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물질을 만났을 때 - 융 분석심리학적 모래놀이치료의 두 가지 적용 : 개인과 사회
에바 패티스 조자 지음, 김재희 옮김 / 힐링윙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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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책 『영혼이 물질을 만났을 때』는 아동(어린이)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모래놀이'가 제공되는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다. 이를 '표현 모래작업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전쟁이나 내전, 난민, 기타 재해적 상황을 겪은 아동들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극심한 심리적 외상을 극복하고 정신의 자기조절능력이 강화되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에는 루마니아, 콜롬비아 등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개최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아동과 자원봉사 조력자 간의 만남, 아동들의 모래놀이 이야기, 상담사와 아동의 내적 흐름이 주를 이룬다. 저자 에바 패티스 조자는 국제융분석가(IAAP)이자 국제모래놀이치료사(ISST)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표현을 위한 자유롭고 보호된 공간이 제공되자마자 이미지와 내러티브를 만들며, 자기를 조절하는 힘을 발휘하는 정신의 놀라운 능력과 결단력이다. 이는 불리한 경험으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어린이와 성인)뿐만 아니라 삶에서 더 깊은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 정신의 자기 조절 능력은 모래놀이치료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체험된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20년에 걸쳐 개발한 두 가지 모래놀이 적용 방식을 소개한다. 이 두 가지 방식은 각기 다른 대상 집단을 위한 것이며, 동일한 기본 원리를 두 가지 다른 방향으로 확장한 것이다. 첫 번째 적용 방식은 운동감각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개별 치료 과정이다. 이 접근 방식에서 내담자는 모래와 물만 사용하도록 권장되며, 처음에는 언어적 설명과 시각적 상상을 배제하고, 모래를 만지는 손의 촉각적 인식에 집중하도록 안내받는다. 이 인식은 감각적 기억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자신이 아동기에 획득한 애착 모델(J. Bowlby)을 직접 인식하게 될 정도로 이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상징하는 신체 경험을 빠르게 하게 된다. 운동감각적 상상력이 일어나는 과정은 또한 내면의 새로운 감정 상태가 창조되는 순간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 내담자가 촉각적 인식과 상징전(pre-symbolic) 및 상징적 표현에 참여하는 과정을 사례들과 함께 설명한다.

이와 함께 표현 모래작업이라고 부르는 두 번째 방식은 사회적 위기 상황에 처한 아동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이 응용 프로그램은 현재 8개국의 국제 융 분석가 팀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표현 모래작업은 그룹으로 이루어진다. 모래놀이의 핵심은 정신의 자기조절 경향의 활성화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성인 조력자와 아동 사이의 상호작용이 언어 전, 심지어 상징 전 수준에서 일어나는 경우, 치료적 개입이 얼마나 적게 필요한지와 정신신체 시스템의 자기조절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여러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이에 따라 책의 후반부에서 실제로 진행된 표현 모래작업 프로젝트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프로젝트는 슈투트가르트의 융 연구소와 협력하여 독일에서 진행되었는데, 여기에는 IS의 극심한 잔학 행위의 피해자가 되어 독일로 피난 온 이라크의 야지디족 아동들과의 모래놀이가 포함돼 있다. 각 과정은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더라도 아동의 정신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감동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국제분석심리학회가 5개 도시에서 표현 모래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우크라이나의 아동들도 마찬가지였고, 심지어 전쟁 지역에 직접 위치한 도시들도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루마니아와 콜롬비아의 프로젝트 사례들도 기술된다.

이 책은 고통과 긴장이 희망, 회복, 애정으로 이어지는 드라마를 여러 편 보여 주는 셈이다. 독자들은 이 모든 회복에 감동과 감사를 느끼며 책장을 넘겨 갈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이 책은 힐링윙즈 심리상담연구소의 소장이자 역자 겸 발행인이기도 한 김재희의 노력에 힘입어 번역돼 우리 앞에 왔다. 역자는 「고통과 긴장이 회복과 애정으로 바뀌는 드라마」라는 제목의 〈서문〉을 통해 출간 취지를 밝히고 있다.

"나는 모래놀이세션을 제공할 때 피규어를 제공하지만, 간혹 모래에 매료되어 오랫동안 모래만 활용하는 내담자들이 있다. 그래서 이 모래만을 활용한 사례들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모래만을 먼저 활용해 볼 것을 내담자에게 직접 권하며 이에 대한 효과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기에 나의 궁금증을 해갈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도라칼프에게 직접 모래놀이를 받았던 경험, 전 세계 위기에 처한 아동들에게 제공되었던 모래놀이 프로젝트를 통한 상세한 사례들이 포함되어 있어, 동료 모래놀이치료사들에게 영감과 전문지식을 더해 줄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p.6)

역자는 치료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모래 속에서 표현한 모든 것들은 그들의 영혼의 모습임을 다시 생각했다고 털어놓는다. 이를 가능하게 한 모래의 부드러운 힘은 때로 상상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모래는 생애 동안 경험한 것 중에 가장 부드러운 대상, 모성을 투사한다고 역자는 주장한다. 동시에 이 모성은 우리 정신의 한 측면이요, 우리 내면에 이미 본질로 존재하는 자원이라고 설명한다.

"모래놀이는 참으로 부드러운 모델이다. 모래의 촉감도 부드럽고, 치료사의 태도도 부드럽다. 내담자가 표현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조용히 교감한다. 그러면 우리 앞의 창조자는 유니콘과 페가수스가 하늘을 나는 판타지에서부터, 지옥과 괴물의 테마까지 무한하게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들을 펼친다. 자원은 활성화되고 트라우마는 이 부드러움 속에서 어루만지며 성격의 통합과 자아의 적절한 강도를 획득해 나간다. 모래놀이치료사들은 이 과정 동안 촉진과 침묵의 균형을 지키면서 내담자의 무의식 여행에 온 마음으로 동행한다. 그리고 이 여행 동안 내담자에게 영향을 끼쳐온 개인의 역사와 사회적 맥락을 깊숙하게 경험한다."(p.7) 

