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 미혹의 시대를 건너는 반야심경, 금강경, 천수경 필사집 원명 스님의 필사집
원명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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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2,500년 전 부처의 가르침이 오늘날 다시 필요한 이유는, 그 지혜가 삶의 본질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 『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의 저자 원정 스님이 이 책을 집핍할 취지이다. 이 책은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도움이 되는 지혜의 말을 따라 쓰며 마음에 새기는 부처 필사집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반야심경』, 『금강경』, 『천수경』 등 세 개의 불교 경전을 통해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을 바로 세우는 방법을 알려주고, ‘지혜의 훈련법’으로서 경전 필사를 제안한다. 독자는 비종교인이어서 절(사찰)에서 스님들이 수행할 때 필사한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고요히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이나 참선 등을 하는 것만 알았지 필사하는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저자는 경전을 공부하는 방법에는 읽는 간경(看經), 소리 내어 외우는 독경(讀經), 그리고 손으로 따라 쓰는 사경(寫經)이 있다고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사경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뜻을 깊이 새기기에 가장 적합한 수행법이다. 집에서도 조용히 실천하며, 마음과 손끝으로 경전을 체득할 수 있다. 필사는 단순히 글자를 옮겨 적는 행위가 아니다. 부처의 말 속으로 마음을 깊이 들여보내는 명상이며 수행이다. 조용히 앉아 경전을 따라 쓰는 동안, 마음은 고요히 가라앉고 번뇌는 사라지며 본래의 평온과 지혜가 빛을 낸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음 훈련이다.

이 책에서 전하는 세 개의 경전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깊다. 『반야심경』은 비움의 지혜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고, 『금강경』은 깨달음의 지혜로 집착과 분별을 끊게 하며, 『천수경』은 자비의 지혜로 나를 넘어 타인을 품게 한다. 세 개의 빛이 하나의 길로 이어지며 ‘내 안의 부처’를 깨움으로써 어둠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혜를 발견하게 한다. 한문에는 그 자체로 깊이와 함축이 담겨 있지만,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경전 앞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 초역본이 필사집으로 출간된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지만 경전의 내용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지혜를 담고 있다. 젊은 세대도, 수행의 길을 오래 걸어온 저자도 나이와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속도와 방식으로 글을 따라 쓰며 깨달음을 체험할 수 있다.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평온과 지혜가 싹트며, 나아가 삶 전체를 바꾸는 큰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세대와 상관없이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신의 삶 곳에서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어린 마음으로 시작하든 경전의 구절구절을 따라 쓰는 행위 속에서 지혜와 자비, 평화가 점차 자신의 일부가 되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저자는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필사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은 책을 덮는 순간에 머물지 않는다고 저자는 귀띔한다. 일상의 작은 선택, 인간관계, 마음의 반응 속에서 지혜로운 판단과 평온한 태도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반야심경-삶이라는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부처의 지혜〉, 2부 〈『금강경』-번뇌를 끊고 진리를 깨우는 부처의 칼〉, 3부 〈『천수경』-가장 탁월한 길로 이끄는 부처의 마음〉 등이다. 각 부에는 「필사를 시작하기 전에」라는 주의 사항을 제시한다. 각 경전의 대략의 내용과 필사 수행법을 일러주고 있다. 

책에 따르면 『반야심경』은 대승불교의 핵심 경전으로, 불교 의식에 빠지지 않는 '약방의 감초'와도 같다. 특히 요즘처럼 의식이 간소화되는 시대에도, 『반야심경』만큼은 늘 바지지 않는다. 이유는 간결하면서도 불교의 핵심 가르침, 즉 공(空) 사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반야(般若)'는 지혜를, '심(心)'은 핵심을, '경(經)'은 가르침을 뜻한다. 즉, 『반야심경』은 깨달음으로 이끄는 지혜의 핵심을 담은 경전'이라 할 수 있다. 

