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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삼국지 三國志 3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7년 2월
구판절판


"보쇼! 조승상! 제발 살려 줍쇼! 예? 살려만 주신다면 조 승상의 개가 되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예?
"자식아! 무엇이 무서우냐! 떳떳이 죽어라"
"그래 진궁! 떳떳이 죽여주마. 예전에 나를 버리고 가더니 그 꼴이 됐구나"
"너는 간특하되 잔악하고 큰 뜻은 있으되 간교하니라! 그래서 버리고 갔었다."
"하하..그래, 여포는 잘났더나?"
"비록 미련은 하나 너처럼 교활하지는 않다!"
"그래요! 난 교활하지 않아요! 살려줍쇼!"
진궁은 제 발로 걸어 사형장으로 간다. 조조의 마음이 흔들려 진궁을 살려주고 싶었으나 진궁은 받아들이지 않고 칼을 맞고 죽어갔다.
"진궁을 잘 묻어주라. 견해차이는 있었다만 그도 나만치는 잘난 인간이었단다"-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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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권윤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미덕은, 혼자 노는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그려내고 있다는데 있을 것이다. 그 행복으로 충만한 내면을 어떤 군더더기 없이 고요하게 드러내어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게 좋았다. 고요하게 보여주는 거. 싸이월드 사진첩처럼 이쁘고 화려한 장소만 다녀와서는 "나 여기서 이만큼 즐겁고 행복했어 혼자라도 난 정말 행복해 " 하는 요란뻑적지근한, 수다스러운 그딴 책이었으면 정말 짯응났을텐데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읽는 동안 잠시나마 행복할 수 있었다.  스노우 캣은 가이드 북에 나온 장소중 하나라도 놓칠까봐 전전긍긍 안달복달하는 여행자가 아니다. 여유롭게 오늘은 어딜 가 볼까? 나서는 그러한 느낌. 그녀는 막다른 골목하나에도 상상을 덧붙이며 즐거워한다. 혼자가 아니라면 힘든 분위기이다. 그것에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할 것이다. 나 파리갔는데 여기 여기 여기 분위기가 좋더라 ..식이 아니라. 나 파리에서 여기 여기 여기 가 봤는데 내 기분이 어땠어. 여기서 중요한건 '내 기분이 어땠어' . 일러스트와 몇줄의 간단한 말만 덧붙이는데 그녀의 그 기분이 어쩜 그리 잘 전해지는건지. 마치 내가 여행하는 것 처럼..^^ 책의 모든 페이지가 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좋았던 걸 꼽으라면 스노우 캣이 파리 도착하고 나서 저녁 8~9시쯤 되어 사람이 거의 없는 깜깜한 광장에 나가 오도카니 앉아있을 때, 주변에는 아이2명과 엄마, 그리고 롤러스케이트를 신고서 광장을 돌아다니며 순찰하는 경찰밖에 없는 그 조용한 풍경을 그린 컷. 스노우 캣은 그 풍경을 절대 잊지 못할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를르에 여행가서 달이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올 때까지 가만히 벤치에 앉아있었던 그 밤. 4달이나 여행한 스노우캣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1주일간 혼자 돌아다닌 나는 그 기분이 어떤지 너무 잘 이해할 거 같아서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여행을 가면 그 곳의 공기까지 모두 내 살결속으로 흡수되는 거 같은 그 기분, 아무렇지 않은 풍경인거 같은데 특별하게 다가오는 그런 거. 2명이면, 3명이면, 4명이면 절대 느끼지 못할 기분들과 감정들. 혼자서 가는 카페, 혼자서 가는 산책, 혼자서 가는 콘서트, 혼자서 혼자서 혼자서... 혼자라는 단어는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아름답기도 한 단어인지 이 책을 보면 희미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난 혼자인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혼자인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기에 스노우 캣의 이 혼자여행기가 무척 맘에 들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 책이 어떻게 다가올지 자뭇 궁금하다. 리뷰 제목인 혼자 노는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아?는 사실 내 맘이고, 책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 스노우 캣은 혼자 노는게 재미있다고 강변하지 않는다. 그냥 묵묵히 혼자 걸어가고 놀라고 기뻐하고 감동하고 가슴에 그 풍경을 새길뿐, 바라보면서 혼자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확인하는 건 우리의 몫^^