이 책은 칼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독자는 이해된다. 칼 융이 창안한 분석심리학은 의식과 무의식간 관계를 확립하고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로이트(Freud)로부터 무의식의 중요성에 대해 영향을 받은 융은 무의식의 개념을 확장하여 체계적 이론을 구축했다고 알고 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분석심리학은 인간 정신의 구조를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하며, 나아가 무의식을 개인무의식과 집단무의식으로 세분화한다. 먼저 의식은 자아(ego)에 의해 지배되는 부분으로, 인간이 자신을 외부에 표현하고 외부 현실을 인식하는 기능을 한다. 개인이 자신의 의식을 능동적으로 외적 세계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외향성으로 칭하며, 내적 주관적 세계로 향하는 성향을 내향성이라 한다. 융은 우리 모두가 두 가지 상반되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하나의 지배적인 경향에 따라 우리의 성격 및 태도가 달라진다고 보았다. 의식이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은 감각과 직관으로 구성된 비합리적 차원, 그리고 외부 세계를 판단하는 방식은 사고와 감정으로 구성된 합리적 차원으로 나뉜다. 융은 심리적 태도와 의식의 기능을 조합하여 여덟 가지 심리적 유형을 정리하였는데, 성격 유형을 측정하는 데 많이 쓰이는 MBTI가 이에 기초하고 있다.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 기초된 것이라고 독자가 추정하는 이유는 저자 에바 패티스 조자가 쓴 〈머리말(서문)〉에서다. 바로 '무의식'이라는 단어에 집중하고,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생겼거나, 사춘기 소녀가 자신의 피부에 상처를 내는 경우, 목적론적 관점은 이를 주어진 환경에서 최소한의 자기효능감, 자율성, 순간적 긴장 해소를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라고 볼 것이다. 손톱을 물어뜯는 것과 피를 흘리며 해방감을 느끼는 자해 증상은 무의식이 추구하는 목표(자율적으로 영향을 끼치려는)에 비추어 볼 때 완전히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아동 청소년의 내면에 생물학적 시계처럼 발달을 촉진하고 있는 정신 에너지와 이러한 진보를 방해하는 환경적 장애물 사이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은' 타협안이다. 증상은 단순한 시각적 표현 이상의 파장이 있다. 뜯긴 손톱이나 피부의 상처는 사람에게 신체적, 정서적 반응을 유발한다. 아이와 사춘기 소녀의 일상에 성장을 억제하는 자기 파괴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일정 수준의 자각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 수 있도록 '알린다'. (중략) 정신의 자기조절 경향은 내면의 무의식적 이미지의 끊임없는 생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이미지는 어른들에게는 밤의 꿈과 환상으로 도착하고, 아동은 자유롭고 상징적인 놀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정신의 자기 조절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유일한 전제 조건은 두려움이 없는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다."(p.23~24)

저자는 "놀이는 유전적으로 내재된 신경계의 유희적 충동을 반영하지만, 이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환경이 필요하다."는 판크셉의 증명으로 확인됐다고 인용하면서 학습이 놀이적인 맥락에서 가장 잘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는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를 인용해 모래놀이의 효용성을 설명하기도 한다.

치료 상황에서 우리가 정신의 자기 조절 능력을 가정하여 개입한다는 것은 상담사가 손상된 시스템을 복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제안한다. 오히려 우리는 매번 새로운 특정한 것을 향해 항상 노력하는 이 정신-신체 시스템 자체에 의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시스템은 무엇을 추구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두 가지 방향, 즉 4발달(C.G. Jung에 따르면 개성화의 가장 넓은 개념)과 관계(인간은 사회적 존재)를 지향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당연히 이 두 가지 기본적인 인간의 필요는 상호의존적이며 하나는 다른 하나 없이 고려될 수 없다. 그러나 심리 치료 과정에서 이 두 가지 필요는 어떤 주어진 순서대로 발현되지 않는다. 우리 상담사는 자신의 내면과 충분히 안정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 아동이나 성인이, 다른 사람에게 정서-신체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는 발달적인 결함을 종종 마주친다. 그들은 아직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교류에 대한 욕구가 낮다. 치료 중에도 이들은 상담사와 친밀감이나 관계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실 다른 사람의 존재 없이 분석을 받으며 증상이 완화되기를 원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8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자기에 대한 놀라움과 경이로움〉, 2장 〈안에서와 같이 밖에서도, 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 3장 〈모래놀이 개인 세션과 정신의 자기 조절 능력〉, 4장 〈표현 모래작업 프로젝트〉, 5장 〈콜롬비아 이주 아동을 위한 표현 모래작업 프로젝트〉, 6장 〈독일 난민 아동을 위한 표현 모래작업 프로젝트: ‘그룹은 변형이 일어나는 연금술 용기이다’〉, 7장 〈루마니아 보육원에서의 표현 모래작업 프로젝트〉, 8장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의 표현 모래작업 프로젝트〉 등이다.

1장은 「도라 칼프의 치료적 태도」「치료실에서 제삼자」「도구로서의 한계」「언어적 의사소통을 위한 절호의 순간」「운동감각적 상상」「신체로 구현되는 상징」「안내하는 방법」「사진 촬영에 대해서」 등 8개 소항목으로 나뉘어 설명되고 있다. 

"다른 치료적 접근에 비해 유리한 모래놀이만의 뚜렷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담자들 대부분이 모래를 만진 후 몇 분 이내에 ‘자신에 대한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발견한다. 처음 모래를 접촉하는 순간 예상치 못했던 감각, 잊고 있던 마음의 상태, 시각적 이미지와 연관된 새로운 생각과 움직임이 유발된다. 때로는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특정 경로를 따라 움직이거나, 구멍을 만들고, 공간을 찾기도 하는데, 이는 “모래가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마치 손이 스스로 만든 것처럼 전혀 예상치 못했던 형태들을 만든다. “오, 정말 신기해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런 느낌은 정말 처음이에요!” “... 가 떠올라요” 내담자의 손은 모래의 일관성, 부드러움, 작은 접촉에도 반응하는 즉각성을 탐색하는 동안, 온갖 종류의 지각과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그것들이 내면에서 나온 것인지 외부에서 나온 것인지 구별할 수가 없다. 그것들은 순환 과정이다. 내면과 외부 세계, 신체와 정신 사이,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정신과 물질 사이에 매우 미묘하면서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p.31~32)

마지막 8장은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심리 실태와 상담의 방법을 계획하기 위해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으로 향하는 저자와 동행한 심리학자 블라드의 모습을 비교적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2015년 이후 130만 명이 탈출한 지역이라고 하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지역적 분쟁을 계속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2022년 2월 처음시작한 줄 알았는데 이전부터 국경에서의 분쟁이나 국지전은 많이 있었던 듯하다. 이 책은 전쟁 지역 아동들의 심리 상태나 트라우마 치료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나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충이 얼마나 심할까 짐작하는 데도 비교적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랫동안 소련(러시아)의 지배 아래 있다가 소련 붕괴로 많은 동유럽 국가처럼 민주주의로 재건하려 했던 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러시아가 드디어 공식적으로 침공했다. 저자는 러시아 침공 이전 상황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함으로써 어린이들이 받고 있을 전쟁 트라우마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약 1년 동안 국제 언론은 우크라이나의 '잊혀진 전쟁'에 대해 보도했지만, 도네츠크과 루한스크 인민 공화국으로 새로 선언된 이 국경 지역에서 여전히 군인들이 매일 목숨을 잃고 있다.(p.245)


저자 : 에바 패티스 조자(Eva Pattis Zoja)


국제융분석가(IAAP)이자 국제모래놀이치료사(ISST)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국제 표현모래작업협회(IAES)를 설립하고 융 분석과 모래놀이 치료 교육을 제공하며 유럽,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 표현모래작업 프로젝트를 개최해왔다.


