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쓸모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박효은 옮김 / FIKA(피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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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철학의 쓸모』, 읽을수록 배움이 있다. '철학' 하면 골치 아픈 학문이라고 해서 아예 쳐다보지도 않은 사람도 이 책은 꼭 읽을 필요가 있다. 사는 동안 철학책 한 번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독자로서도 이 책은 올해 읽은 책 가운데 최고의 책이란 치사를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은 철학을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조금은 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누구나 사는 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한 번쯤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또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답은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철학을 더 멀리 했을지도 모른다. 철학은 공부하거나, 생각한다고 삶의 해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철학하는 것은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철학하는 것은 고민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철학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전작 『모든 삶은 흐른다』로 출간 후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예스24 ‘올해의 책’, 2023년 최고의 책 등 대한민국에 ‘바다’ 열풍을 불러일으켰었다. 던 작가의 책이다. 저자는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낯선 ‘인생’을 제대로 ‘항해’하려면 바다를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바다가 우리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고난과 역경, 환희와 기쁨,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다가 던지는 철학적 사유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독자들에게 말해 주었다. 때때로 삶이 곡예를 하는 듯해도, 저 멀리 삶이 몰아치듯 떠밀려와도, 삶으로부터 잠시 물러나더라도 좌절하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에세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자연스럽게 물결치며 흐른다고 표현한 이 책에서 철학하는 사람으로서 글도 바다처럼 넓고 물결치는 자연 자체를 닮았다.

우리의 삶 자체를 고통의 바다라고 표현한 저자 드빌레르가 이번에 출간한 책 『철학의 쓸모』는 육체의 고통, 영혼의 고통, 사회적 고통에 철학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탐색하는 시간을 준다. 삶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 나갈 때, 철학이 쓸모가 있을까? 우리가 원하지만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을 마주할 때, 철학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으로부터 해방을 위해 이 책은 쓸모가 있다. 저자는 철학은 백면서생의 사치도 전유물도 아니라고 귀띔한다. 이 책은 또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복을 예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오히려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은 어떤 것도 사유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사는 것 자체가 철학하는 것이란 생각에 닿아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의 쓸모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여러 질병으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진단과 소견을 제공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는 우리에게 실제로는 병에 걸린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일생에 경험하는 대부분의 고통은 해결이 된다. 여전히 인간다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키워 준다.

저자 드빌레르는 책의 맨 앞 부분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을 들추면서 "그들은 단순하고 평온하게 생활할 때 오히려 가장 철학자다웠다. 정치에 관한 그들의 저술 활동은 광인들의 병원과도 같은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통제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는 파스칼의 『팡세』를 인용했다. 저자는 이어 「삶은 결코 만만치 않다」라는 제목의 〈머리말〉을 통해 "산다는 것, 살아 있음을 느끼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 누군가는 이것을 행복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삶이란 선물과 같고, 지금 이 순간은 신비로운 마법이자 한 편의 시와 같다고 말이다. (중략)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늘 어딘가에 매여 있고 겉모습에 신경 써야 하며 자기 의지와 상관없는 시간표에 따라 살아간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 때문이 아니다. 삶은 외모, 성격, 시대, 사는 곳, 이웃, 하루를 보내는 방식, 일하는 환경 등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것들, 적당한 선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로 인해 삶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생각보다 소란하며,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삶이란 시작되었다고 해서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긍정하고 지속시켜야 하는 것이다. 즉 복잡하고 소란한 삶을 스스로 감당하며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란 주장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제한도 제약도 없는 완벽한 자유란 없다고 단언한다. 자유란 적응하는 것, 즉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만든 환경이 아닌 이미 존재하는 환경에서 우리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저자에 따르면 고통 없는 삶은 없다. 우리는 언제나 행복, 사랑, 성공을 원하지만,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 삶의 대부분은 무상하고, 무엇도 예측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의 고통은 쉽게 뽑히는 잡초 같은 것이 아니기에 우리를 더 고통스럽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가까운 사람과의 불화, 직업적 실패, 삶에 대한 염증 등 우리의 여러 고통을 진정시켜 주는 진통제 같은 역할을 하는 철학은 그 분야만의 다양한 진정제와 연고를 처방해주는 일종의 의학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이처럼 결코 만만치 않은 삶이라는 어려운 시험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는 일상과 현실에서 수많은 시련을 마주한다.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견디기 힘든 시련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정말로 그런 시련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을까? 우리 앞에 버티고 있는 거대하고 묵묵한 현실은 우리의 욕망을 가차 없이 짓밟기도 하고 실현시켜주기도 한다. 

