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키튼 1 - 사막의 카리만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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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키튼은 일단 주인공인 키튼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보통 때는 일본의 대학강사로 다른 때는 보험조사원으로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이렇게나 이질적인 두 직업의 소유자니 말이다. 고고학을 사랑하는 그로서는 대학강사, 나아가선 교수가 되는 것이 진정한 소원이지만 글쎄..그에게는 보험조사원이 훨씬 어울려보이는 것은 왜일까. 영국 특수부대에 복무한 경력을 가진 그는 뛰어난 육체능력과 깊은 고고학 지식, 그리고 타고난 지혜를 가지고 마주치는 조사사건마다 유연하게 대처하고 해결해나간다.

그런 그의 활약상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옴과 동시에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달까. 그러나 단지 키튼만으로 마스터 키튼이 재밌는 것은 아니다. 유럽 각국의 풍물과 다종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각자의 여러 사정들이 작가 특유의 사람냄새를 풍기며 담담히 진행되는 것이 이 책의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유럽인들의 사고와 행동, 그리고 집과 생활양식은 우리와 다르지만 공통되는 감정은 있다. 그렇기에 그 다름과 같음의 매력 이 독자들을 한없이 잡아끄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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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8
이시키 마코토 지음, 유은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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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이라는 음악적이고 시적인 제목과는 달리, 그림은 아주 거칠고 대강대강이란 느낌이다. 주인공인 카이의 주변환경도 매음촌이고 그 어머니가 창녀인 점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 흐르는 아름다운 피아노의 음색, 그리고 매음촌 옆 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 이런 것들은 너무도 상반되는 어두운 요소의 옆에서 그지없이 밝게 아름답게 빛난다. 카이 또한 환경에 눌리지 않고 당당하고 고고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소년이다.

빛과 어둠, 어둠과 빛. 대비되는 요소들은 피아노의 숲과 카이에게로 보는 이를 홀린다. 피아노의 숲에 피아노를 버린 장본인 아지노 소우스케가 인근 초등학교 교사로 오고, 카이를 만나고, 그리고 카이와 너무도 반대되는 아이 슈헤이가 전학오면서 카이의 삶은 변화된다. 피아노를 그저 취미로 즐기던 그가 아지노 선생님과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슈헤이에 의해 피아노를 자신의 길로 삼게 된 것이다.

스스로가 카이에게 자극을 준 아마미야 슈헤이는 피아니스트 아버지에 부유한 집안, 뭣하나 빠진 것 없지만 카이와 같은 천재적 재능이 없는 탓에 카이에게 애증을 느낀다. 그러나 카이는 슈헤이를 그저 동질적으로 여길 뿐이다. 이 둘의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 우정이 피아노의 숲을 더욱 흥미롭게 이끌어가고 있는데 이제 5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두 사람이 만나 더욱 재밌어졌다. 피아노의 본고장 독일에서 5년간 유학하고 왔으나 자신만의 음을 갖지 못하 슈헤이는 자신을 찾으로 일본에 돌아와 카이를 찾는다.

카이는 겉으로는 무사태평인 것 같지만 사실은 공부와 생활을 음악과 병행하기 위해 무척이나 애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사방에 과시하지도 알아달라고 스스로에게조차 말하지 않는 점이 그답달까. 카이의 자유로움은 스스로를 어떤 것에도, 심지어 자신의 생각에조차도 얽매이지 않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숲의 피아노는 불타버렸지만, 숲의 피아노가 준 자유로운 음색이 카이안에 살아숨쉰다, 그리고 그것은 노력으로 더욱 빛나고 있다. 슈헤이가 그런 카이를 깨닫고 더이상 '불골평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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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24
메리 셸리 지음, 서민아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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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은 영화로도 나왔으며 워낙 다른 작품들에서 자주 회자되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책이다. 그러나, 정작 책으로 읽은 이는 얼마 없으며 그 결말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들 있다. 사실 13일밤의 금요일이나, 나이트메어, 또는 식스센스, 세븐 같은 무시무시한 현대 공포물들이 즐비한 와중에 프랑켄 슈타인을 보고 공포에 젖기란 무리다. 시체를 이어붙여 새로이 탄생된 생명체가 내 약혼녀를 죽이고 나는 그 괴물을 뒤쫓는다..이런 설정보다는 알 수 없는 내 주위의 살인마가 도끼로 밀폐된 장소에서 찍어내리는 것이 더 으스스하지 않냔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영원한 공포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주인공이 인간이 인간을 만들어낸다, 즉 신의 영역인 생명창조에 도전한다는 마치 '바벨탑'과 같은 '해서는 안 될'일을 하고 그 대가로 끝없는 절망에 빠져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유전공학 등으로 신이라는 초자연적 존재의 손에 맡겨졌던 일들에 인간이 발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과연 '해도 되는' 일인가? 유전자를 변형하고 품종을 개량하고 인간을 복제하는 일이..과연 우리에게 허락된 일인가?대가가 따르지 않을까? 신벌이 따르지 않을까? 소설이 씌여질 당시엔 생명창조가 가능하지 않았음에도 그 금기에의 도전에 인간들은 공포감을 느꼈다.

