피소드 소개가 흥미롭다. 채식주의자에게 고기를 판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편한 레스토랑 - 오지랖 엉뚱모녀의 굽신굽신 영업일기
변혜정.안백린 지음 / 파람북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불편한 레스토랑』은 비건(vegan)을 위한 식당을 개업해 운영하는 모녀가 쓴 에세이다. '비건'이란 동물성 식품(고기, 우유, 달걀 따위)을 전혀 먹지 않는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주의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산화탄소를 대량 방출하는 소의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선진국들의 지구 환경에 대한 자각과 함께하는 채식 위주의 식품을 소비하는 것을 골자로 하기에 이전의 채식주의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다 청정한 삶을 추구하는 인류의 노력이란 의미에서는 비슷한 목적일 수 있다. 비건이란 말이 우리 사회에 들어온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 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설 무렵부터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환경과 관련된 삶을 추구하기 위한 말은 지난 세기부터 만들어져 우리 사회에 유입되었다. 독자의 기억으로는 웰빙(well-being)이란 개념이 가장 먼저일 듯싶다. '웰빙'이란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이나 문화를 통틀어 일컫는 개념으로 역시 선진국 진입의 발판을 마련한 우리나라에 지난 1990년대부터 우리 삶에 유입됐다. 곧이어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란 개념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들어 왔다. '로하스'란 공동체 전체의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건강과 환경,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 등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이르는 말이다.

이 책은 두 엉뚱한 모녀가 운영하는 오직 채소로만 가득한, 하지만 어디에도 채소의 느낌은 나지 않는 수상한 레스토랑 이야기다. 이 레스토랑은 〈보그〉, 〈코스모폴리탄〉,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서도 모두 주목하는, 서울 대표 트렌드 맛집으로 소개돼 있다. 〈천년식향〉은 지구와 인간, 상생과 장사, 별남과 진지함, 그리고 화려함과 솔직함이 공존하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고 한다. 이곳에서 두 저자(변혜정, 안백린)가 서버와 셰프로 경험한 일화들을 중심으로, 와인, 섹스,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로 대표되는 인간 욕망에 대한 해석을 다양성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냈다. 식품과 아무 관련이 없을 듯한 섹스(sex)는 이 레스토랑에서 개발한 스테이크(채소로 만든 고기)의 명칭을 〈Sex & Steak〉란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레스토랑에서 선보인 비건 문화에 대한 고민을, 환경문제와 가성비 문화의 대립 구도를, 고기도 먹고 싶고, 비건도 하고 싶은 이들은 물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위한 내용을 기록한 것들을 바탕으로 책으로 엮어냈다. 두 저자가 레스토랑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전직 공공기관의 장(長)이자 인문학자인 엄마가 서버, 의학도 딸이 셰프로 전직했다. 교수와 의학도가 왜 좋은 직업을 중단하고 레스토랑을 개업했는지는 천천히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두 저자 중 엄마는 '섹슈얼리티 인문학자'였다고 한다. 독자는 처음 듣는 말이지만 무슨 말인지는 금세 알아들을 만하다. 젠더, 여성문제 등을 위한 공공기관의 장이었기 때문이다. 문학 Ph.D.(섹슈얼리티 전공)였다고 하는 점도 모두 스테이크 이름에 반영된 것으로 미루어 짐작 가능하다.

이 책 앞뒤 날개 부분에 적힌 두 저자의 이력에 따르면 엄마 변혜정은 앞서 소개한 이력 외에도 '내추럴 와인 소믈리에'이다. 또 여성학자로 불리울 만큼 여성 문제에 깊숙이 관여한 공공기관에 투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여성 문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유섹인)’,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의 NGO 활동을 통해 그의 이력은 점점 여성 문제 전문가로 활동 영역을 높여 왔다. 또 한 명의 저자의 학력도 범상치 않다. 영국의 두 명문 대학에서 의료생물학을 전공하고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른바 하이 소사이어티 삶이 가능한 두 모녀의 레스토랑 운영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의문은커녕 응원을 해야 할 입장으로 독자들은 바뀔 것이다. 책만 파던 이 두 모녀가 2020년 갑자기 셰프와 서버로 변신한 이유는 ‘제로 웨이스트(재사용품 사용 및 폐기물 방지)’의 기치 아래, 전형적인 파인 다이닝보다는 다양성과 비정형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오직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하는 〈천년식향〉은 흔히 말하는 순수 비건 지향의 레스토랑으로 분류된다. 언뜻 보기에도 단순한 음식 장사는 아닌 것 같다.

