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유희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4
헤르만 헤세 지음, 이영임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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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명인은 카스탈리엔에서 ‘유리알 유희‘라는 정신의 연금술을 통해 양극성의 대비를 줄여가며, 삶의 균형을 잃지않고 조화로움을 유지하여 실천적 대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의식적으로 소명을 다하고자, 최고 정신의 정점에 도달했을때 카스탈리엔을 나와 속세에 뛰어들기를 선택함으로써 정신과 신념의 한계를 또다시 초월하려 하였고, 스스로가 상승된 참조틀이 되어, 변화된 세계를 갈망했다.
크네히트의 유고로 남겨진 이력서는 시공간을 넘는 관계의 고리 , 순환의 고리를 보여주었고 이는 곧 전체와 하나됨이자, 마야로부터의 각성이라는 현실로의 연결성이다.

크네히트는 그 당시 자신이 얼마나 이 시의 사상에 가슴 벅차하며 "초월하라!"는문구를 스스로에 대한 소명, 명령, 경고로서, 새로 세우고 힘을 불어넣는 하나의결의로서 썼던가를 기억해 냈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과 삶을 이 표어 아래에 둠으로써 인생의 모든 공간과 과정을 초월하여 단호하고도 명랑하게 통과하고 실현하고 자신의 뒤로 흘러 보내고자 했던가를 이제 다시금 떠올렸다. - P148

공간에서 공간으로 명랑하게 나아가야지
어디에도 고향인 양 매달려선 안 되네
우주 정신은 우리를 구속하고 좁히는 대신
한 계단씩 올려 주고 넓혀 주려 한다. - P149

저의 ‘각성‘도 제게는 이런 종류의 절박한 현실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지요. 그런 순간에는 마치 오랫동안 잠을자거나 졸고 있다가 문득 깨어나 정신이 맑아지면서 이제껏 한 번도 그래 본 적없이 민감해지는 것처럼, 그 체험이 생생한 현실이 됩니다 - P210

우리의 삶은 돌고 있네, 언제나 유희할 준비가 된 채.
그러나 우리는 남 몰래 갈망하지, 현실을,
생식과 탄생을, 번뇌와 죽음을. - P301

그런데 이 역겨운 시체의 골짜기에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부패하는 일 없이
정신은 동경에 차 빛나는 횃불을 치켜들고
죽음과 싸워 스스로를 불멸케 하네. - P306

빛살이 싹 품은 것을 둘로 쪼개어
행위와 싸움으로 창조적으로 나누니,
놀란 세계가 빛을 뿜으며 타오르네.
빛의 씨앗 떨어진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질서가 생겨나니, 찬란한 세계는 삶에 찬가를,
 창조자인 빛에게 승리를 울려 보낸다. - P309

황도십이궁의 별이 빛나는 정신의 공간으로,
거기서는 모든 민족이 구체적으로 본 계시,
몇 천 년을 거쳐 온 세계 경험의 온갖 유산이 조화로이, 끊임없이 새로 결합하고 - P314

우리 가운데 가장 자기를 믿지 않고 가장 많이 묻고 의심하는 자야말로
아마 시대에 영향을 미치고 청년들을 교화하는 모범이 되리라.
자기 자신에 의혹을 품고 괴로워하는 자가 
아마 언젠가는 복 받은 자로서 부러움을 받으리라,

우리 속에도 저 영원한 정신에서 나온 정신이 살고 있어,
모든 시대의 정신을 형제라 부르니
오늘을 초월해 사는 것은 그 정신이지, 너나 내가 아니리. - P325

저는 언젠가부터 유리알 유희 명인으로서의 저의 일이 영원한 되풀이, 공허한 습관이자 형식이 되었으며, 아무 기쁨도 감격도 없이, 심지어는 많은 경우에 아무런 신념도 없이 해치우는 한계선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P228

떠나고 여행할 각오된 자만이 습관의 마비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
죽음의 순간에조차 아마 우리는 젊게 새로운 공간으로 넘어가는지도 모른다.
생의 부름은 결코 그치지 않으리니...... - P327