* 이 책의 전체 분위기와 가장 잘 맞았던 컷이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손님들이 모여 카페의 분위기를 만든다는 그 컷. 딱히 유럽국가들에 대한 낭만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시끄러워 터질듯한, 대부분 2명이상의 단위 손님들로 채워진 우리나라의 스타벅스나 커피빈을 떠올려보며 혼자문화가 당연한 그 분위기가 순간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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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 이 시대 가장 매혹적인 단독자들과의 인터뷰
김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8월
절판


친구가 없어요. 또래 친구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 다 10살 아래죠. 우리 마누라도 이상하대요. 그런데 쉰다섯 먹은 사내새끼들이라는 것은 대부분 썩고 부패해 있거나, 일상에 매몰된 아주 진부한 놈들이거든요. 그래서 상대할 수가 없어요. 그럼 내가 젊은 놈들하고 통하나? 그렇지도 않아요. 난 사실 20대도 싫어. 젊은 놈들을 보면 그런 놈들의 나이를 다 졸업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게 어겨져. 저런 무지몽매한 자식들하고는 이젠 상종할 일이 없으니까. 얼마나 다행이냐고? 그놈들이 뭐 부럽다는 생각은 추호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 시절로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아요. 그런 무질서와 몽매속에서 사는 걸 '청춘은 아름답다'고 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해.-21쪽

글쎄, 외롭기는 뭐가 외로워 일하느라고 피곤하고 그런 거지.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네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 게 아니고,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 거다. 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내 말은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그건 내 내면의 진실이기 때문에 한 발자국도 양보할 수 없다는 거죠. 그래도 외롭지는 않데. '저까짓 새끼들쯤이야'하는 생각도 있었을 거에요.-22쪽

난 진보가 선이라고 생각하지 ㅇ낳아요. 보수가 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그 반대도 아니야. 가난뱅이가 선하고 부자가 악한 게 아니듯 그 반대도 아니야. '이 집단은 선이고 저 집단은 악마다'는 성립이 안 되는 것이고, 개별적인 인간의 진실만이 잇을 뿐이죠. 인간을 집단화 하는 개념들 있잖아요. 민중이라든가, 연대라든가, 혹은 보수나 진보...나는 그런 걸 다 신뢰할 수가 없어요.-23쪽

내가 정말 화해할 수 없는 것은 자기 자신이 선하고 도덕적이라고 확신하는 자들이에요. 그런 인간들과는 화해할 수 없고, 그런 인간들을 난 경멸해요. 난 나 자신이 도덕적인 인간이라는 확신이 없어요. 그것은 내가 부도덕하게 살아왔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그건 좀 다른 얘기죠. 칸트나 공자가 말한 도덕성에 도달한 인간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확신은 없어요.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거야. 조마조마 위태로운 지경에서 사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런 확신을 가진 자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이 안 되어 있는 놈들이라는 겁니다.-23쪽

연애는 안해요. 하지만 여성을 볼 때 설명할 수 없는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자주 느껴요. 내가 다음 번 소설로 쓰려고 하는 것이 바로 그거에요. 연애 소설인데, 내 개인의 야심은 그걸 완성해서 여류 작가들의 연애 문학이라는 것을 일거에 폭파시켜 버리려고 해요. 다 폐기처분해야 할 정도로, '여성성의 본질과 아름다움, 경이로움은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주고 싶은 것죠. 실패할 수도 있지. 실패해도 할 수 없지. 나로서는...생명의 강력함이 없고 생리통 걸린 여자들이 신음하듯이 앓는 소리나 하는연애소설들이 많잖아요. 나는 그게 싫어요.-24쪽

