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한정판 세트 - 전5권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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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우리 삶에 들이닥친 코로나19. 자유롭게 누군가를 만나고 여행을 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무렵 집에서 안전하게 세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책 『벌거벗은 세계사』는 코로나 팬데믹이란 절박한 상황에서 한 방송사가 시청자를 위한 '세계 여행' 프로그램 제작 취지에서 시작됐다. 소박한 취지에서 출발한 이 프로그램은 제작팀의 열정과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놀랄 만한 인기를 끌며 교양 프로그램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본보기로 올라섰다. 역사 속의 사건이나 인물 등은 직접 실시간으로 현지에 가지 않아도 자료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잇점을 충분히 살린 것으로 보인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은 전 세계 곳곳을 온택트로 둘러보며 각 나라의 명소를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으로 구상됐던 취지를 온전히 살려낸 수작(秀作)이 됐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초기부터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는 후문이다.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인데다 제작팀의 의도와는 달리 강의 내용에서 허술한 지점이 있고, 때로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덧붙여지는 등 지적이 잇따랐다. 때로는 참여 패널들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는 등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도 끊이지 않아 시청자들의 시선에 맞추고, 역사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강연자도 교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제작에 초기에는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매회 차 개선해가며 제작팀의 빈틈 없는 구상과 열정으로 서서히 안정되어 갔다고 한다. 시즌 3에서는 드디어 시청률이 4~5%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시즌 3는 다루는 범위도 대폭 확대하고, 시즌 2의 강연진과 경제·사회 전문가도 참여시켰다. 

"이 세상에 그냥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모든 일은 저마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차곡차곡 쌓인 것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릅니다. 역사란 스포일러가 넘치고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역사를 바로 안다는 것은 지금을 올바르게 산다는 것이며,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작팀의 취지와 구상은 시청자들의 수요를 정확하게 궤뚫었다고 판단된다.

제작팀은 역사가 왜 필요한지, 왜 후대를 위한 역사 기술이 정확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까지 확대해 제작에 임했다. 이로 인해 시즌 3는 2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안정된 인기세가 지속되자 tvN 제작팀은 방영한 〈벌거벗은 세계사〉가 들려준 프레임 밖의 역사가 인정되고 차곡차곡 쌓이자 프로그램의 홍보 효과와 함께 역사 기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 책으로 만들기로 했다. 방영된 것 중 기록상 문제가 있거나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들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 분야별로 나눠 책을 만들어 낸 것이다. 사건편, 인물편, 전쟁편, 경제편, 잔혹사편 등 5개 분야다. 가장 먼저 출간된 책이 『벌거벗은 세계사: 사건편』이다. 『~사건편』은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다뤘던 내용 중 역사적 사건들을 모아 만들었다. 세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순간은 물론, 처음 만나는 의외의 사실들까지 더해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프레임 밖의 역사까지 담았다.

이 책에는 신들의 전쟁인 그리스 신화부터 20세기 마지막 전쟁까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사건들을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인들이 입체적으로 파헤치듯 보여준다. 특히 시간 관계상 방송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내용까지 상세하게 정리해, 역사의 큰 맥락부터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뒷모습까지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그동안 한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봤던 아시아의 역사를 세계인의 시선에서 보여준 것은 백미다. 유럽인이 승자의 관점에서 써 내려간 세계사를 패자와 피해자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해석했다. 그동안 역사가 어려웠다면, 세계사가 지루했다면, 외우지 않아도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를 듣듯이 『~사건편』을 읽는다면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건편』의 첫 번째 사건은 〈그리스 신화〉를 다룬다. 제우스는 신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지배하는 ‘신들의 왕’이라 불린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사고뭉치에 바람둥이인 ‘트러블 메이커’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tvN 제작팀은 그런데 제우스가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면 그리스 문명도, 이집트 문명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라고 저자는 묻는다. 동양의 〈삼국지〉도 이 책에 실려 있다. “이 책을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동아시아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삼국지〉는 수많은 영웅호걸의 전쟁과 음모, 지략을 들려준다. 우리가 그동안 읽어왔던 〈삼국지〉는 사실 〈삼국지연의〉라고 나관중이 쓴 소설이다. 유비, 조조, 제갈량 등의 소설 〈삼국지〉 속 모습과 실제 역사에서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는 점도 이 책은 알려준다.

"1991년 1월 17일,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쟁 현장이 TV로 생중계되었다. 미국이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공격하자 칠흑 같은 밤하늘에 불꽃놀이 폭죽처럼 대공포 사격의 섬광이 퍼졌다. 이윽고 토마호크 미사일과 레이저 유도폭탄이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목표물을 추적해 폭파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고 그대로 노출되었다. 전 세계 사람들은 안방에서 마치 영화를 보듯 실제 전쟁 상황을 생생하게 지켜본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여기까지는 당시 TV를 지켜보던 독자는 화면을 보고 놀랐을 뿐이었다. 밤새도록 지켜보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앞의 현실처럼 생생하다. 그런데 이는 모두 미국이 의도한 고도의 전략이었다고 한다. 왜, 무엇때문에? 이 책에는 전략적 생방송의 이유가 나와 있다. 「벌거벗은 걸프 전쟁-검은 황금, 석유가 불러온 전쟁」(p.372)이란 제목으로 박현도 교수가 강의했다.

『벌거벗은 세계사: 전쟁편』은 세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순간은 물론, 처음 만나는 의외의 사실들까지 더해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프레임 밖의 전쟁사를 보여준다. 프랑스와 영국이 무려 116년간 벌인 〈백년전쟁〉부터 현재 진행형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까지, 세계를 뒤흔든 전쟁의 역사가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시간 관계상 방송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내용까지 상세하게 정리했다. 독자들은 전쟁의 진짜 원인부터 그동안 몰랐던 전쟁의 뒷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다. 방송과 책의 차이점도 느낄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승자의 관점에서 써 내려간 전쟁의 역사를 패자와 피해자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해석한다. 인류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전쟁의 역사’라고 할 만큼 다툼과 분쟁, 갈등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왜 세상은 전쟁이 끊이지 않을까? 『벌거벗은 세계사: 전쟁편』에서 전쟁이 일어난 이유와 전쟁이 끝나야 할 이유를 알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도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이웃 나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21세기를 뒤흔드는 이 대사건은 영국, 미국, 독일 등 수많은 나라까지 얽히면서 기존의 세계 질서를 바꿔놓고 있다. 수많은 국가가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며 경제 제재를 가했고, 전 세계에 반러시아 정서가 확산되었다. 하지만 2년 7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러시아는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이 전쟁을 이어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 전쟁으로 러시아가 얻는 것은 무엇이기에 전쟁을 끌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벌거벗은 세계사: 경제편』에는 중세 유럽의 최고 부자 중 하나로 르네상스 최고 예술가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메디치 가문이 등장한다. 메디치 가문의 실체부터 제2차 세계대전의 패배 이후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일본에 찾아온 경제 버블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돈과 욕망의 역사가 펼쳐진다. 저자는 역사는 그 시기 돈과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그들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만 기록되어 왔다고 전제한다. 이 책은 이제껏 자세히 드러나지 않았던 이면의 사실과 근거를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경제의 역사를 해석한다. 잘못된 시선으로 한쪽의 역사만을 보면 전체를 놓치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고르지 못해 우를 범하기 십상이다. 『~경제편』은 이 세상과 경제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과거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통찰과 미래를 읽는 전망을 얻을 수도 있다.

15세기 중세 유럽은 르네상스 문화가 꽃피었던 시기나다. 이는 수많은 신화와 함께 위대한 가문으로 널리 알려진 메디치 가문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메디치 가문이 귀족이 아닌 평민 출신이라는 사실과 돈을 앞세운 권모술수로 권력을 장악한 추악한 이면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평범한 흙수저였던 메디치 가문은 어떻게 돈과 권력, 종교까지 손에 넣었을까?

우리는 과거 흑인 노예를 향한 잔혹함과 야만성을 이야기할 때 미국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노예무역의 최고 주범은 영국이다. 16세기부터 약 300년간 영국이 활발한 노예무역을 펼친 이면에는 너무도 달콤해서 끊을 수 없었던 ‘설탕’이 있었다고 한다. 설탕이라는 달콤함 뒤에 숨겨온 쓰디쓴 흑역사의 민낯은 무엇일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화폐인 달러를 가진 미국이지만 영국에서 독립 후 1789년에 미합중국(USA)을 세울 때까지 지폐 형식의 화폐도, 달러라는 이름의 돈도 없었다. 과연 미국 화폐의 시작은 언제이며, 그전까지 미국은 어떻게 경제 활동을 했을까?