천체의 그윽하면서도 확고부동한 운행, 인간과 동물의 삶, 그들의 공동체와 적의와 만남과 싸움, 크고 작은 모든 것, 개개의 생명 속에 포함되어 있는 죽음, 이 모든 일을 크네히트는 최초의 예감이 가져오는 전율 속에서 하나의 전체로서 보고느꼈으며, 자신 또한 그 안에서 철두철미하게 분류되고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정신에 친숙한 존재로서 편입되고 포함돼 있다고 느꼈다. - P360

달과 그대와 투루와 아다 사이에는 빛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죽음과 영계(靈界)가 있으며 그곳으로부터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세계의 온갖 형상과 현상에 상응하는 것이 네 가슴속에 있다는 것을, 이 모두가 너와 관계가 있다는 것,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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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11-02 19: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대학때 읽다 던져버린 책인데 지금 읽으면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 것도 같고 ㅎㅎ
유리알 유희라는 제목 자체가 흥미로워요^^

Falstaff 2022-11-02 19:14   좋아요 4 | URL
이 책, 정말 끝내주는데.... 마지막 결론이 넘 허무해 말입니다.
역시 헤세는 10대 후반에 읽어야 제맛입니다. ^^

alummii 2022-11-02 20:31   좋아요 4 | URL
저도 몇번 던지다가 겨우 건져올렸어요 ㅎㅎ ㅎ😆 골드문트님 말씀대로 10대 후반이면 좀 더 잼나게 읽었을거 같은데 10대곱하기3하니 자꾸 딴생각이 들어와 힘들었네요 ㅎㅎㅎ

scott 2022-11-02 22:09   좋아요 2 | URL
고딩때 읽었는데 역쉬 골드문트님 말씀처럼 헤세옹 책은 십대 후반에 🤗

새파랑 2022-11-02 2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alummii님도 최근에 헤세 읽으셨군요 ㅋ 반갑습니다~!! 저 이 책 너무 읽고싶었는데 별이 다섯이군요 ^^ 어려워보이지만 재미있을거 같습니다~!!

alummii 2022-11-02 22:53   좋아요 2 | URL
재미는 없었어요 ㅎㅎㅎㅎㅎ 😆 전자책대여마감 날짜가 다가와 오기와 끈기로 해냈슙니다 ~~짝짝짝^^

coolcat329 2022-11-03 1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
이 책은 교육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서문만 잘 넘기면 괜찮지 않나요? 근데 한 여름엔 피해주세요. ㅋ

alummii 2022-11-03 19:15   좋아요 2 | URL
ㅋㅋ 한 겨울에 읽는거로 추천합니다 😎

2022-11-03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3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dagogy 2022-11-04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저도 대학생때 읽은 명작이에요♡♡ 헤세 팬이라..

alummii 2022-11-04 16:25   좋아요 1 | URL
저도 헤세 팬이어요 반갑습니다 ^^♡

pedagogy 2022-11-04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s://pedagogics.tistory.com/m/32

pedagogy 2022-11-04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족한 리뷰지만 공유해봅니다 !

alummii 2022-11-04 16:57   좋아요 1 | URL
너무너무 잘읽었어요 ^^ 정반합 및 예수에 대한 이해가 제 견해와 같아 제 속이 후련합니다 ^^ 누구나 요제프처럼 정신수양을 통해, 속세와 정신의 대비를 줄이는 대안으로서의 살아있는 참조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레이스 2022-11-06 0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나서 한참 후에야, 이 유리알 유희라는 것이 수도사들의 영성수련을 위한 명상법이라는 사실을 이해했습니다.
헤세를 너무 일찍 읽었다는 생각!^^;;