역자 : 김재희


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사회사업(정신건강/상담) 석사

힐링윙즈 심리상담연구소의 소장

Hope&Wellness Center 위촉 주한미군 가족 대상 상담사

전) 미시건주 Flint Life Center 임상사회복지사

전)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현대인의 정신건강’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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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미술관 - 명화가 건네는 위로의 말들
추명희 지음 / 책들의정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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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대상이 되는 것들은 대부분 자연이나 인간의 삶이다. 신화의 내용을 문학이나 그림으로 나타나는 것은 신(神)들에 대한 이야기처럼 묘사하고 감정의 표현을 담았다. 마치 신들의 이야기를 표현하지만 기저에는 인간의 삶과 감정을 담고 있다. 역으로 생각한다면 인간의 삶을 신들에 덧씌워 상징한 것에 다름 아니다. 신이 인간의 감정을 가졌다는 설정 자체가 문학의 원형이 된 이유다. 그림 역시 자연을 모사하고 묘사하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신화의 내용을 담는다. 역시 인간의 감정을 가진 신의 모습으로 그려내려는 것이다. 이 책 『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미술관』은 화가의 삶을, 그들이 그려내는 인물에 투영한 것들에 바탕하고 있다. 아픔이 녹아든 그림이 명작이 되듯, 상처를 견뎌낸 삶은 작품이 된다는 명제에 가깝게 다가선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고통과 치열한 싸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은 표현한다. 표현의 방법이야 다르지만 인간의 삶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은 예술 작품은 그닥 독자나 관람자들의 호평을 받기 어렵다. 독자나 관람자들이 자신들이 가진 감정을 표현해야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출판사 측은 예술을 통한 감동이 작품에 어떻게 나타나고, 독자나 관람자, 청중이 왜 감동하는지에 대해 예술론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든 날,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노래에 위로받아본 적 있는가? 쉽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스크린도어에 적힌 짧은 시 한 편에 절절히 공감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지치고 힘들 때 내 마음을 달래고 대변해 주는 메시지 하나에도 깊은 위안을 받는다. 힘들수록 마음을 달래줄 밝고 행복한 작품을 보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 고통과 아픔의 시간 속에서는 나와 닮은 작품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공감이 훨씬 더 큰 법이다."

저자 추명희는 「상처를 받아들일 때 삶은 더욱 숭고해진다」란 제목의 〈서문〉을 통해 아무리 큰 행운일지라도 모두가 다 누리면 더 이상 기쁘지 않고 아무리 큰 불행이라도 나만 겪는 게 아니라면 그리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한다. 그게 범인들의 심사라고 밝힌다. 시대적 고난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모두가 가난했고 모두가 힘들었던 그 시절이 그래도 좋았다"고 회고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역자는 주장한다. 
인간 심연에 자리 잡은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게 예술의 본질이라고 역자는 생각하는 듯하다.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은 원래 그런 거야"라는 체념적 긍정으로 생에 대한 애착을 간신히 붙들고 있는지 모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역자는 이처럼 버티며 한 발짝씩 나아가다 보면 종국엔 허무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헛된 이상을 품은 채 인간은 살아간다고 단언한다. 체념적 긍정을 넘어선 진실로 순수한 긍정에 도달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건져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저자는 인생은 살 만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지도, 살아간다는 것은 늙어간다는 것이고 늙는다는 것은 섧디설운 일이라고 한다. 우리들의 일상의 고요와 평안은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지고 상념과 상처는 파도처럼 지칠 줄 모른다. 마음속에 거센 비와 바람이 휘몰아치는 나날들, 위로가 필요한 순간, 그럴 때 우리보다 먼저 삶의 풍랑 속에 스러져 간 에술가들이 남긴 그림에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찾아내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펴내기로 했다고 〈서문〉에서 밝힌다. 그런 예술가들은 그림에 위로와 격려를 남겼다. 그것을 찾아내는 일은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일반 사람들에게 찾아내 전하려고 이 책을 펴냈다는 말이다. 

미술관에 걸린 완벽하고 화려하기만 한 것 같은 그림들도 마찬가지다. 프리다 칼로, 에드바르 뭉크, 클로드 모네 등 수 세기가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 명화를 탄생시키며 우리에게 위안을 건넨 예술가들의 삶은 그들의 작품과 달리 그리 빛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힘든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예술을 찾는 지금의 우리처럼, 깊은 어둠 속에서 홀로 화폭에 자신의 모든 고통과 고뇌, 혼란을 녹여내며 상처의 시간을 견뎌내곤 했다. 자신의 삶 속으로 기꺼이 고통을 끌어안은 17인의 예술가. 그들은 빛나는 명화를 통해 위로의 말을 건넨다. 저자가 그러했던 것처럼, 상처의 순간을 버티고 견뎌내다 보면 언젠가 독자들의 삶도 작품이 될 거라고 강조한다. 독자들이 가진 모든 상처가 빛나는 색채로 밝아질 날이 올 거라고 저자는 권유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쇼펜하우어도 톨스토이도 소크라테스도 말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그들의 말을 믿고 거울 속에 비친 초라하고 어설픈 나를 인정해보려고 해도 말처럼 쉽지 않다. 고개만 조금 돌려보면 나를 제외한 온 세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것들투성이인 것만 같다. 세계를 감동시킨 화려한 미술관 속 수많은 명화도 그렇다. 섬세한 붓질과 조화로운 색감, 그림을 가득 메운 아름다운 피사체까지 완벽하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아우라를 풍긴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액자 속 그 완벽한 그림 너머에는 우리처럼 고통 속에 몸부림친 불완전한 인간이 살아 숨 쉬었음을,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인 이들이 결국 빛나는 작품을 탄생시켰음을 말이다.

삶의 고통을 끌어안은 채 그림을 그려 나간 수많은 예술가. 어쩌면 그들은 슬픔과 괴로움, 외로움과 고독을 물감으로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그저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인 고흐의 초상화에서 우리가 어떻게 깊은 고독감을 느끼고, 모네가 그린 평화로운 정원의 풍경에서 슬픔을 읽어낼 수 있겠는가. 저자의 그림 감상법은 치열하다. 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그들의 삶을 읽어낸다. 또 그림을 통해 예술가들은 숨결과 눈빛, 얼굴 색마저도 그들이 영혼을 담아 표현해냈다. 그들이 그린 그림에는 삶속 모든 고통이 담겨 있다. 그림 속에 들어 있는 그들의 삶을 읽어내는 것은 예술과 예술가의 삶과 고통을 모두 담았다는 전제 하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예술가들이 작품 속에 피와 눈물로 새겨 놓은 답은 사랑이라고 저자는 주저없이 단언한다. "그림과 인생은 닮았다. 깊은 상처를 견뎌낼수록 더 단단해지는 인생처럼 그림도 작가의 고통 속에서 더욱 숭고해진다. 삶의 허무를 노래한 옛 시인들은 저마다 '인간은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자체가 이미 미궁에 빠진 것'이라고 귀띔한다. 그렇다면 어둡고 캄캄한 미궁 속에서 그 누구보다 섬세하고 예리한 감각을 가진 예술가들은 빠져나가는 길을 찾았을까."(p.5)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당신의 손을 잡을 때 세상은 색채로 물들고〉, 2장 〈때때로 인생은 황량한 벌판 같지만〉, 3장 〈누구도 가지 않은 길에 나 홀로 서서〉, 4장 〈우리는 먼지 한 톨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등이다. 1장에선 프리다 칼로, 살바르도 달리, 구스타프 클림트, 파블로 피카소, 카미유 클로텔 등 5명의 화가들이 등장한다. 2장엔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에드바르 뭉크, 프란시스코 고야 등이 담겨 있다. 3장은 단테이 게이브리얼 로세티, 폴 세잔, 에곤 실레, 앤디 워홀 등의 생애와 작품론이 실려 있다. 마지막 4장엔 요하네스 베르메르,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로렌스 스티븐 라우리, 렘브란트 판 레인 등이 기술되고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화가는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삶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프리다 칼로(1907~1957)의 삶과 작품이 설명된다. 프리다 칼로는 삶과 예술, 사상 거의 모든 세계의 전선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웠던 '혁명적 예술가'로 지칭되고 있다. 저자는 프리다의 삶을 어려서 죽음의 문턱 아니 어쩌면 그 너머에까지 갔다가 돌아와서인지 일찍이 인생을 깨달아버린 듯하다고 서술한다. "물리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을 인용한다. 프리다 칼로 역시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한다.

