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예트 - Flyboy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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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판자를 이어붙인 것같아 보이는 비행기가
하늘을 나르며 공중전을 벌이는 1차 세계대전.  

언뜻 공중전이 아기자기하게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들은
목숨을 걸고, 매번 임무에 나선다.  

그리고, 여기에 전쟁 영웅은 없다. 흘러가는 사건들 속에서 하나 하나의
시선들이 만들어 가는 각각의 이야기가 합쳐져 드라마가 되어 간다. 

전쟁이라는 그 시대의 비극적인 상황이 일단의 젊은 청춘들에겐
일종의 새로운 돌파구이자 동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전투를 겪으며 느끼게 되는 두려움과 공포, 우정과 전우애,
사랑과 슬픔속에서 어느새 초보 파일럿들은 에이스가 되어 간다.  

`스텔스`의 아리까리한 최첨단 공중전과는 180도 다른 원시적인(?)
구식 공중전을 감상하는 재미 또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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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조 디스펜자 지음, 김재일.윤혜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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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뇌가 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인류의 조상에 비해 3배나 크다. 커진 뇌로 인해 출산은 고통스럽고 위험한 것이 되었으며 우리가 쉬고 있는 동안에도 몸무게의 2%에 불과한 뇌는 몸이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한다. 진화의 과정에서 이렇게 많은 댓가를 치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에 틀림없다. - 수잔 블레이크모어

여지껏 읽었던 책들 중에서 별점 5개를 준 몇 개 되지 않는 책들 중 한 권이다. 저자는 생화학과 대체의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여느 작가들보다 뛰어날 정도로 매끄러운 문장의 서술과 전개 그리고 세련된 글솜씨를 보여주어 감탄했고, 또 그만큼 번역 또한 매우 훌륭하며 깔끔하다.

양자물리학을 바탕으로 의식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삶을 여행하는 관찰자로서 `의식`은 현실의 가장 주요한 바탕이 된다. 사람들은 수많은 경우의 확률들 중 하나의 경우를 선택하며 그것이 실제로 경험하는 현실이 된다. 즉, 의식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의식하면 와 닿는다는 말이다. 이 모두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뇌회로가 구성하고 있는 의식이다.

따라서, 자신의 의식이 물질적인 뇌를 초월하여 여러가지 확률들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기왕 선택할 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아름다운 것,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창조적인 통찰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뇌의 회로는 다양한 모습으로 그 틀을 갖추며 바뀌게 된다. 즉, 이 말은 새 사람이 된다든지 또는 거듭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견 좋지 못한 것이나 부정적인 것들에 매우 얽매여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기 일쑤다. 이건 다분히 습관적으로 뇌의 회로가 굳어진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그것을 반복하기 때문이며 거기서 빠져 나오기가 아주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총칭하여 `중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걸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러한 부정적인 관념의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회로 역시 만들기 어렵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렇게 볼 때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뇌의 신경은 우리의 생각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부정적인 생각이든 긍정적인 생각이든 우리가 이를 형성하는 데는 똑같은 노력이 든다. 바꿔 생각하면 긍정적인 태도도 부정적인 태도만큼이나 만들기 쉽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만드는 사람을 보기는 드물다. 우리가 우울과 분노와 음울, 고통, 증오라는 존재의 습관을 발달시키듯이, 행복과 만족, 충만함, 기쁨이라는 존재의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는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부정적인 마음 상태를 반복한다. 그리고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 마음 상태를 더 강화하고 있다. 갈수록 세상이 혼탁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여기서도 역시 우리는 그러한 `감정`들에 집착하기 때문에 그것의 희생양이 되기 쉽지만, 정확히 알고 보면 우리는 감정이 아니라 `감정과 연결된 뇌 회로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그 뇌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사실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감정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져 그저 그 자체로 머릿속 뇌회로에 존재하고 있는 그 무엇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만들어진 뇌회로는 단지 시간의 작품일 뿐 그것이 곧 자신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질러진 책상 위와 서랍을 정리하는 것처럼 말끔히 치우고, 새롭게 정리하여 다시 꾸밀 수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뇌가 굳어져서 더 이상 바꿀 수 없다라는 것도 생각이 만들어낸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뇌회로는 우리의 의지와 생각을 고쳐먹음으로써 다시 새롭게 설계하여 바꿀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단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심적 시연`과 그것을 `점화`시키는 반응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차분하고 인내심 많은 사람이라는 자신의 모델을 만들면, 이것은 현실적이 된다. 따라서 화가 가득하고 참을성 없는 사람이라는 과거의 자신을 희석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다 새로운 자아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면, 우리는 좀 더 긍정적인 연쇄반응을 일으키도록 자신을 점화하게 된다. 무의식적인 습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신 관용 있는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를 점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 점화를 통해 우리는 이상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뇌회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대신에 승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고 자신을 환경과 분리할 수 있으며, 스스로를 형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선택할 수 있다. `심적 시연`은 우리의 뇌를 점화해 우리가 환경의 영향을 느끼는 대신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자가 점화는 우리가 환경을 뛰어넘어 더 위대해지도록 만든다. 만일 우리가 환경보다 더 위대해진다면 그것이 곧 진화다. 

