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초밥왕 2부 1 - 전국대회편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8년 11월
평점 :
품절


거 참 이상도 한 일이지. 나는 분명히 식초도 생선회도 딱 질색인 사람이거든.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스터 초밥왕>을 보고 있자면 참을 수 없이 초밥이 먹고 싶어지는 거야. 식초를 뿌려 지은 고슬고슬한 밥덩어리 위에 참치니 참돔이니 하는 싱싱한 생선회를 올려 먹고 싶어진단 말이야.

육식은 싫고, 그 중에서도 산 것을 바로 죽여서 먹는 회는 가장 끔찍해라는 것이 내 평소 신조인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그 이유는 아마 <미스터 초밥왕>의 요리사 쇼타가 너무도 진지하게 초밥을 만들기 때문일거야. 초밥에 열과 성을 다바쳐 인생에 초밥밖에 없다는 듯 만드는 그 열정에 난 감복해버리고 어느사이 설득당해버리고 만 게지. 또한 쇼타의 훌륭한 칼질과 요리솜씨에 천상의 맛을 향유하는 주변인(주로 심사위원)들의 모습에 동요된 건지도 몰라. 왜, 주변사람들이 맛있다 맛있다 하면 싫던 음식도 한 번 먹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심보 있잖아.

제일 먹어보고 싶은 건 어떤 경쟁자가 나와도 착착 물리치는 신선한 발상과 멋진 솜씨의 소유자 쇼타의 초밥이지만 쇼타가 전국대회에서 맞붙는 유명요리사들의 초밥도 만만찮게 맛있어보여서 고민이야. 아니, 떡 줄 사람은 물론 생각도 않지만 누가 하나만 먹고 싶으면 뭘 먹을래 하면 고민되겠다 이거야. 생각은 자유잖아? 흥.

생선회 뿐 아니라 고사리 같은 신선한 야채와 계란부침이 고명이라면 초밥에 대한 내 갈망은 더욱 커져. 원래도 좋아하던 재료들이 쇼타와 여러 요리사의 손에서 너무도 맛깔나게 초밥으로 태어나는데 내가 군침 안 흘릴 수 있겠어? 이래서 문제라니까. 돈도 없는데 초밥집으로 나도 모르게 발길이 향하게 되잖아. 편의점의 400원짜리 초밥을 어떻냐구? 흥, 너같은 진기명기가 다 선보인 초밥을 보다가 그런 초밥이 눈에 들어오겠니? 아아, 이래서 나는 미스터 초밥왕을 보면 안 되는 건데 말이야.

현실을 잊고 꿈의 초밥 속으로 뛰어들게 되거든. 그러나 원망하는 건 아냐. 내게 초밥의 진가를 가르쳐주었으니까. 어이, 쇼타, 네가 전국대회에서 한걸음 한걸음 나갈 때마다 그걸 보면서 나도 초밥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구, 알겠어? 그러니까 힘내라구, 너로 인해 초밥의 세계를 알게 된 내가 응원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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