인류의 삶을 바꿔온 여러 산업혁명 중에서 그 시초는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일어난 제1차 산업혁명이다. 하지만 이 변화가 장밋빛 미래만 가져다준 것은 아니라고 이 책은 주장한다. 산업혁명이 끼친 긍정적인 변화의 뒷면에는 세상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비극도 존재했다는 이야기다. 세계사를 바꾼 거대한 혁명 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 폐허가 된 일본은 미국이라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눈부신 경제 성장을 거듭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전 세계에서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일본 역사상 최고의 호황기인 ‘버블 경제’를 맞이했다. 찬란했던 이 시기는 너무나도 짧았고, 1990년대 들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일본 경제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잃어버린 20년’은 왜 최악의 위기를 맞았을까. 이 책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인류가 걸어온 역사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불편한 진실을 피하고 감추려 했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뼈아픈 역사는 되풀이되기도 한다. 기억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교훈이 있잖은가? 이 책은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부터 미국의 총기 사고까지 세상이 지우고 싶어 했던 비극의 순간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자세히 들여다본다. 역사의 참혹한 파편들을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서다. 『~잔혹사편』을 읽으며 인류가 경험했던 비극을 되돌아본다면 바른 역사의식을 만들 수 있고 성숙한 역사를 써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통찰과 미래를 읽는 영감을 받길 바라는 게 저자의 집필 취지다. 

2000년 3월, 교황청은 바티칸에서 열린 참회 미사에서 수백 년 전 일어났던 마녀사냥이 교회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교황까지 나서서 오래전 일을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일까? 178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인정받은 미국은 동부 지역의 13개 주에서 시작했다. 미국의 성조기 13개 줄이 상징적이다. 그런데 불과 100여 년 만에 6배가 넘는 땅을 손에 넣었다. 그 대가는 수많은 인디언이 흘린 눈물과 피였다. 인디언의 희생을 발판 삼아 땅을 마련한 미국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우리가 아는 서부 개척 시대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이 책에 상세히 나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다이아몬드와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는 모두 영국 왕실이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다이아몬드 광산이 없는 영국으로 온갖 보석이 모여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 보석에는 어떤 비극이 숨어 있을까? 영화 〈블루 다이아몬드〉, 〈아프리카의 눈물〉이 생각난다.

1975년, 캄보디아에서 폴 포트라는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다. 그로부터 3년 9개월간 캄보디아 인구의 25%인 18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다 보니 이 시기 캄보디아인의 평균 수명은 15세에 불과했다고 할 정도다. 대체 캄보디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지금은 널리 알려진 〈킬링필드〉가 이곳이다. 얼마 전 TV에서 본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특히 학교를 감옥으로 만들어 1만 5,000명을 수용하고 고문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도 눈물이 날 정도로 잔혹했던 킬링필드의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다.

『벌거벗은 세계사: 인물편』에는 알렉산드로스, 진시황, 네로, 칭기스칸, 콜럼버스, 엘리자베스 1세, 루이 14세, 마리 앙투아네트, 나폴레옹, 링컨 등 1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이야기를 모아 만들었다. 세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은 우리가 듣도 보도 못했던 프레임 밖의 역사도 담겨 있다.

인류 역사에서 ‘세계화’라는 개념을 처음 만든 사람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세계 최초의 코즈모폴리턴인 셈이다. 한 사람이 이루기 어려운 초인적 업적을 세우고 수많은 전설과 신화를 만들어낸 그의 아버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물이다. 과연 누구일까? 

알렉산드로스는 필립포스 2세(B.C. 359~336)와 왕비 올림피아의 아들이다. 카이로네이아 전쟁(B.C. 338)후, 헤리스 동맹의 맹주였던 부왕 필립포스 2세가 암살당한 후, 20세로 즉위. 페르시아 왕 다레이오스 3세를 격파, 페니키아, 시리아, 이집트를 제압, 박트리아에 침입, 인도 북방까지 도달했으나, 돌아오는 도중 병에 걸려 바빌론에서 죽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스승이다. 

네로는 집권 초기 로마 시민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황제이다. 그는 시와 음악을 즐기고 로마의 문학과 예술을 발전시켰다고 평가되고 있다. 시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고 신분에 차별 없이 관직에 등용하는 관대함과 융통성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그는 로마를 피로 물들이며 공포에 몰아넣은 최악의 폭군으로 남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아들을 괴물로 만든 어머니의 치맛바람이라는 사실이라는데 이 책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프랑스 국민은 ‘사치의 여왕’, ‘프랑스를 망친 오스트리아의 스파이’라고 비난했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유럽의 유력 가문 합스부르크 여인이다. 프랑스의 왕비였던 그녀는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다. 하지만 마리 앙투아네트의 진짜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그녀에 관한 소문은 대부분 가짜 뉴스였다는 것. 책으로만 봤던 왕비가 아닌 그녀의 진짜 삶은 어떠했으며, 프랑스 혁명을 몰고 온 가짜 뉴스의 내용은 무엇일까? 『~인물편』은 세계 최초 코즈모폴리턴부터 미국의 흙수저 대통령까지,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은 굵직한 사건의 중심에 있는 다양한 인물과 그 속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역사를 파헤친다. 


저자 : tvN〈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삶에 들이닥친 코로나19. 자유롭게 누군가를 만나고 여행을 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무렵 집에서 안전하게 세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지에 숨겨진 세계사까지 배울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만든 것이 <벌거벗은 세계사>입니다. 다시금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 지금, 이 책을 통해 역사를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답을 지혜롭게 모색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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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위대한 자유 아포리즘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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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고등학교 이후로 철학 책을 읽은 적이 없다. 고등학교 때도 학과목 이름이 '국민윤리'였던 것 같다. 오로지 대입만을 위해 준비하던 고등학교에서는 철학은 아무 소용이 없는 과목이었다. 교과서 안에 서양 철학자와 동양 철학자가 나온 것을 보고서야 '철학' 과목인 줄 인식했을 정도다. 고등학교 필수과목이었지만 입시에는 들어가지 않은 과목이었던 듯싶다. 고등학교 1학년 때만 수업이 있었다. 그렇게 '철학'이란 단어만 듣고 이후 철학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철학과는 먼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인간의 본질과 삶을 배우는 학문이라는 철학이 사회 생활에서는 필요했을까? 생각할 틈도 없었고, 일에만 매달리기에도 개인적 시간을 갖기는 어려웠다. 졸업 이후, 자충수를 두는 말이겠지만, 진지하게 철학 책 한 권 오롯이 읽지 못했다. 

이후 수십 년이 지난 코로나 팬데믹 때 재택 근무를 권장할 때 출퇴근에 사용된 시간 등 아무래도 시간이 여느 때와 비해 훨씬 여유가 있었다. 때로는 여유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이 될 지경이었다. 이때 머리를 번쩍 스친 생각이 '책을 읽자'였다. 우선 온라인 서점을 뒤지다가 니체의 책과 니체와 관한 우리 작가들이 쓴 책이 굉장히 많아 깜짝 놀랐다. 전 세계를 휩쓴 감염병과 니체는 무슨 관계가 있어서 이렇게 많은 책이 지금 이 시기에 줄지어 출간됐을까? 궁금해서 조금 더 읽다보니 '열풍'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고 기승을 부리다보니 대면 소통이 불가능해지자 정신적인 우울한 환자들이 많아졌다(코로나 블루라고 표현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니체의 철학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있었다. 니체 철학은 삶의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통상적인 이야기지만 독자에게는 가슴속에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이리저리 살피다가 한 권을 골라 구입했다. 책을 읽은 지 오래된 데다 어렵다는 니체의 책을 읽으려니 도무지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도 니체의 저서를 번역한 책이 아니라, 니체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 작가가 쓴 칼럼 등을 모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 쓴 책이었는데도 어려웠다. 며칠에 걸쳐 한 번씩 펼쳐보다 결국은 끝까지 읽는 데는 실패했다.

기왕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낯설기는 하지만 쉽게 읽히는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를 읽기 시작했다. 조금 지나서는 소설도 읽고, 간혹 전문서적에 가까운 책도 읽었다. 조금씩 옛날 학창 시절 때 열심히 책 읽던 기억도 되살아나며 독서를 다시 시작하고자 결심도 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책에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되자 이후엔 온라인 서점을 수시로 기웃거리게 되었다. 생활의 변화를 가져온 명백한 계기가 된 것이다. 이 무렵 신문에 난, 이른바 '니체 열풍'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한 서평 기사를 읽었다. 지난 번 실패를 경험한 적 있었지만 묘하게도 신문 기사는 관심이 더 갔다. 니체 철학이 어려운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은 니체를 연구하는 학자나 후배 철학자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일반인들이 니체 철학을 어렵다고 하는 것은 철학을 조금 알다 말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이 기사는 책 한 권을 추천하고 있다. 

