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집권은 1998년 2월 부터...
내가 스무살이 넘어서였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앎의 불길이 은근한 숯불처럼 꺼질 줄을 모른다.

문득 몇 년생부터 지금처럼 최대한 투명하게 현대사가 실린 교과서를 배울 수 있었을까?
궁금해졌다.

나처럼 국민학교 세대는 무조건 아닐테니-
결국 현대사에 대해서 누가 이렇게 미친듯이 궁금해하고 또 궁금해 하는지는 답이 나온 듯.

어린시절의 내가 거기 있었고,
묘하게 직접 겪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부모의 태도로 짐작해 물려받은 막연한 두려움,
달달 외우며 뭔가 배웠지만 가만히 상기해 보면 모호하게 뻥 뚫린 근현대 역사의 흔적.

우리들은
그 정체를 뚜렷하게
밝은 곳에서 낱낱하게 알고 싶은 것 같다.

씹어먹을만큼 정확하게.

단단하고 정직하게 편직한 직물로 이중 삼중 덧대서
오바로크로 야무지게 매꿔버리고 싶은 것 같다.

무지하다는 이유만으로 운 좋은 별 볼일 없는 이기적인 것들에게 짓밟힐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각인하고
두 번 다시 있지 않도록 정리하고 싶은 것 같다.

나는 그렇다.

내 아들이 내가 그 나이대는 알 수 없었던 근현대사를 얘기할 때 참 벅찬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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