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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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름답다.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근접한 언어라지만 번역을 뚫고도 전해지는 이 아름다움을 보면 11년간 작가가 다듬고 다듬었다는게 과장은 아닌듯 하다. 단어 하나하나를 고심하여 배열하고 정돈하였음이 느껴진다. 사실 서사에는 큰 줄거리가 없다. 한 한량 유부남이 온천장에 놀러갔다가 그 곳의 어린 게이샤를 만나는데 한량이 큰 열정 없이 심드렁한데 비해 게이샤는 뜨겁게 그를 쫓아다니고 사랑한다는... 그러다가 또 다른 어린 여자 또한 그 남자 한량에게 은근슬쩍 마음을 보인다는... 일본 만화에서 평범하고 별 볼것 없는 남자주인공을 미소녀가 얼굴 붉히며 좋아하는것에 대해 정말 현실성은 하나도 없지만 중2쯤 되는 아이들의 망상이려니 싶어 그러려므나 했었는데, 사실 이는 일본인들의 정서속에 깊은 역사적 뿌리를 가진(?) 나름 유서가 깊은 판타지이자 망상이었음을 이 소설로서 확인하게 된다. 이 민족은 이런 허무맹랑한 말도 안되는 판타지를 예쁘게 예쁘게 포장하여 노벨문학상을 타 낸 민족인 것이다...! 이렇게 리뷰를 쓰니 무척 가벼워보이고 이 책도 좀 우스워보이지만 사실 책을 읽을 때는 덜덜덜 떨면서 읽었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워? 하는 마음으로.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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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7-08-21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일라님이 그렇다심 반드시 읽겠어요!!
근데,,, 어떻게 지내세요???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는 제 페이퍼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레일라님은 페이퍼를 읽어도 모르겠군요. 늘 뭔가를 하시는 야무지고 똑똑한 분이시니 걱정은 안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안 가는 건 아니랍니다. 가끔 살짝 알려줘요~~~~!! 늙은이라 알려준 거 까먹기도 하지만~~~ㅠㅠ

2017-09-17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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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참 허약한 존재예요. 머리부터 뼈까지 완전히 와싹 뭉개져 있었대요. 곰은 훨씬 더 높은 벼랑에서 떨어져도 몸에 전혀 상처가 낫지 않는다는데.

하고 오늘 아침 고마코가 했던 말을 시마무라는 떠올렸다. 암벽에서 또 조난 사고가 있었다는 그 산을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곰처럼 단단하고 두꺼운 털가죽이라면 인간의 관능은 틀림없이 아주 다르게 변했을 것이다. 인간은 얇고 매끄러운 피부를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노을진 산을 바라보노라니, 감상적이 되어 시마무라는 사람의 살결이 그리워졌다.


고마코의 애정은 그를 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름다운 헛수고인 양 생각하는 그 자신이 지닌 허무가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고마코의 살아가려는 생명력이 벌거벗은 맨살로 직접 와 닿았다. 그는 고마코가 가여웠고 동시에 자신도 애처로워졌다.

-복도가 삐걱거려 창피해요. 살며시 걸어도 금방 알아채겠죠. 부엌 옆을 지나면 고마짱, 또 동백실이야? 하고 웃어댄다니까요. 이렇게 신경 쓰일 줄은 몰랐어요.
-마음이 좁아 곤란하겠군.
-모두 이미 알고 있는걸요.
-그러면 안 되잖아.
-그래요. 나쁜 평이 일기라도 하면 좁은 마을에선 끝장이죠.

하고 말했으나 금방 얼굴을 들어 미소 지으며,

-아니, 괜찮아요. 우린 어딜 가도 일할 수 있으니까.

너무나 솔직하고 실감 어린 어조는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무위도식하는 시마무라에겐 몹시 뜻밖이었다.

-정말이에요. 어디서 벌건 다 마찬가지죠. 징징거릴 필요 없어요.

아무렇지 않은 말투이지만, 시마무라는 여자의 속 깊은 울림을 들었다.