 

 

더욱이 이 레스토랑 음식의 맛 자체는 의외라고 한다. 비건이라고 하면 초록색의 내추럴한 느낌, 사찰 음식처럼 정갈한 맛을 흔히 연상한다. 하지만 고기로 착각하게 만드는 식감, 과감한 향신료 사용과 강한 간이 가미된 음식으로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자칫 선호 고객이 한정될 우려가 있어 소믈리에답게 '와인 필수'라는 '레스토랑 정책'으로 와인과 함께 먹어야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낸다. 흔히 "보기에 좋은 떡이 맛있다"는 속담처럼 시각적으로도 육감적인 미각의 세계를 고객에게 선사한다. 주요 일간지와 여러 패션 잡지, 그리고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까지 소개될 만큼, 이미 소문이 났다니 일부러 먹으로 가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서울 대표 맛집이자 2030 세대의 비건 트렌드를 상징하는 핫 레스토랑으로 이름났다. 가고 싶은 사람은 레스토랑 운영 정책과 여기서 소개되는 대표 메뉴 정도는 알고 가야 할 것이다.

‘맛’의 성공이 꼭 음식 장사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엔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오래된 이야기다. 앞서 언급한 시각적 효과는 물론, 향과 맛이 어우러져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다. 때문에 모른 채 먹고 나서 맛을 평가하는 것보다 미리 어느 정도 사전 파악을 통해 분위기나 메뉴를 파악하고 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매스컴을 자주 탔던 것은 "지구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한 여러 가치 지향"을 언론에서 주목했기 때문이지만 이 가치 추구와 '채식'이라는 의학적으로도 중요한 이유를 뺄 수 없을 터. 이는 채소에서도 중요한 '신선도'에 집중한다. 다만 채소는 원가가 낮다는 편견, 채소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사회 분위기, 채소 요리에 들어가는 노동력의 경시 등은 레스토랑 경영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점이 안타깝다. 이러한 요인은 채식을 ‘비쌀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유기농 재료와 셰프의 손을 거친 발효 작업으로 오랜 시간 동안 조리된 고급 채식은 단지 조리만 가능하지, 경제적으로는 성립할 수 없는 개념이 된다. 따라서 원가는 올라가도 값은 올릴 수 없을 터, 사명감이나 가치 지양 의지가 없다면 버티기 힘들 정도의 자금 압박도 받지 않을까 독자로서 우려된다.

 


 

비건이라는 트렌드는 분명 현시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강렬한 것이지만, 그것의 ‘불편한’, 그리고 ‘다양한’ 성향도 영업에는 어려운 점으로 남는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강경한 동물권자 손님들은 식당의 모기조차 함부로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2부 4장, p.82). 트러플이나 저스트 에그(식물성 계란) 등 특정한 재료도 관점에 따라 쓰거나 쓰지 말아야 할 것이 된다. 그리고 금욕적이거나 자연주의적 성향의 채식주의자들은 음식의 재료가 식물성이라도 그 지향이 고기와 비슷하거나 공장식의 생산과정을 거친 것이라면 극도로 경계한다. 대표적으로 대체육이 그렇다. 비건에 대한 다양한 편견들과 비건을 수행하는 다양한 입장들의 격차 속에서, 모녀의 비건 프로젝트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지금도 계속되는 것들도 있다. 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두 저자는 판단하고 견뎌낼 각오를 다진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내리는 결론은 비건이라는 라이프스타일도 마치 젠더처럼 스펙트럼이라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젠더는 물고기처럼 분류될 수 없고 서로 우열을 가릴 수도 없는 무언가라는 결론을 냈던 것처럼. 비건의 삶에 우열은 없다. 그리고 비건을 지향하는 다이닝 바에도 정답은 없다.