alummii 2022-11-04 16:34   좋아요 2 | URL
헤세는 으른되서 읽으면 또다른 깨달음이 있는 것 같아요 환갑지나서 한번 더 보는걸로 !! ㅎㅎㅎ 😆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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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가 토카르추크 작품들을 관통하는 수수께끼 같은 은유들에 , 그녀만의 세계관이 들어 있는 것 같아 끌렸었고, 빅팬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이해안갔던 은유들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풀렸고 , 그녀가 풀어놓은 독서이력이 내 취향과 상당수 겹쳐져 내가 그토록 끌렸던 의문이 풀렸다. ㅎ
<메탁시의 영토들>이 그녀가 은유로 풀어내던 경계와 비경계의 교차점이자, 다정한 서술자이자, 사인칭 서술자인 파놉티콘 관찰자이기도 하다.
그녀가 만든 신조어 ‘오그노즈야‘ 가 바로 초인지적인 상태로 인간심리를 다층적, 복합적으로 이해하고,한발 뒤로 물러서 총체적으로 관찰하고 묘사하려는 태도이자, 이 글의 핵심어인 것 같다.
다정한 사인칭 서술자인 그녀의 영감의 원천이 오그노즈야적인 존재이고, 저절로 써지는 글들 사이에서 그녀는, 서술자의 시각으로 자아를 바라보게 되는 희열을 맛본다.

밑줄그을것이 너무 많았지만, 그중 가장 인상깊었던 고찰은 <방랑자들>에서도 나왔던 ‘카이로스‘와 ‘낯설게 바라보기‘, 그녀가 글을 쓸때 영감을 받는 목소리자 사인칭 서술자인 ‘옌타‘에 대한 언급이다.

˝나는 옌타를 사인칭 서술자, 총체적인 이야기꾼이라고 불렀고,
그러다 마침내 그녀의 시야에 포착된 나자신을 발견한 순간 전율을 맛보았습니다˝

<야쿠프의 서>도 번역되어 나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다.

저자의 탈중심주의는 세상을 카이로스적인 순간의 선택으로 바꾸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에의 강요다. 예를 들면 동물보호, 육식금지, 신상품구매중독에서 벗어남 등등 공동체적 습관으로부터의 탈피다. 아래 카이로스에 대한 정리이다.


1. <플라마리옹의 목각화>는 카이로스적인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카이로스는 올림포스의 신 중 하나이다. 후두부가 대머리이며, 카이로스가 다가올 때 우리가 움켜쥘 수 있는 건 그의 앞머리뿐이다. 따라서 그가 우리를 지나치고 나면 머리채를 붙잡을 방법이 없다. 그는 기회의 신이며, 스쳐 가는 순간의 신이며, 딱 한순간만 틈을 보이기에 놓치지 않으려면 망설임 없이 바로 낚아채야 하는 (그것도 앞머리를!) 놀라운 가능성의 신이다

 카이로스가 다가온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메타노이아(metanoia), 즉 기나긴 과정이 아니라순간의 결정이 만들어 내는 중대한 전환점을 놓치게 된다. 그리스의 전통에 따르면 시간을 정의하는 건 ‘크로노스‘로 알려진 거대한 단선적 흐름이 아니라 카이로스다. 그것은 특별한 시간, 모든 것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을 의미한다. 카이로스는 운명이나 숙명, 혹은 외부 상황이 아니라 인간이 직접 내리는 결정과밀접한 연관이 있다. 머리카락 한줌으로 카이로스를 붙드는 상징적인 동작은 운명의 궤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변화의 순간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p 36

저자는 카이로스를 괴상함의 신으로 표현하는 데 이는 탈중심주의, 익숙한 사고방식이나 뻔한 행동 반경을 벗어나려는 경향, 고질적인의식이나 사고방식, 안정적인 세계관에 부합하는 공동체적 관습으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한다.
 창의적이고 기발하며, 이 세상을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은 괴상해야만 하고 탈중심적이어야 한다.괴상함은 자발적이면서 동시에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는 것들에 맞서 논쟁을 즐기는 자세를 의미한다. 그것은 순웅적 태도와 위선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자 순간을 포착하여 운명의 궤적을 바꾸는 용기 있는 태도다. p 37

우리가 낙원에서 추방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성행위나 신에 대한 불복종 때문도 아니고 신의 비밀을 알아냈기 때문도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세상과 분리된 유일하고 단일한 존재로인식한 것이 바로 우리의 원죄인 것이다.  - P26

복합성에 기반한 이 새로운 관점은 세상을 계층에 따라 정렬된 통합체로 보지 않고, 그 안에 내포된 다중성과 다양성, 그리고느슨한 유기적 네트워크 구조에 주목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것은 이러한 관점 덕분에 우리가 처음으로 자신을 복합적이면서각양각색인 유기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P28

