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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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별점이 다섯개인건 자기계발서중에 다섯이란 이야기.

다른 책들과 비교하자면 별 넷.


이 책은 그냥 훅 읽자면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랑 다를바가 없는데

좀 찬찬히 읽어보면 다른 책들하곤 확실히 하는 말이 다르단 걸 알 수 있다.


젊음은 도전이라는 말 대신

도전을 위해선 피나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앞뒤 가리지 말고 무조건 해보란 말 대신

차분하게 내면의 힘을 기르며 기다리라고 말하고


젊음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 대신

가능성은 나이가 들 수록 줄어들며 그 빈 자리를 성취로 채워야 하는 거라고 말한다.


아마 살아보고. 직접 성공해보고 난 뒤에 쓴 책이라서 그럴거다.  전문 작가나 반짝인기를 어떻게든 본전 뽑으려는 유명인들이 양산해낸 솜사탕같은 자기계발서들을 보며 냉소하곤 했는데 이 정도 자기계발서라면 청춘들이 서너시간을 할애하여 읽어볼만 하단 생각이 든다. 다만 삶의 기본기(고통과 난관과 권태와 좌절 등)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읽으면 별로 얻을게 없을것 같단 생각은 든다. 스무살보단 스물다섯 이후에게 추천하고 싶고 삼사십대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하는 지점이 있을듯 하다.


한가지 아쉬움이라면, 60년대 새마을 운동을 연상케 하는 촌스런 제목. 제목이 좀만 더 세련되었더라면 정말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확연히 차별화 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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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2-04-2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통과 난관과 권태와 좌절 등"이 삶의 기본기라는 건 누가 한 말이에요? 박경철씨? 아님 LAYLA님? 저 그 말 아주아주 맘에 들어요. 뭔가 난 어쨌든 기본기가 있는 것 같아요!

* 박경철씨도 사투리 쓰잖아요.... 좋아요. ㅠㅠ (안철수... 문재인... 박원순...)

LAYLA 2012-04-20 00:08   좋아요 0 | URL
제가 그냥 갖다 붙인 말이에요 ㅎㅎㅎ 그리고 저도 사투리 써요 *^^*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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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신은 이렇게 말한다.

그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 금하지 않겠노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15쪽

우리가 사는 세계의 크기는 내가 인식하는 시선의 범위만큼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내가 인식하는 만큼이 내 세상의 크기인 것이다. 그러니 청년이 넓은 세상을 여행하고 도전하는 것은 그만큼 자기 세상의 크기를 넓히는 것이고, 그만큼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기도 하다.-40쪽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독을 느끼는 것은 타인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진짜 고독은 타인과는 늘 함께하면서 참 나는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데서 오는 것이고, 이것을 가리켜 우울이라고 부른다. -77쪽

사람은 모두 태어나서 죽는다. 삶의 시작과 끝은 모두 같은 것이다. 하지만 삶에 특별한 흔적을 남긴 사람들은 다르다. 그가 걸어온 길은 다른 사람들에게 떠밀려온 길이 아니고, 그가 생각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주입한 생각이 아니다. -88쪽

성인이 다른 사람의 조언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파악하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사람은 각자 다른 우주다. 또 누구나 자신의 눈으로 타인을 바라본다. 따라서 한 사람이 다른 삶의 잠재력을 정말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가늠하기란 기본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사람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다듬어서 꽃봉오리가 터지게 도와준 뛰어난 스승이나 멘토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대개 우연한 경우거나 스스로 성숙하지 못한 어린 시절에만 가능한 일이다. 청년의 경우 자신의 잠재력은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이때 자기를 바라보는 인식능력의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받아온 교육이나 경험의 폭이 너무 좁은 탓이다. -196쪽

서양작가 헤밍웨이는 노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모든 길을 다 갈 수는 없다. 성공은 단지 한 분야에서만 얻을 수 있으며, 우리가 선택한 직업은 일생을 통해 오직 한 개의 인생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 외의 다른 것들은 모두 이것에 종속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일(직업)을 적당하게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자신의 일은 반드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약 내가 선택한 길이 옳다면(그렇게 선택된 것이라면) 대담하게 행해야 한다. 사람이 이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성공적인 삶이다. 어떤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요인은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그 일을 하고자 하는 노력이다.-202쪽

우리가 자기완성을 위한 도전에 직면한다는 것은 내가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것이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것은 나 스스로 장애물을 넘어서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증거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런 도전과 응전의 과정에서 비로소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에 따르면 만약 내가 고민 때문에 고통스럽다면 그 고통은 그것을 넘어서려는 의지의 발현이고 내가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204쪽

시간이 흐르면서 성취의 곳간은 점점 커진다. 즉 시간에 따라 가능성은 감소하고 성취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곳간이다. 누군가는 감소한 가능성보다 더 많은 성취로 곳간을 채웠을 것이고, 누군가는 가능성의 감소에 비해 턱없이 적은 성취를 곳간에 채웠을 것이다. -256쪽

지금 읽기에 편안한 책은 오락에 불과하다. 항상 지금 읽기에 조금 버겁고 힘든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295쪽