그렇게 비건으로서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비건을 넘어서는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유기농, 발효 푸드를 요리하며, 탈-위계적 조직문화로 음식에 저마다의 색깔을 입히는 국내, 해외의 여러 개인, 단체, 업장들의 모습도 소개한다. 다양한 색감과 질감의 요리 사진들도 흥미 요소. 고정된 규범과 양식 대신 각자의 자유로움을 존중하는 문화. 지구 환경을 위해 고기는 먹지 않더라도, 고기라는 취향 자체에는 열린 태도.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한다. 리뷰와 답글은 언제나 환영이다.

 

천년식향을 열기 전, 린은 ‘속세의 사찰’을 컨셉트로 연 ‘소식’에서 처음으로 당근 요리(‘토끼의 사찰’)를 개발했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로, 초기에는 심지어 아무도 안 시키는 메뉴였다. ‘당근이 어떻게 고기보다 맛있을 수 있겠어?’ 그러나 ‘소식’이 코스요리를 전문으로 하게 되면서 손님들은 어쩔 수 없이(?) 당근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린은 손님들의 놀라운 반응을 듣게 된다. 당근이 가장 맛있다! 결국 이 당근은 [뉴욕타임즈]에까지 소개되는 영광을 누렸다.

- 「고기 좋아하지만 비건도 하고 싶고」 중에서

 


 

고기를 안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비건 식당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독자로서는 이 책에 등장하는 단어와 내용의 여부 등 이해하지 못한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트러플, 멘보샤, 에가즘, 라비올리, 마리아주, 오마카세... 물론 책을 읽다 뜻을 알 수 있는 것은 있지만 일반 식당이나 레스토랑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는 아닌 것 같다. 어쩌면 비건 식당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게 이유가 되겠지만, 고급 식당을 자주 가지 않는 게 이유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식당을 이용할 때 불편한 사항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모두 6개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트렌드는 좋지만 뒷감당은 힘들고」, 2장 「돈도 좋지만 가치는 지키고 싶고」, 3장 「배부르고 싶지만 아름답게 즐기고 싶고」, 4장 「고기 좋아하지만 비건도 하고 싶고」, 5장 「내멋대로 하고 싶지만 평판은 무섭고」, 6장 「오지랖은 싫지만 왕은 되고 싶고?」 등이다. 1장에서는 사람들이 늘 궁금해하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을 하며 물었다. 아마 공부도 할 만큼 하고, 또 이른바 상류 사회에서 누리며 살 사람들이 왜 요리사며, 레스토랑 운영이며를 하면서 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당 주인은 늘 고객에게 '을'의 입장인데 비건 식당을 자처했느냐?는 질문으로 들린다. 2장은 가치와 모토로 삼는 비건 다이닝과, 자영업의 근본 목적인 돈 벌기 사이의 충돌 이야기다. 지구, 건강, 인권 등의 가치를 판매하면서 이윤까지 함께 고려하자니 매번 평행선을 달리는 느낌이라는 것이 두 저자의 솔직한 고백이다. 돈을 벌어야 하는데 벌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자신을 오히려 검열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게다가 사고와 언어로는 '가치 소비'를 주장한다고 해도 소비자로서 손해 본다고 느끼는 고객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을 터, 큰 고민을 안 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저자는 지금 이 순간의 타겟 집단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그나마 여기까지 오는 것은 이 책에 적힌 '지속 가능한 돈 벌기 십계명'에 따로 적어두었다.

3장은 음식이 무엇인지 고민해본 내용을 적고 있다. 돈 많은 사람이나 먹는다는 파인(fine) 다이닝, 정갈한 한정식도 아름다운 식사지만 팜투테이블의 귀한 재료로 만든, 나를 위한 한 끼 음식이 아름답다는 저자의 의지는 '자기 만족'만이라도 충분히 맛볼 수 있다는 말로 이해된다. 4장은 천년식향에 오는 손님들의 이야기 속에서 구현됐다는 점을 기록하고 있다. 고기 맛을 알아야 '고기 같은' 채소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소신의 결과일 것이다. 저자는 비건 사업이 '미친 짓'이라는 이뉴는 그것이 고기를 선호하는 사회가 채소를 경시하고 노동력을 경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너무 나간 주장일까? 하며 우려는 하지만, 우리의 식문화도 차츰 변해갈 것으로 생각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듯싶다. 사람들의 식문화가 변화하면 비건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는 저자들의 소박한 바람 때문으로 읽힌다.

