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평소 활동하고 있는 책클럽에서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어떤이는 이렇게 작정하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글을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를 주제로 어머니를 주제로 한 소설치고 조용히 사라지는 책도
드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으며,
무심히 지나칠 수는 없는 책이였다. 그래서 모집글에 손빠르게 제일 먼저
신청을 했고, 다행히 나는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몇 자 적어가고 있다.
그저 단순히 공짜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신청을 한 건 절대
아니다. 저자의 작품 중 <아버지>를 읽으며 흘렸던 눈물이,
<고향사진관>이라는 서명이, 책 표지에 저 고독해 보이는 건물이
나를 주저없이 잡아 당겼다.

 아들로 17년을 눈꺼풀도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를 모셨으며, 그 아버지를
떠나 보내고, 세아이의 아버지로 살아가는 그에게 간암이란 진단이
내려지는 이런 얘기가 실화라니..하늘도 무심하시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말 그대로 텔레비전에서나 봄직하고 책에서나 봄직한 얘기들을
떡하니 실화라고 내어 놓은 이 책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서용준' 그 이름 석자를 나는 분명 믿는다. 그러나 그렇게 떠나간 '서용준'
은 믿고 싶지가 않다. 이책을 읽고 난 지금 나는 너무 피곤하다.
얼마전엔 <엄마를 부탁해>가 몹시도 피곤하게 하더니만,
엄마 아버지가 번갈아 가며 나를 지치고 고달프게 한다.
늘 그 이름 앞에서는 보잘것 없어지고 작아지는 나
머리가 아프도록 뚝뚝 흘린 눈물들이 내 부모를 위한 걸음에 보태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비록 편찮으신 몸이고 한 마디 말씀도 한번의 움직임도 없는 아버지지만,
아버지 그 존재만으로 한 인간이 어떻게 버티고 의지하는지..
엄마만큼 친근하고 편하고 말을 많이 나누는 존재는 아닐지라도
아버지, 그 이름만으로 든든한 마음 한구석 늘 유지할 수 있도록
아들로, 아버지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무겁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남자들
나의 아버지 또는 나의 남편 그리고 나의 아들 그들의 어깨에 놓인
무거움을 다소 잊고 있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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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요즘은 인터넷 동호회로 사람 만나기가 참으로 쉬워진 세상이다. 그냥 아는사이 '모두'는 많다. 그 다다익선 속에서 남다르게 찾는 친구의 의미 그것을 되새겨 보게 하는 책이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나오키상에 빛나는 작가라는 말에  다다심부름집이 생각이 났다.

이렇다 저렇다 정답은 없지만, 무언가 뻥 뚫린 해답을 얻은 것 같은 그런 책...다른 내용이지만, 내게 와닿은 느낌은 두 책이 어느부분      비슷한 구석이 여기저기 닮아 있는 책이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모두에 속해 있을때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이에게..친구사이를 한번쯤 되짚고 싶은 모든 이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네 나이 열다섯 살. 오년은 딱 삼분의 일이다. 인생의 삼분의 일을 유카와 함께 지냈다. 대단하다. 가족을 제외하면 가장 오래 보고 지낸 사이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되면 유카와 보낸 시간은 사분의 일이 되고 만다. 서른이 되면 육분의 일. 마흔이 되면 팔분의 일. 쉰이면 십분의 일.예순,일흔....평균 수명이 여든살을 넘겼으니까 그 때까지 산다면 유카가 있었던 날은 십육분의 일 이하가 되는데 그건 정말 '잠시'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아주 짧은 시간이다. 살면 살수록 유카와 지낸 오 년이란 시간이 멀어지고 작아진다. 당연한 그 사실이 가슴을 내리누른다. 기억하고 싶어, 오래오래. 몇 살이 되더라도 잊고 싶지 않아. 하지만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ㅇ. 그래서 지금 생각하는 거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좀 더 ......... " 

" 우린 다른 애들보다 고개를 많이 숙였으니까, 둘이 있으면 많이 웃을 수 있었어.  지금도, 아직, 좀 더, 쭉 , 웃을 수 있었을 텐데...." 

"너는 '모두'를 믿지 않을 뿐더러 의지하지도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한 아이가 '모두' 속에 있는 한 너는 웃어 주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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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기 5분 전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별 기대없이 서평책이라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했던 책이였다.

그런데 이 책은 나를 감동시키고 더없이 좋은책으로 다가왔다.

나는 어쩔수 없는 의무감으로 이 책을 읽었다면 감히 다른 이들에게는

꼭 의무적으로 읽어보라고 살며시 권해보고 싶다.

이 책속에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내가 있고, 중학교를 다니는 내가 있고,

고등학교를 다니는 나 그리고 성인이 된 내가 있다.

나는 학창시절 어떤 친구였을까? 그리고 어떤 친구가 있었을까?

그시절 죽고 못 살것 같은 우리들은 어느새 '너와나'에서 '모두'에

속해 있는 사람이 돼어 있다. 눈빛만 봐도 통하던 친구사이가

그 시절 그대로 멈춰 있을것 같던 그 순간들이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

그 때는 조금씩 천천히 갈수도 있는 거란걸 몰랐다.

그 때 알았더라면 나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살았을까? 잘 모르겠다.