나는 이러한 상황 인식에서 파생된 심리학적 결과가 상당히놀라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마도 우리는 인간 심리를 다양한 구조와 층위의 복합체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즉 개별적인 인성을 ‘묶음‘이나 ‘다발‘로 바라보기 시작할 것‘이며, 다중적인 정체성(다중 인격)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간주하게 될 것이다. 사회 영역에서는 네트워크 단위의 탈중심적인 구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민족주의‘의 배타적 사상에 기반한 위계적 국가의 개념은 완전히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판명되리라.  - P29

 . 카이로스가 다가온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메타노이아(metanoia), 즉 기나긴 과정이 아니라순간의 결정이 만들어 내는 중대한 전환점을 놓치게 된다. 그리스의 전통에 따르면 시간을 정의하는 건 ‘크로노스‘로 알려진 거대한 단선적 흐름이 아니라 카이로스다. 그것은 특별한 시간, 모든 것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을 의미한다. 카이로스는 운명이나 숙명, 혹은 외부 상황이 아니라 인간이 직접 내리는 결정과밀접한 연관이 있다. 머리카락 한줌으로 카이로스를 붙드는 상징적인 동작은 운명의 궤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변화의 순간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 P36

 나는 우리가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개념, 새로운 단어들을 만들 권리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기 바란다. 동시에 나는이 세상, 그러니까 이 거대하고 유동적이며 깜빡이는 불빛처럼 불안정한 우주에서 사실상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 P40

오그노즈야(폴란드어 ognozja, 영어 ognosia, 프랑스어 ognosie)는내러티브 지향적인 초현실적 인지 과정으로 대상과 상태, 현상을 반영하며, 그것들을 보다 고차원적인 상호 의존적 의미로 배열하려는 시도. (참조)→ 충만함, 전체성. (구어] 내러티브 자체는물론이고 그 일부나 세부 항목에서도 질서를 발견하여 종합적인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능력을 말한다.

인식에 이르는 지각 및 인지 과정의 장애를 뜻하는 의학 용어 agnosia(실어증)의 반대개념으로 토카르추크가 만든 신조어다. - P41

우리는 어쩌면 하나의 공간에 존재하면서도 실제로는 각자의 환영 속에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능력은 우주의 본질도, 신의본질도 아니다. 오히려 이성이란 그저 인간 사고의 본질이라 보기에도 애매하며, 좀 더 냉정하게 말하면 인간 사고의 여러 경향중 하나에 불과하다.
- P68

 타인을 자기 자신처럼 바라보는 것, 우리를 타인과 구분하는 명백한 경계를 신뢰하지 않는 것은 착각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내게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므로 ‘타인의 고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환영에 불과한 가상의 경계선은 나와 다른 사람들, 나아가 인간과 동물을 갈라 놓을 뿐이다. 이것이 코스텔로가 불교를 통해 ‘공감‘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 P76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의 DNA가 아니라 정의로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마치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규범과 질서가 세워져 있는 것처럼, 우리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를 구원해 주는 선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 P76

나는 이처럼 경이로운 순수의 상태를 모두가 경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대한 우리의 고유한 경험을 억누르고, 세상이 고르고 일정하다고 믿게 하며, 불변의 반복적인 법칙으로부터 지배를 받고 있다는 착각을 빚어내고, 그래서 그러한 세상을 신뢰할 수 있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연결망과 조합,
인위적인 연관성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상태를 우리 모두가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한다. 동시에 이러한 상태는 우리 것이 아닌, 다른 규칙에 기반한 세계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으며, 그러한 세계가 우리 세계보다 더 좋지도 더 나쁘지도 않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명확히 알려 준다. 나아가 우리가 만든 질서 또한 세상의수많은 질서 중 하나이며, 우리가 느끼는 편안함은 실은 익숙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해 준다. - P90

문학은 집단의 언어가 한때 지금과는 다르게 기능했고 과거의 세계관이 현재와는 확연히 달랐음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 지금과는 다른 세계관을 인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실은 여러 가능한 모습 중 하나이며, 이 또한 우리에게 영구히 주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 P105