 


 

5장의 내용은 흥미롭다. 이 장은 술과 섹스라는 욕망, 그리고 언뜻 저자 자신의 맘대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아도 타인의 시선으로 마음대로 하기 어려운 그것들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앞서 언급한, 음식 이름에 'sex'란 예기치 않은 이름에 고객들의 불만도 있었던 듯하다. 술과는 거리가 멀어야 할 것 같은 여성으로, 게다가 그동안 학계에서 국내의 성폭력의 주범인 음주 문하를 열심히 비판해 오기도 한 당사자로서 술을 파는 것에 주변 지인들은 다들 놀랐다고 한다.(너무 당연한 상식적인 일이다) 와인을 팔면서 네이버에 천년식향이 '술집'으로 등록되고 동시에 자신은 '술을 파는 여자'가 되자 지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털어놓는다. 결국 천년식향은 업종을 와인바, 표기는 발효 바로 변경했다. 소주/막걸리/맥주/와인/위스키/코냑···. 술의 등급화에 따라 여성의 평판도 등급화가 된다는 사실도, 작부와 콜걸 따위로 여성의 급을 나누려 드는 현실과도 새삼 대면하게 됐지만, 그와 동시에 그런 대상화에서 '소믈리에'라는 직종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도 말한다. 원칙과 타협 사이에서 터득한 '정직한 홍보/평판 관리 십계명'을 따로 적어 두었다.

 

저자 : 변혜정

 

㈜천년식향의 서버 및 스토리텔러로, ‘Sex & Steak 연구소’ 소장으로, 와인 수입회사 ‘엠버&처빌’ 운영자로, 그리고 내추럴 와인 소믈리에로 활약 중인 문학 Ph.D.(섹슈얼리티 전공) 천년식향 오픈 전까지는 여성학자로, 젠더, 성평등, 인권 관련 전문가로 민·관·학을 넘나들며 활동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충청북도청 여성정책관 등 ‘어쩌다 공무원’도 했으며, 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여러 자문역을 맡았고, 서강대, 이화여대 등에서 만난 M세대와 지금도 즐겁게 놀고 있다.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유섹인)’,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의 NGO 활동을 통해 상아탑 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실들을 배우기도 했다.

2020년 ‘성희롱’에 대한 못다 한 이야기, 《누구나 다 아는 비밀은 비밀이 아니다 : 성희롱에 대한 열 한가지 오해와 진실》를 펴냈으며, 현재는 본격 요리 레시피북 《스토리가 있는 채소의 사치 : Pleasure & Danger》을 딸 안백린과 함께 마무리하는 중.

 

저자 : 안백린

 

