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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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많이 읽진 않지만 여성성이 두드러지는 여성작가의 소설은 특히 취향이 아니다.
- 버지니아 울프와 제인 오스틴은 왠지 좀 예외였지만.

작가의 성향이나 시선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그런 얘기들은 마치 독자들에게 동조라도 바라는 듯한 감정적인 태도가 고스란히 묻어나 구태의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언제나 그런 것들을 견디는 게 쉽지 않다.
여기까진 소설에 대한 지극히 구차한 개인적인 감정이고.

미국의 한 시골마을에서 일어나는 여러 군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브라는 여성에 방점을 찍어 둔 채 엮은 소설이다.
살아가는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들을 여성의 시각에서 예민하게 바라보고 일상인 듯(소설의 일상은 선택된 것이기에 실상 일상일 순 없겠지만)서술한다.

미국의 도심 밖에서 사는 중장년층들이 겪는 삶이 우리와 겉보기 형태는 좀 달라도(거긴 심장병이 소화불량만큼 일상적인 듯) 결국 자본민주주의 안에 사는 현대인은 비슷하구나 하는 동질감과
나이 먹어가는 여자라면 느낄 수 밖에 없는 보편적인 감상이,
현대 미국 소설에서 흔히 나타나는 챕터를 엮는 솜씨와 함께 눈길을 붙잡는다.

시대적인 흐름을 섞어넣은 이야기들도 재미가 있었지만,
올리브라는 주인공이 강력한 캐릭터성을 가진 덕에 수월하게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작가의 미니미?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들을 올리브를 입을 통해 직설적으로 뱉을 땐 웃음이 났다. -911테러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땐 언제나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미니미.

에누리 없이 늙어가겠구나, 다시 한 번 되새긴 느낌도.(가뜩이나 갱년기 증세들에 피를 토하는 와중에-)

공감하기 좋아하는 많은 여성들이 많이들 공감하며 읽어가겠구나- 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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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린 해부학자입니다 - 기린 덕후 소녀가 기린 박사가 되기까지의 치열하고도 행복한 여정
군지 메구 지음, 이재화 옮김, 최형선 감수 / 더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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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아름다운 기린을 참 좋아하는데,
얼마전에 좋아하다 못해 직업을 삼아버린 사람의 이야기가 눈에 띄더라.

받아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작고 귀여운 책이라 -어디갈 때 읽어야지 하며 잠시 잊고 있었는데,
오늘 머리 식힐 것을 찾다가 잡게 되었다.

군지메구씨는 만난적은 없지만, 왠지 작고 가녀린 체구에 열정이 뿜어져나오는 사람이 아닐까 상상을 해보았다.

도쿄대 이공대를 진학한 사실만으로도 똑똑한 사람임이 분명한데, 뭐랄까 그런 느낌이 없다.
그냥 호기심과 씩씩함 가득한 어린이-학자 같은 느낌?

처음으로 해부라는 것을 하며 기분좋은 긴장감을 경험하고 그 후로 아무런 의심없이 곧장 해부학도의 길을 걸어가는 그의 모습이 얼마나 올곧고 예쁘게 느껴지던지, 덩달아 흥분해 버렸다.
- 뭔가 예전에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은(? 순수함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됐고.

또 한 켠으론 과학자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구나 머리로 이론을 만들고 심증을 가질 수는 있지만, 증명의 길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매우 고된 일인 것이다. 새삼스레 대단한 직업 중에 하나라고 느꼈다.

저자는 결과적으로 7번째 목뼈 뒤의 8번째 가슴뼈도 기린의 목이 상하로 움직이는데 꽤 기여를 한다는 것을 밝혀내, 박사 논문을 완성한다.
짝짝짝-

젊은 학자의 놀라운 결과물을 이렇게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어 고마웠고.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며 계속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군지메구 해부학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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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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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라는 것은 성경이나 코란등의 옛 문헌에 뿌리를 두고 근본주의적 공리를 내세우는데,
많은 (미국등)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까닭에 나이가 먹어가며 많은 정신적인 혼란을 야기함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내세워 논란을 삼을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참으로 부당하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때,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치며 얼기설기 주워삼아진 설화책을 방패막이로, 과학적인 사실들을 부정하며, 민낯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는 듯한 모습에서는
어떻게 해도 세상 근원의 법칙을 설명하는 세련된 증거를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것.
호모 사피엔스 본연의 기질상, 서로 간에 선한 의지를 지향해야 살아 남는데 유리했기에, 애초에 고대의 계명같은 것과는 무관하게 충분히 선한 삶의 의지를 계속 발현시켜 왔고, -근현대사를 거치며 지식의 발달과 함께 집단적인 도덕정신의 고양도 계속 되어왔다.
반면 현재 상태로 볼 때, 종교야말로 편가르기의 근원이며 국가차원의 전쟁을 야기하는 악의 축에 이른 실정이다.
지적 함양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 온전한 평화를 얻도록 하자.

그러므로-
이 (서)양인들아, 왜 내가 무신론자라고 말을 못해 (이종교가 내종교가 아니다...왜 말을...)
당당하게 커밍아웃 플리즈-

----
난 무신론자다. (뭐 한국에선 딱히 용기내고 자시고:-)
나이가 먹으면 먹을 수록 확고해 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현란한 논리로 가족이나 지인의 종교를 참견하는 일은 너무 귀찮고 암담한 일이 아닌가.
정치얘기도 피하는 마당에 천국과 극락을 포기하라고 설명하라고. (개신을 권하는 게 빠를지도)

다만 이제는 그들을 존중하되 딱히 그들의 종교를 위해주는 듯한 태도는 그만 두기로 했다. - 솔직히 오랫동안 무엇을 위한 존중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가져왔다.

주변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변명하니,
나는 무신론자지만- (내가 문재인 뽑았지만-뭐 이런 뉘앙스)하면서 말을 시작하는 작자들 중에 포함되는 듯 해서 좀 뜨끔하긴 하지만.

난 대놓고 오래되고 신실한 진화론교니까,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도킨스 교주- 아니 교수님.

결론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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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2-03-26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교의 이중성을 부정하긴 힘들지만,
솔직히 주변에 자신의 종교를 사랑하고 남의 권리도 존중할 줄 아는 많은 무해한 이들은 딱히 종교를 가지나 안가지나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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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작가가 소녀시절 도착에 가까운 성적 상상을 즐겼을 거라는 건 잘 알 것 같다. -미추에 대한 특징적인 이념과 동시에.

글을 재주있게 엮어나가는 솜씨에
천명관씨의 ‘고래‘ 생각도 났고.
개인적으로 이런식으로 재주 부리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2차대전으로 둘로 나뉜 유럽의 고통이 쌍둥이로 어쩌고 하는 감상이 차라리 좀 더 유머러스하게 느껴진,

헝가리 출신 여성작가의 흥미로운 자기 투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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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박빙이라는 말 조차도 믿기지가 않는 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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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2-03-1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공중파 차단도 이골이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