출판계는 지금 니체에서 '쇼펜하우어'로 관심이 바뀐 것 같다. 독자는 최근 쇼펜하우어에 관한 책도 몇 권 선택해 읽었다. 독자는 사실 쇼펜하우어를 의식적으로 싫어했었다. 염세주의자란 말 때문이었다. 그것도 고등학교 국민윤리 시간에 선생님이 한 말이었으니 그대로 믿었다. 어쩌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 선생님 말씀이 "쇼펜하우어는 삶을 '고통'으로 전제하고, 염세적 세계관을 가진 철학자였다"는 말을 했다. 거기에 부연한 내용은 학생들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주목을 하지 않자, 농담을 섞어 한 말이었으리라. 그런데 독자가 듣기에는 철학자의 말 한마디에 삶을 끝낸다고? 하는 의문이었다. 선생님이 들려 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염세주의적 세계관을 갖고 세상과 인간의 삶을 이야기했던 그는 유럽의 수많은 청년들을 자살하게 했다. 그리고 그는 90살까지 살았다"는 말이었다. 선생님의 말이었기에 더욱 놀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읽은 몇 권의 철학 책을 통해 지금은 '철학'에 대해 기본적 소양은 갖추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 『니체의 위대한 자유』에도 나오지만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고, 책에서도 감명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철학자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말은 니체가 신을 부정했던 것은 아니라고 역자 홍성광은 이 책에서 말한다. 니체가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주창한 말이며, 니체는 본능적으로 무신론자라고 주장한다. 역자에 따르면 니체는 젊었을 때 신의 힘을 확신해서 신이야말로 선뿐 아니라 악의 기원임에 틀림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말은 불경하고 때로는 독설적이기까지 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통상적인 의미에서 신앙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는 기독교의 신보다 그리스의 신들에 더 호의적이다. 그가 보기에 신은 약자들의 버팀목으로, 원한에 찬 사람들을 위한 힘으로 봉사한다. 그러나 그는 신성을 거부한다는 의미의 전형적인 무신론자는 아니었다고 역자는 강조한다.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의 가장 유명한 저서다. 니체는 이 책에 「모두를 위한 책이면서 그 누구도 위한 것이 아닌 책」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고 역자는 귀띔한다. 『차라투스트라~』는 플라톤의 대화편이나 신약성서를 참조한 많은 패러디를 담고 있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삶에 다가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소크라테스나 그리스도에 가깝다. 니체가 사도 바울은 싫어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존경한 것은 사실이다. 니체는 또한 종교적 삶을 추구한 몇몇 기독교인에게 개별적인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차라투스트라는 기원전 6세기 고대 페르시아에서 생겨난 태양 숭배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교조의 이름을 딴 것이다. 니체는 전작 『즐거운 지식』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미 차라투스트라를 언급하고 있다. 역사적 예언가처럼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어떤 전언을 지닌 현인이다. 그런데 선과 악, 신과 악마라는 이원론을 주창한 조로아스터와는 달리 차라투스르라는 일원론의 주창자이다. 

책에 따르면 1883년 2월 3일부터 13일까지 니체는 『차라투스트라~』 제1부를 집필했는데, 이렇게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작품이 단숨에 쓰여지던 신성한 시각에 바그너가 베네치아에서 사망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가 한때 숭배하던 스승이 사망한 날 그의 초인, 즉 '위버멘쉬'가 탄생한 것이다. 천재 숭배의 시기, 부정의 시기에 이어 니체 만년의 가장 창조적인 시기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책 『니체의 위대한 자유』는 니체의 본고장 독일에서 직접 대중을 위해 기획하고 엮은 열림원의 아포리즘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의 편저자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는 브레히트, 아도르노, 벤야민 등 세계적인 지성들의 책을 소개해온 독일의 유명 출판사 〈주어캄프〉 편집자 출신으로, 니체의 전체 사상을 간추려 8장으로 묶고 저작에서 352문장을 엄선했다. ‘자아·행복·사랑·재능·정치·사유·평판·자유’로 각 장을 포괄하는 8개의 키워드는 삶에서 떨어트릴 수 없는 뼈대와 같은 요소로, 니체는 위와 관련한 문장들을 관통해 자신으로부터 끊임없이 탈피하고 새로워짐으로써 자유롭고 위대한 ‘나’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번역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비극의 탄생』 등을 포함한 다수의 니체 원전과 독일 철학서를 번역한 홍성광이 맡았다. 니체의 저작에서 핵심만을 추출한 짧고 굵은 아포리즘에 이어 역자 홍성광의 구체적이고도 심도 있는 「니체와 초인은 누구인가」란 제목의 〈해설〉은 ‘위대함’과 ‘자유로움’에 대한 니체의 독창적인 사유를 더욱 풍부하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니체의 위대한 자유』는 편역자에 의해 임의로 수정되지 않고 철학자 본연의 문장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스무여 권에 이르는 니체의 저작과 유고, 편지까지 방대하게 선별해내어 그의 세계관을 낱낱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편저자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는 원제를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로 지어 어떻게 하면 우리가 느낄 필요 없는 과도한 스트레스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내가 될 수 있는지 묻는다. 그는 스트레스에 빠진 일반 대중을 위해 니체의 말을 빌려 “삶의 상황이 주는 부담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자신을 강한 인격으로 키우”고 “자신을 편하게 만들려는 습관적인 충동”을 이겨내 지속적으로 단련하라고 요구한다. 그와 동시에 니체처럼 “필연적인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모든 불만을 버리고, 더 잘 기뻐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한다. 니체가 “위대한 문제는 모두 위대한 사랑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듯이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이러한 ‘아모르 파티’ 정신과 끝없는 자기 극복을 통해 우리는 ‘내가 나로서’ 오롯이 존재할 수 있는 자유로움, 그리고 나만의 재능과 주체적인 노력을 통한 진정한 위대함을 얻을 수 있다.

〈해설〉은 독자들이 니체의 핵심적인 철학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니체가 지나온 삶의 자취와 태도, 그의 철학에 큰 영향을 미친 스승들과의 관계, 니체의 주요 저작들이 집필 당시 그의 삶과 어떻게 맞물려 있었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맥락, 시기에 따라 그가 중요시한 철학 세계의 변천 등을 깊고 구체적으로 풀어내어 우리를 니체의 삶과 철학에 더욱 가까이 인도한다. 「들어가며」에서 편저자 벤츠는 묻는다. “니체가 바로 일반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초인’을 향한 엄청난 노력을 요구함으로써 스트레스에 빠뜨리는 요인들을 더욱 강화하지 않았는가?” 이에 덧붙여 역자는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인 ‘초인’은 “슈퍼맨 같은 초인적 능력을 지닌 인물이나 독재적 영웅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인간”임을 강조하고 있다. “스스로 주체적인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여 같지만 조금씩 바뀐 모습으로 힘차게 자꾸 되돌아오는, 자유정신을 가진 인간이 바로 초인이다.”라고 정의한다. 자신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탈바꿈하는 ‘위대함’과 오직 나만의 가치를 세울 줄 아는 ‘자유로운’ 정신이 결국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라고 역설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니체 본연의 목소리를 읽고 스스로 삶을 쟁취하는 법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앞서 설명한 대로 8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자신의 삶만을 읽으라-삶의 이유를 오롯이 자신 안에서 찾아야 한다」, 2장 「웃음을 발명하라-비통함 속에서 만들어낸 행복으로 인간은 시간을 잊는다」, 3장 「자애로운 열정을 지녀라-타자를 향한 사랑이 자신을 가치 있게 만든다」, 4장 「다른 사람의 힘에 의지하여 오르지 마라-자신만의 참된 재능과 노력으로 위대함에 이를 수 있다」, 5장 「정치권력의 쳇바퀴가 되지 말아라-국가적 우상이 아닌 개개인의 인간성이 중요하다」, 6장 「뇌의 주인임을 믿고 주체적으로 사고하라-생각하는 것은 뇌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7장 「평판으로부터 자유로워져라-고난을 무릅쓰고도 자신의 경험과 열정만을 따라야 한다」, 8장 「그대 자신의 스승이자 창조자가 되어라-인생이란 숙명도 사기도 아닌 끝없는 깨달음을 위한 실험이다」 등이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법은 두 가지다. 바로 빠른 죽음과 오랜 사랑이다.(p.93)