늘명확하고선명하게만여겨지던 대상들을 마치 램프처럼 다른 각도에서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 그래서 그 빛 속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갑자기모호해지고, 익숙한 것들이 낯설어지고, 안심하던 것들이 의심의 대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잠시나마 우리가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을 멈추고 타인이 되어보는 데 독서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 P116

해석의 행위는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층위를 연이어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허공에 떠 있는 마야의 장막과 환상에 의해 세상이 창조된다는 불교의 가르침은 옳다. 물론 해석들은 상호 배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뭐 대수랴. 배제란 결국 보완을 요구하는 법이니! 사실과 사실 사이를 연결하는 선은 직관적으로 그어지며, 동시성과 연관성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순간거기서 갑작스럽고도 명백한 깨달음이 생겨난다. 
해석은 인식의또 다른 형태가 아니라 그저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일 뿐이다. 의미는 무수히 많고, 텍스트는 끝이 없다. 마치 예시바의 학생들이소금 그릇에 손가락을 담그며 탐독하는 토라처럼 말이다.
글자의무수히 많은 배열과 조합이 얼마든지 가능한 만큼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버전의 텍스트가 존재한다. 각각의 버전에는 신의 이름이 붙어있으니 그 이름을 일일이 헤아려 모두 부르는 자가 세상의 역사를 끝내고 시간을 마감하리라.
그렇다,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는 건 책을 읽기 위해서다. - P132

우리가 창작의 과정,즉 카를 융이 ‘동시성‘이라고 독창적으로 명명한, 서로 인과 관계가없는 사건들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공존하는 그 과정을 우리가 주의 깊게 성찰할 때 우리 눈앞에 무엇이 선명하게 보이는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 P181

그러므로 초반의 스토리텔링은 권능의 행위이며, 말씀이 육신이 되는 성서 속 창조 사역의 반복이며, 상상의 끝자락에 이를때까지 창조하고, 지어내고, 꾸며내는 ‘나‘에 대한 긍정의 확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나‘는 실제로 누구이며, . - P194

 그 고요함 속에서심장은 부드럽게 뛰고, 피는 속살거리며, 심지어 그들이 꾸는 꿈조차현실이 아니다. 난 그것들이 뛰고 있는 이미지의 조각들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꿈꾸는 몸들 중 어느 것도 나와 더 가까워지지 않고,더 멀어지지도 않는다. 
그저 나는 그들을 바라볼 뿐이며 그들의 뒤엉킨 꿈의 생각 속에서나자신을 본다. 그리고 나는 그 어떤 모습도, 그어떤 가치도, 그 어떤 감정도 없는 순수한 시선이라는 이상한 사실을발견한다. 그리고 이제 나는 또 다른 것을 발견한다. 나는 시간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나는 공간 속에서 시점을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시간 속에서도 그것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컴퓨터 화면의 커서처럼 스스로 움직이거나 또는 그저 그것 자신을 움직이고 있는 손의 존재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나는 이렇게 꿈을 꾼다. 이것은 나로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긴시간이다. 나는 앞에도 없고 뒤에도 없으며, 새로운 것도 기대하지 못한다. 나는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밤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시간조차 내가 보고 있는 것을바꿔 놓지 않는다. 나는 보고 있고, 새로운 것을 인식하지도 내가 한번 본 것을 잊지도 않는다. - P205

나는 옌타를 사인칭 서술자, 총체적인 이야기꾼이라고 불렀고,
그러다 마침내 그녀의 시야에 포착된 나자신을 발견한 순간 전율을 맛보았습니다……. 가여운 옌타는 지금 모니터 위에 대문자로 표시되고 있는 옌타, 옌타, 옌타리는 글자를 포함하여 텍스트에빈번하게 등장하는 자신의 이름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곧장 흥미를 잃고 다시 위쪽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다. - P227