프리다 칼로의 짧은 삶에 그토록 많은 고통과 불행이 함께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프리다는 1925년 9월 어느 날, 그녀가 타고 가던 버스가 옆을 지나가던 전차가 탈선하며 충돌하면서 고통의 삶이 시작됐다. 자궁이 손상되고 오른다리는 열한 군데 골절, 오른발은 뭉개지고 요추와 골반, 쇄골, 갈비뼈, 치골 등에 다발성 골절상을 입었다. 프리다를 본 의사들은 모두 그녀가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저자는 전한다. 몇 주 지난 뒤에 가까스로, 기적적으로 눈을 뜬 프리다의 몸은 견인기와 석고 깁스로 단단히 고정돼 있었다. 아홉 달 동안 꼼짝없이 누워 천장만 바라보아야 했다. 열여덟 살의 프리다는 통증보다 더 고통스러운 지루함과 싸우며 깨달았다고 한다. 지루함을 이겨낼 무언가를 찾아내지 않으면 그냥 빨리 죽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작이었는지 그녀의 삶과 작품에 잘 나타나 있다. "사진관을 운영하며 손기술이 좋았던 기예르모는 프리다가 금속 코르셋을 끼고 누운 자세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특수 이젤을 제작해주었다. ······ 병실 벽에 자신의 그림들이 하나둘 채워질수록 우울한 분위기는 물론 그녀 마음속 먹구름도 걷히는 듯했다. 문득 그녀는 어쩌면 그림이 자신을 구원해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들떴다. 폐허가 된 그녀의 삶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내리쬐고 있었다."(p.14~15)

고통 그 자체인 삶에서 칼로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미술에 대한 열정뿐이었다. 3년 후 자신이 아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디에고 리베라를 찾아갔다. 여느 날처럼 멕시코 궁립궁전을 위한 벽화 작업을 하고 있던 그는 갑자기 나타난 작은 소녀를 보고 첫눈에 사랑스러움을 느꼈다. 디에고는 프리다에 대한 첫인상을 이렇게 회상했다.

"프리다의 태도는 얼핏 봐도 남달랐다. 그림에 대한 평가를 기다리며 나를 바라봤을 때도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위엄과 자신감이 있었고, 눈동자는 야릇한 빛을 뿜었다. 그녀는 아직 어린아이처럼 귀여우면서도 또 어딘가 모르게 성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멕시코 국민 화가였던 디에고는 호색한이었다. 그는 이미 불륜으로 인해 두 번의 이혼을 한 상태였고 늘 여러 명의 여자와 동시에 연애를 즐겼다. 프리다와 디에고는 공산주의에 대한 열정적 신념을 공유하며 점점 관계가 깊어졌다. 그는 다른 여자들을 모두 정리한 후 프리다와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디에고는 상상이나 했을까? 해바라기처럼 자신만을 바라보는 이 작고 연약한 소녀가 인간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자신을 넘어설 것이라는 사실을. 청혼받은 프리다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1929년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다. 스무 살의 딸이 마흔세 살의 바람둥이와 결혼하겠다니 어느 부모가 찬성하겠는가. 또 프리다는 죽을 때까지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하고 디에고는 그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도 의문이었다. 실제로 프리다는 26년 동안 무려 서른 번이 넘는 외과수술을 받았다.
이후 프리다는 세 차례나 임신에 성공했지만 자궁과 골반에 입은 손상 때문에 유산을 반복했다. 디에고는 출산이 그녀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의사의 권고를 받아들이자고 프리다를 설득했으나 소용없었다. 디에고의 아이를 낳는 것은 그녀의 간절한 꿈이었다. 프리다가 아이를 낳고 싶은 갈망과 싸우는 동안 디에고의 바람기는 봉인이 해제되고 있었다. 그런데 '바람'의 상대가 프리다의 여동생이었다는 사실은 또 한 번의 참담한 고통이 된다. 그러나 디에고가 바람기를 주체하지 못하듯 프리다 역시 디에고에 대한 사랑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후 프리다는 벽화 화가인 이그나시오 아기레와 불타는 연애를 했고 곧이어 일본계 미국인 조각가 이사무 누구치와 육체는 물론 감정적으로도 깊은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녀의 욕망은 헝가리 출신의 사진작가 니콜라스 머레이를 거쳐 급기야 러시아 혁명가이자 정치가인 레온 트로츠키에게까지 가닿았다.

1940년 8월 어느 날, 트로츠키가 러시아 비밀 경찰에게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파리의 공산당 서클을 돌아다니던 프리다는 즉시 경찰에 끌려가 열두 시간이 넘는 심문을 당하게 된다. 샌프란시스코 주니어 칼리지의 벽화를 작업 중이던 디에고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에게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올 것을 종용했다. 의지할 곳이 필요했던 프리다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짐을 꾸려 그가 있는 샌프란스시코로 떠났다. 재결합은 프리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루어졌으나 디에고의 바람기는 말릴 수 없었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두 번의 큰 사고를 당했는데, 첫 번째는 전차와 충돌한 것이고, 두 번째 사고는 디에고이다. 두 사고를 비교하면 디에고가 훨씬 더 끔찍했다."(p.26)


‘아, 저 사람들이 〈지옥의 문〉을 조각하고 있는 나의 존재를 알까?’ 아버지의 말이 옳았다. 카미유는 로댕의 동반자이자 뮤즈이면서 동시에 그의 일을 해주는 일꾼으로 전락했다. 때때로 저녁이 되면 그녀는 다리가 아파서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고 머리는 먼지투성이에다 신발 속에는 돌가루와 진흙 덩이가 가득했다. 그녀는 세 곳의 아틀리에를 바쁘게 뛰어다녔고 이따금 로댕을 위해 몇 시간 동안 모델을 서기도 했다. 아버지가 가끔 “지금 무슨 작품을 작업하고 있느냐”고 물을 때면 잊고 있던 회의감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p.105)- 「카미유 클로델 -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많이 고통받는다”」중에서


