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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평점 :
물리와 철학을 버무린 내가 좋아하는 장르! 슈바르츠실트 특이점, 모치즈키와 그로텐디크, 슈뢰딩거와 하이젠베르크, ..아 너무 재밌었어!
그의 공식에서 예측되는 공허 속에서 우주의 기본 매개변수들은 성질이 뒤바뀌었다. 공간은 시간처럼 흘렀고 시간은공간처럼 늘어났다. 이 왜곡은 인과 법칙을 바꿨다. 슈바르츠실트는 가상의 여행자가 이 텅 빈 구간을 지나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미래로부터 빛과 정보를 받아 아직 일어나지않은 사건들을 볼 수 있으리라고 추론했다. 중력에 찢어발겨지지 않고서 심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 여행자는마치 만화경에서 보듯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가 자기 머리 위의 작은 원에 한꺼번에 중첩되어 투사되는 것을 볼 것 이다. 한 이미지에서는 상상할 수없는 속도로 전개되는 우주의 미래 진화를 통째로 인식할 것이며 다른 이미지에서는 과거가 하나의 찰나로 얼어붙은 것을 볼 것이다. - P68
특이점이 맹점이며 기본적으로 불가지라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빛은 특이점에서 결코 탈출할 수 없으므로우리의 눈은 특이점을 볼 수 없다. 우리의 정신 또한 특이점을 이해할 수 없다. 특이점에서는 일반상대성 법칙이 여지없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리학은 아무 의미도 없어진다... 물질이 이런 종류의 괴물을 낳는 경향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 정신과도 상관관계가 있을까? 인간 의지가 충분히 집중되면, 수백만 명의 정신이 하나의 정신 공간에 압축되어 하나의 목적에 동원되면 특이점에 비길 만한 일이 벌어질까? 슈바르츠실트는 그런 일이 가능할 뿐 아니라 조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 P71
우리가 이해하려는 대상이 복잡할수록 다른 관점을가지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그래야 이 광선들이 수렴하여 우리가 많음을 통해 하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참된시각의 본질이니, 이미 알려진 관점들을 합치고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것을 보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모든 것이 실제로는 같은 것의 일부임을 이해하게 해준다." - P105
그는 꿈이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르 레뵈르라고 부르는 외부적 실체가 우리로하여금 스스로의 참된 자아를 인식할 수 있도록 보내주는 서신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는 20년 넘게 자신의 꿈을 기록하여(꿈의 열쇠』 꿈꾸는자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었다. Le réveur n‘est autre queDieu.(꿈꾸는 자는 다름 아닌 하느님이다.) - P106
하피스는 이렇게 읊조렸다. 이 모든 음식과 음료가 그대를 뚱뚱하고 무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수면과 영양을 포기하면 그대는 한번 더 기회를 얻을 것이다. 거기 멍하니 앉아 생각에 잠겨 있지 말라. 밖에 나가 신의 바다에 몸을 잠그라! 머리카락 한 올 적시는 것으로는 지혜를 얻을 수 없다. 신을 보는 자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의 마음과 눈길은 순수하다. - P136
모든열핵에너지원이 소진되면 충분히 무거워진 항성은 붕괴할 것이다. 분열이나 회전, 복사 때문에 질량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이수축은 무한히 계속될 것이다." 그러면 슈바르츠실트가 예언한대로 공간을 종잇장처럼 구기고 시간을 촛불처럼 끌 수 있는 블랙홀이 형성되며, 이것은 어떤 자연법칙이나 물리적 힘으로도막을 수 없다. - P74
빛은 두 가지 방식으로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빛은우리가 자연의 무수한 형태를 담으려고 만든 모든 범주를초월합니다. 빛은 파동이자 입자로서 두 가지 별개의 질서에깃들어 있으며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상반되는 정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 P151
"탄생과 죽음의 환각 속에서 바다 위 파도처럼 한 유령에 이어또 한 유령이 나타난다. 생명의 과정에는 물질적 형태와 정신적 형태의 명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나 그럼에도 불가사의한 현실은 여전하다. 모든 피조물 속에는 숨겨진 미지의 무한한 지성이 잠자고 있으나 이것은 깨어나 감각적 정신의 무상한 그물을 찢고 육신의 번데기를 부숴 시간과 공간을 정복할 운명이다." - P178
불교에서 말하는 달처럼 입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입자를 실재하는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측정 행위다...원자와 그 기본 입자들의존재는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사물의 존재와 같지 않다고, 기본 입자들은 가능태의 세계에서 살아간다고 하이젠베르크가 설명했다. 그것들은 사물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가능한 것‘에서 ‘실재하는 것‘으로의 전환은 관찰이나 측정의행위가 이루어지는 동안에만 일어날 수 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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