.. 출생을 일종의 추방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안개저편에 펼쳐진 낙원, 순수한 균형과 안정의 공간, 아직 서로 차별화되지 않았기에 모두가 순결한 존재였던 이상향을 우리가 여전히 기억하고 있음을 인류의 오래된 신화들이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 자신의 고유성을 발견하지 못했던 시절,그러니까 우리가 세상에 온전히 속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매 순간 상기시켜 주는 ‘나‘라는 존재의 고통스러운 경계를 깨닫기 이전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전통이나 집단적 기억, 나아가 뿌리로부터 떨어져나올 때 우리가 느끼는 고통은 낯선 소외의 경험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응축된 파생적 자기방어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쿠프의 서』는 근본적이면서 형이상학적인 이러한 느낌을형상화하는 데 온전히 헌신한 작품입니다. - P236

야쿠프의 서』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묘한 서사가 등장하는데, 그것은 옌타의 존재와 관련이 있습니다.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 머물며 서서히 결정체로 변해 가는 유일하게 비이성적인 인물 옌타는 소설에서의 실체적 프레임, 즉 아리스토텔레스식으로말하면 개연성을 초월하는 자신만의 특권을 가진 인물입니다.
기이한 옌타의 존재는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납니다. 옌타는서술된 이야기 전체를 우주적이고 보편적인 사건으로 만들고 시간과 공간의 질서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옌타로 인해 독자는 특별한 파놉티콘의 관점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역설적으로 소설의 리얼리즘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줍니다. 왜냐하면 보다 심오한 차원에서 고찰해 보면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결코 사실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고 종종 측량할 수 없는 미지의 대상으로 여기며직관적으로 해석합니다. 심지어 우리가 문학을 통해 세계를 일대일로 설명하려고 시도할 때조차 말입니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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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5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럽미미님 저도 빅팬🖐^^

alummii 2022-10-25 08:23   좋아요 1 | URL
^^ 😀

새파랑 2022-10-25 0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광팬이시군요. 요건 에세이네요 ㅋ 저 아직 한권도 안읽어봤는데 😅

alummii 2022-10-25 08:25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도 읽게되면 좋아하실거 같아요 ^^ 😀

그레이스 2022-10-25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도 읽고 싶고...ㅠ
^^;;

alummii 2022-10-25 20:1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도 좋아하실것 같아요 추천드려요 ^^😀
 
금성에서 온 여인 - <나는 금성에서 왔다> 후편, 개정판
옴넥 오넥 지음, 광솔 옮김 / 은하문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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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실재인 면도 존재하는 것 같아 구분을 잘해서 읽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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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금성에서 왔다 - 개정판
옴넥 오넥 지음, 은하문명 편집부 옮김 / 은하문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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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반 진실반?

이곳 지구에서 여러분은 만물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에너지의 변화에 불과하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사물의 다양한 모습을만들어내고, 그 모든 것을 그 형태로 계속 유지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그 해답은 바로 마음속에 있다. 인간은 상념의 힘을 통해 물질계에서 그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한다. 세상은 인간의 집단적인 생각이 투영되어 창조된 것이다. 어떤 나무들이 무엇처럼 보인다는 것에 관한정신적인 이미지(像)는 세대를 이어 대대로 전해지게 되며, 어떤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는 이러한 생각의 기대가 나무를 변화로부터 막아 계속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에 관한 인간의 정신적 이미지가 바뀔때 나무 또한 그 모습이 바뀔 것이다 - P178

 그들에게 인생을 즐기고, 그 모든 것을 베풀고, 배움의 일부로서 어려움을 받아들이라고 가르치기 바란다. 실패 또한 우리가 실수를 바로잡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의 일부이다. 우리는 자신의 부정적인 측면과 문제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스스로 웃으며 긍정과 선(善)을 믿고 그것을 우리의 에너지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상상력이 현재와 미래에 있게 될 모든것에 대한 열쇠임을 잊지 말라.
- P222

* (책에는 저작권이 있으나) 진리에는 저작권이 없다.
*이번 생의 나의 유일한 목적은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기억하도록 돕는 것이다.
*내가 망각한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마음을 상실했다. 절대 마음을 일으키지말고 놓아두라. 그때 당신은 깨닫는 것이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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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유희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3
헤르만 헤세 지음, 이영임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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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유희는 유토피아 미래에 구현될 법한 신비학교ㅡ잡문을 극복하고 명상 및 정신훈련으로 합일된 새로운 학문 ㅡ 를 기원하는 헤세의 세계관이 녹아있는 소설이다.