자기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자신의 뇌에게 살짝 물어보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뇌는 답을 준다. 잠자는 동안에 그 답을 받을 수도 있다. 아니며 문제 해결에 도움되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심상화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사색(speculation)이 좋은 이유는 절대적인 것이나 옳고 그름, 흑과 백, 예와 아니오와 같은 이원적인 대답이 아닌 열려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두엽의 위대한 점은 이러한 사색적인 명상에 참여하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에는 이미 수많은 이원적인 답변들이 있다.  

우리는 전두엽을 사용하지 않고도 뇌 곳곳에 쌓여 있는 수많은 경험과 사실을 분류하여 거의 즉각적으로 어떤 질문에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색적인 질문에 빠져 다른 대안과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전두엽은 흥분하게 된다. 그 이유는 그에 대한 답이 뇌의 어디에도 저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답에 도달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고생을 전두엽은 좋아한다.

우리는 아마도 마음과 몸, 우리의 삶, 궁극적으로는 존재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행인 것은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를 바꾸려고 생각하고 거기에 따른 노력을 한다면 다른 것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뇌가 생각을 처리하고, 이것을 외부로 표현하는 원리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무엇이 현재의 나를 있게 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제시하는 내용을 토대로 뇌회로를 재설계해 나간다면 자가면역력을 비롯하여 집중력, 직관력, 통찰력, 문제 해결력 등이 높아지고, 보다 긍정적인 선택들을 통해 좋은 습관과 뇌의 노화예방, 그리고 좋은 인연들을 끌어당김 뿐만 아니라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제 결론이 나온다. 뇌회로를 이용해서 보다 나은 인생을 만들 것인가,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뇌회로(감정)에 묻혀 살 것인가.. 결정은 자기 자신이 하는 것이고, 만약 보다 나은 인생을 설계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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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진동 - 원하는 것을 이루는 뇌의 비밀
이승헌 지음 / 브레인월드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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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당신의 몸은 건강합니까?
당신의 마음은 행복합니까?
당신의 영혼은 평온합니까?


이 세 가지를 첫머리에서 물으며 시작하는 이 책에서도 역시 변화는 내부에서 그것도 뇌에서부터 가능하므로 `뇌 회로`를 조절하여 내면을 바꾸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너무 많은 생각에 빠져있거나 감정에 얽매여 있는 뇌를 스스로 구제하여 부정적인 정보들을 털어낼 것을 권장한다. 아울러 그것이 자기 뇌의 주인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이런 감정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이유 중 하나가 너무 많은 생각들이 원인이고 이들 중에서도 현실적으로 상당수가 부정적인 생각들이다. 후회, 집착, 원망, 불안, 죄의식, 피해의식, 탐욕, 성냄 등등....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생각과 거기에 수반되는 감정을 처리하는데 뇌를 너무 많이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감정은 뇌의 생리 작용일 뿐 `내`가 아니다. 알고보면 실체가 없는 정보에 지나지 않는 생각들에 얽매여 자기 자신을 창살없는 감옥에 가두어 둘 필요는 없다. 따라서, 감정에 그리고 생각에 빠진 뇌를 그대로 두어 거기 끌려다니기 보단 그 감정과 생각들이 일어나는 뇌를 관리해야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논지와 일치하는 점은 `감정`이란 언제든 일어났다 또 꺼지면서 온갖 복잡한 상념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반복하는 허상일 뿐 `나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의 마음이 그리고 거기서 일어나는 감정이 바로 자기 자신인줄 알기 쉽지만 감정은 불현듯 찾아와 온갖 망상을 일으키고는 또 홀연히 없어지기도 하는 헛된 것으로 자기 자신이 아님을 알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이런 허상에 얽매여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감정은 감정이고, 마음은 마음이며 자기 자신은 그것들과 별개의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들을 털어내고 자기 뇌의 주인으로 당당히 나서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주체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을 수동적이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잡고 비판적인 견지에서 자기 정신으로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의 뇌를 알기 위해 우리는 의학자나 뇌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뇌의 무게라든지 뇌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필요한 요구 소비 산소량 같은 문제는 그들에게 맡기고, 자신의 인생 속에서 삶이 보다 나아지기 위해 무한한 잠재력이 숨어 있는 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뇌는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보다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에 더 집중한다. 따라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뇌를 생산적이고, 창조적이며 평화적으로 쓰는 일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삶의 목적을 지배와 욕망에 두는지 아니면 평화와 공존에 두는지의 여부에 따라 다크 브레인 Dark Brain이 될 수도 파워 브레인 Power Brain이 될 수도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할 때 뇌가 가진 본래의 완전한 능력이 펼쳐지면서 평온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좋은 음악과 같은 기분 좋은 긍정적인 메시지와 이를 실천하려는 움직임으로 우리의 뇌를 활용하면 플러스 적인 인생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예로부터 근원적인 신성을 알고서 이를 숭배하며 교류를 해오던 민족으로 우리는 흔히 이를 두고 `신명(神明)`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해왔으며 옛 문헌에도 "... 하늘님을 보고 싶으면 네 머릿골에서 찾으라 ..."라는 구절이 있듯이 이미 우리 뇌에는 하늘과 소통할 수 있는 교신소가 있다.  

