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유희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3
헤르만 헤세 지음, 이영임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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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유희는 유토피아 미래에 구현될 법한 신비학교ㅡ잡문을 극복하고 명상 및 정신훈련으로 합일된 새로운 학문 ㅡ 를 기원하는 헤세의 세계관이 녹아있는 소설이다.

˝정신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의 진수로, 숭고한 예배로 ,분할된 모든 학문의 신비로운 합일로 완성 되었던 것이다˝ p.76
˝우리의 유희는 철학도 아니고 종교도 아니야. 하나의 독특한 훈련으로, 성격상 예술에 가장 가깝지. 특수한 예술이네.˝ p.347

유희명인(요제프)의 전기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헤세가 그동안 늘 강조했던, 내면의 성장 과정을 명인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 1권에서는 후반부에 명인의 삶에서도 여지없이 내재된 이원성 또는 양극성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보여주기 시작하며 2권으로 넘어간다.

˝내면에서 시작하여 내면과 외면의 만남과 확인에 이르기까지 성장하면서 요제프크네히트에게 소명은 완전하고 순수하게 이루어졌다 .˝ p. 126

˝이제 처음으로 유리알 유희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그 의미를 알게 되었던 거야. 그것은 나에게 와 닿아 내 속으로 스며들었고, 그때부터 나는 우리의 이 장엄한 유희가 정말로 링구아 자크라(lingua sacra), 즉 하나의 신성하고 신적인 언어라는 것을 믿게 되었어.˝ p. 290

˝다시 말해 내적 자유, 순수, 완성에 이르는 하나의 길로 택한 듯이 전개되었네˝ p663 - 이 문장이 헤세가 추구하던. 내가 느낀 유리알 유희의 주제이다 .

유희의 기호와 문법은 고도로 발달한 일종의 신비로운 언어를 구사한다. 거기에는 여러 학문과 예술, 특히 수학과 음악(내지는 음악학)이 관련되어 있으며.. - P18

특히 수학자는 스포츠맨과도 같은 능숙한 솜씨와 형식의 엄격성을 구사하며 절제된 유희를 했고, 그 속에서 당시 이미 정신적인 인간으로서 세속적인 향락과노력을 철저히 단념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왔던 즐거움을 찾아내고 있었다.
 잡문을 완전히 극복하고, 정신의 정확한 훈련에 새로운 기쁨을 느끼게 하는 데 유리알 유희가 큰 역할을 하였다. 수도사처럼 엄격한 새로운 정신 훈련이 생겨난 것도 이러한 기쁨 덕택이었다. 세계는 변했다
국가와 국민의 정신적 관리, 요컨대 학교 제도 전체가 차츰 더 정신적인 사람들에 의해 독점되어 갔다. - P65

이러한 명상의 기술과 훈련을 수도회의 모든 회원과 유희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깊이 사색하고 명상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영재 학교에서 배워 오고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유희의 상형문자가 단순한 글자로 퇴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 P79

즉 유희는 유희자에게 완전한 것을 찾아가는 어떤 상징적인 형식을, 숭고한 연금술을, 모든 형상이나 다양성을 넘어서 내면의 고유한 정신에게로, 즉 신에게로다가가는 것을 의미했던 것이다. 옛날의 경건한 사상가들이 피조물의 삶을 신에게로 가는 도정으로 묘사하고, 현상계의 다양성을 신적인 단일성 속에서 비로소완성되고 규명되는 것으로 보았던 것처럼, 유리알 유희의 도형과 공식은 완전한것, 순수한 존재, 완전히 이루어진 현실을 향해 모든 학문과 예술에서 나온 세계언어로 유희하고 노력하면서 짓고, 연주하고, 철학했던 것이다. - P83

교육청의 위대한 열두 명의 반신(半神) 가운데 한 사람, 즉 열두 명의 최고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 - P103