성서 바비로니아인들처럼 신에게로 도전하는 바벨탑을 쌓는 일이기에. 그런데 현대에는 그 일이 가능하다. 가능하기에 프랑켄슈타인이 내지른 칼날같은 신벌 또한 현실성이 커졌다. 고전공포물인 프랑켄슈타인은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의 그 어떤 공포물보다 '현대적'인 공포물인 것이다.

복제양 돌리, 유전자 지도 등 생명공학이라는 신의 영역에 인간은 발을 들여놓고 있다. 그러나,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낸 주인공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돌이켜본다면 인간은 과학의 이름아래 거침없는 그 손길을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 프랑켄슈타인이..저 으시시한 얼기설기 엮은 시체가 내 소중한 것들을 파괴하듯이 현대의 생명공학기술이 어떤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내 그것에 습격당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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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정열에게 맹세!! 3
황숙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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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정열에게 맹세는 황숙지님의 첫번째 장편연재작이다. 단편들에서는 알지 못했던 숙지님의 코믹함과 기발함이 사정맹에선 최고로 드러나 나는 그만 숙지님의 팬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쌍둥이 자매 중 사랑이의 얄미움과 뻔뻔함이 치가 떨렸지만 나중에는 그녀의 거칠 것 없는 행동에 오히려 반해버렸달까. 동생이 좋아하는 남자 유신이를 뺏은 것이 괘씸하지만 뭐 상대남자도 사랑이가 좋다는데 어쩌겠는가. 무엇보다 얌전하고 조신한 미소년 유신이에겐 역시 얌전한 정열이보단 무대포 사랑이가 더 어울리니 말이다.
그러나 역시 정열이가 더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일게다. 집에서도 언니에게 치이고 학교에서도 얌전한 정열이지만 '정열의 혼령'이라는 정열과 반대되는 특성은 죄다 가진 분신(?)이 얼마나 웃긴지 모른다. 정열의 혼령이 정열이라면 사랑이도 꼼짝 못할 텐데. 자기 엄마 닮았다고 정열이에게 반해버린 열혈 순정남 난수도 처음에는 너무 푼수끼가 넘친다고 생각했지만 정열이한테 한 번 데인(?) 후로는 좀 진지해져서 멋져보이게도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울트라맨 ㅡ_ㅡ;; 과 대화하는 등 그의 본성(?)은 변화될 수 없음을 증거하기도 하고. 난수의 아부지 백곰..이 사람이 진짜 특이한 사람인데 원래 북극곰이다가 마도사 k의 마법으로 사람이 되어 난수 엄마와 결혼하고 난수를 낳고 난수 엄마가 죽은 후 다시 북극곰으로 변신한 사람(?)이다.

이 부분이 바로 판타지로서..과연 정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는 이 만화 최대 미스테리를 던져주는 인물이다. 보고 있노라면 푸하하--끅끅끅--하고 미친 듯이 웃게 되는 수많은 장면들이 포진해 있는 더할 수 없니 유쾌한 만화 사정맹, 정말 강추다. 뒤로 갈수록 진가가 드러나니 1권 앞부분에서 놓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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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 2
이정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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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를 배경으로 불로불사의 약을 우연히 만들어먹은 철부지 연금술사 소델리니 교수와, 붉은 눈 병이라는 광증에 걸렸다가 그에게 치유받은 니콜로 공자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소델리니 교수를 짝사랑하는 천 년 묵은 표범(법학교수로 변신 중)과 니콜로의 집안 귀니첼리의 복잡한 속사정과 중세대학의 면면과 각종 사고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이야기! 그것이 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이다.

연금술이라는 마법 같은 분야와 학문과 이성의 집합체 대학이 공존할 수 있었던 야릇한 시대, 중세. 그리고 암흑기라 불리면서도 또한 로망스가 살아숨쉬는 이율배반적인 시대. 그 시대의 향기가 옷이나 집, 생활집기,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생각 한 자락에 이르기까지 짙게 배어있다. 그래서 중세물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이나 이 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 뿐 아니라 이정애님 특유의 위트가 살아숨쉬는 소델리니 교수의 어벙한 행동이나 조연들의 특유의 넉살, 그리고 대학교수들이나 니콜로의 날카롭고 이지적인 면모에도 빠져들겠지만. 연재중단 된 것이 가슴아플 뿐이다. 흑흑..이정애님 돌아오세요~~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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