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부터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자 그녀의 도주를 예감했다
야생 동물 같은 그녀가 단번에 저와 사랑에 빠져서 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고 저 역시도 그런 그녀가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
제가 뭘 어찌해도 어차피 그녀는 도망칠 아이였다
그녀를 찾으면 그다음엔 어떻게 할 지를 천천히 고민했다
가둬놓고 애부터 가지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제 새장에 가둬놓고 이쁘게 키울 건데 학교는 다녀서 뭐 하나
그는 인내심 하나만큼은 자타공인할 정도로 뛰어났다
아줌마처럼 돈이면 딸도 파는 인간이 있는데 돈 주면 사람 죽여주는 사람 없겠어?
이 돈 죽기 전에 펑펑 써보고 가라고 준 거에요
자그마한 회사 하나 망하기 하기는 너무나 쉽다
오히려 복수의 기회를 갖게 되어 고맙다고 해야 할까
그동안 억누르며 살았던 잔인한 본성을 맘대로 펼 수 있어 그는 즐겁기만 했다
여기에 여자친구 혼자 보내는 놈이면 능력도 없어 보이는데
이상하게 남자는 거부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싫다는 말 한마디 알아듣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울까
날파리가 귀찮다고 그냥 손으로 쫒아버리기만 해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확실히 죽여버려서 다신 얼쩡거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남자가 힘으로 덮칠지도 모르니 차선책도 생각해야만 했다
네 입에서 욕 나올 일은 앞으로 더 많을 테니까 좀 아껴 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