- 그걸로 족해요.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건 오직 여자 뿐이니까.

하고 고마코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옷깃이 들춰져 있어 등에서 어깨로 흰 부채를 펼친 듯하다. 분을 짙게 바른 살결은 어쩐지 슬프게 도톰하여 모직천 같기도 하고 동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 요즘 세상에선 그렇지.

하고 중얼거리다 시마무라는 이 말이 너무나 공허하여 오싹해졌다.

그러나 고마코는 단순히,

-언제건 그래요.

그리고 얼굴을 들더니 힘없이 덧붙였다.

- 당신은 그걸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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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계속해서 음울하고 역겨운 태도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 누이는 마침내 나를 가엾이 여기게 된 것입니다. 타락할 대로 타락한 사람이 가여워진 거지요. 아가씨의 마음에 '가엾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위험한 일입니다. 이렇게 되면 반드시 '구원해 주고' 싶어지니까요. 이성을 되찾게 해주고, 재기시키고, 더 고귀한 목적을 이루라고 이끌어 주고, 새로운 삶과 활동을 시작하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겁니다. 이런 종류의 이을 꿈꾸게 된다는 건 뻔한 일이지요. 


"왜 당신은,,,왜....이렇게 비가 오는데, 지금 떠나려고 하세요?"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이 비를 무서워하면 되나요." 



알라딘 검색서버 다운으로 기다리고 기다리다 그냥 페이퍼로 작성.

장사 일이년한 스타트업도 아니고 인터넷 서점이 이렇게 고질적으로 검색 배송 등등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 이해가 안가는건 그렇게 장사해서도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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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7-08-17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 댓글 달았다가 다 날아가고,,,접속도 안되고,,,북플을 떠나라는 은밀한 압박인지~~~ㅠㅠ

LAYLA 2017-08-17 20:05   좋아요 0 | URL
알라딘 고객들 충성도가 그렇게 높다는데...
저는 사은품이 별로 필요하지 않아서 작년부터는 다른 인터넷 서점들도 그때그때 이용하고 있어요.

라로 2017-08-18 02:17   좋아요 0 | URL
오늘도 북플 접속이 안 되어 삭제하고 다시 인스톨 했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뭐 이런 생각이 들면서 진짜 이삿짐을 싸야하나보다 뭐 이런 마음의 준비를...^^;;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다지만 직원들은 많이 힘들다던데...레일라님 네이버 블로그 하세요????
 
아이슬란드가 아니었다면 - 실패를 찬양하는 나라에서 71일 히치하이킹
강은경 지음 / 어떤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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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용기에 비례해 넓어지거나 줄어든다 - 아나이스 닌

파리똥처럼 자그마한 이 나라의 인구에서 예술가와 작가의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실패 때문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실패가 낙인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실패를 오히려 찬양하죠.‘ - 행복의 지도

왜 소설을 쓰냐고? 지금까지 나는 소설을 붙들고 살았어. 어떤 사람은 종교를 붙들고 살고 어떤 사람은 돈을, 일을, 사랑을 붙들고 살잖아.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살아가려면 어떤 명분이, 신념이, 목적이 필요하니까.

은경아 너 그거 아니? 나이가 들수록 말이야, 마음은 그대로 이팔청춘인데 모은 늙어 가. 마음과 몸의 나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거지. 그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람 미친다니까. 은경아 알아? 나이는 드는데 마음은 안 늙는다는 게, 어떨 땐 형벌 같아. 사람 미쳐, 미쳐!

인생은 철과 비슷하다. 사용하면 마모된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으면 녹순다. - 카토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실패에 관대하다고 들었어요. 정말 그런가요?