여전히 조금 느린 나는 앞서 가는 이들을 보며 조바심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아무도 천천히 가는것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는 세상 그저 앞서 걷는데 익숙한 사람들..그래서 여전히 나는 쫓는데

정신 없다. 마음이 맞고 안 맞고가 아닌 걷는 속도가 같은 사람 단지

그것뿐이지만, '친구'가 되는 사이. 지금 나와 같은 속도로 걸어주는 이가

누가 있을까? 친구들의 얼굴을 쭈욱 떠올려 본다.

친구를 많이 갖는것과 내 곁을 떠나도 평생 기억되는 친구 한 명..

난 한 명으로 충분하지 않았나보다.."난 '모두'를 싫어해. '모두'가 '모두'로

있는 동안은 친구가 아니야, 절대"라고 말하는 에미의 말에 뜨끔하는

날 느끼며 나는 '모두'에 속해 있다는걸 알았다. 죽을 때까지 잊고 싶지

않은 추억을 만들고, 그래서...'모두'랑 어울릴 시간 따윈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친구'인 나는 없다. 한 때 그랬던 적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모두'에 속해있는 우리들은 서서히 멀어져 갔다.

그리고 나는 그 멀어져 가는 시간을 견딜 수 없었고, 너랑만 나랑만이

아니고 우리모두랑으로 변해가는데 익숙해지지 않았고 그리고 나는

친구가 되기 5분전으로 돌아갔다. 다행이다. 5분후가 아닌 5분전이라

다시금 모두에서 친구가 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친구사이..

완벽한 듯하면서도 한없이 위태로운 관계.

정말이지 공감가는 정의다.

때론 위태롭더라도 때론 걸음이 맞지 않더라도 같이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는 사이 친구가 그리운 날이다.

조금씩 절뚝이는 우리들의 모습이 이 책에 있다. 

옳고 그름이 아닌 그냥 누구나 겪었음직한 학창시절 그 때 우리들의 

모습이 이 책에 있다.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도 있다.

고개를 숙였다가 무심코 얼굴을 들었을 때 진짜 미소가 떠오른다고

그러니까 웃고 싶을 땐 고개를 숙이면 된다고 가르쳐 준 에미

그렇게 고개를 숙였다 들었을때 내 미소를 제일 먼저 보여줄 그런 친구

그리고 친구가 되고 나서 하늘을 함께 바라보게 될 친구

소중한 이에게 그렇게 다가가는 내가 되고 싶게 만드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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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 - 오정희 우화소설
오정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한 송이 꽃이길 바랐으나 속절없이 드세져버린 우리 시대 여성들에게

바치는 인생우화라는 띠지에 글이 두고두고 눈여겨 봐진다.

삶이 뭐 그리 남다를까 나 자랄때 지켜보던 엄마의 모습이 한 송이

꽃 같지 않아 나는 이 다음에 한 송이 꽃 같아야지 다짐했다고

내 지금이 한 송이 꽃이 되지 못하고 속절없이 낡아가는 삶인것처럼

다 그렇고 그런가보다. 그래도 어루만져지는 작은 위안 같은 것들이

있어 비록 꽃은 아닐지라도 녹록치 않은 내 삶이, 이 책에 나오는 삶들이

낯설지 않고 그저 반갑고 고맙다.

 

누구는 별다르게 살까 싶어 나를 못살게 굴기도 하고, 지레 주눅들고

때론 나는 별다르게 사는것 같아 우쭐대기도 하고, 안도하기도 하고

그런 일상과 참 잘 어울리는 책을 읽으면서 드세진게 억울하고 나쁘지

않은 것 같아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내 일상도 이렇게 글로 담아내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저 사는것이 이런거지 잘 하고 있다고 내게 위안을 준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다른 이가 이 책을 읽은 소감을 전하는데

재밌지만, 약간 심심하단다. 너무 짧게 끝나버리는 이야기라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짧은 글들은 나에게도 많은 아쉬움을 줬지만, 심심하다는 말에는

책을 다 읽고 난 자의 두둔이랄까? 원래 사는게 심심한거라고

그 심심함 속에 기쁨,슬픔,행복,불행 그런것들이 침투해 때때로 심심하지

않게 만드는 거라고 심심하지 않음의 연속만 있다면

정말 그 때는 사는게 전투적으로 드세지지 않겠느냐고 그러니 작은 위안이

되고자 했던 작가의 마음이니 심심해서 나는 더 위안이 되었고

좋았다고 자격은 없지만, 대신 변명을 해본다.

 

'떠 있는 방' 편에 보면 어린아이와 아빠가 불 밝힌 아파트를 보며

나누는 대화가 있는데, 아빠 꼭 별빛 같다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아빠는

아냐, 떠 있는 방들이야 공중에 둥둥 떠 있는....무서울거야라고 말한다.

결코 심심하지만은 않을 내 앞으로의 삶들도 둥둥 떠 있는 것 같다.

무섭다. 그렇지만, 별빛 같다고 바라보던 시선이 내게도 있었음을

그리고 무서울거라고 염려하는 아빠의 모습이 다가오고 있음을 나는

이 책을 빌어 알아간다. 돼지꿈도 꿨으니 가끔은 꽃도 돼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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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잊혀져 가는 구전신화를 되돌아 보게 해서 좋았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너무 과학적 근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아이들, 삼신할머니를 아는 모든 부모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앞이마는 해를 그린 듯 뒤이마는 달을 그린 듯 눈은 붓으로 그린 듯 코는 젓가락으로 집은 듯 입은 은가위로 자른 듯한 아기 (표현이 참 이뻤던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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