이런 훌륭한 기능을 이용해서 이원론적인 대립을 넘어 초월과 통합으로 간다면 더할 나위없이 그것보다 궁극적인 것은 없겠지만 이건 개인적인 차원에서라면 몰라도 지금과 같이 변해버린 인간 세상에서 다함께 하기엔 너무나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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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문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2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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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만 표지와 `루나틱`한 소재에 호기심마저 동하는지라 처음에 조금 보다가 '뭐, 이런 야그를 읽고 있어..?'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걸 느끼고는 책을 덮어버렸으나 담날 문득 밤시간 또 생각이 나서 책을 다시 펼쳐봤더니 갑자기 야그가 재밌어져 계속 읽어나가게 되었다. 희안하게 읽는 속도마저 빨라지더니 어느새 620 페이지에 달하는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었다.

이번 이야기에서 스케일은 더 커지고 벨라와 에드워드는 여기서 국제적으로 사고를 치게 된다. 뱀파이어와 맞설 수 있는 존재들도 추가로 등장하여 전개 구도는 한층 복잡해져간다. 또한 이 작품은 영화와 자연스레 비교 대상이 된다.

책은 아무래도 지면의 자유로움으로 해서 상황 설정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고, 인물의 심리 묘사가 세밀한 장점이 더욱 부각되는데 반해 영화는 소설에 쓰여진 내용에 충실한 인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들이 볼만하다. 그러나 배경음이나 삽입 음악들은 다소 꽝이라는 느낌이다.

영화는 어쩔 수 없는 상영 시간의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책의 분량이 상당 부분 축약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에서 인상적인 부분으로 원작에는 없었던 붉은 머리카락 휘날리는 `빅토리아`의 액션이 등장한다. 로렌트와는 달리 이 여자는 여간 보통내기가 아니다. 앞으로 이 아줌마? 할머니? 뱀파이어의 활약이 기대된다. 다음편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책과 영화의 또 다른 점으로는 초원에서의 사건과 제이콥이 냉정해지는 장면 순서가 바뀌었고, 후반부 볼테라로 향할때 비행기 안에서 앨리스와 나눈 대화는 모두 생략되었으며 볼투리에서 빠져나오는 과정도 원작에는 조금 더 남아있다. 마지막 씬에서는 원작과 조금 더 다른 형태이고, 찰리는 찬밥이다. 찰리가 좀 불쌍하긴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뼈대삼아 뱀파이어와 또 그 견원지간이라는 헐리웃의 영원한 테마를 모태로 감뮈~로운 로맨스와 살짝 삼류 삘이 묻어나기도 했던 미완의 삼각관계라는 통속적인 애정을 한데 뭉뚱그려 잘 버무린 소재가 황혼에서부터 시작해서 새 달이 떠오른 뒤 이제 `식(eclipse)`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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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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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에는 이북에서 극심한 기근으로 인민들이 참혹하게 굶주리던 1990년대 중반에서부터 세계의 역사를 바꾸며 그 흐름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9.11사태를 반환점으로 런던 지하철역 테러가 일어났던 2000년대 중반의 10여년이라는 시간이 들어가 있다. 

주인공 `바리`는 북쪽 어느 지역마을에서 막둥이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모진 세파를 겪으며 성장기에 접어들어서도 마주친 혹독한 풍상 속에서 세상과 맞닥들여 나간다. 하지만, 조상이 돌봐주고 하늘이 무심치 않음인가... 보이지 않는 투명한 보호외투를 입은 것처럼 이 아이는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이런 세상의 몸서리처지는 끔찍함 속에서도 나름의 생을 이어나간다. 

오랜 수행자가 극심한 수련을 통해 얻어지는 능력을 타고난 축복을 받은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고국을 떠나 인생역정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또 그만큼 다양한 문화를 접해 나가고, 그 여정에서 선한 인연들을 맺어가는 바리. 그러나, 이 세상과 운명이란 역시 얄궃은 것이라서 좋은 것이 마냥 계속되지는 않는 것이지..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원인과 그 상관관계를 알기에는 많이 부족한 존재들이다. 여기에 대한 답들 중의 하나로 `신의 뜻은 알 수 없다`라든지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애매한 문구만 되풀이 하곤 하는 습성을 가지기도 한다. 그런데, 분명한 건 이 세상엔 온갖 종류의 슬픔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바리는 현실과 세상의 경계를 넘어서 저 알 수는 없지만 어딘가 존재하는 곳으로 가 거기서 이 세상의 모든 슬픔들을 만나고, 그 이유가 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들을 해소하는지를 알기위해 큰 살풀이 한 마당을 겪는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과 함께 흐르는 시간 속에서 세파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존재들이다. 가끔씩 무게 중심을 잡고 서 보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 역시 조금 더 큰 배였음을 알게된다. 어째든 세파를 헤쳐나가는 삶은 계속되겠지만 그저 이제는 바리가 더는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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