사랑에 실패한 니체는 고통스러운 운명에 스스로 기쁨의 축복을 내리고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것으로 아픔과 우울증을 극복한다. 그것은 가장 낯설고 가혹한 삶의 문제들과 직면해 있으면서도 삶을 긍정하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의 몰락마저 사랑할 줄 안다. 그에게 사랑이란 삶을 사랑하는 것이고, 그 핵심은 노래 부르고 춤추고 웃을 줄 아는 것이다. 니체는 이 삶을 다시 한번, 그리고 무수히 반복해서 살겠노라고 다짐한다. 운명이란 동일한 것, 자신의 삶에 영원히 회귀하는 것, 그것으로부터 탈주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p.180~181)


천민이란 신분적 의미에서의 천민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 창출을 못하는 인간, 즉 권력, 명예, 돈, 쾌락을 좇는 노예가 된 현대인을 말한다. 따라서 니체가 말하는 강자나 고귀한 자는 스스로 사물과 행동에 가치를 부여할 줄 아는 인간을 말하는 것이지 귀족이나 단순히 물리적인 힘이 센 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p.219)


저자 :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Friedrich Wilhelm Nietzsche)


19세기 독일의 철학자이자 음악가, 문학가이다. 1844년 독일 작센주 뢰켄의 목사 집안에서 출생했고 어릴 적부터 음악과 언어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집안 영향으로 신학을 공부하다가 포이어바흐와 스피노자의 무신론적 사상에 감화되어 신학을 포기했다. 이후 본대학교와 라이프치히대학교에서 언어학과 문예학을 전공했는데 박사 논문을 제출하기 전에 이미 명문대인 스위스 바젤대학교에 초빙될 만큼 뛰어난 학생이었다. 1869년부터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고전문헌학 교수로 일하던 그는 1879년 건강이 악화되면서 교수직을 그만두었다. 편두통과 위통에 시달리는 데다가 우울증까지 앓았지만 10년간 호텔을 전전하며 저술 활동에 매진했다. 겨울에는 따뜻한 이탈리아에서 여름에는 독일이나 스위스에서 지내며 종교, 도덕 및 당대의 문화, 철학 그리고 과학에 대한 비평을 썼다. 그러던 중 1889년 초부터 정신이상 증세에 시달리다가 1900년 바이마르에서 생을 마감했다. 니체는 인간에게 참회, 속죄 등을 요구하는 기독교적 윤리를 거부했다. 본인을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부르며 규범과 사상을 깨려고 했다. “신은 죽었다. 우리가 신을 죽였다”라고 한 그는 인간을 끊임없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주체와 세계의 지배자인 초인(超人)에 이를 존재로 보았다. 초인은 전통적인 규범과 신앙을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인간을 의미한다. 니체의 이런 철학은 바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집대성됐고 철학은 철학 분야를 넘어 실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에까지 영향을 크게 미쳤다.

『비극의 탄생』(1872)에서 생의 환희와 염세, 긍정과 부정 등을 예술적 형이상학으로 고찰했으며, 『반시대적 고찰』(1873~1876)에서는 유럽 문화에 대한 회의를 표명하고, 위대한 창조자인 천재를 문화의 이상으로 하였다. 이 사상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1878~1880)에서 더 한층 명백해져, 새로운 이상에의 가치전환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여명』(1881) 『즐거운 지혜』(1882)에 이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1883~1885)를 펴냈는데 ‘신은 죽었다’라고 함으로써 신의 사망에서 지상의 의의를 말하고, 영원회귀에 의하여 긍정적인 생의 최고 형식을 보임은 물론 초인의 이상을 설파했다. 이 외에 『선악의 피안』(1886) 『도덕의 계보학』(1887)에 이어 『권력에의 의지』를 장기간 준비했으나 정신이상이 일어나 미완으로 끝났다.


편역 : 홍성광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정치 에세이 『예술과 정치』, 『마의 산』(상·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상·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젊은 베르터의 고뇌』, 헤세의 『헤세의 여행』, 『잠 못 이루는 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싯다르타』, 카프카의 『성』, 『소송』, 『변신 외』,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페터 한트케의 『어느 작가의 오후』, 『헬렌 켈러 평전』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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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쓸모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박효은 옮김 / FIKA(피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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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철학의 쓸모』, 읽을수록 배움이 있다. '철학' 하면 골치 아픈 학문이라고 해서 아예 쳐다보지도 않은 사람도 이 책은 꼭 읽을 필요가 있다. 사는 동안 철학책 한 번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독자로서도 이 책은 올해 읽은 책 가운데 최고의 책이란 치사를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은 철학을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조금은 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누구나 사는 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한 번쯤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또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답은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철학을 더 멀리 했을지도 모른다. 철학은 공부하거나, 생각한다고 삶의 해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철학하는 것은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철학하는 것은 고민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철학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전작 『모든 삶은 흐른다』로 출간 후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예스24 ‘올해의 책’, 2023년 최고의 책 등 대한민국에 ‘바다’ 열풍을 불러일으켰었다. 던 작가의 책이다. 저자는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낯선 ‘인생’을 제대로 ‘항해’하려면 바다를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바다가 우리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고난과 역경, 환희와 기쁨,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다가 던지는 철학적 사유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독자들에게 말해 주었다. 때때로 삶이 곡예를 하는 듯해도, 저 멀리 삶이 몰아치듯 떠밀려와도, 삶으로부터 잠시 물러나더라도 좌절하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에세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자연스럽게 물결치며 흐른다고 표현한 이 책에서 철학하는 사람으로서 글도 바다처럼 넓고 물결치는 자연 자체를 닮았다.

우리의 삶 자체를 고통의 바다라고 표현한 저자 드빌레르가 이번에 출간한 책 『철학의 쓸모』는 육체의 고통, 영혼의 고통, 사회적 고통에 철학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탐색하는 시간을 준다. 삶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 나갈 때, 철학이 쓸모가 있을까? 우리가 원하지만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을 마주할 때, 철학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으로부터 해방을 위해 이 책은 쓸모가 있다. 저자는 철학은 백면서생의 사치도 전유물도 아니라고 귀띔한다. 이 책은 또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복을 예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오히려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은 어떤 것도 사유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사는 것 자체가 철학하는 것이란 생각에 닿아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의 쓸모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여러 질병으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진단과 소견을 제공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는 우리에게 실제로는 병에 걸린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일생에 경험하는 대부분의 고통은 해결이 된다. 여전히 인간다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키워 준다.

저자 드빌레르는 책의 맨 앞 부분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을 들추면서 "그들은 단순하고 평온하게 생활할 때 오히려 가장 철학자다웠다. 정치에 관한 그들의 저술 활동은 광인들의 병원과도 같은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통제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는 파스칼의 『팡세』를 인용했다. 저자는 이어 「삶은 결코 만만치 않다」라는 제목의 〈머리말〉을 통해 "산다는 것, 살아 있음을 느끼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 누군가는 이것을 행복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삶이란 선물과 같고, 지금 이 순간은 신비로운 마법이자 한 편의 시와 같다고 말이다. (중략)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늘 어딘가에 매여 있고 겉모습에 신경 써야 하며 자기 의지와 상관없는 시간표에 따라 살아간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 때문이 아니다. 삶은 외모, 성격, 시대, 사는 곳, 이웃, 하루를 보내는 방식, 일하는 환경 등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것들, 적당한 선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로 인해 삶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생각보다 소란하며,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삶이란 시작되었다고 해서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긍정하고 지속시켜야 하는 것이다. 즉 복잡하고 소란한 삶을 스스로 감당하며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란 주장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제한도 제약도 없는 완벽한 자유란 없다고 단언한다. 자유란 적응하는 것, 즉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만든 환경이 아닌 이미 존재하는 환경에서 우리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저자에 따르면 고통 없는 삶은 없다. 우리는 언제나 행복, 사랑, 성공을 원하지만,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 삶의 대부분은 무상하고, 무엇도 예측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의 고통은 쉽게 뽑히는 잡초 같은 것이 아니기에 우리를 더 고통스럽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가까운 사람과의 불화, 직업적 실패, 삶에 대한 염증 등 우리의 여러 고통을 진정시켜 주는 진통제 같은 역할을 하는 철학은 그 분야만의 다양한 진정제와 연고를 처방해주는 일종의 의학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이처럼 결코 만만치 않은 삶이라는 어려운 시험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는 일상과 현실에서 수많은 시련을 마주한다.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견디기 힘든 시련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정말로 그런 시련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을까? 우리 앞에 버티고 있는 거대하고 묵묵한 현실은 우리의 욕망을 가차 없이 짓밟기도 하고 실현시켜주기도 한다. 