『반야심경』은 존재의 실상을 깨닫고, 번뇌와 속박에서 벗어나도록 지혜를 전한다. '나'라는 존재를 이루는 물질과 정신, 곧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이라는 오온(五蘊)이 모두 공함을 깨닫게 된다.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공'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그 텅 빔 속에 충만함이 깃들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저자는 해석해 현대 우리말로 알려준다. '참으로 비어 있으면서도 묘하게 가득 존재한'라고 요약한다. 이처럼 비어 있으면서도 충만하기 위해서는 유(有)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저자는 귀띔한다. 참된 공의 상태는 유를 초월한 묘유(妙有)라는 말이다. 비종교인인 독자로서는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하면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소유하면서도 집착하지 않는 무소유의 정신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소유인 묘유를 경험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공은 무아(無我)를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나'라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깨달음은 불교의 가르침 중 하나라는 것이다. 존재가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을 통찰할 때, 무아의 이치를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때 우리는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저자는 부연 설명하고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인연에 따라 잠시 모였다가 흩어진다. 내가 소유한 것들, 나와 연결된 사람들, 지위와 권력, 재산까지, 그 모든 본질은 텅 비어 있다"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공'의 이치를 깨달으면,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만약 끝없는 시간 동안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금세 무료함을 느끼고 지루해질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사라질 것을 알 때, 그 가치는 비로소 빛을 발한다. 그래서 아픈 사람은 건강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소중함을 깨닫고,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속에서 남은 빈자리를 느끼며 더 깊은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이란 해석에 비로소 독자는 이해의 끝머리를 잡은 보인다.


"모든 것을 꿰뚫는 지혜에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도 없다. 보살은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간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도 깊은 깨달음의 지혜를 의지하므로 최상의 깨달음을 얻는다. 완전한 지혜는 가장 신비하고 밝은 주문이며, 가장 높은 주문이자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다.(p.48)



『금강경』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의 약칭으로, 모든 번뇌를 끊고 깨달음에 이르는 지혜를 담은 경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금강'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을 의미한다. 이는 번뇌와 무지를 깨뜨리는 부처님의 지혜가 금강석처럼 단단하고 날카롭다는 것을 비유한다. 저자에 따르면 『금강경』에서는 어떤 것에도 머무르지 않고,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보통 돈, 명예, 인맥, 가족 관계 등 세상의 모든 것에 집착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금강경』은 이 모든 것이 실체가 없는 '상(相)'일뿐임을 가르친다. 집착 없이 베풀고 상에 얽매이지 않는 지혜를 통해 허상에 현혹되어 갈팡질팡하는 우리의 정신을 깨어나게 한다. 고정된 실체가 없음을 깨닫게 하며, 모든 번뇌를 끊어내는 힘을 길러준다.

"경전에서는 이렇게 안내합니다. '형상을 가진 것은 모두 허망하다. 형상을 가진 모든 것들을 헛된 환상이라고 불 수 있을 때, 참된 실상이 드러날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모든 고정관념과 집착에서 벗어나라고 가르칩니다. 선업을 쌓더라도 그 선한 행위에 집착하지 말고, 보시를 하더라도 '보시했다'는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p.75)


만약 누군가 

‘부처가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며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한다’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내가 전하려는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부처란 본래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기 때문에 

그 이름이 부처이며, 

‘진리 그대로 존재하는 자’다.(p.202)

- 「부처는 오고 가지 않는다」 중에서, 『금강경』 



부처님의 가르침은 깊고 넓으며 미묘하여,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월이 흘러도 

부처님의 법을 만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처럼 귀한 인연이지만, 

지금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 배우게 되었으니, 

부디 그 진실한 뜻을 깨닫게 하소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보물 창고를 여는 참된 주문입니다. 


"옴 아라남 아라다"


번뇌가 없는 편안한 마음으로 

밝은 지혜의 문을 열어 

만족과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p.234)

- 「경전을 펼치며 마음을 다지는 게송」 중에서, 『천수경』 


저자 : 원명(봉은사 주지)


평생 참선과 나눔의 길을 걷고 있는 수행자이자 천년 고찰 봉은사를 이끄는 주지 스님이다. 젊은 시절 출가해 마곡사 태화선원과 고불총림선원, 상원사 청량선원 등에서 안거하며 마음을 닦았고, 그때의 깊은 좌선과 수행으로 얻은 지혜가 이후 활동과 삶의 근간이 되었다. 삼화사와 조계사의 주지를 거쳐 봉은사의 주지로 임명되었으며, 다섯 차례 연임하며 11년째 소임을 이어오고 있다. 봉은사 주지를 지내며 봉은선원과 불교대학을 활성화하고, 불교전문대학원을 설립하여 체계적인 참선과 불교 교육의 길을 열었다. 또 자비수참 철야기도와 사분정근 등 여러 신행을 이끌며 많은 이들이 불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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