㈜천년식향의 대표 겸 셰프. 원래는 의학도로, 영국 에딘버러대학교에서 의료생물학을 전공하고 더럼대학교에서 ‘정신건강, 식품-생명의 연결성’을 연구했다. 석사과정 중 현대인의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과 공장식 축산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을 놓고 고민하다, 인간이 음식을 먹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당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레스토랑에서 수련을 쌓았다. 2018년 사찰음식의 재해석, 속세의 사찰 ‘소식’을 친구들과 창업, 운영했다. 2020년에는 비건을 표방했다가, 현재는 비건을 표방하지 않는 발효 바 ‘천년식향’을 엄마 변혜정과 함께 이끌어가는 중이다. 요리하랴, 데코레이팅하랴, 연구하랴, 개발하랴, 강연하랴 바쁘지만 인간의 모순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기회로 일상사를 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양골드러시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평양골드러시』의 저자 고호는 『악플러 수용소』, 『과거여행사 히라이스』, 『노비 종친회』 등 사회 풍자적 시각을 견지하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부분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소설 작품을 주로 쓰는 작가다. 특히 추리·미스터리와 SF 문학으로 일컬어지는 저자의 작품에서는 작가 특유의 문학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소설을 읽음으로써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는 창의적 능력이 높은 것으로 독자는 생각하고 있다. 저자의 전작들은 독창적 시각으로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는 데서 비롯된다. 『악플러 수용소』는 인터넷에서 악플(악성 댓글, 악의적 댓글)로 사회적 문제가 자주 일어나는 바람에 이들 악플러를 가두어 두는 '악플러 수용소'라는 기상천외한 장치로 날카로운 사회 비판을 가했다. 또 조선시대까지 우리 사회에 존속했던 '노비'의 후손들이 종친회를 가지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쓴 소설 『노비 종친회』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 왕조 시대의 유물인 노비 의식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증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아직 노비 의식이나 노비 트라우마로부터 일부 시민들의 의식에서 존속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 『평양골드러시』는 특히 우리 현대사에 가장 아픈 부분이며, 한국전쟁 휴전(정전) 70년이 지나도록 금기시되는 북한 관련 이야기 중 단편적으로 보고 들은 소재들을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유기적으로 구성해냄으로써 구성 능력의 탁월함을 보여준다. 가보지도 않은 평양이나 북한 소식은 일반 독자들의 경우 대부분 TV나 신문 등에 출연한 탈북자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탈북자들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한 단계 걸러진 내용으로 특히 탈북민 자신이 개인적으로 겪은 내용이 주를 이룬다. 탈북 이전의 북한에서의 생활, 탈북 과정, 그리고 대한민국에서의 정착의 어려움 등이다. 이런 단편적 사실은 엄청 힘든 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북한 사회의 흐름이나 그들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소설 작가라 해서 특별히 북한 관련 정보나 에피소드를 특별히 전해주는 곳이 따로 있을 리 없다. 이 작품에 나오는 것처럼 필요하다고 북한에 직접 가서 보고 들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설로 옮겨 쓰기에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자칫 무리한 욕심을 냈다가는 본의 아닌 구설수나 필화 사건도 일어날 수 있다. 실제 이 소설에 나오는 소재나 에피소드는 일반 독자도 TV나 신문, 또는 탈북민 등을 통해 이미 밝혀진 내용이 주로 등장한다. 정치적 접근을 해야 할 때는 남북한 정상 회담이나 양쪽의 문화 교류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충분히 활용한다. 이처럼 취득한 단편적 소재들을 작가가 소설 상상력으로 그들의 의식이나 생활 방식에 접근한다. 직접 체험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 지식을 활용한다. 특히 평양을 가야 해소될 궁금증은 다행히 지금까지 남북 정상 회담 3차례, 양측 문화 교류(스포츠, 공연 등) 때 많이 밝혀져 그것을 이용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들을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내느냐이다. 그것이 소설 상상력이다. 저자 고호는 그 점에 탁월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경우 일제 강점기 이전인 조선시대부터 평양 지역 지주였던 아버지(주인공의 증조부)가 묻어놓은 금괴를 피난 오느라 챙겨오지 못한 것이 못내 한이라던 할머니가 등장한다. 더욱이 주인공 인찬은 경찰 공무원의 신분이다. 북한 평양에 묻어놓은 직접 북한으로 잠입하는 결심을 할 있는 위치가 아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돈(금괴)를 매개로 이용한다. 그것도 얼핏 계산해도 110억 원이 넘는 가치라고 추산한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부모를 대신해 우리 남매를 길러주신 할머니는 임종을 앞두고 손자인 인찬에게 당부를 한다. “니 증조부가 묻어둔 금괴를 찾아오너라.” 허황된 얘기라 생각했는데 웬걸? 장례를 치르면서 인찬은 금괴가 묻힌 정확한 주소를 발견한다. 그것은 흙수저 인찬에게 하늘이 주신, 아니 할머니가 주신 ‘기회’였다.