철학자들은 본래 철학은 의학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정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철학자의 이야기는 공허할 뿐'이라고 말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에피쿠로스학파, 스토아학파, 혹은 스스로를 '문화의 의사'라고 칭한 니체 같은 몇몇 철학자들은 치유의 철학을 강조했다고 저자는 전한다. 진단명도 다르고 치료법 역시 다르겠지만 치료의 목적은 같다고 저자는 확인한다. 문제가 있는 곳, 통증이나 종양이 있는 곳을 파악하고,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든 진리든 나에게 주어진 것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치유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철학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삶과 고통, 치유의 함수관계를 저자는 설명한다. 철학은 우리를 괴롭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고, 심지어 우리를 치유하는 힘도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철학으로 무엇을 치유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철학은 아픈 곳을 진단하고 또 치료한다는 등식의 성립을 이뤄낸다고 말한다.

이로써 철학은 ‘어떻게’라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특정한 행동을 권유하지 않으며, 기능 장애를 치료하지도 않는다. 다만 삶과 산다는 행위 자체를 치유한다. 철학은 무엇보다 자동차에 작용하는 공기역학 같은 역할을 한다. 공기역학이 자동차의 방향 전환에 영향을 주듯이, 철학은 현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철학은 단순히 오랜 상처를 치유하거나 미래의 불안을 달래주는 것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이고 성가시며 강박적인 현재의 고통을 치유해준다.

이 책에는 〈사용 설명서〉라는 철학의 의미를 이해하는 특별한 글이 책 앞 부분에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이 글에서 키르케고르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저서 『죽음에 이르는 병』을 인용한다. 이에 따르면 키르케고르는 죽음으로만 끝낼 수 있는 질병을 치료하고자 햇는데, 그가 질병으로 인식한 것은 바로 '절망'이었다는 것이 제목이 뜻하는 바다. 우리는 사는 동안 절망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므로 철학의 역할은 '정신의 가장 큰 불행', 즉 인생을 살아가면서 절망에 빠져 고통을 겪는 우리를 치유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둘 중 하나다. 절망하거나, 두려움 없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거나, 병에 걸렸는데도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채로 살아갈 수는 없다. 절망할 것인가, 담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갈 것인가?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철학이 치유하는 질병은 모두 치명적이고 극도로 심각하며, 특히 심리적인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철학보다는 심리학, 정신의학, 아니면 신경생물학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럼 우리는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까? 의사? 심리학자? 아니면 철학자? 한 분야가 다른 분야를 배제하지 않고, 각 분야가 필요에 따라 협진을 할 수만 있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철학의 치유적 기능은 실질적인 치유의 힘이 없는 비유에 불과한 것이라며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시각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실존적 문제를 심리적 문제로 치부하면서 불안을 그저 기질의 표출로만 여기고, 정신적 혼란을 정신병원에서 양질의 재활 치료로 고칠 수 있는 기능 장애로 여기는 과학만능주의가 아니겠는가. 저자는 여기서 되묻는다. 과학이 치유할 수 있는 질병만이 진짜 질병일까? 되묻는 저자는 다시 답을 한다.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예컨대 우리의 동기, 의도, 욕망 등 우리를 추동하는 것과 우리를 자제시키는 것이 무엇이지를 헤아려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책 『철학의 쓸모』는 4개 파트로 나뉘어 있다. 1부 〈육체의 고통〉, 2부 〈영혼의 고통〉, 3부 〈사회적 고통〉, 4부 〈그리고 흥미로운 고통들〉 등이다. 각 부는 9~24개의 장(章)으로 각각 나뉘어 있다. 목차를 살펴보면 과연 삶은 '고통의 바다'구나 할 정도로 온갖 고통이 등장한다. 우선 각 부에서 육체·영혼·사회로 나뉘고, 1부는 육체·죽음·질병·늙음·열정·쾌락 ·뇌와 정신 등으로 구체적으로 나뉜다. 2부는 일상·의지박약·두려움·공포·사랑·위로·후회·자책·우울·권태·질투·시기심·실패·낙오·좌절·업·자아성찰·광기·고독·자살 등으로나뉜다. 3부는 노동·사회규범·돈·거리감·대화·친구·가족 등으로 나뉘어 있다. 4부엔 운동의 지나침·나이듦·소소한 쾌락·먹는 것·현재·어른이 되는 것 등 그야말로 삶을 둘러싼 모든 것이 고통과 연결되어 있다. 왜 고통의 바다로 표현하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 

이 책에서 논의하는 고통의 종류 가운데 우리가 흔히 그토록 겪어보고 싶은 '쾌락'이 어떻게 고통으로 연결되는지 짚어본다. 책에 따르면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애햐 한다는 명제는 굳이 복잡한 철학이 아니더라도 쉽게 납득이 된다.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쾌락이 필요하다. 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쾌락이라는 논리는 과학적 연구에 의해 이미 진행된 바 있다. 우리가 쾌락을 경험할 때, 뇌는 우리의 몸과 외부 세계에서 온 신호를 선별해 우리의 행동을 환경에 맞게 적응시키면서 생존과 자율성을 보장한다. 그러므로 쾌락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소위 이성을 가진 동물이라 불리는 인간의 삶과 행동의 본질적인 요소다. 그러나 고통과 마찬가지로 쾌락은 평정심을 잃게 하며 모든 것을 압도한다.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린다. 고통을 가장 생생하게 표출하는 것이 비명인 것처럼, 쾌락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의성어다. 

쾌락에 빠질 때 우리는 자신을 완전히 놓아버린다. 육체와 정신이 모두 안온함에 젖어들면서 언어가 필요 없는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나 쾌락은 받을 자격도, 받을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우리에게 갑작스럽게 주어지는 깜짝 선물과 같다. 그래서 예측 가능한 쾌락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쾌락이 환희와 기쁨이라면, 욕망은 끊임없는 움직임이다. 욕망은 터빈을 도리고 작업을 하고 전진하며 끊임없이 움직인다. 욕망은 성실하고 부지런하지만, 쾌락은 게으르고 관조적이다. 허기, 갈증, 성적 이끌림처럼 충족되면 사라지는 욕구와 달리, 욕망은 충족되는 법이 없다. 욕망은 또 다른 욕망을 부른다. 하나의 욕망이 충족되면 열 개의 다른 욕망이 생겨난다. 

이 때문에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소망이 실현된다 해도 지속적이고 변치 않는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이는 마치 구걸하는 걸인에게 적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거지에게 주는 적선은 오늘 그의 목숨을 살릴 수는 있지만, 그의 고통을 내일까지 연장시키는 것이므로." 이 책 『철학의 쓸모』의 내용은 철학적 사고와 논리적 전개에 정형화시켜 고통 하나하나에 대한 의학적 처방전을 내리듯 어떻게 치료할지를 알려준다. 간결하고 현실적이다. 삶의 근본적인 고통에 대하여 폴 리쾨르는 인생에서 경험하는 고통을 미화시키지 말고,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하소연하라”고 조언했다. 또 늙어가는 슬픔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인간은 비록 죽음을 맞는다 해도 죽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태어난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간직해야 한다며 “새로운 것에 뛰어들라”고 말한다. 매일 밤 잠자리에서 밀려드는 후회와 자책에 고통스러운 이들에게 몽테뉴는 머릿속에서 맴도는 후회와 자책은 삶에 어떤 의미도, 가르침도 없으니 “순간에 몰두하여 온전해지라”고 말한다. 

