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부터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자 그녀의 도주를 예감했다

그녀는 제가 그걸 모른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분명 거기에 버리고 간 거겠지

야생 동물 같은 그녀가 단번에 저와 사랑에 빠져서 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고 저 역시도 그런 그녀가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

제가 뭘 어찌해도 어차피 그녀는 도망칠 아이였다

그리고 도망치면 다시 찾아오면 그만이었고

그녀를 찾으면 그다음엔 어떻게 할 지를 천천히 고민했다

가둬놓고 애부터 가지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제 새장에 가둬놓고 이쁘게 키울 건데 학교는 다녀서 뭐 하나

딴 놈들 눈요깃거리만 시켜주는 것이지

그는 인내심 하나만큼은 자타공인할 정도로 뛰어났다

우리 딸 엄청 예쁘게 컸어

나 닮아서 남자 여럿 홀리게 생겼지

이 푼돈에 거래하는 거 남지도 않는 장사야

아줌마.. 시끄럽고 이 돈 먹고 떨어져요

아줌마처럼 돈이면 딸도 파는 인간이 있는데 돈 주면 사람 죽여주는 사람 없겠어?

이 돈 죽기 전에 펑펑 써보고 가라고 준 거에요

아직은 망하지 않았으니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업은 절대로 잘 될 리가 없었다

제가 망하게 만들고 말 것이니까

자그마한 회사 하나 망하기 하기는 너무나 쉽다

오히려 복수의 기회를 갖게 되어 고맙다고 해야 할까

그동안 억누르며 살았던 잔인한 본성을 맘대로 펼 수 있어 그는 즐겁기만 했다

남자친구가 알면 저 맞아 죽어요

여기에 여자친구 혼자 보내는 놈이면 능력도 없어 보이는데

이상하게 남자는 거부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싫다는 말 한마디 알아듣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울까

날파리가 귀찮다고 그냥 손으로 쫒아버리기만 해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확실히 죽여버려서 다신 얼쩡거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처음 해 보는 일이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남자가 힘으로 덮칠지도 모르니 차선책도 생각해야만 했다

혹시라도 잘못되면 어떡하지

그의 매서운 눈이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여태 저를 미행이라도 한 걸까

여자친구 간수 잘 하세요

결국엔 죄지은 사람처럼 가만히 있었다

맨몸으로는 어디로든 갈 수 없었다

다 알면서 왜 물어?

내가 하지 말라는 짓은 죄다 저지른 주제에

네 입에서 욕 나올 일은 앞으로 더 많을 테니까 좀 아껴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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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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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런 놈이었다

친구를 따라서 온 것 같았어

같이 온 친구가 보통내기가 아니더라

난 아직 너랑 썸 타는 여자의 이름조차 몰라

그런데 그 여자의 친구는 네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다며?

네가 좋아하는 그 여자... 너랑 비슷해

보름달이 뜨는 밤에 늑대가 왜 우는지 알아?

나한테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려니까 쑥스러웠어?

그냥 썸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그런 느낌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 아니었다

아까 그 남자 생각하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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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뭐로 보는 거야

또 그 이상한 놈 만나는 건 아니지?

짐은 매일 매일 조금씩 빼내서 지하철 사물함에 모아두었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거라면 엄마 때문에 수백 번도 미리 계획했던 것이라 어려울 것도 없었다

별일이 없다면 그 곳에서 일하게 될 예정이었다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은 너무나 달콤했다

그런데 그 달콤함에 질식해 버릴 것 같았다

숨이 막혀서 당장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싶을 만큼 싫었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들이 받는 것이란 것을 그녀는 사무치게 깨달았다

그가 주는 애정은 제가 씹어 삼킬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싹수없고 거칠고 못돼먹은 개차반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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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해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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