 


 

쥐꼬리만 한 월급, 은행 대출금, 구질구질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 줄기 빛을 본 인찬은 동생 인지에게 함께 금괴를 찾으러 가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남매는 현대판 ‘헨젤과 그레텔’이 되어 북한 땅에 잠입한다. 땅에 떨어진 과자가 아니라 땅에 묻힌 금괴를 찾으러 간다. 살 떨리는 검열과 감시 속에서 시작된 게임. 아니 게임이라기보다 모험이고 목숨을 담보로 한 극한의 모험이 아니겠는가? 더욱이 북한 사회는 폐쇄 사회라 마음대로 이주하거나 거주지를 옮길 수도 없고, 특히 평양 내로 잠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돈에 대한 욕망은 목숨을 걸고 모험을 감행한다. 그것도 혼자가 아닌 여동생과 함께다. 정식으로 허가받을 수 없으니 중국을 통해 들어가는 일을 모색한다. 제한시간은 단 3일.

인간의 욕망은 간첩도 어렵다는 북한 사회 잠입을 통해 평양 모처에 있는 금괴를 찾아 무사히 빼내 올 수 있을까? 일반적 상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금괴를 묻었다는 시점으로부터 70년이 넘게 흘렀다. 그리고 남북으로 갈라진 이후 70년간 일반인 왕래가 없던 곳이다. 더욱이 옛 평양(일제 강점기에는 '평양부') 시내에 있던 집. 아무리 경제발전이 뒤진 북한이라 해도 70년 동안 평양이 옛 모습 그대로일 리 없다. 더욱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갈 때마다 가는 곳이 평양 시내 한가운데 있다는 주석궁, 인민궁전 등이 새로 들어선 곳이다. 절대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을 리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는 사람이라면 대여섯 살 아이도 아는 사실 아닌가. 돈에 대한 욕망이 아무리 크더라도 감행하는 자체가 무리다. 고호 저자는 ‘보물찾기’라고 가볍게 처리한다. 으레 어린이들이 소풍 가서 선물이 적힌 쪽지를 찾는 것부터 떠올리듯이, ‘보물’을 찾는 모티프는 아주 고전적이며 스테디하다. 아이든 해적이든 ‘보물’을 찾는 행위 자체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본능적 도전의식과 원초적 모험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라도 먼저 보물을 찾는 사람이 보물을 차지할 수 있기에 엄청난 속도전과 위험이 수반되는 것도 당연지사다. 저자는 주인공이 금괴를 손에 넣기 위해 겪어야 하는 스펙타클하고 급박한 여정을 지금의 ‘북한’이라는 다소 생소한 배경을 토대로 박진감 넘치게 풀어낼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언제나 거기엔 협상과 배신이 있다. 평양의 보물찾기, 과연 남매는 무사히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책 『평양 골드러시』는 광복 직후 공산화되던 북한을 배경으로 증조부 세대, 피난 실향민이던 할머니 세대와 요즘 30대인 인찬의 세대까지를 아우르며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배경으로 한다. 동시에 서울에서 강릉, 신의주, 평양을 오가며 자유로운 시공간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금을 쫓는 남매의 탐욕과 모험 너머로 작품 곳곳에 나타난 북한의 모습은 가히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 책은 실제 북한의 상황을 묘사한 듯 치밀하고도 섬세하게 북한의 어둡고도 힘겨운 상황을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전달한다. 역시 '북한 전문 소설가'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어쩌면 전문가답게 북한 사투리(평양 사투리, 북한은 문화어라고 한다던가?)나 북한의 언어를 어느 정도 연구한 흔적이 보인다. 이런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자칫 내용이나 구성에 신경 쓰고, 표현에는 우리 표준어를 사용해도 되겠지만, 현장성을 강조하려면 아무래도 평양과 북한 표준어를 따로 공부했을 성싶다. 이 사투리와 언어들은 현장성과 생생한 표현을 위해 크게 한몫하지 않겠는가. 실제 책에 쓰인 북한 말의 풀이를 책 뒷 부분에 부록으로 따로 실어놓았다.