이처럼 인생에서 휘청일 때마다 쓰러지지 않도록 붙잡아줄 나만의 철학이 단 하나만 있어도, 힘들어도 우리는 살아낼 수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수많은 고민과 고통, 정답을 알 수 없어 헤매는 매일. 더 윤리적이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것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추천한다.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인생 지침서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자아 성찰은 가식이나 거짓말, 변명을 허용하지 않고 과감하게 자신과 대면하는 일이다. 또한 고독이라는 시련을 견디는 일이기도 하다. 고독 속에 있을 때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자기 자신과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p.230)


저자 : 로랑스 드빌레르(Laurence Devillairs)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 그동안 박식하면서도 대중적인 철학 도서를 다수 집필하며,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동안 파스칼, 데카르트 등 인물 철학에 관한 도서를 집필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자연이 주는 철학적인 가르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철학을 한다는 건 삶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저자는 철학을 아는 삶이 우리를 얼마나 이롭게 하는지를 이야기하며 프랑스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철학과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알려온 저자는 오래전부터 바다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파도와 때에 맞춰 밀려오고 물러나는 밀물과 썰물 등 바다의 생태에서 우리의 삶과 유사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바다가 인생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자연이라고 생각했다. 삶이란 이미 그 자체로 가치 있다. 바다가 존재만으로 완벽한 것처럼 말이다. 때때로 고난과 역경이 삶의 전체를 휘감아도, 들뜨고 환희로 가득한 순간들도, 그 모든 순간이 인생이다. 잠시 눈 감고 싶을 만큼 힘들다고 해도 그것이 삶이 아닐 리 없다. 저자는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그렇게 물결치며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철학과 삶, 바다라는 테마를 한데 녹여 프랑스 현지 언론에서 극찬을 받은 『모든 삶은 흐른다』가 국내 독자들에게도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역자 : 박효은


프랑스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프랑스로 옮기는 일을 한다. 현재는 바른번역에서 번역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바보의 세계》, 《오징어 게임 심리학》, 《지옥》, 《숲속의 철학자》, 《세상 친절한 이슬람 역사》, 《시베리아의 숲에서》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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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2 : 잃어버린 문명 - 미스터리 대표 채널 <김반월의 미스터리>가 소개하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2
김반월의 미스터리 지음 / 북스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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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이 석상, 스톤헨지, 피라미드 등은 누구나 알고 있는 세계의 대표 유적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스톤헨지의 건설 이유와 모아이 석상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뚜렷하게 말할 수 없다. 아무런 단서 없이 불가사의한 유적만 남기고 사라진 고대 문명. 신의 경계를 넘어선 듯한 그들은 대체 누구이며 어디로 떠난 것일까? 평균 높이 5m, 무게는 약 15~90톤에 육박하는 모아이 석상은 대체 누가 만들고 운반했을까? 여러 연구를 통해 ‘주변국인 칠레에서 제작했다.’, ‘멸망한 원주민 부족이 제작했다.’ 등 수많은 가설이 나오고 있지만, 그 무엇도 확실한 답을 주지 못한다. 찬란한 문명을 꾸렸지만 이제는 신화로 만나는 잉카와 마야 문명, 하늘에서만 보이는 거대한 그림, 현대의 기술로도 건축할 수 없는 피라미드 등 세계에는 설명되지 않은 불가사의한 일들이 존재한다.

이 책 『미스터리 문명 2 : 잃어버린 문명』(이하 『미스터리 문명 2』에서는 신빙성 있는 자료와 다양한 사진을 수록해 수수께끼투성이인 세계의 불가사의를 집중해서 다루었다. 불가사의는 과학의 한계를 뜻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상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을 통해 경이로운 유적과 초자연적인 현상을 따라가며 세상에 무한한 의문점을 파헤쳐본다. 

이 책 『미스터리 문명』의 ②권 「잃어버린 문명」으로 모두 3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신이 남긴 흔적〉, 2장 〈세상에 존재하는 신비의 공간〉, 3장 〈초자연 현상의 목격자〉 등이다. 1장은 '모아이 석상은 누가 세웠는가' 등 7개 소항목, 2장은 '미스터리의 전설, 쿠푸왕 피라미드' 등 8개 소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3장엔 '교황청 타임머신' 등 13개 소항목이 있다. 1장에서는 수많은 이가 풀어내려 했지만, 그 누구도 비밀을 밝히지 못했던 세계 7개 불가사의를, 2장에서는 한 번쯤은 들어 봤거나, 혹은 생전 처음 들어 보는 세상에 존재하는 신비의 공간을, 3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일어난 초자연 현상을 다룬다.

1장 〈신이 남긴 흔적〉에서는 '버려진 정원 마추픽추'는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아는 페루 잉카문명의 유적지 마추픽추에 대한 이야기다. 독자도 어려서부터 들은 이야기지만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 문명 중의 하나다. 이곳은 지구상 가장 거대한 산맥 중의 하나로 불리는 안데스산맥에 있다. 해발 2,400m라는 높은 고원 정상에 있는 고대 잉카제국의 성지 마추픽추이다. 산 밑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아 현지인에게는 '공중 도시'라 불리는 마추픽추의 또 다른 별명은 '잃어버린 도시' 혹은 '버려진 정원'이다. 과거 약 2,000명의 주민이 한날 한시에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기에 지어진 별명이라고 한다. 

책에 따르면 찬란했던 문명이었던 잉카제국은 1533년 멸망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다. 잉카제국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마추픽추가 다시금 재조명받은 건 1911년 미국의 한 고고학자에 의해서다. 당시 미국 예일대 역사학 교수였던 하이럼 빙엄은 칠레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 후 미국으로 돌아가려던 중, 지역 주민으로부터 신비한 도시 전설 하나를 듣는다. "저기에 높은 산 하나 보이지? 저기 산꼭대기에 희한한 도시가 하나 있어···" 빙엄 박사는 쥔이 가리킨 산을 보며 반신반의했다. 저 높은 산꼭대기에 도시가 있다고?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하지만 원주민들 사이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고고학자의 심장을 두드리는 말이었기에 안데스산맥을 오르기로 했다. 그렇게 약 5시간쯤 지났을까, 해발 2,400m에 있는 안데스산맥 정상에 다다른 빙엄 박사는 멍해졌다.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눈을 몇 번 비비며 정말이지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을 바라보았다. 원주민의 말이 사실이었다.

이렇게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낸 마추픽추의 놀라운 사실은 수천 개의 계단식 밭과 평균 20톤 정도의 암석으로 구성된 건물 200여 개가 정확히 신전과 궁전, 주택으로 구분되어 지어진 것이 마치 현대의 계획도시처럼 보였다. 

하지만 빙엄 박사를 무엇보다 놀라게 한 것은 건축의 정교함이었다. 건물에 사용된 양식의 틈 사이가 종이 한 장조차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매우 정교하게 제작되었고, 그중 가장 큰 돌의 길이는 무려 5m가 넘었으며 무게는 360톤에 육박했다.

당시 버려진 정원 마추픽추에는 막대한 보석과 장신구가 있었는데, 미국은 당시 페루가 유물을 보관할 환경이 안 된다고 생각해 몇천 개의 유물을 연구 목적으로 가져왔다. 그렇게 1911년 빙엄 박사의 지휘 아래 본격적인 마추픽추 발굴 작업이 진행되었고, 발굴을 진행할수록 마추픽추의 미스터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최대 360톤에 이르는 돌을 운반한 기술력 그리고 정교한 제련 방법은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일어었으며 무엇보다 이상했던 건 해발 2,400m라는 높디높은 안데스산맥의 정상에 마추픽추라는 도시를 건설한 이유였다. 도대체 마추픽추는 누가 만들었으며 왜 만들었을까? 여기에 더욱더 미스터리한 사실은 마추픽추에서 발굴되는 유물의 추정 연도가 들쑥날쑥하다는 점이었다. 이를 통해 하계에서는 마추픽추가 잉카제국 시기에 완성된 도시가 아닌 선사시대부터 후기 잉카제국까지 총 세 번의 시기에 걸쳐 만들어졌다는 설을 주장하는 이도 생겼다.

여기서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독자도 마추픽추를 가보진 못했지만 TV나 각종 영상 매체를 통해 보고 나서 가장 의문이었던 점은 누가 지었느냐였다. 그러나 미스터리 부분을 중심으로 보는 시선은 당시 기술에 대한 원초적 질문을 갖는 게 아닌 듯하다. 바로 건축에 사용된 기술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한 것인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 마추픽추나 피라미드 같은 고대 건축물이 불가사의로 규정된 이유가 바로 건축물들의 시초를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과학과 기술 정보는 이전 단계가 분명히 존재하고, 일련의 발전 과정이라는 인과관계를 거쳐 세상에 나타난다는 데 시선을 모으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점이 미스터리를 대하는 학자나 전문가들의 기본적인 시각이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저자에 따르면 마추픽추에는 후대를 위한 어떠한 기록도 찾아볼 없었다. 기록을 남길 문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건 이러한 기술과 정보를 후대에 전달할 방법도, 선대로부터 습득할 방법도 없었다는 의미다. 문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문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마추픽추에서는 문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도대체 마추픽추는 어디서부터 그리고 누구로부터 세상에 존재하게 된 것일까.

마추픽추에 이어 아메리카 대륙에는 또 하나의 유명한 문명이 있다. 마야 문명이다. 멕시코 유카타반도에 있는 치첸이트사에는 마야인의 고도화된 문명을 알려 주는 수많은 건축물이 남아 있다. 그중 가장 운에 띄는 건 도시 심장부에 우뚝 솟아 있는 '엘 카스티요'라는 피라미드 형태의 건축물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정교하게 건축된 엘 카스티요는 당시 마야 문명의 고도화된 천문학과 수학적 지식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독보적인 문명은 마야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신성함이라는 명목하에 아주 잔악했던 풍습으로 유명하다. 