나는 여성지를 많이 봐요. 특히 코스모폴리탄같은 라이선스 패션지를 많이 보는데 거기나오는 여자들을 보기 위해서죠.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미녀들이 거기 나오거든요. 다른 데서 그 얘기를 했더니 어떤 분이 저보고 '썩은 자본주의의 타락한 끝물을 보는 거다'라고 하더군요. 틀린 얘기도 아니죠. 하지만 거기 나오는 여자를 아름답다고 여기는 내 마음도 틀린건 아닐 거에요. 아름다운데 어떻게 할 거야? 지난 번에 보니까 특집에 여름 샌들이 수도 없이 나와 있는데 너무 예뻐서,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그것만 봤어요 우리 마누라는 독서를 한다고 해서 가보면 내가 하루 종일 그것만 보고 있으니까 한심한 거지. 야 이게 재미있냐? 했어요. 그런데 그 샌들이라는 게너무 비싸더라구. 노동하는 사람들이 보면 이가 갈리겠어. 하지만 아름다운데 어떻게 할 거야?

김훈-24쪽

한때 특허를 내려고 연구를 열심히 했더랬어요.
....
어둠을 켤 수 있는 에너지 같은 것도 생각했어요. 낮에 피곤할 때 어둠을 켜는 거에요. 인공 태양 같은 걸 쏘아 올리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아 그리고 안 잊어먹는 우산...

안 잊어먹는 우산은 어떻게 생겨야 되는 건데요?

일단 좀 비싸야 해요. 한 1백만 원쯤. 비싼 건 안 잃어버리잖아요. 두번째 방법은 우산 살 때 서비스로 우산 그림이 그려진 신발 깔창을 주는 거에요. 그럼 방 나가다가 '아 우산 챙겨야지' 할 거 아니에요

함민복-55쪽

내가 이종격투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규칙을 이용해서 승리를 따내는 세상, 그런 시스템에 환멸을 느끼기 때문이다 룰 안에서는 언제나 쥐새끼 같은 놈 여우같은 년의 처세술이 높은 승률을 기록한다. 내신 성적이나 관리하는 청춘을 거쳐 연봉 몇 푼에 굽실대다가 골프나 치게 되면 승리하는 인생인가? 선거에 승리하는 방법만 몸에 익힌 정치인, 교수가 되는 지름길만 연구해온 대학교수, 미술계에서만 알아주는 화가, 평론가들만 인정하는 예술가. 꿈이 없는 전교 1등 고교생, 피라미드 판매왕. 이 모두가 규칙과 룰 안에서의 승리자들이다. 나는 그런 승리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77쪽

다들 외롭다. 외로워서 대화방에 드러가고 외로워서 블로그를 만들고 외로워서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그뿐인가? 외로워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가 하면 외로워서 국가를 건설하고 고속도로를 개통한다. 말하자면 세상은 외로움의 에너지로 돌아가고 있다는 거다. 그 외로움을 잘만 이용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78쪽

대한민국의 총체적 난국은 예술이 결핍되고 철학이 멸종하여 낭만이 사라지고 품위와 교양과 우아함을 잃어버린 사회의 어두운 병색이다. 그 와중에 살아남는 자들은 부득부득 펜을 굴리고 붓을 놀리고 기타를 퉁기고 사유하는 인간들 뿐 일 것이다. 바야흐로 예술만이 밥을 먹여주는 시대가 된 거다. 살기도 힘들어 죽겠다는데 시를 쓰고 노래를 하라니 미친 소리 같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예술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79쪽

사람들이 언제부터 왜 꿈꾸기를 그만두었다고 생각하나?

아무리 멋진 블로그를 만들어도 내가 이걸로 먹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하며 일찍부터 포기하는 거다. 무슨 일을 하든 사회적 성공이나 경제적 성취부터 가늠하니 그렇다.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이루고 싶은 꿈이 없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를 존경하고 어떤 세계를 동경해야 꿈이 생길 텐데 이 땅의 장사꾼과 정치인들이 얼느에 대한 공경심을 땅에 떨어뜨려 놓고 예술과 철학을 짓밟았기 때문에 지금 꿈이 없는 세대가 생긴거다. 내 얘기를 하지면 아주 어렸을적부터 동경의 대상들이 나를 키워줬다. 어떤 멋진 선배를 동경했고 훌륭한 어떤 어른을 동경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을 동경하고 또 더 나은 미래를 동경했다. 젊은 날 아무것도, 아무도 동경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 살아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83쪽

