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24
메리 셸리 지음, 서민아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랑켄슈타인은 영화로도 나왔으며 워낙 다른 작품들에서 자주 회자되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책이다. 그러나, 정작 책으로 읽은 이는 얼마 없으며 그 결말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들 있다. 사실 13일밤의 금요일이나, 나이트메어, 또는 식스센스, 세븐 같은 무시무시한 현대 공포물들이 즐비한 와중에 프랑켄 슈타인을 보고 공포에 젖기란 무리다. 시체를 이어붙여 새로이 탄생된 생명체가 내 약혼녀를 죽이고 나는 그 괴물을 뒤쫓는다..이런 설정보다는 알 수 없는 내 주위의 살인마가 도끼로 밀폐된 장소에서 찍어내리는 것이 더 으스스하지 않냔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영원한 공포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주인공이 인간이 인간을 만들어낸다, 즉 신의 영역인 생명창조에 도전한다는 마치 '바벨탑'과 같은 '해서는 안 될'일을 하고 그 대가로 끝없는 절망에 빠져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유전공학 등으로 신이라는 초자연적 존재의 손에 맡겨졌던 일들에 인간이 발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과연 '해도 되는' 일인가? 유전자를 변형하고 품종을 개량하고 인간을 복제하는 일이..과연 우리에게 허락된 일인가?대가가 따르지 않을까? 신벌이 따르지 않을까? 소설이 씌여질 당시엔 생명창조가 가능하지 않았음에도 그 금기에의 도전에 인간들은 공포감을 느꼈다.

성서 바비로니아인들처럼 신에게로 도전하는 바벨탑을 쌓는 일이기에. 그런데 현대에는 그 일이 가능하다. 가능하기에 프랑켄슈타인이 내지른 칼날같은 신벌 또한 현실성이 커졌다. 고전공포물인 프랑켄슈타인은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의 그 어떤 공포물보다 '현대적'인 공포물인 것이다.

복제양 돌리, 유전자 지도 등 생명공학이라는 신의 영역에 인간은 발을 들여놓고 있다. 그러나,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낸 주인공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돌이켜본다면 인간은 과학의 이름아래 거침없는 그 손길을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 프랑켄슈타인이..저 으시시한 얼기설기 엮은 시체가 내 소중한 것들을 파괴하듯이 현대의 생명공학기술이 어떤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내 그것에 습격당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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