저자 : 추명희


서강대학교에서 문학사와 정치학사,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를 마쳤다. 〈월간조선〉, 〈톱클래스〉, 〈더 트래블러〉 등 언론사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일했으며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미술 칼럼을 정기 연재하기도 했다. 평생을 외로움과 고독, 공포와 억압 속에 살다가 결국 그림을 통해 상처에서 아름다움을 피워낸 예술가들처럼, 우리의 삶도 아픔의 흔적을 통해 더 빛나는 작품으로 태어나리라 믿는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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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 -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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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변화엔 반드시 일정한 법칙이 존재한다. 이것이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이다. 이 책은 세상을 보는 독자들의 눈이 달라지게 한다. 성공 방정식에 날개를 달아주는 세상에 숨어 있는 법칙을 읽어낸다면 원하는 성공에 한 발짝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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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 -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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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현상은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없다. 다만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필연적인 결과가 우연히 일어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반대로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도 관심을 두고 끝까지 추적해 들어가면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다는 점을 확신할 뿐이다. 자연 현상이든 사회 현상이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끊임없는 움직임과 변화 속에 존재하며 거기에는 어떠한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한 방법이 학문이다. 이를 테면 매일 해가 뜨고, 강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기온이 따뜻해지면 얼음이 녹으며, 주기적으로 계절은 변한다. 이런 현상의 변화 속에서 보편적, 필연적 불변의 관계를 찾아 정리한 것이 바로 '법칙'이다. 이 책 『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은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이란 부제를 갖고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하나씩 하나씩 겪고 원인을 규명하려는 노력의 결정체다. 이 책 한 권이면 거대한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우주 만물의 변화의 법칙을 정리한 책이다. 표제어에 드러나듯 주요한 101가지의 법칙을 담았다. 지금은 상식처럼 됐지만 이 법칙을 알아내기까지 세상의 모든 현상은 신(神)에 의해 일어난다고 믿었고,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 책의 출판사는 소개글에서 "상식이 걷는 것이라면, 교양은 뛰는 것이고, 지식은 나는 것이다"란 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는 까닭이다. 법칙은 상식, 교양, 지식의 모든 것을 아우른다는 것이다. 

학문의 어느 분야든 깊이 공부하면 법칙, 즉 ‘모든 사물과 현상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내재하는 보편적, 필연적인 불변의 관계’가 보인다고 한다. 한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사람의 걸음걸이만 보고도 그 사람이 앓고 있는 병을 거의 진단할 수 있고, 구두 수선공들은 구두가 닳은 모양만 보고도 그 사람의 성격과 체질을 알 수 있다.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시드니 셀던은 그의 작품에서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을 말한다. 돈과 여자를 주면 80%의 사람들은 걸려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빠져나갈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숙련된 수사관들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이유를 아주 그럴싸하게 제시하는 사람이, 대부분 범인이라고 한다. 완벽함 속에 오히려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세상 일이 뜻대로 안 된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성공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같은 일을 하면서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실패하는 걸까? 우리 삶의 모든 변화는 변화의 패턴을 읽어내는 사람과 읽지 못한 채 시도하는 사람, 두 종류 사람의 노력의 결과이다. 이 모든 결과는 성공한 사람이 들인 노력과 실패한 사람의 노력이 차이가 항상 존재한다면 이는 성공과 우연의 법칙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법칙들이 예외가 있다면 노력의 차이일 뿐이다. 이 책은 누군가 밝혀 낸 세상의 법칙들을 잊고 지내는 사람들이 꼭 읽고 뇌리에 담아야 할 사람들에게 권유하는 세상의 법칙을 묶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처음 읽는 사람에겐 시크릿이고, 두 번 읽은 사람에겐 상식이 될 것이다. 만약 세 번을 읽는다면 그것은 이미 뇌속에 깊숙이 들어앉은 세상의 섭리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세상을 읽자. 필연적인 불변의 관계, 법칙의 관점에서 우리 삶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자"는 캐치프레이즈는 고대이든,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든 모두에게 불변의 원칙이다. ‘세상의 법칙을 읽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능하게 해준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은 하인리히 법칙에서부터 깨진 유리창의 법칙까지, 이 세상을 지배하는 수많은 법칙들을 정리했다. 사전식으로 법칙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법칙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적절한 사건과 이야기를 추가했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머리에 새겨넣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책이 상식을 뛰어넘어 독자들의 삶에 현실적으로 도움되는 ‘실천적 교양’으로 읽히기를 바란다고 저자 이영직은 기대하고 있다. 먼저 저자는 〈서문〉을 통해 원리와 법칙의 의미를 정리한다. 법칙이란 특정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검증된 이론이며, 하나의 근본적인 이치나 원리를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시킨 설명이기 때문이다.

사과나무에서 땅으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만유인력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며, 만유인력의 원리는 모든 사물이 자체의 질량과 비례하여 다른 사물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모든 법칙 뒤에는 어떤 원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연과학적인 법칙들 외에도 많은 사회과학적인 법칙들을 추려서 나름대로의 해석을 시도했다. 물론 기존의 학자들이 해석한 것을 요약해서 정리한 부분도 있다. 사회과학에서 법칙이 필요한 이유는 일단 검증된 것이기에 믿고 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사회, 경제, 과학, 수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이 되는 법칙들을 간추리고 정리한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사고와 나의 생각을 뒤섞어보기 저자는 바란다. 그러면 마치 핵분열하듯 머릿속에서 무서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이 책에 나오는 법칙들은 대부분 합당한 이야기지만, 성공을 위해서 그 많은 법칙이 모두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무리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라도 불과 몇 가지 이내의 법칙을 신조로 삼았을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대부분의 법칙은 재미있게 읽으면서 눈에 담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법칙은 교훈 정도로 머리에 담으면 된다는 것이다. 각 학문 분야별로 정리된 법칙은 이 책에 담기지 않은 것이 훨씬 많다. 어쩌면 이 책에서 다룬 것들은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들만 간추린 것이다. 독자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되는 한두 가지 법칙만 가슴에 깊이 새겨 반드시 실천하기를 저자는 바란다. 삶의 법칙이란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필요한 것만 선택하면 된다. 자신의 삶을 확장하려면 또 적당한 분야의 법칙을 찾으면 될 일이다. 

저자는 인생을 살면서 아래와 같은 의문을 품은 사람이라면 특히 일독을 권한다. ‘나는 하는 일마다 실패하는데, 왜 저 사람은 하는 일마다 성공할까?’, ‘성공한 사람들이 이미 알고, 남모르게 쓰고 있는 성공 방정식은 무엇일까?’라고 궁금해 한다면 선택하고 집중 실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책에는 101가지 시크릿이 담겨져 있다. 분류 없이 101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 「하나의 모래알 속에 세상이 들어 있다- ‘대칭 구조와 프랙탈’」에는 '프랙탈 이론'이 모습을 드러낸다. 프랙탈 이론이란 요즘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이론으로, 무질서한 자연계에서 패턴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프랙탈이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닮은 구조를 가리키는 말이다. 나무의 가지 하나는 나무 전체의 모습을 축소한 것이고, 전체는 가지 하나를 확대한 모습이다. 유사성, 자기 닮음 현상이다. 눈송이는 완벽한 6각형 구조를 하고 있으며, 벌집도 6각형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6각형 대칭을 이루는 이유는 '에너지 절약의 법칙'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수학자 마터스 드 샤토이 교수는 그의 저서 『대칭』에서 자연에서 흔하디 흔한 대칭은 자연이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는 구조'로 진화한 결과라고 풀이한다. 벌들이 꽃의 특정한 대칭과 패턴을 좇아 꿀을 따는 것도, 비눗방울이 가장 대칭적인 구 형태를 띠는 것도, 수많은 동식물 대칭을 좇아 진화한 것도, 인간의 마음·예술·기술이 대칭을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둘레가 일정할 때 공간을 최대로 하는 구조는 원이다. 그러나 여러 개의 원을 이어 붙일 경우 원과 원 사이의 공간이 낭비된다. 공간을 절약하기에 좋은 구조는 삼각, 사각, 육각뿐이다. 삼각은 공간에 비해 변의 길이가 길고, 사각형은 일그러지기 쉬운 구조여서 안정성이 떨어진다. 공간과 재료의 절약 그리고 안정성이 가장 뛰어난 구조가 육각이란 주장이다.