실패를 해야 뭐든 다시 도전하고 시도할 수 있잖아요? 실패를 많이 할수록 새로운 것에 더 많이 도전할 수 있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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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아노 Play It Again - 아마추어, 쇼팽에 도전하다
앨런 러스브리저 지음, 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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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페이지에 달하는 볼륨감 있는 책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을 완독하는데 꼬박 한 달이나 걸렸다. 몰입이 쉽지 않았고 글이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저자에게 딱히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집어던지지 않고 꾸역꾸역 읽어나간건 다른 분들도 많이 평하신 좋은 번역. 그래 번역이 좋으니 읽는 맛으로 끝까지 가보자 싶었다. 세상에 살면서 번역맛으로 책을 읽은건 처음이다. 


중년의 아마추어가 무언가에 도전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면 이 책은 글쎄. 나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우선 내용적으로 이 책은 저자의 도전에 대해 그다지 상세한 기록을 하고 있지 않다. 나오는 이야기는 '바쁘다 연습할 시간이 없다 오늘도 10분밖에 연습을 못했다' 뭐 이런 것들 뿐이고 가디언지 편집장인 저자가 어떻게 줄리안 어산지와 컨택하고 위키리크스를 보도하게 되었으며...이런 저자의 본업에 대한 이야기가 더 상세하게 나온다. 이걸 이 책의 매력으로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언론인 지망생이 아닌 관계로 굳이 왜 그런 이야기를 다 읽어줘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은 '중년의 도전'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커리어 끝판왕 가디언지 편집장'에 더 방점을 찍는 그런 책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 책에는 연습과 도전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늘 바쁘다 연습할 시간이 없다만 무한 반복) 저자가 인맥으로 얼마나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는지가 더 상세히 기술되며, 저자가 그런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피아노 레슨에 대한 조언을 얻는 장면이 계속 이어진다. 왕립음악원 교수, 유명 피아니스트, 심리학자, 음악신경학자 기타 등등 심지어 콘돌리자 라이스까지 등장한다.연습도 안하면서 그런 사람들은 그리 열심히 만나 악보가 외워지지 않는다, 손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하며 전문적인 레벨의 조언을 구하는 걸 보면, 1세계 백인 남성이 커리어가 끝판왕이면 중년의 위기를 이런식으로 럭셔리하게 타개하는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돈 많고 커리어 좋으면 중년의 위기 돈으로 잘 넘길 수 있지만 콘돌리자 라이스가 묵는 호텔에 아침부터 찾아가 음악 이야기 하며 하하호호 담소를 나눌 순 없겠지. 성공한 1세계 백인남성의 문화자본 멋지다 멋져.   


책을 읽다 보면 이 도전을 하며 이미 책을 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래서 그는 '분량'을 위해 그 유명인들을 일부러 만나고 다닌 것일까? 그렇다 할지라도 참 실망스러웠다. 나는 진솔한 에세이를 보고 싶었던 것이지 엔터테이먼트 쇼를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닌데...책에는 저자가 피아노 캠프에서 만난 다른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에 대한 이야기가 슬쩍슬쩍 나온다. 낮에는 교사나 간호사, 택시기사로 일하고 아침이나 저녁에만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마추어들. 나는 겨우 한단락 두단락 나오는 그들의 이야기가 더 진정성있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바빠서 연습할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 백번하고 그런데 유명인사들 만나서 사교활동은 열심히 하고 그랜드 피아노 소ㅑ핑하러 다니고 또 그 그랜드 피아노 놓고 지인들과 실내악 연주할 작은 별장을 신축하는 가디언 편집장의 이야기... 피아노 레슨 선생님도 3명쯤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중국어 공부가 힘들어서 도전성공기 보고 긍정에너지 뿜뿜 충전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나니 맥이 풀린다. 중년의 위기 극복과 아마추어의 도전에도 자명한 계급이 존재하는구나 선명히 다가온다. 


일과 삶 밸런스를 찾고자 하는 언론인 혹은 언론인 지망생에게 추천한다. 언론인으로서 성공하면 이렇게 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웬만하면 이런 걸 책으로 낼 필요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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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nyeok 2024-05-0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현실적인 감상 너무 공감합니다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어요 ㄷㄷ...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