이 책은 3부 1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 작품에서 부나 장의 구별이 별 의미가 없이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이고, 이해를 돕기 위해 평양말뿐 아니라 한 장 한 장 매우 간결한 문체의 글들이 독서 속도를 높이도록 간결하고, 때로는 대화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자칫 느슨하고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 단숨에 읽어내리도록 저자의 고도의 기법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이에 따라 금괴를 향한 주인공의 골드러시는 숨 가쁘게 전개되며, 평양행 기차에 올라탄 독자들은 보물찾기의 매력 속으로 쉴 새 없이 빨려들 수 있다.

 


 

"네놈 아비에게 첩으로 팔려 가는 순간에까지 널 마음속 깊이 좋아했으니까."

뜬금없는 소리에 말문이 막혔다. 나를 좋아했단다. 놈의 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종종 마주치던 삼태의 누이가 떠올랐다. 허리께까지 닿은 긴 댕기 머리를 살랑이며 물 양동이를 이고 가던 그이가, 내 쪽을 힐끔힐끔 보던 그이가. 나는 뭘 보냐며 쏘아붙이기도 하고, 때론 무심코 지나가기도 했다. 아버지의 첩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기 전날엔 그이가 내 방 책상 위에 올려놓은 아카시아 꽃다발을 마당에 내동댕이쳐서 기어이 울리기도 했다. 그런데···

"널···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

"그러니 평생 죽은 내 누이에게 고마워해라. 이 반동분자 새끼야."

삼태는 내 코앞까지 갖다 대던 주먹을 맨땅에 내리쳤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그대로 돌아섰다. 마당을 나가면서 미친개처럼 고래고래 질러댔다.

그런데 왜 지금 손향의 얼굴에서 놈의 누이가 떠오르는 걸까? 오랜 시간 잊고 살았던 그 얼글이 왜 이토록 선명하게 그려지는 걸까. (중략)

"날래 드시래두요. 이러다 쓰러지시갔어요."

"참으로 고맙소. 우리 손자도 굶어 죽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 있었더라면 동무 또래가 됐을 텐데···"

"손녀라고 생각하십쇼. 저두 할아바지라 여기갔슴다."(p.260~261)

 

 

이 책의 17장 「아주 오래된 이야기」는 북한 실정에 어두운 우리 독자들을 위한 마지막 장이자 서비스 장이기도 하다. 속도전처럼 전개되는 3일간의 일련의 과정에서 세부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할머니가 유언처럼 남겨 놓은 말의 실제와 평양 현장의 시간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얽히고설킨 문제의 풀이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남겨 놓은 것이다. 소설의 전개 과정을 이해하고 미심쩍은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 독자들은 이 장을 읽지 않아도 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장의 필요성에 공감하리라고 본다. 할머니의 말이 사실로 밝혀지기까지의 과정을 크게 건너 뛴 내용이 속사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16장까지 모두 읽고 나서도,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얽힌 것이지?"라고 생각한다면 이 장은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일제 강점기, 해방과 남북 분단, 전쟁 후 냉전, 철조망으로 갈라진 채 따로 산 한반도의 한 민족.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꿰뚫은 분단 시대의 한민족. 100년의 한 많은 시기가 이 책 한 권에 담기에는 벅찼을까. 아니면 끊어져서는 안 될 한 민족을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을까? 가느다란 인연의 끈들이 다시 얽힌다. 사건의 무대가 평양이기에 주로 북한의 실정이 많이 담겨 있는 이 소설 작품에는 청봉노래단의 최고 가수 손향, 그리고 그의 아버지, 손향의 할아버지인 혁명전사 리삼태, 남북 간의 화해 무드에서 북한 공연단의 남한방문 공연 등. 독자들의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야기의 줄거리를 한마디로 엮을 수 있는 문장은 무엇일까? 독자의 능력으로는 표현해 낼 길이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사상과 이념의 갈등에서 비롯된 사람들의 한을 어떻게 풀까?"

 

저자 : 고호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는 자음과 모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그런 고민이 만들어낸 세계로는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와 『악플러 수용소』, 『과거여행사 히라이스』, 『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 『노비 종친회』 등이 있으며, 사회적 이슈를 문학적으로 녹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도 꾸준히 또 다른 세계를 만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단법인 이효석문학선양회와 황토현 문학상, 의정부전국문학상, DMZ문학상 등에서 수상한 바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