옛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은 늙었다는 증거라고 하는데 확실히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록 음악이 살아 있고, 청년이 기타를 치고, 소년 소녀들이 목요일 밤에 시를 낭송하던 문학의 밤이 있엇고,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수천 장의 음반과 고급 오디오를 구비한 다방에서 음악을 감상하면서 마셨다. 무도회장에서는 진짜 밴드가 멋지게 연주해주던 시절이었다. 사람들은 먼지를 털고 조심스레 턴테이블에 엘피판을 올려놓았다. 그때는 스포츠 스타들조차 철학과 우아함을 겸비하고 있었다. 지독한 전쟁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머리에 꽃을 꽃고 평화를 노래했다. 그런데 지금은 멋대가리가 하나도 없다. 첨단의 기술문명으로 말할 수 없이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살지만 문학이 죽고 음악이 썩고 예술이 팔려가고 낭만이 멸종했다. 오늘의 문화는 궁색하고 천박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잃어버린 우아함과 즐거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시절, 좋은 시절이란 흘러간 것이 아니고 우리가 더 이상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김형태-85쪽

나는 개인적으로 슬픈 정서가 없는 사진은 사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내 자신한테 나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상대가 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건 의도해서 표출하는 게 아니다. 사람이 슬픔을 가지고 있지 않음ㄴ 그건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아라키 노부요시-99쪽

"그 책 재밌어? 아까 아침에 동건씨가 나보고 아침형인간.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는데 나도 마찬가지야. 역사책 따위가 재미있을 리가 없잖아. 그거 진짜 재미있어서 읽는 거야?"
장동건은 침묵하고 내가 대답했다.
"그건 아마 동건 씨가 누구보다 야망이 큰 남자라서 그럴 거에요. 아까 기내에서 씨네 21 이번 호를 보니까 박중훈씨가 동건 씨에게 이런 말을 했던데 저는 그게 장동건에 대한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동건이 오래가는 힘은 누구보다 야망과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가 큰 사람이기 '대문인데 중요한 건 넌 절차를 밟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거다,'"
장동건이 그제야 책장을 덮고 이렇게 대답했다
"야망이 크죠. 야망은 큰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 이나 돈을 끌어모으는 법칙. 같은 책은 전혀 읽고 싶지 않아요. 그게 야망의 크기 때문인지 아니면 절차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어떤 자의식 때문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200쪽

홍콩 언론은 당신이 마치 플레이보이인 것처럼 보도하던데?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나도 그저 평범한 남자일 뿐이라는 얘기다.

주성치 -251쪽

그는 나에게 종종 메일로 go tong, go-tong, too much go tong 을 호소했다 그는 왜 고통스러운 것일까? 우리같은 범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사회학자의 눈을 가진 그는 세상을 많이 걱정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보드카를 사랑하는 러시아인들과 어울려 주말 내내 술 마시는 젊은 아내를 걱정한다. 그 고통과 고독의 힘으로 그는 시를 쓰고 작곡을 한다. 그러한 그에게 고통은 끌어안을 수도 내칠 수도 없는 애인이며 정부인 것이다. -287쪽

"제가 굉장히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남자가 손에 물을 묻혀서도 안 되고, 식은 밥을 먹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당연히 여자 고르는 기준도 굉장히 '빡'세다.

"일단 나대는 여자 안 되구요, 가방 끈 긴 여자도 안 돼요. 인문계는 학사 이하, 예능은 석사 이하. 왜냐? 가방 끈 긴 여자들이 대체로 아둔하고 센스가 없는데, 잘난 척은 무지 하거든요. 저는 기본적으로 똘똘한 여자, 지혜로운 여자가 좋아요. 사람들 앞에서 조용히 있다가 둘만 있을 때 할 말은 하는 여자. 그밖에 밤늦게 싸돌아다니는 거 발 넓은 거, 옷 못 입는 거, 그리고 느린 것도 안 돼요. 곰보다 여우가 좋은데, 여우인게 티가 나면 싫어요. 내숭은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내숭이 보이면 싫어요. 그게 똘똘하면 안 보이거든요. 모든게 안 보여애 돼요. 다 갖추되.."