영국의 수학자 아이언 스튜어트 교수는 『자연 속의 수학적 질서』에서 삼라만상은 유사한 구조와 움직임을 반복하기 때문에, 우주는 거대한 닮은꼴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사막의 모래와 바다의 파도가 펼치는 무늬는 놀랍도록 비슷하다. 그는 우주 만물은 서로 비슷한 모양을 반복하는 자기 반복성과 대칭성, 그러면서도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역동성을 ‘세상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프랙탈 세계에서 부분과 전체는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유사한 모양을 반복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의 이론과 불교 경전의 내용을 들어 프랙탈 이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불교 경전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하나의 모래알 속에 삼천 세계가 들어 있다.” 인체의 신경계, 혈관, 나무의 뿌리느 아주 무작위적이고 혼돈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작은 구조가 유사하게 반복되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을 확대한 형태가 전체고, 전체를 축소한 형태가 부분이다.(p.16~17)

자본주의 사회와 공산주의 사회의 대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으로 격화되었다. 전 세계가 양 진영으로 나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계속했다는 의미에서 '냉전'으로 지칭됐다. 냉전의 결과는 공산주의 본산인 소련의 해체로 자본주의의 승리로 귀결된 듯하다. 마르크스 엥겔스의 이론에 의해 제정 러시아의 레닌이 받아들여 러시아 혁명의 성공으로 공산주의 이론에 입각한 사회주의가 탄생되었다. 마르크스 공산주의 이론은 100년도 안 돼 무너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도 지구상에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약간의 정치·경제·사회 제도의 변화를 보이면서 반 자본주의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붕괴 이후 중국이 다시 떠올랐다. 중국은 모택동에 의해 공산주의가 들어서 오히려 경제적 쇠락의 시대를 거치면서 힘들게 유지되는 듯했으나 경제 제도를 자본주의 제도로 받아들임으로써 오랫동안 잠자던 중국의 능력을 되살렸다. 지금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 미중 패권시대가 되었다.

이 공산주의 이론은 해겔의 변증법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19장 「풍요 속의 빈곤- ‘변증법의 법칙’」이란 제목으로 다루고 있다. 책에 따르면 독일 철학자 헤겔이 제창한 변증법은 그 자체가 진리가 아니라 진리를 추구하기 위한 도구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법칙이다. 헤갤은 다른 철학자들과 달리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헤겔 철학의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헤겔의 주장은 '역사란 절대정신(주관과 객관을 동일화하여 완전한 자기 인식에 도달한 정신)의 자기실현 과정'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처음 왕조가 일어설 때는 구왕조의 모순을 해결하겠다는 명분으로 일어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조금 형태를 달리하는 새로운 모순을 표출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 모순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되면 새로운 왕조로 이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서서히 절대정신으로 접근해간다. 역사가 변하는 것과 같이 사람의 생각이나 사상도 변한다는 것이 그의 근본적인 철학이었다. 헤겔은 사유의 변화 과정을 변증법이라는 도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한 시대를 구명할 수 있는 이론이 등장했다고 하자. 이것이 테제다. 그러나 어떠한 철학이나 사상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에 내재되었던 모순이 표출되고, 이것이 비주류인 논제 안티테제로 등장한다. 그래서 이 둘은 갈등을 통합하는 새로운 합인 신태제가 새로운 주류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처음 하나의 관념이나 사상이 형성되어 성장하는 단계가 정(正)의 단계다. 이 단계에도 이미 모순은 내포되어 있으나 밖으로 표출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좀 더 성숙해지면 밖으로 모순이 드러나면서 반(反)의 단계가 형성된다. 정과 반이 갈등을 빚으면서 합(合)으로 이행되는 것이다. 이른바 '정반합 이론'이다. 후일 공산주의 이론의 창시자인 칼 마르크스는 헤겔의 변증법과 유물론을 결합하여 유물사관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역사상 그 어떤 계급보다 뛰어난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빈부의 격차라는 모순을 태생으로 안고 있다. 그리하여 자본주의가 성숙하면 이 모순이 밖으로 표출되어, 결국 사회주의로 나아가리라는 예언이었다. 그러나 그의 예언과는 달리 사회주의가 먼저 붕괴되고 말았다.(p.83~84)


“최소량의 법칙이 가장 적절하게 비유되는 것은 서비스 분야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서비스 분야는 대략 친절, 신속, 매너, 예의, 교양, 청결 등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최소량 법칙에 의하면 특정 업체의 이미지는 그중에서 가장 나쁜 요소 하나에 의해 결정된다. 아무리 다른 요소들이 만족스러워도 어느 하나가 엉터리면, 그 하나에 의해 그 업체의 이미지가 굳어진다. 전화를 받는 직원 한 명의 이미지가 기업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일선 창구 직원 한 명의 친절이 은행의 이미지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전체적인 이미지는 각 요소의 합이 아니라 곱에 의해 결정된다. 즉 Image=A+B+C가 아니라 Image=A×B×C라는 것이다. 그중 어느 하나의 요소가 ‘0’점을 받으면 전체가 ‘0’이 되는 것이다.”(p.323)


저자 : 이영직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시사영어사 편집국을 거쳐 LG화학 마케팅 팀장과 한국갤럽 기획조사실장을 지냈다. 브랜디아 컨설팅 대표, 경영 컨설턴트, 시장조사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경제경영서를 집필했다.

지은 책으로는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거의 모든 세상의 법칙』 『성장의 한계』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너무나 직설적인 승리를 위한 전략서, 오자병법』 『펄떡이는 길거리 경제학』 『란체스터의 법칙』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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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모험 클래식 리이매진드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소피아 마르티네크 그림, 민지현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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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셜록 홈스의 모험』은 아서 코난 도일의 첫 번째 소설 모음집이다. 단편 열두 편이 실려 있다. 영국의 월간지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에 1891년 7월부터 1892년 6월까지 1년 동안 매달 한 편씩 수록된 것을 책으로 묶었다. 이 단편들은 각각의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되기 때문에 주인공인 탐정 홈스와 왓슨 외에 작품 간 연결성은 없다. 단 모든 단편들은 홈스의 조수 왓슨이 관찰자이자 서술자이다. 이 소설집은 그 자체로 추리소설의 고전으로 등재됐다. 저자 아서 코난 도일은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까지 내릴 정도로 독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코난 도일의 명성이 널리 퍼진 작품집이기도 하다. 이후 저자는 '셜록 홈스 시리즈'는 주인공인 셜록 홈스나 작품 자체에 열광하는 팬들이 형성돼 오늘날 이른바 '팬덤' 층이 생겼다고 한다. 이 팬들을 셜로키언(Sherlockian)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할 정도로 작품성과 스토리 면에서도 탁월한 솜씨로 고전문학으로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읽히고 있다.