철학자들은 본래 철학은 의학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정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철학자의 이야기는 공허할 뿐'이라고 말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에피쿠로스학파, 스토아학파, 혹은 스스로를 '문화의 의사'라고 칭한 니체 같은 몇몇 철학자들은 치유의 철학을 강조했다고 저자는 전한다. 진단명도 다르고 치료법 역시 다르겠지만 치료의 목적은 같다고 저자는 확인한다. 문제가 있는 곳, 통증이나 종양이 있는 곳을 파악하고,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든 진리든 나에게 주어진 것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치유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철학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삶과 고통, 치유의 함수관계를 저자는 설명한다. 철학은 우리를 괴롭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고, 심지어 우리를 치유하는 힘도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철학으로 무엇을 치유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철학은 아픈 곳을 진단하고 또 치료한다는 등식의 성립을 이뤄낸다고 말한다.

이로써 철학은 ‘어떻게’라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특정한 행동을 권유하지 않으며, 기능 장애를 치료하지도 않는다. 다만 삶과 산다는 행위 자체를 치유한다. 철학은 무엇보다 자동차에 작용하는 공기역학 같은 역할을 한다. 공기역학이 자동차의 방향 전환에 영향을 주듯이, 철학은 현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철학은 단순히 오랜 상처를 치유하거나 미래의 불안을 달래주는 것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이고 성가시며 강박적인 현재의 고통을 치유해준다.

이 책에는 〈사용 설명서〉라는 철학의 의미를 이해하는 특별한 글이 책 앞 부분에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이 글에서 키르케고르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저서 『죽음에 이르는 병』을 인용한다. 이에 따르면 키르케고르는 죽음으로만 끝낼 수 있는 질병을 치료하고자 햇는데, 그가 질병으로 인식한 것은 바로 '절망'이었다는 것이 제목이 뜻하는 바다. 우리는 사는 동안 절망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므로 철학의 역할은 '정신의 가장 큰 불행', 즉 인생을 살아가면서 절망에 빠져 고통을 겪는 우리를 치유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둘 중 하나다. 절망하거나, 두려움 없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거나, 병에 걸렸는데도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채로 살아갈 수는 없다. 절망할 것인가, 담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갈 것인가?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철학이 치유하는 질병은 모두 치명적이고 극도로 심각하며, 특히 심리적인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철학보다는 심리학, 정신의학, 아니면 신경생물학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럼 우리는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까? 의사? 심리학자? 아니면 철학자? 한 분야가 다른 분야를 배제하지 않고, 각 분야가 필요에 따라 협진을 할 수만 있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철학의 치유적 기능은 실질적인 치유의 힘이 없는 비유에 불과한 것이라며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시각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실존적 문제를 심리적 문제로 치부하면서 불안을 그저 기질의 표출로만 여기고, 정신적 혼란을 정신병원에서 양질의 재활 치료로 고칠 수 있는 기능 장애로 여기는 과학만능주의가 아니겠는가. 저자는 여기서 되묻는다. 과학이 치유할 수 있는 질병만이 진짜 질병일까? 되묻는 저자는 다시 답을 한다.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예컨대 우리의 동기, 의도, 욕망 등 우리를 추동하는 것과 우리를 자제시키는 것이 무엇이지를 헤아려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책 『철학의 쓸모』는 4개 파트로 나뉘어 있다. 1부 〈육체의 고통〉, 2부 〈영혼의 고통〉, 3부 〈사회적 고통〉, 4부 〈그리고 흥미로운 고통들〉 등이다. 각 부는 9~24개의 장(章)으로 각각 나뉘어 있다. 목차를 살펴보면 과연 삶은 '고통의 바다'구나 할 정도로 온갖 고통이 등장한다. 우선 각 부에서 육체·영혼·사회로 나뉘고, 1부는 육체·죽음·질병·늙음·열정·쾌락 ·뇌와 정신 등으로 구체적으로 나뉜다. 2부는 일상·의지박약·두려움·공포·사랑·위로·후회·자책·우울·권태·질투·시기심·실패·낙오·좌절·업·자아성찰·광기·고독·자살 등으로나뉜다. 3부는 노동·사회규범·돈·거리감·대화·친구·가족 등으로 나뉘어 있다. 4부엔 운동의 지나침·나이듦·소소한 쾌락·먹는 것·현재·어른이 되는 것 등 그야말로 삶을 둘러싼 모든 것이 고통과 연결되어 있다. 왜 고통의 바다로 표현하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 

이 책에서 논의하는 고통의 종류 가운데 우리가 흔히 그토록 겪어보고 싶은 '쾌락'이 어떻게 고통으로 연결되는지 짚어본다. 책에 따르면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애햐 한다는 명제는 굳이 복잡한 철학이 아니더라도 쉽게 납득이 된다.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쾌락이 필요하다. 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쾌락이라는 논리는 과학적 연구에 의해 이미 진행된 바 있다. 우리가 쾌락을 경험할 때, 뇌는 우리의 몸과 외부 세계에서 온 신호를 선별해 우리의 행동을 환경에 맞게 적응시키면서 생존과 자율성을 보장한다. 그러므로 쾌락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소위 이성을 가진 동물이라 불리는 인간의 삶과 행동의 본질적인 요소다. 그러나 고통과 마찬가지로 쾌락은 평정심을 잃게 하며 모든 것을 압도한다.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린다. 고통을 가장 생생하게 표출하는 것이 비명인 것처럼, 쾌락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의성어다. 