세상은 이처럼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스펙경쟁에 목매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과거 산업사회로의 전환기에 논 한 마지기를 더 확보하기 위해 기를 쓰던 농경시대 자본가의 시대착오적인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때다.-378쪽

시대의 요구는 시대의 과잉이 아닌 결핍과 일치하며, 그 결핍은 다음 세대의 필수 덕목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지금 청년들은 현재 대표적 과잉 중 하나인 무모한 스펙전쟁이 아니라 대표적 결핍인 공공성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사회적 건강성에 헌신함으로써 차세대 리더에게 요구되는 리더쉽을 획득할 수 있다.-384쪽

지난 20년간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 살았어. 라고 말할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내가 주인이 되는 삶, 결과를 돌아보지 않고 과정을 중시하는 긍정적 삶의 뿌리다.

주어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최악/차악뿐이다. 하지만 내가 만든 상황에서 던지는 주사위에는 최선/차선의 선택이 있다. 기다린다고 상황이 명료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밤안개는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진다.빨리 지나가야 한다. 안개가 옅어지기를 기다리다 결국 새벽을 맞는다. 인생이 바람처럼 지나가버린 것이다. 다만,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새로운 것을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마리의 토끼를 좇지 말라는 것은 패배자의 논리다. 지금 만약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두마리의 토끼를 좇아라. 지금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그만큼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한다. 시간을 압축해서 밀도를 높이고, 코피가 터지고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집중해가면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397쪽

성급해할 필요는 없다. 물은 99도가 될 때까지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되기를 기다리는 인내와 여유가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것은 발효 과정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시작해서 당장 성과를 얻는 것은 그야말로 운이다.

하필 행운의 여신이 나만 피해갈리 없고, 하필 불행의 여신이 내 발목만 잡을 리도 없다. 인생은 정직한 것이다. 묵묵히 걸어가라. 결과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바로 필자의 인생에서 아쉬웠던 점이자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3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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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4-18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7쪽, 202쪽 내용은 무척 공감이 가네요.
15쪽의 말은, 음...글쎄요. 방황과 노력을 함께 끌고 가는 것, 너무 힘들고 소모적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에요.
그나저나 이 책 지금이라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오늘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LAYLA 2012-04-19 23:08   좋아요 0 | URL
네 굳이 자기계발서라기 보단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고 읽어도 괜찮을 듯 합니다. ^^
 
내 일을 부탁해 - 스펙도 빽도 없는 청춘을 위한 일 찾기 프로젝트
함께일하는재단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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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더라. 정도의 가이드. 내 일을 부탁하기엔 너무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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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에세이 1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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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이 천재라는 느낌은 없었다. 자의식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했단 사실이 그녀를 천재스럽게 보이게 만들지만, 냉정하게 말해선 천재가 되고 싶은데 되지 못하자 그 괴로움에 목숨을 끊은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글이 부족하다는 건 아니다. 총기가 번쩍이는 구절이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그 재능으로 그럴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으니 아무리 후하게 평가를 해주려 해도 뼈를 깎는 노력으로 현실의 남루함과 존재의 누추함을 이겨낸 다른 천재들에게 불공평한 일이라 차마 그녀를 천재라 부르진 못하겠다.


어릴 때 전혜린을 읽었다면 평이 더 후하였을텐데, 지금 내 나이 스물일곱은 그녀를 적당히 이해하고 적당히 냉소할 수 있는 나이인 듯 하다. 그녀의 넘치는 자의식을 이해한다. 그걸 추제하지 못하는 괴로움이 내 것 같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 비겁한 모습까지 사랑할 순 없다. 자살이 옳니, 그르니 하는 걸 떠나서 자신의 삶과 넘치는 재능 그리고 가족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한 그 모습이 참 안타깝고 그걸 넘어서지 못한 열정이 껍데기처럼 느껴진다. 


닥치는 대로 좀 살아보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뭘 알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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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2-04-0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나이가 들어서 읽기엔 정말 아까운...^^

LAYLA 2012-04-02 23:08   좋아요 0 | URL
더 늦기 전에 읽은건 다행이라 해야겠지요 ^,^

팥죽한그릇 2015-11-0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 나이, 그 시기에 읽어야하는 책들이라는게 있죠
 
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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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회귀를 주장한 니체는 얼마나 용의주도하고 영민한가? 우리는 자신이 과거 10만 년 전에 무엇을 했는지, 혹은 앞으로 10만 년 뒤에 무엇을 할지 전혀 모른다. 단지 지금 무엇인가를 의지하고 실행하려는 순간, 우리는 그것이 10만 년 전에도 반복되었고, 그리고 10만 년 뒤에도 영원히 반복될 것이라는 것만을 안다. 그러니까 온갖 억압과 고통을 극복하여 현재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영위해야만 한다. 자신의 삶을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지금 노예의 굴종과 비겁을 감내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노예로 살기를 결정한 셈이고, 지금 주인의 당당함과 자유를 쟁취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주인으로 살기를 결정한 셈이다. 마침내 우리는 자신을 가두어 길들이는 담벼락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유롭고 싶은가? 그렇다면 니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지금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5쪽

