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 DNA는 어쩔 수 없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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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있나 봐?

그게 아니라고....

본능처럼 변명의 말이 입 안 가득 차올랐다

온전히 말을 하기도 전에 그에게 손목이 잡히고 말았다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감히 다른 생각을 해?

탁하게 젖은 목소리가 뱀처럼 고막을 휘감았다

아찔한 기분에 속눈썹이 분주히 나부꼈다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봐주고 있었는데...

잠깐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를 만류하기 위해 손목을 비틀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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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깐 흥분했나 봐

내가 그 남자에 대해서 너무 디테일하게 표현했지?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는 거야

기왕 벌어진 일인데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이것 봐, 주위를 의식하면 이렇게 된다니까

썸은 구운 달걀 같은 거래

껍질이 깨지는 순간 끝이 나는 것이기 때문이지

즉, 고백하는 순간 썸이 끝나는 거라고

길을 걷다 냅다 손 잡는 건 고백일까?

서너 달쯤 마음을 주고받던 남자와 여자가 섹스를 하는 건 어떨까

썸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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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짓이야?

상황 파악이 안 돼?

약속을 어겼으면 벌을 받아야지

근데 왜 이렇게 미적지근해?

나한테 미쳐있을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도망가게 놔 두겠어

네가 바다에 갔다 온 뒤로 일부러 기분 좋게 맞춰준 거 몰라?

온 근육이 멀쩡한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그가 맘대로 벌리고 누르고 찢어대서 온몸에 멍이 들고 욱신거렸다

그의 몸에 깔린 채로 눈만 끔벅거렸다

이대로 잠이 들면 딱 좋을 것 같아서 은근한 기대로 눈을 반짝였다

이제 오빠한테 맞고 살아야 하는 거야?

그냥 예쁘다고 엉덩이 한번 친 거 가지고 오버는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엄마도 손찌검하는 개새끼는 절대로 용납한 적이 없었다

또 때리면 그냥 혀 깨물고 확 죽어버릴 거야

계속 욕하고 싶은 거 참고 있었지?

내 기분 언제까지 하나 테스트해 봤어

너 욕하는 거 되게 예뻐

그의 곁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너 때문에 미칠 것 같다는 말은 진심이야

나보고 대체 뭘 어떡하라는 거야

네가 울면 오빠가 마음이 아프다니까

근데 그게 또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자제를 못 하겠어

반항하면 할수록 제 몸만 지쳐갔다

난 평생 너만 보고 살고 싶어

프러포즈가 너무 격 떨어져서 싫어?

왜 이렇게까지 해?

내가 돈 벌어서 갚을게...

내가 널 사랑한다고 계속 말하잖아

모래사장에서 섹스하면 아플까?

대체 뭐가 그리 좋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말만큼은 사실이라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키스는 또 이렇게 잘 하는 건지...

달아나고 싶어 그의 어깨를 세게 물었다

송곳니가 그의 살점을 푹 파고들었다

왜 아프게 하는데도 저를 놓지를 않는지...

너한테 물리는 거 익숙해서 괜찮아

사랑한다는 소리가 곧 저를 죽일 것처럼 몸을 죄는 것 같았다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미칠 것 같았다.

오빠... 나는 아무것도 못해

사랑받는 것도 못하고 주는 것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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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반짝반짝과 이글이글 02 반짝반짝과 이글이글 2
아라시다 사와코 지음, 오경화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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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권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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