˝정신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의 진수로, 숭고한 예배로 ,분할된 모든 학문의 신비로운 합일로 완성 되었던 것이다˝ p.76
˝우리의 유희는 철학도 아니고 종교도 아니야. 하나의 독특한 훈련으로, 성격상 예술에 가장 가깝지. 특수한 예술이네.˝ p.347

유희명인(요제프)의 전기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헤세가 그동안 늘 강조했던, 내면의 성장 과정을 명인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 1권에서는 후반부에 명인의 삶에서도 여지없이 내재된 이원성 또는 양극성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보여주기 시작하며 2권으로 넘어간다.

˝내면에서 시작하여 내면과 외면의 만남과 확인에 이르기까지 성장하면서 요제프크네히트에게 소명은 완전하고 순수하게 이루어졌다 .˝ p. 126

˝이제 처음으로 유리알 유희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그 의미를 알게 되었던 거야. 그것은 나에게 와 닿아 내 속으로 스며들었고, 그때부터 나는 우리의 이 장엄한 유희가 정말로 링구아 자크라(lingua sacra), 즉 하나의 신성하고 신적인 언어라는 것을 믿게 되었어.˝ p. 290

˝다시 말해 내적 자유, 순수, 완성에 이르는 하나의 길로 택한 듯이 전개되었네˝ p663 - 이 문장이 헤세가 추구하던. 내가 느낀 유리알 유희의 주제이다 .

유희의 기호와 문법은 고도로 발달한 일종의 신비로운 언어를 구사한다. 거기에는 여러 학문과 예술, 특히 수학과 음악(내지는 음악학)이 관련되어 있으며.. - P18

특히 수학자는 스포츠맨과도 같은 능숙한 솜씨와 형식의 엄격성을 구사하며 절제된 유희를 했고, 그 속에서 당시 이미 정신적인 인간으로서 세속적인 향락과노력을 철저히 단념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왔던 즐거움을 찾아내고 있었다.
 잡문을 완전히 극복하고, 정신의 정확한 훈련에 새로운 기쁨을 느끼게 하는 데 유리알 유희가 큰 역할을 하였다. 수도사처럼 엄격한 새로운 정신 훈련이 생겨난 것도 이러한 기쁨 덕택이었다. 세계는 변했다
국가와 국민의 정신적 관리, 요컨대 학교 제도 전체가 차츰 더 정신적인 사람들에 의해 독점되어 갔다. - P65

이러한 명상의 기술과 훈련을 수도회의 모든 회원과 유희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깊이 사색하고 명상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영재 학교에서 배워 오고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유희의 상형문자가 단순한 글자로 퇴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 P79

즉 유희는 유희자에게 완전한 것을 찾아가는 어떤 상징적인 형식을, 숭고한 연금술을, 모든 형상이나 다양성을 넘어서 내면의 고유한 정신에게로, 즉 신에게로다가가는 것을 의미했던 것이다. 옛날의 경건한 사상가들이 피조물의 삶을 신에게로 가는 도정으로 묘사하고, 현상계의 다양성을 신적인 단일성 속에서 비로소완성되고 규명되는 것으로 보았던 것처럼, 유리알 유희의 도형과 공식은 완전한것, 순수한 존재, 완전히 이루어진 현실을 향해 모든 학문과 예술에서 나온 세계언어로 유희하고 노력하면서 짓고, 연주하고, 철학했던 것이다. - P83

교육청의 위대한 열두 명의 반신(半神) 가운데 한 사람, 즉 열두 명의 최고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 - P103