한눈에 보기에도 정교하게 건축된 엘 카스티요는 4개 면에 신전으로 오르는 계단이 각각 존재하는데, 이 계단의 개수는 한 면당 94개이며, 총 364개다. 여기에 신전으로 통하는 최상단의 계단 1개까지 포함하면 정확히 365개가 된다. 바로 마야인이 엘 카스티요의 계단을 통해 1년의 일수를 나타낸 것이다. 당시의 천문학적 지식으로 여간 일수를 알고 있다니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엘 카스티요의 실상을 알게 되면 마냥 감탄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거북하기까지 하다. 엘 카스티요는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제단이었으며, 신에게 바치는 제물은 바로 '인간'이었다.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그들만의 신성한 의식을 위해 365개의 계단을 강박적으로 건축한 마야 문명과 엘 카스티요를 살펴보면 공포스러움까지 느껴진다고 저자는 기록하고 있다.

마야인의 천문학적이고 치밀한 설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엘 카스티요에는 매년 봄과 가을에만 나타나는 형상이 있다. 농사의 시작을 알려 주는 춘분이 되면 피라미드에는 마치 뱀의 신 쿠쿨칸이 내려오는 듯한 형상이 만들어진다. 마야인은 이것을 신의 계시로 받아들여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고자 인신공양을 진행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마야인 모두는 성스러운 마음으로 기꺼이 제물이 되고 싶어 했을까? 인간의 본능인 생명을 바치는 일을 기꺼이 한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맞은 편에는 공놀이를 위한 커다란 구기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여느 구기 종목과 마찬가지로 골대에 골을 넣는 간단한 경기가 펼쳐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힌트다. 

이 구장은 단순한 여가를 즐기기 위해 마련된 곳이 아닌 목숨을 바치기 위한 곳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패자들의 목숨을···? 승자에게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 수여된다. 바로 인신공양의 제물이 될 기회다. '그러면 경기를 일부러 지면 되지 않나?' 애석하게도 경기에서 패배한 이들은 즉시 처형되었다고 한다. 요즈음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지만 마야 문명에서는 이렇게 유지 발전되었다고 한다.

'전설의 도시, 아틀란티스'에 관한 미스터리도 기존의 독자가 알고 있던 지식을 뛰어넘는다. 아틀란티스의 어원은 대서양을 가르킬 때 쓰인다. 즉 대서양을 '아틀란틱 오션(Atlantic Ocean)'이라고 부른다. 이 전설의 도시 아틀란티스는 어떻게 지구의 가장 큰 5개의 바다 중 하나인 대서양의 이름에 붙여졌으며, 현대에도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것일까. 최초로 아틀란티스를 이야기한 사람은 바로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독자로서는 "그렇구나!" 했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이다. 플라톤은 『타마이오스』와 『크리티아스』라는 책을 통해 아틀란티스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자세한 내용을 저자는 책에 인용했다.

"아득한 옛날,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강대한 세력을 누리던 아름다운 섬, 위대한 전쟁 기술로 유럽과 아프리카를 발아래 둔 대제국은 훌륭한 문화마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거대한 제국 역시 도덕적 부패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벌로 바다에 삼켜져 멸망하고 말았다."(p.110)

플라톤은 글의 말미에 섬의 위치를 헤라클레스의 기둥, 즉 현대의 지브롤터 해협에 있다 적었다. 아틀란티스에 관한 이야기는 자신의 조상 솔론에 의해 전해 내려왔으며 솔론은 고대 이집트의 한 신관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틀란티스는 지금까지도 실존 여부에 대해 많은 학자의 의견이 갈린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아틀란티스는 이상적인 국가를 강조하기 위함이며, 대중에게 도덕적 교훈을 주기 위한 허구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하니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는 일이긴 하다. 플라톤이 책에서 묘사했던 아틀란티스의 모습 중 '사하라의 눈'을 보면 꽤 유사하다. 플라톤이 묘사처럼 동심원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3개의 바다로 나뉘어져 있다. 도시 건물에 사용된 돌의 크기를 주목해 보면 더욱 놀랍도록 정확하다. 플라톤이 말한 아틀란티스의 크기는 127스타디아다. 1스타디아는 현대 수치로 환산하면 약 185m가 되어 127스타디아는 총 지름 23.5km가되는 셈이다. 사하라의 눈은 위성사진을 통해 길이를 측정해 봤을 때 그 지름이 정확히 23.5km가 나온다. 아틀란티스는 바다 아래에 가라앉았는데 사하라는 사막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많은 학자는 사하라 사막의 수많은 모래가 고거 바다에서 기원한 것이라 주장한다. 즉 사하라 사막이 아틀란티스가 존재하던 당시에는 사막이 아니었단 사실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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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1 : 풀지 못한 문명 - 미스터리 대표 채널 <김반월의 미스터리>가 소개하는 초고대 문명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1
김반월의 미스터리 지음 / 북스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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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인류 문명의 기원에 대해 배우는 과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학교 때는 교과서에 실렸는지 아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교과서가 확실히 기억나는 이유는 아마 세계사 수업이 따로 있었고, 가장 앞 부분에 인류 문명의 기원이 나와서 첫 수업 때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 입시에 작은 비중이지만 가끔 나온다고 선생님이 별도로 일러주셨던 것 같다. 이집트·메소포타미아·그리스·황하 등 4개 지역이었다. '4대 문명'이라고 배웠다. 그 이전의 시대는 구석기·신석기 시대라고 언급되었을 뿐 '문명'이라고 지칭하지 않았던 것 같다. 국어 시간에 문학의 원형이 고대 그리스의 신화 〈일리어드〉·〈오딧세이아〉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배웠다. 지금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수메르 점토판이 발굴, 일부 해석됨으로써 〈길가메시〉가 최초의 문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교과서는 바뀌었는지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현생 인류의 조상은 '호모 사피엔스'로서 약 15만~25만년 전에 출현했다고 들은 바 있다. 300만~150만 년에 출현한 인류기원설은 원숭이에 가까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최초의 인류로 보는 것은 직립보행했다는 이유라고 한다. 이들은 지능도 낮은 데다 키마저 1m 안팎으로 추정한다. 문명을 이룰 수 있는 인간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인류 출현 등 인류기원설이 확실히 정립되어 있는데도 만일 인류의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인류 문명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4대 문명의 훨씬 전에도 고도의 지능을 가진 인간이 존재했다는 흔적이 지구에 남아 있다면? 심지어 현대 문명과 버금가는 기술력을 가졌다면? 그들은 대체 누구이고, 어떤 이유로 멸망했을까? 

이 책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이하 『미스터리 문명』)은 이런 우리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스터리한 문명의 흔적을 찾아내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독자들 앞에 펼쳐낸다. 한 우주 비행사가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를 지나다 충격적인 물체를 발견한다. 50km에 달하는 거대 다리였는데, 연구 결과 연대가 무려 170만 년 전으로 밝혀진 것이다. 170만 년 전에 이미 인공다리가 존재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 밖에도 20만 년 된 타일 바닥, 1,400만 년 된 자동차 바퀴 자국, 1억년 된 손가락 화석까지 믿을 수 없는 흔적들이 전 세계에서 속속히 발견되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지구의 역사에 고도 문명의 인간이 정말 존재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들은 현대 인류보다 더 뛰어난 찬란한 문명을 가꾸었을지도 모른다.

『미스터리 문명』은 ①, ②권 세트로 출간됐다. ①권은 「풀지 못한 문명」, ②권은 「잃어버린 문명」으로 부제를 달았다.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한 문명을 적절하게 구분했다. ①권 「풀지 못한 문명」에는 3개의 장(章)으로 나뉘었다. 1장 〈시대를 벗어난 기술〉, 2장 〈지구 리셋설〉, 3장 〈외계 문명의 흔적〉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2,000년 전 천체를 관측한 장치' 등 7개 소항목이 있고, 2장엔 '170만 년 된 초고대 인공다리' 등 15개 소항목이 있다. 3장은 '남극 심해 안테나' 등 7개의 소항목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저자 '김반월의 미스터리'는 독자들의 궁금증 해소와 실존의 증명을 위해 연구진들의 실제 조사 내용과 함께 초고대 문명의 증거 사진을 수록하였으며, 당대에 존재할 수 없는 기이한 유물과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뛰어난 기술들을 소개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 한 가지 의문점이 들지도 모른다. ‘인류 문명은 멸망과 탄생을 반복하는가?’ 이 책은 바로 그 의문점에 부합하는 풍부한 지식과 무한한 상상을 독자들에게 갖게 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①권 「풀지 못한 문명」에서 〈인간의 문명은 처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제목의 서문에서 "지구 리셋설이란 먼 옛날부터 인류 문명은 핵전쟁과 같은 이유로 멸망과 탄생을 계속해서 반복 중이며, 우리의 문명 또한 n번째 문명이라는 가설이다. 그리고 당시 수백 수천만 년 전에 존재했던 고도의 문명을 초고대 문명이라 칭한다. 허무맹랑한 소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로도 초고대 문명의 증거는 수도 없이 많고,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힌다.

