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 못지않게 남이 정해놓은 규범 따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지. 그러니까 정숙함의 미덕이란 것이 네 마음에 크게 와닿지 않을 거다. 다만 너는 명예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천박한 처신을 알아서 피해가는 것뿐이란다. 정숙함이란 편협한 우상과도 같아, 그 부정적인 계율은 너와는 어울리지 않는 획일성을 특징으로 하지. 반대로 명예란 무척 개인적인 것이다.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서든 진부한 도덕률에 부합하느냐 마느냐를 따지지 않고도 자신만의 행동을 선택하고 결정할 자유를 누린단다. 명예는 단념하라고 말하는 대신 행동하라고 주문한다.
너는 세상의 평판을 신경 써본 적이 없지. 앞으로도 그런 것이 네 앞길에 가로놓일 땐, 가차 없이 무시해버리거라. 찬란한 상아탑 안에 틀어박혀, 너 자신의 자존감만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여자의 삶이란 원래 부침이 많은 법이란다. 너는 이 아비와 마찬가지로 야심을 가질 만한 기질도 아니고, 공적인 삶의 기회도 없는 편이다. 오로지 사랑만이 네가 마음껏 뜻을 펼칠 무대야. 그러니 사랑을 향해 대담하게 나서거라. 너는 젊고 아름답고 열정적이다.-42쪽
너에게 걸맞은 남자를 고르기만 한다면 사랑이 너를 가득 채워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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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능적인 경험 앞에서도 너는 물러설 필요가 없다. 여자란 행복과 불행이 그 자신의 결정에 달려 있는 한, 항상 자유로운 존재다. 어떤 경우에도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버리지만 않으면 돼.
...
제발 나보다는 살맛 나는 인생을 꾸려나가거라!
나는 흡족한 기분으로 떠난다. 이제껏 늘 그래왔듯이, 지금 나는 내 자유를 행사하고, 내 의지에 따라 행동한다.
울지 마라. 절대로 울어선 안 돼. 그건 약한 자들이 하는 짓이니까.
부디 행복할 줄 알아야 한다.-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