이 책의 홈스 시리즈를 마무리하기 위해 1893년 〈스트랜드 매거진〉에 셜록 홈스의 사망을 다룬 「마지막 사건」을 발표했을 때도 팬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며 살려내라고 요구했고, 결국 저자 도일은 홈스의 생존을 확인해주는 「빈집의 모험」을 발표했다니 오늘날의 관점으로 보아도 유명 인사가 됐다는 확실한 증거다. 이 소설이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과학 수사'의 원조가 된다는 수사 기법이다. 당시는 과학 수사란 말이 없을 정도로 범죄 수사에 형사들의 단순 추리나 범죄 심리를 잘 아는 형사들이 있을 정도로 수사 분야에 과학 수사가 도입되기 전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도일이 이처럼 과학 수사의 영역으로 이끄는 데에는 저자 자신이 의학을 공부했기 때문인 듯하다. 

코난 도일은 17세에 에든버러 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는데, 여기서 스승이자 셜록 홈스의 모델이 된 조지프 벨을 만나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조지프 베일은 처음 보는 환자의 고향이나 출신 학교, 어제 먹은 음식 등 지극히 개인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추리해내고는 어떻게 그러한 추리가 가능했는가를 명확하게 설명해주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도일은 스승이자 멘토인 벨 박사의 천재적인 추리력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이 훗날 그의 작품 속에서 홈스의 기발한 추리를 지켜보며 이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전하는 왓슨의 모습에 그대로 녹아 있다. 

이 위대한 소설집의 번역자 민지현은 도일이 왓슨의 말을 빌려 "사실 내가 홈스의 작업 체계를 연구하고 지켜보면서 큰 기쁨을 느꼈던 이유는, 그가 손댄 사건들의 성격과는 별개로, 상황을 파악하는 그의 신통한 능력과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복잡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신속하고도 절묘한 그의 사고력 때문이었다"고 평가하는 데서 드러난다. 역자는 또 셜록 홈스가 독자들의 정신세계에 거의 실존 인물로 굳건히 자리 잡는 데는 왓슨의 공험이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고 〈옮긴이의 말〉을 통해 밝힌다.(p.401) 

이 소설집의 두 번째 작품인 「빨강머리연맹」에서 왓슨은 친구인 홈스의 음악적 재능과 열정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특이한 성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홈스는 특이하게도 서로 상반되는 성격의 소유자였는데, 그 두 가지가 번갈아 나타났다. 나는 종종 그가 극도의 정확함과 치밀함을 보이는 것이 어쩌면 때때로 시적이고 사색적인 감성에 휩싸이는 자신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극심한 정서의 변화는 그를 지독한 무기력 상태와, 에너지가 용솟음치는 상태를 오가게 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정말 그를 두려워해야 할 때는 며칠 동안 안락의자에 앉아 자신이 작곡한 즉흥곡과 고서에 파묻혀 있을 때였다. 그때야말로 그의 내면에서 범인을 추적하려는 욕망이 솟아오르고, 빛나는 추리력이 직관의 경지로 상승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그의 방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초인간적인 능력을 지닌 사람을 보듯 놀라기도 한다. 그날 오후 세인트 제임스 홀에서 음악에 심취해 있는 그를 보았을 때, 나는 그 무서운 시간이 홈스가 추적하기로 작정한 대상에게 다가가고 있음을 느꼈다."(p.65)

출판사 측의 소개글에는 셜록 홈스란 작중 인물을 잘 그려내고 있다. 오늘은 또 어떤 사람이 찾아올까? 런던 베이커 가의 하숙집 벨이 울리면 한 남자의 내면에서 본능과도 같은 욕망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한다. 의혹과 의문에 휩싸인 미스터리한 사건에 엄청난 역량과 열정을 끌어모을 시간이 된 것이다. 그는 의뢰인의 이야기와 실제 사건 현장에서 핵심 단서를 찾고, 보통 사람이라면 그냥 넘겨버리는 흔적을 꿰뚫어보며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자신의 직감과 축적된 경험과 다방면의 지식을 토대로 다양한 추론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추리 전문가다. 누가 진짜 범인일까?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검붉게 달아오르는 얼굴, 쇠구슬처럼 차갑게 변하는 눈빛, 사냥감을 쫓는 듯 확장되는 콧구멍, 그리고 끊임없이 연기를 뿜어대는 파이프…… 머릿속에 풀리지 않는 문제가 남아 있으면 몇 날 며칠이 걸려도 결론이 날 때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적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그의 이름은 바로 ‘셜록 홈스’다.

이 소설집의 첫 번째 작품은 「보헤미아 스캔들」이다. "셜록 홈스에게 그녀는 언제나 ‘그 여성’이다”로 시작하는 「보헤미아 스캔들」에서 아이린 애들러가 '그 여성'인 이유는 그녀가 홈스와의 두뇌대결에서 승리한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보헤미아 국왕은 그의 옛 연인이었던 애들러가 과거의 사진과 연애편지를 들먹여 그를 협박하지 않을까 두려워하지만, 그녀는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 사진을 보관하겠다며 한 방 먹인다. 두 번째 작품으로 괴이한 「빨강머리 연맹」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범죄자들이 빨강머리 남자에게 일감을 주겠다고 속인 뒤 은행 옆에 있는 그의 집 지하실에 터널을 뚫는다. 「입술이 뒤틀린 사내」에서 홈즈는 네빌 세인트클레어라는 남자의 실종 사건을 맡게 되는데, 그의 아내가 수상한 거리의 창문에서 그를 보았음에도 경찰은 거지 한 사람 외에는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다. 마침내 홈즈가 사건을 해결하기까지 몇몇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더 일어난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2007년 간)에서도 이 소설집을 꼭 읽어야 할 책에 등재했다. 『죽기 전에~』에는 "1887년 셜록 홈스의 등장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 상당히 흥미로운 사건"이라고 설명한다. 도시의 급속한 팽창으로 주민들 중 누가 누구인지 거의 파악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셜록 홈스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런던은 도시가 고상하고, 일개 개인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웅장하다는 관념을 깨뜨린다. 홈스와 왓슨은 끔찍할 정도로 끝이 보이지 않는 19세기 도시화와 산업화에 대한 코난 도일의 부르주아적 치료법인 셈이라는 평가다.