안이건 밖이건 만나는 것은 무엇이든지 바로 죽여버려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을 만나면 친척을 죽여라. 그렇게 한다면 비로소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 임제어록

..이것은 물론 미래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즉 자신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지나친 소망 때문에 현재의 삶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당연히 부모와 친척으로 상징되는 과거에 대한 집착은 현재를 역동적으로 살 수 있는 자유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임제는 생각한 것이다. -50쪽

인간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겸허하게 그 결과를 초월자에게 내맡긴다면, 종교적 정신은 충분히 인문적 정신과 양립 가능하다. 그렇지만 종교적 정신은 치열한 성찰과 불굴의 노력을 하지 않으려는 나약한 정신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차피 최종결과는 초월자가 결정한다고 믿기 쉽기 때문이다.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기 전, 옛사람들은 진인사대철명이란 선비 정신을 견지하고 있었다, 이는 초월자에게 기대기보다는 자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비범한 인문적 정신이었다. 그렇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대천명이란 말 그대로 초연했다.

... 동학은 종교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서학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서학, 즉 기독교가 인간 외부의 초월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초월종교였다면, 동학은 인간 내부에서 신성을 찾았던 내재종교였기 때문이다. -70쪽

20세기 이후 현대 인문학의 고뇌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두가지이다. 타자와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왜 20세기에 들어서야 타자와 차이라는 개념이 부각되었을까? 이것은 20세기의 인간만이 자신의 욕망, 혹은 자신만의 고유한 내면을 긍정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과거 사람들은 욕망을 부정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금욕이나 절욕이 성숙함의 척도처럼 기능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과연 그것들이 과거 사람들이 우리보다 성숙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정확히 말해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긍정했다가는 살아남기도 힘든 사회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거나 숨기고 있는 여성에게서 어떻게 낯섦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내 생각과 욕망에 상대방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때에만 그는 나에게 타자로 드러날 수 있다.

과거 사람들은 가정에서든 국가에서든 조화를 최고의 이념으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느 경우든 조화라는 이념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욕망을 억압하지 않는다면 실현 불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조화의 이념 속에서는 타자와 차이에 대한 경험이 발생할 수 없다. -126쪽

스스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아이히만에게 그녀는 '순전한 무사유'의 책임을 부과한다. 아이히만은 자신에게 부여되었던 상부의 명령이 유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유대인의 입장에서 자신이 수행할 임무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성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렌트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서 사유란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권리가 아니라 반드시 수행해야만 할 의무라고 강조하낟. -155쪽

좀바르트는 사치란 특정 시대만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본성에 가가운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치가 인간이 가진 허영, 즉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경과 칭찬을 받으려는 원초적인 욕망으로부터 기원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스스로를 화려하게 꾸며서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하려고 한다. 비록 내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것은 사치가 진정한 의미의 사치가 되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향락", 다시 말해 에로티즘과 관련된 관능적 활기를 수반해야 한다는 좀바르트의 지적이다.
....마침내 좀바르트는 19세기 자본주의가 발달하게 된 원인들에 대해 베버와는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게 된다. '생계 수단을 넘어서는 부가 축적되어야 한다.','성생활이 과거보다 자유로워야 한다','다른 계급으로부터 자신을 구별하려는 계급적 구별 의식이 탄생해야 한다.'.'향락과 구별 의식이 기능할 수 있는 대두시가 충분히 발달해야 한다.' 이런 다양한 우발적으로 마주치게 되면서 산업자본주의로 표방되는 '거대한 사치'의 세계가 서양에서 열렸다는 것, 이것이 좀바르트의 진단이다. -239쪽

한비자는 "덕은 득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덕은 단순히 도덕적인 품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얻는 대상은 사람이다. ...덕은 무력이나 재력과는 다른 능력이다. 무력이나 재력으로는 몸을 잡아둘 수 있을 뿐, 마음을 얻기는 어려운 법이다. 그렇지만 덕은 마음가지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그래서 덕이란 글자는 얻는다는 뜻의 득이란 글자오 ㅏ마음이란 뜻의 심이란 글자가 합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유비는 도대체 어디에서 덕이 가진 놀라운 힘을 배웠던 것일까? 바로 노자의 도덕경이다.

빼앗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주어야만 한다. 이것을 '은미한 밝음'이라고 말한다. 유연하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법이다. 물고기는 연못을 벗어나게 해서는 안 되고, 국가의 이로운 도구는 사람들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도덕경-268쪽

이상과 현실의 타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사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현실이란 급류, 그러니까 모든 것을 휩쓸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끄록 가려는 압도적인 강물과 같은 것이지요. 여러분은 지금 이런 급류 속에 있는 겁니다. 그럼 이상이란 무엇일까요? 그건 여러분의 손에 들려 있는 작은 나무토막 같은 겁니다. 급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그 나무토막을 강바닥에 박고 버텨야만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급류의 힘이 너무 강해 질질 끌려가기 쉬울 겁니다. 그렇지만 강바닥에 박은 나무토막이 없다면, 우리는 급류의 힘에 저항할 수도 없을 겁니다.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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