이 소년도 마법사의 손길이 닿자마자 재빨리 열렬하게 온 힘을 다 모으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느꼈고, 자신과 세계 사이의 새로운 긴장과조화를 느꼈다.
모든 것을 잊고 새로운 부드러움과 몰입으로 꿈꿀 수 있었고, 아무것도 이해하지못하지만 모든 것을 예감하면서, 공감과 호기심과 알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자신의 자아로부터 다른 자아로, 세계로, 비밀과 신비로, 현상들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유희로 끌려 들어가, 바람 소리와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한 송이 꽃이나 흐르는 강물을 넋을 잃고 바라볼 수 있었다.
내면에서 시작하여 내면과 외면의 만남과 확인에 이르기까지 성장하면서 요제프크네히트에게 소명은 완전하고 순수하게 이루어졌다. - P125

스스로 자신을 선택된 자라고 여긴 일은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소명이란 그에겐 신분 상승이 아니라 그저 내적인 독촉과 격려로 이해되고 있었던 것이다 - P130

"내가 말하려는 건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것, 진지한 결의, 말 그대로, 도약이야! 나는 고향으로 돌아가 옛날 생활로 다시 뛰어들기를 바라지는 않아. - P173

우리는 모두 그저 인간일 뿐이고, 각자가 하나의 시도이며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않는다네. 그렇지만 그 인간은 완성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어야 해. 중심을 향해노력해 가야지 가장자리로 빠져나가려 해서는 안 돼.
  우리가 마음에 두고 그렇게 되려 하는 인간이란 언제라도 자신의 학문과 예술을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고, 유리알 유희 속에 가장 명쾌한 논리를, 문법 속에 가장창조적인 환상을 빛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이지 - P188

"진리는 분명 있네. 그러나 자네가 바라는 ‘가르침‘, 절대적이고 완전하고 그것만있으면 지혜로워지는 가르침이란 존재하지 않아. 자네는 완전한 가르침이 아니라 자네 자신의 완성을 바라야 하네. 신성(性)은 개념이나 책 속에 있는 것이아니라 자네 안에 있어. 진리는 체험되는 것이지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야. 싸울각오를 하게, 요제프 크네히트, 보아하니 투쟁은 벌써 시작됐네." - P191

그 원시적인 세계는 모든 사람에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것이어서 사람들은모두 가슴속에 그 세계에 대한 어떤 감정, 즉 호기심과 향수와 동정심을 느끼는것이다. 그 세계를 바르게 평가하고, 그 세계에 대한 나름의 권리를 가슴속에 간직하되, 그 세계 속으로 빠져들지는 않는 것, 그것이 과제였다. - P238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삶은 전체가 하나의 역동적인 현상이다. 유리알 유희는 근본적으로 그 역동적 현상의 미학적인 측면을 파악하는 것이고, 그것도 주로 리드미컬한 진행 과정이라는 형태로 파악하는 것이다." - P263

그 언어에서는, 혹은 적어도 유리알 유희의 정신에서는 모든 것이 실제로 우주적인 의미를 띠게 된다는 것, 즉 모든 상징과 그 상징들의 결합은 이쪽이나 저쪽으로 하나하나의 예와 실험과 증명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중심으로, 세계의 신비와 핵심으로, 근원적인 지식으로 통한다는 것을 갑자기 알게 된 거야.
이제 처음으로 유리알 유희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그 의미를 알게 되었던 거야. 그것은 나에게 와 닿아 내 속으로 스며들었고, 그때부터 나는 우리의 이 장엄한 유희가 정말로 링구아 자크라(lingua sacra), 즉 하나의 신성하고 신적인 언어라는 것을 믿게 되었어.
- P288

"제가 생각하는 유희는 명상을 마치고 나면 마치 구(球)의 표면이 중심을 감싸듯유희자를 감싸 우연으로 가득 찬 혼란한 세계로부터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균형 잡히고 조화 이룬 세계를 자신 속에 받아들였다는 느낌이 남도록 하는 것입니다." - P498

무의미하면서도 의미심장한 꿈의 회전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꿈을 꾸는 사람은어떤 때는 노인과 한 몸이 되고 어떤 때는 소년과 한 몸이 되었다.
명인과 학생 사이의 무의미한 이 회전, 지혜는 청춘을 구하고 청춘은 지혜를 구하며 무한히 비약하는 이 유희는 바로 카스탈리엔의 상징이었다. - P557

다시 말해 내적 자유, 순수, 완성에 이르는 하나의 길로 택한 듯이 전개되었네. - P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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