이 소년도 마법사의 손길이 닿자마자 재빨리 열렬하게 온 힘을 다 모으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느꼈고, 자신과 세계 사이의 새로운 긴장과조화를 느꼈다.
모든 것을 잊고 새로운 부드러움과 몰입으로 꿈꿀 수 있었고, 아무것도 이해하지못하지만 모든 것을 예감하면서, 공감과 호기심과 알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자신의 자아로부터 다른 자아로, 세계로, 비밀과 신비로, 현상들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유희로 끌려 들어가, 바람 소리와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한 송이 꽃이나 흐르는 강물을 넋을 잃고 바라볼 수 있었다.
내면에서 시작하여 내면과 외면의 만남과 확인에 이르기까지 성장하면서 요제프크네히트에게 소명은 완전하고 순수하게 이루어졌다. - P125

스스로 자신을 선택된 자라고 여긴 일은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소명이란 그에겐 신분 상승이 아니라 그저 내적인 독촉과 격려로 이해되고 있었던 것이다 - P130

"내가 말하려는 건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것, 진지한 결의, 말 그대로, 도약이야! 나는 고향으로 돌아가 옛날 생활로 다시 뛰어들기를 바라지는 않아. - P173

우리는 모두 그저 인간일 뿐이고, 각자가 하나의 시도이며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않는다네. 그렇지만 그 인간은 완성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어야 해. 중심을 향해노력해 가야지 가장자리로 빠져나가려 해서는 안 돼.
  우리가 마음에 두고 그렇게 되려 하는 인간이란 언제라도 자신의 학문과 예술을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고, 유리알 유희 속에 가장 명쾌한 논리를, 문법 속에 가장창조적인 환상을 빛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이지 - P188

"진리는 분명 있네. 그러나 자네가 바라는 ‘가르침‘, 절대적이고 완전하고 그것만있으면 지혜로워지는 가르침이란 존재하지 않아. 자네는 완전한 가르침이 아니라 자네 자신의 완성을 바라야 하네. 신성(性)은 개념이나 책 속에 있는 것이아니라 자네 안에 있어. 진리는 체험되는 것이지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야. 싸울각오를 하게, 요제프 크네히트, 보아하니 투쟁은 벌써 시작됐네." - P191

그 원시적인 세계는 모든 사람에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것이어서 사람들은모두 가슴속에 그 세계에 대한 어떤 감정, 즉 호기심과 향수와 동정심을 느끼는것이다. 그 세계를 바르게 평가하고, 그 세계에 대한 나름의 권리를 가슴속에 간직하되, 그 세계 속으로 빠져들지는 않는 것, 그것이 과제였다. - P238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삶은 전체가 하나의 역동적인 현상이다. 유리알 유희는 근본적으로 그 역동적 현상의 미학적인 측면을 파악하는 것이고, 그것도 주로 리드미컬한 진행 과정이라는 형태로 파악하는 것이다." - P263

그 언어에서는, 혹은 적어도 유리알 유희의 정신에서는 모든 것이 실제로 우주적인 의미를 띠게 된다는 것, 즉 모든 상징과 그 상징들의 결합은 이쪽이나 저쪽으로 하나하나의 예와 실험과 증명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중심으로, 세계의 신비와 핵심으로, 근원적인 지식으로 통한다는 것을 갑자기 알게 된 거야.
이제 처음으로 유리알 유희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그 의미를 알게 되었던 거야. 그것은 나에게 와 닿아 내 속으로 스며들었고, 그때부터 나는 우리의 이 장엄한 유희가 정말로 링구아 자크라(lingua sacra), 즉 하나의 신성하고 신적인 언어라는 것을 믿게 되었어.
- P288

"제가 생각하는 유희는 명상을 마치고 나면 마치 구(球)의 표면이 중심을 감싸듯유희자를 감싸 우연으로 가득 찬 혼란한 세계로부터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균형 잡히고 조화 이룬 세계를 자신 속에 받아들였다는 느낌이 남도록 하는 것입니다." - P498

무의미하면서도 의미심장한 꿈의 회전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꿈을 꾸는 사람은어떤 때는 노인과 한 몸이 되고 어떤 때는 소년과 한 몸이 되었다.
명인과 학생 사이의 무의미한 이 회전, 지혜는 청춘을 구하고 청춘은 지혜를 구하며 무한히 비약하는 이 유희는 바로 카스탈리엔의 상징이었다. - P557

다시 말해 내적 자유, 순수, 완성에 이르는 하나의 길로 택한 듯이 전개되었네. - P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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