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악어의 지갑 - 혼자 쓸 돈, 함께 쓸 돈, 저금할 돈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2
리지 핀레이 지음,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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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초보단계의 경제교육 책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경제니 교육이니 이런 말을 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나고 아기자기 흐뭇한 책이다.

꼬마악어는 친구들과 놀다가 지갑을 주웠다. 돈이 꽤 들어 있었다. 친구악어들은 나눠갖자고 난리였지만 꼬마악어는 결심한다. 주인을 찾아주기로. 경찰서에 가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레모네이드도 너무 먹고싶고, 멋진 부츠도 갖고 싶고, 기부금을 모으는 아저씨도 만난다. 덩치 큰 머독의 협박도 받는다. 하지만 모든 난관을 뚫고 무사히 도착, 지갑을 애타게 찾던 부인과 만나게 된다. 그런데 부인이 찾던 것은 돈보다도 지갑 안에 있던 목걸이 장식 속의 사진이었다. 너무 고마운 나머지 부인은 목걸이 장식을 빼고 나머지 돈과 지갑을 선물하겠다고 한다.

뜻밖의 선물에 뛸듯이 기뻐하며 꼬마악어는 일단 그토록 먹고싶던 레모네이드 가게에 들어와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한 잔 마시며 돈을 쓸 계획을 세운다. 일단 봉투 세 개에 돈을 나누어 담는다. 그 분류가 무척 의미심장하다. 혼자 쓸 돈, 함께 쓸 돈, 저금할 돈.

그 분류한 기준에 맞추어 꼬마악어가 돈을 쓰는 장면들이 무척 재미있다. 돈이란 건 모름지기 나를 위해서도 써야지. 그러니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 잔에 그토록 갖고 싶던 부츠 한켤레 사는 것도 좋은 일일 터이다.

'함께 쓸 돈'을 쓰는 장면에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돈을 쓰자고 난리치던 친구들에게 대접한 레모네이드 한잔씩에 내 목도 시원해지는 것 같고, 기부 아저씨의 모금함에 돈을 넣을 때 아까의 아쉬움이 사라진다. 그리고 욕심에 못이겨 무서운 모습으로 지갑을 갈취하려 했던 친구 머독에게 준 선물. 가장 흐뭇한 장면이다.

마지막으로 '저금할 돈'으로 분류했던 금액을 저금통에 넣고 잠자리에 드는 꼬마악어. 새로 산 부츠에 맞는 멋진 모자를 사는 꿈을 꾼다. 뒷면지에는 "오늘 참 멋진 하루였어!" 라고 인사하는 꼬마악어가 나온다.

정말 멋진 하루였다. 나한테도 이런 하루가 온다면 좋겠다.ㅎㅎ 나이 든 나도 이런데, 아이들은 이런 상상에 더욱 흥분할 것이다. 이때 제시할 꼬마악어의 분류법은 정말로 의미있다. 
1. 혼자 쓸 돈 - 물욕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몇 안된다.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일도 무시할 일은 아니다. 
2. 함께 쓸 돈 - 1번에서 멈춘다면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무엇에 쓸지는 고민을 많이 해야겠지만 꼭 필요한 부분.
3. 저금할 돈 - 미래를 위해 준비해놓는 자세가 필요해.

위의 분류에 따라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한가지 아쉬운건 이 소득이 불로소득이었다는 점.(물론 소유권은 정당했지만) 애쓰며 번 돈이라면 더 의미있게 쓸 수 있을지도. 하지만 소비 한 가지에 촛점을 맞춘 것이니 이 설정이 가장 적절했을 수도 있겠다.

돈과 소비에 대한 책인데도 전혀 돈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따뜻한 내용과 아기자기 귀여운 그림 탓일거다. 아이들과 꼭 읽어보겠다.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읽으시는 것도 추천한다. 이책에서 제시한 소비의 3대 분류는 사실 어른들에게도 무척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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