쾌락에 빠질 때 우리는 자신을 완전히 놓아버린다. 육체와 정신이 모두 안온함에 젖어들면서 언어가 필요 없는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나 쾌락은 받을 자격도, 받을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우리에게 갑작스럽게 주어지는 깜짝 선물과 같다. 그래서 예측 가능한 쾌락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쾌락이 환희와 기쁨이라면, 욕망은 끊임없는 움직임이다. 욕망은 터빈을 도리고 작업을 하고 전진하며 끊임없이 움직인다. 욕망은 성실하고 부지런하지만, 쾌락은 게으르고 관조적이다. 허기, 갈증, 성적 이끌림처럼 충족되면 사라지는 욕구와 달리, 욕망은 충족되는 법이 없다. 욕망은 또 다른 욕망을 부른다. 하나의 욕망이 충족되면 열 개의 다른 욕망이 생겨난다. 

이 때문에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소망이 실현된다 해도 지속적이고 변치 않는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이는 마치 구걸하는 걸인에게 적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거지에게 주는 적선은 오늘 그의 목숨을 살릴 수는 있지만, 그의 고통을 내일까지 연장시키는 것이므로." 이 책 『철학의 쓸모』의 내용은 철학적 사고와 논리적 전개에 정형화시켜 고통 하나하나에 대한 의학적 처방전을 내리듯 어떻게 치료할지를 알려준다. 간결하고 현실적이다. 삶의 근본적인 고통에 대하여 폴 리쾨르는 인생에서 경험하는 고통을 미화시키지 말고,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하소연하라”고 조언했다. 또 늙어가는 슬픔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인간은 비록 죽음을 맞는다 해도 죽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태어난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간직해야 한다며 “새로운 것에 뛰어들라”고 말한다. 매일 밤 잠자리에서 밀려드는 후회와 자책에 고통스러운 이들에게 몽테뉴는 머릿속에서 맴도는 후회와 자책은 삶에 어떤 의미도, 가르침도 없으니 “순간에 몰두하여 온전해지라”고 말한다. 

이처럼 인생에서 휘청일 때마다 쓰러지지 않도록 붙잡아줄 나만의 철학이 단 하나만 있어도, 힘들어도 우리는 살아낼 수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수많은 고민과 고통, 정답을 알 수 없어 헤매는 매일. 더 윤리적이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것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추천한다.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인생 지침서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자아 성찰은 가식이나 거짓말, 변명을 허용하지 않고 과감하게 자신과 대면하는 일이다. 또한 고독이라는 시련을 견디는 일이기도 하다. 고독 속에 있을 때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자기 자신과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p.230)


저자 : 로랑스 드빌레르(Laurence Devillairs)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 그동안 박식하면서도 대중적인 철학 도서를 다수 집필하며,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동안 파스칼, 데카르트 등 인물 철학에 관한 도서를 집필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자연이 주는 철학적인 가르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철학을 한다는 건 삶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저자는 철학을 아는 삶이 우리를 얼마나 이롭게 하는지를 이야기하며 프랑스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철학과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알려온 저자는 오래전부터 바다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파도와 때에 맞춰 밀려오고 물러나는 밀물과 썰물 등 바다의 생태에서 우리의 삶과 유사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바다가 인생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자연이라고 생각했다. 삶이란 이미 그 자체로 가치 있다. 바다가 존재만으로 완벽한 것처럼 말이다. 때때로 고난과 역경이 삶의 전체를 휘감아도, 들뜨고 환희로 가득한 순간들도, 그 모든 순간이 인생이다. 잠시 눈 감고 싶을 만큼 힘들다고 해도 그것이 삶이 아닐 리 없다. 저자는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그렇게 물결치며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철학과 삶, 바다라는 테마를 한데 녹여 프랑스 현지 언론에서 극찬을 받은 『모든 삶은 흐른다』가 국내 독자들에게도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역자 : 박효은


프랑스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프랑스로 옮기는 일을 한다. 현재는 바른번역에서 번역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바보의 세계》, 《오징어 게임 심리학》, 《지옥》, 《숲속의 철학자》, 《세상 친절한 이슬람 역사》, 《시베리아의 숲에서》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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