-300쪽

"그럼 황수정은 안 되지만 싸이는 된다는 발상에 조금도 이의가 없겠네요? 이 부분에서 페미니스트들은 심기가 아주 불편한 모양이던데..."

"그건 페미니스트들이 무식해서 하는 소리인데, 일단 히로뽕과 대마는 죄질이 다르구요, 남자가 룸싸롱 가면 접대고 여자가 호스트바가면 망할계집이 되잖아요. 뭐 어떻게 하겠어요? 우리 윗대를 욕해야지. 그런데 저는 솔직히 그 시스템이 아주 좋아요"

,,,.,

"여자가 스물다섯 넘어서, 세상 무서운 줄 알게 되는 나이가 되면, 다 저 같은 타입한테 오거든요. 어린애들이나 비, 권상우 뭐 이런 친구들 좋아하죠. 그런데 뭐 하러 살을 빼요. 그것도 워낙 단단해서 빠지지도 않는 살을 억지로..."

-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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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07-01-22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님...^^ 저도 참 즐겁게 읽었던 인터뷰집이랍니다...
님이 적어놓으신 김훈선생에 관한 밑줄긋기..^^ 제가 감동받았던 부분이 여기 적혀있으니.. 기분이 좋네요...!!

LAYLA 2007-01-22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을 읽을 땐 춤추는 인생님이 이젠 자동으로..ㅋㅋㅋㅋㅋㅋㅋ^^ 김훈이 제일 재미있더라구요 꽤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긴 했지만 뒤로 갈수록 ..ㅋㅋㅋ 맨 뒤에 싸이가 있었죠 풉
 
이렇게 쩨쩨한 로맨스
다이도 다마키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5월
절판


나는 또다시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앞으로도 이 사람하고 몇 번, 아니 몇십 번쯤 이렇게 같이 식사를 하겠지.'
이건 예감인가, 아니면 희망인가.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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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Philosophy + Film
이왕주 지음 / 효형출판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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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은<존재냐 소유냐>에서 두 종류의 인간을 구분한다.

하나는 존재지향의 인간이고 다른 하나는 소유지향의 인간이다.

존재지향의 사람들은 단지 '어떤 것이 있다' 는 사실만으로 놀라움, 기쁨, 행복을 느낀다.

그들은 길가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낀다.

그 꽃이 반드시 내 방 안에 꽃혀 있어야 한다거나 내 정원에 피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또 누군가를 사랑해서 그 혹은 그녀와 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살아야 한다면 그런 조건을 받아 들인다.

그 혹은 그녀가 같은 하늘 아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유지향적인 사람들은 단순히 '어떤 것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이 내 것이라야 한다.
내가 소유하고 지배하고 군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럴 수 없는 것은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피어 있는 꽃이 아름다우냐 아름답지 않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꽃이 내 것이냐 네 것이냐만이 문제일 뿐이다.

누군가가 내 마음에 든다면 잠자리를 하거나 함께 지내거나 결혼을 하거나 어쨋든 내 것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래서 소유지향적인 사람들의 마음은 늘 소유와 지배의 욕망으로 시달린다.

(중략)



-1쪽

그는 피아노를 위해 땅을, 에이다를 위해 피아노를, 에이다의 행복을 위해 에이다를 포기한다.

그러나 여기서 베인스가 포기하는 것은 그것들에 대한 소유권뿐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것을 소유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같은 하늘 아래 어딘가에 그것이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가슴 뛸 수 있는 것이다.





-2쪽

사랑은 궁극적 선택이다.

우리는 사랑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지만 무엇인가를 위해 사랑할 수 는 없다.

사랑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궁극적 목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고 그에 따르는 희생과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랑한다고 믿으면서 선택 앞에서 망설이고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소유 앞에 주저한다.

<피아노>의 주인공 에이다는 그런 어정쩡한 위선 속에서 머뭇거리는 우리를 피할 수 없는 물음 앞에 서도록 한다.

'사랑을 위해 당신은 가장 소중한 것조차 포기할 수 있는가?'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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