저자는 또 '오파츠'에 대한 설명도 덧붙인다. 당대의 기술력으로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유물, 시대를 초월한 유물을 일명 '오파츠'라 부른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오파츠의 개수만 해도 최소 수백 개에 달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지구의 나이로 생각을 거슬러 올라간다. 지구의 나이는 지구의 탄생이라는 의미다. 무려 46억 년 전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46억 년이라니 사실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 앞서 언급한 호모 사피엔스는 고작 20만 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생 인류의 역사로 보자면 최초 문명인 수메르 문명이 발생한 시점은 고작 6,000년 전이다. 현생 인류의 역사가 굉장히 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농경을 막 시작했던 신석기 시대부터 전기차를 타고 다니는 21세기 현재까지 고작 1만 년도 안 되는 시간이다.

지구 전체의 역사로 보면 인류의 역사는 정말 티끌만큼 작은 시간이다. 과연 우리 문명이 탄생하기 이전인 45억9,999만 년 동안의 지구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정말 우리가 지구 최초의 인류일까?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 오파츠와 초고대 오파츠를 더불어 다양한 미스터리를 다룬다고 말한다. 1장에서는 현대의 과학기술로도 해석할 수 없는 고대의 오파츠와 로스트 테크놀로지, 2장에서는 지구가 리셋되었다는 증거를 모아둔 지구 리셋설, 3장에서는 어쩌면 우리 곁에 있을지도 모르는 외계 문명을 다룬다. 

1장의 첫 번째 소항목으로 '2,000년 전 천체를 관측한 장치'에 대한 이야기다. 1900년 에게해를 항해 중이던 디미트리오스 콘도스 선장의 선박이 위기에 처한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풍우는 콘도스 선장과 선원의 생명을 위협했고 그들은 결국 어쩔 수 없이 근처 안티키테라섬에 정박했다. 선박에 실린 식량마저 몽땅 폭풍우에 잃어버린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번갈아 가며 직접 바다에 들어가 식량을 구하게 된다. "이 섬의 바다 밑에 보석과 수많은 유물이 잔뜩 있습니다!" 바닷속에 뛰어든 선원이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내민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해저 유물이었다. 보고를 받은 그리스 왕국은 왕립 해군을 파견하여 해저 유물을 인양하기 시작했다. 1900년에 시작된 조사는 1901년까지 이어졌고, 약 2년 간의 조사 끝에 30개의 유물이 그리스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1902년 5월 고고학자 발레이오 스티스는 난파선의 추가 조사를 진행하던 중 독특한 유물을 하나 발견한다. 형태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부식이 진행된 하나의 청동 톱니바퀴였다. 표현에 적힌 그리스어 비문 외에는 용도와 제작연대를 알아볼 수 있는 어떠한 사료도 없었다. 그렇기에 스티스는 이 청동 톱니바퀴에 인양된 지역의 이름을 따 안티키테라 기계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스티스의 발견은 이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부식으로 형태만 고작 알아볼 정도였기 때문이다. 

70년이 흐른 1977년, 프랑스의 잠수부 자크 쿠스토가 꾸린 잠수팀이 안티키테라섬을 향했다. 이들은 난파선의 연대를 추정할 만한 중요한 단서를 많이 찾아냈다. 그중에서도 주화의 발견은 안티키테라의 난파선이 난파된 시기가 약 2,000년 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티키테라 기계 역시 2,000년 전에 제작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약 20여 년 전인 1951년 영국으로 돌아가 본다. 당시 예일대의 교수였던 데릭 솔라 프라이스는 안티키테라 기계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안티키테라 기계의 외형이 매우 복잡했고 내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프라이스 교수는 그의 동료 카라칼로스 교수와 함께 82개의 안티키테라 기계 조각을 엑스레이와 감마선을 통해 검사한다. 그후 작성된 2명의 교수의 논문은 놀라웠다. "안티키테라 장치는 세 가지 주요 다이얼로 구성되어 있다. 앞면의 다이얼에는 2개의 눈금 바늘과 25개이 톱니바퀴로 구성된 매우 복잡한 기계 장치다. 최초 발견 당시 외부가 나무 박스로 포장되어 있었기에 이 기계는 어떠한 장치의 부품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는 조심스레 이것을 아날로그식 천체 관측용 컴퓨터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2021년 유니버시키 칼리지 런던 UCL 연구팀은 안티키테라 기계의 모든 조각을 복원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내 안티키테라 기계의 환정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p.16~17)

앞서 언급된 '170만 년 된 초고대 인공다리'의 실체에 접근해 본다. 2장 〈지구 리셋설〉의 첫 번째 소항목이다. 책에 따르면 모든 것은 1995년 한 우주 비행사가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비롯되었다. 공중에서 바라본 그 장면은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 바다를 가로지르는 50km에 달하는 거대한 다리 형상이 육안으로 확인된 것이다.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에 펼쳐진 거대한 다리 아담스 브릿지는 오랫동안 과학계의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자연 현상일까, 인공 구조물일까? 

다리를 구성하는 암석들의 연대가 무려 17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170만 년 전이라면 호모 사피엔스 출현 이전이다. 지구에는 원시인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연구진들은 다양한 가설을 펼쳤다. "고대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했거나 인류 이전에 이미 초고대 문명이 존재했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종교적인 해석이나 신화적 해석을 내놓았다. 인디애나 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충격적인 사실은 아담스 브릿지가 자연 현상이 아닌 인공 구조물일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발굴조사는 시간이 갈수록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 유적지 지하에서 발견된 거대 구조물은 현대의 원자로 시설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용도는 분명하지 않지만 상당한 기술력이 동원되었던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그들은 이 신비의 문명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 유적지 발굴이 계속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물들이 속속 드러났다. 정교한 기하학 문양의 석관, 금속 주조 도구, 천문 관측 기록들이 그것이다. "이 유물들을 보면 상당한 수준의 과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천문학, 기하학, 금속 공학 등 여러 방면에서 발달했던 것 같아요." 연구진은 이 문명이 현재 인류 문명을 능가하는 수준의 과학 기수을 가지고 있었음을 실감했다. 그들의 지적 수준과 문화적 성취는 상상을 초월했다. "만약 이 문명이 지속되었다면 우리의 모습은 지금과 전혀 달랐을 겁니다.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이었겠죠."(p.71)


인류 문명의 탄생과 멸망이 반복되고 있다. ‘천동설’이 주류였던 16세기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며 우주의 중심을 바꾼 것처럼 누군가의 새로운 발견은 우리가 굳게 믿어 왔던 상식을 송두리째 바꾸곤 한다. 이 책 『미스터리 문명 1 : 풀지 못한 문명』에서 다루는 ‘지구 리셋설’은 우리의 상식을 크게 뒤엎는다는 면에서 현재의 지동설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고고학자 한 명이 1억 년 전의 공룡 화석에서 인간의 발자국을 발견한다. 이는 기존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발견으로 과학계에 어마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공룡과 인간이 공존했다고 말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믿지 못할 테지만, 이를 증명하는 흔적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 흔적을 근거로 문명은 몇 번씩이나 리셋됐다는 ‘지구 리셋설’이라는 가설까지 만들어졌다. 『미스터리 문명 1: 풀지 못한 문명』에서는 그 증거가 되어 주는 흔적을 따라 초고대 문명의 존재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시대를 초월한 유물인 ‘오파츠(Out-Of-Place Artifacts)’가 수십~수백 건에 달한다고 한다. 


저자 : 김반월의 미스터리


밤하늘을 볼 때마다 무한한 호기심을 느끼는 ‘김반월의 미스터리’는 세상을 뒤흔드는 미지의 사건을 소개한다. 특히나 여전히 비밀스러운 인류 문명을 파헤치며 세상에 대한 의구심과 궁금증을 자아낸다. 유튜브 채널 <김반월의 미스터리>는 믿기 힘든 초자연 현상, 미제사건, 괴담을 다루는 대표적인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채널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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