추리소설은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주변의 여러 정황과 목격담, 흔적 등을 통해 실마리를 풀어나가고 베일에 싸인 범인을 쫓는 묘미가 짜릿하고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열독률 최고의 소설 분야다. 추리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보통 사람들이 짐작조차 못하는 논리와 사고력으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반전까지 더해진다면 그 이야기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게 뒤얽힌 관계와 과도한 욕망, 상식적이지 않은 불합리, 예측 불가한 현상 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는 다툼, 폭행, 살인, 실종과 같은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거짓말과 불분명한 정보가 넘쳐난다. 특히나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고한 사람이 범죄 혐의를 뒤집어쓰거나 범죄자가 당당하게 얼굴을 내민다. 그렇게 진실은 너무나 쉽게 왜곡되고 감춰진다. 이러한 현실을 보더라도 ‘셜록 홈스 이야기’는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우리 내면에 잠재된 호기심과 해결 본능을 자극하고 흥미진진한 수사 현장으로 우리를 데려다놓는다. 1892년에 처음 출간된 단편 추리소설집 『셜록 홈스의 모험』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추리소설로 인정하고 있다. 이미 고전 작품으로 지칭되고, 많은 독자들이 100여년 동안 읽은 원동력이다. 이 책은 초판 출간 이래로 수많은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로 각색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판본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또한 셜록 홈스의 논리적 추론과 사건 해결 방식은 여전히 오늘날의 과학수사 기법과 현대 추리소설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홈스의 사건 해결 과정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기록하는 왓슨 박사의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셜록 홈스는 추리 과정에서 관찰을 통한 단서 찾기, 그리고 논리적 사고를 통한 추론의 중요성을 연신 강조한다. 이는 범죄 사건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조금만 더 깊이 관찰하고 생각하면 이전에 알지 못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또한 『셜록 홈스의 모험』에는 집필 당시의 사회상, 즉 신분의 차이, 빈부 격차, 부정부패 등도 그 저변에 깔려 있다. 셜록 홈스는 자신의 친구인 왓슨 박사와 함께 여러 사건을 통찰하면서 냉철하게 판단하고 때론 따듯하게 감싸 안으면서 기괴한 사건들을 빈틈없이 해결해낸다. 보헤미아 왕국에 엄청난 스캔들이 일어날 뻔한 상황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비롯해 '빨강머리연맹이'라는 조직으로 위장한 은행털이범, 결혼식 날 사라져버린 신랑의 정체, 과거의 인연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비극적 사건,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귀중한 보석을 훔친 도둑, 엄지손가락이 절단된 젊은 엔지니어의 황당한 사연, 아들을 신고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오해 등등이 이 책에 나온다.

이 책은 홈스가 왜 ‘과학 탐정’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현재까지 많은 프로파일링에 쓰이는 수사 기법이 이 책의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크게 기여한 작품집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홈스의 수사 기법이 시대를 고려한 셜록 홈스의 과학과 시간의 진전에 따른 수사 기법, 그리고 기술의 발전을 다루고 있다. 현대 기술은 진화를 넘어 새로운 것을 창조해가고, 과학의 기술 역시 날로 발전해가는 요즘, 사건·사고와 같은 범죄 역시 끊이지 않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수사 역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과학수사하면, 셜록 홈스가 가장 먼저 떠오를 만큼 그와 법과학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셜록 홈스’는 출연 이후 21세기에도 여전히 책,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등장하며, 새로운 팬과 일명 셜록 홈스 추종자들을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셜록 홈스는 시대를 초월한 묘한 매력의 소유자이자, 상상력과 정직함으로 무장한 일류 법과학자이다. 그의 과학수사 방법, 프로파일링 사례는 그만큼이나 사랑받고 지금까지도 범죄 수사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할 만하다.

이 책 『셜록 홈스의 모험』은 예리한 관찰과 뛰어난 판단력을 바탕으로 복잡하게 뒤얽힌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는 셜록 홈스의 추론 과정이 잘 드러나 있어 텍스트만으로도 충분히 명작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독자에 따라 조금은 고루하고 딱딱하게 읽힐 수도 있다. 이에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온 일러스트레이터 소피아 마르티네크의 흡인력 짙은 삽화는 명탐정 셜록 홈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데 더할 나위가 없다고 한국어판 출판사 〈소소의책〉은 자신하고 있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에 이은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로, 원문 그대로의 고전소설을 다시 상상하기 위한 컬렉터용 에디션이다. 각각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긴박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범인을 쫓는 셜록 홈스와 왓슨 박사의 모습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행위와 표정, 사건 현장, 단서가 되는 물품 등을 개성 넘치는 이미지로 표현함으로써 누구나 편안하게 미궁에 빠진 사건의 실타래를 한 가닥씩 풀어가는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또한 이전에 텍스트로 『셜록 홈스의 모험』을 읽은 독자들도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 :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인물 ‘셜록 홈스’를 창조해 전 세계 독자를 열광시킨 영국의 소설가이다. 1859년 5월 22일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찰스 얼터먼트 도일은 아일랜드계 잉글랜드인이었고, 어머니 메리 폴리는 아일랜드인이었다.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후 선박에서의 서부 아프리카 해안을 항해하는 등 의사 경험을 거쳐 포츠머스에서 개업하나 환자가 없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경험은 그의 소설에 폭넓은 소재와 주제를 제공했다.

그는 「사사싸 계곡의 미스터리」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 쓰기를 시작했으며, 그러던 중 1887년에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첫 작품 『주홍색 연구』를 발표했고, 1890년 두 번째 장편 『네 사람의 서명』을 발표하면서 점차 인기가 높아졌다. 1891년 런던에서 다시 개업하지만 역시 성공하지 못했기에 작품에 전념하기로 결심하고 1892년에 『셜록 홈즈의 모험』과 『셜록 홈즈의 회상』(1894) 등 홈즈 시리즈 단편을 차례차례로 발표하여 추리소설의 장르를 확립했다. ‘셜록 홈즈’ 시리즈만으로 두 편의 장편과 네 권의 단편집을 발표하였다. 냉정하고 날카로운 홈즈와 온후한 왓슨이 여러 사건에 도전하는 이 시리즈는 60여 편에 이른다. 셜록 홈스 이야기는 처음 발표되자마자 세상에 돌풍을 일으켰고 세계 각국에 소개되었다. 독자들은 괴팍한 성격과 탁원한 재능으로 카리스마를 풍기는 홈스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그 결과 홈스는 명탐정의 대명사가 되었고, 심지어 많은 독자가 그를 실제 인물이라고 믿기까지 했다. 『용감한 제랄의 모험담』, 『잃어버린 세계』 등의 과학소설도 썼다. 1902년, 보어 전쟁에서 의사로 활약, 영국의 참전을 정당화하는 등의 업적으로 기사 작위에 서임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은 후 심령현상에 관심을 보였다.

홈즈 시리즈가 준 영향은 탐정소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셜로키언이라 불리는 팬이 전 세계에 존재한다. 40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홈스 시리즈를 발표하며 미스터리의 보급에 기여했다. 이후 애거서 크리스티, 도러시 세이어스, 앤서니 버클리, S.S.밴 다인 등의 작가들이 등장하는 데 발판이 되어 주었다. 이후에도 아서 코난 도일은 꾸준히 미스터리 장르 작품 활동에 매진하였으나 1930년 7월 7일,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


그림 : 소피아 마르티네크(Sophia Martineck)

1981년생. 베를린, 뉴욕, 리버풀 등지에서 시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뒤 독일과 여러 나라의 출판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와 디자이너,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 [뉴욕 타임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르몽드], [가디언] 등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했고 카슨 매컬러스, 캐서린 맨스필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에 일러스트를 담당했다. 또한 다양한 작품과 전시를 통해 ‘젊은 작가상’, ‘아메리칸 일러스트레이션상’ 등을 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독특한 흡인력을 가진 만큼 명탐정 셜록 홈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역자 : 민지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욕에 살면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군주론』, 『블루&그린: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나사의 회전』, 『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 『불법자들:한 난민 소년의 희망 대장정』, 『메이슨 버틀이 말하는 진실』, 『놀면서 떠나는 세계 문화 여행』, 『사랑의 완성 결혼을 다시 생각하다』, 『공감』, 『감정의 역사』, 『선을 긋는 연습』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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