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있나 봐?
그게 아니라고....
본능처럼 변명의 말이 입 안 가득 차올랐다
온전히 말을 하기도 전에 그에게 손목이 잡히고 말았다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감히 다른 생각을 해?
탁하게 젖은 목소리가 뱀처럼 고막을 휘감았다
아찔한 기분에 속눈썹이 분주히 나부꼈다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봐주고 있었는데...
잠깐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를 만류하기 위해 손목을 비틀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