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숲 8
이시키 마코토 지음, 유은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피아노의 숲이라는 음악적이고 시적인 제목과는 달리, 그림은 아주 거칠고 대강대강이란 느낌이다. 주인공인 카이의 주변환경도 매음촌이고 그 어머니가 창녀인 점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 흐르는 아름다운 피아노의 음색, 그리고 매음촌 옆 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 이런 것들은 너무도 상반되는 어두운 요소의 옆에서 그지없이 밝게 아름답게 빛난다. 카이 또한 환경에 눌리지 않고 당당하고 고고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소년이다.

빛과 어둠, 어둠과 빛. 대비되는 요소들은 피아노의 숲과 카이에게로 보는 이를 홀린다. 피아노의 숲에 피아노를 버린 장본인 아지노 소우스케가 인근 초등학교 교사로 오고, 카이를 만나고, 그리고 카이와 너무도 반대되는 아이 슈헤이가 전학오면서 카이의 삶은 변화된다. 피아노를 그저 취미로 즐기던 그가 아지노 선생님과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슈헤이에 의해 피아노를 자신의 길로 삼게 된 것이다.

스스로가 카이에게 자극을 준 아마미야 슈헤이는 피아니스트 아버지에 부유한 집안, 뭣하나 빠진 것 없지만 카이와 같은 천재적 재능이 없는 탓에 카이에게 애증을 느낀다. 그러나 카이는 슈헤이를 그저 동질적으로 여길 뿐이다. 이 둘의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 우정이 피아노의 숲을 더욱 흥미롭게 이끌어가고 있는데 이제 5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두 사람이 만나 더욱 재밌어졌다. 피아노의 본고장 독일에서 5년간 유학하고 왔으나 자신만의 음을 갖지 못하 슈헤이는 자신을 찾으로 일본에 돌아와 카이를 찾는다.

카이는 겉으로는 무사태평인 것 같지만 사실은 공부와 생활을 음악과 병행하기 위해 무척이나 애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사방에 과시하지도 알아달라고 스스로에게조차 말하지 않는 점이 그답달까. 카이의 자유로움은 스스로를 어떤 것에도, 심지어 자신의 생각에조차도 얽매이지 않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숲의 피아노는 불타버렸지만, 숲의 피아노가 준 자유로운 음색이 카이안에 살아숨쉰다, 그리고 그것은 노력으로 더욱 빛나고 있다. 슈헤이가 그런 카이를 깨닫고 더이상 '불골평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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