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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 잡혀간다 실천과 사람들 3
송경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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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면 주인공 김경호 교수를 변호해 주는 박준(박원상)이란 인물이 나온다. 자칭 "양아치 변호사"지만, 그의 과거를 보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사연이 있다. 권리를 보장 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도와 시위를 벌였는데 주동자였던 자신만 변호사란 이유로 멀쩡하게 살아나왔고 시위에 가담했던 사람들 다수가 다치거나 죽고, 큰 피해를 입었다. 그 이후 자책감에 시달리고 알콜 중독자처럼 살아야 했던 사람.. 송경동 산문집인 <꿈꾸는 자 잡혀간다> 를 읽으며 나는 영화 속 박준 변호사를 떠올리곤 했다. 물론 직업을 비롯해 송경동 시인은 다리에 핀이 14개나 박혀 있는 등 몸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는 점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사실 한진중공업 사건도 그렇고 그 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시위에 대해 무심할 정도로 관심이 없었다. 가끔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헤드라인에 보이는 배우 김여진의 발언이나 대학교에서 사람 취급 받지 못하며 일하는 어머니, 아버지 같은 분들의 사연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적은 있으나 특별히 그 일을 내 일처럼 느끼고 행동에 옮긴다거나 다른 어떤 액션을 취했던 적은 없었다. 부산영화제가 열렸을 때 레드카펫에서 그 전까진 볼 수 없었던 광경인 김꽃비의 의상 (드레스 위에 걸친 한진중공업 유니폼)과 검은 천을 이용한 퍼포먼스(사진)도 별 생각 없이 그냥 김꽃비는 보통 여배우들과는 좀 다른 것 같다고 넘긴 정도였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을 알아갈 수록 화가 나고 너무나 무심했던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곤 감방에 수감 되고 모진 수모를 겪는 것 뿐인데도 늘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희망이 되고자 하는 사람.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뭐라고 안타깝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있고 아들에게 제대로 된 아버지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고 미안해하면서도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간다는 사실이 대단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남편의 이런 활동을 지지해 주고 인내해 주는 아내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게 정말 소설 속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현실일까 눈을 의심하게 되는 부분들이 한 두가지가 아닌 내용들.. 믿고 싶진 않지만 바로 얼마 전까지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한진중공업 조선소 이야기다. 이 곳에 1982년 스물 한 살, 최초의 여성용접공으로 입사한 김진숙이 크레인 위에서 시위를 하던 바로 그 분이다. 읽다 보니 책의 한 부분으로 인용되기도 한 김진숙의 <소금꽃나무>란 책이 있던데 그 책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왜 그렇게 목숨을 걸고 시위를 해야 했는지 이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내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아간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어쩐지 외면하고 싶단 생각마저 들 만큼 알기 불편한 진실들이 많았다. 좋게만 보이던 기업들의 문화사업 이면에 다른 의도가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희생되고 있다는 것 등등..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 내가 무얼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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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 호텔 놀이
김미선.김재민.김정숙.박진주 지음 / 시공사 / 2011년 1월
품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나 꼭 들러봐야 하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정리해 놓은 책은 많이 봤지만 호텔을 중심으로 정리해 놓은 책은 본 기억이 없던 것 같다. 그래서 신선하게 느껴졌던 책! 특히 여행 일정을 짤 때 숙소란 나에게 있어 '잠만 잘 수 있는 곳' 정도의 의미만 가지기 때문에 평소 크게 신경써서 고르진 않았다. 물론 너무 더럽거나 불편한 건 꺼려지지만 하루 종일 많이 보고 돌아다니다가 숙소에 들어와선 지쳐 잠드는 빡빡한 하드코어(?!) 일정을 짜는 편이라 부대시설을 이용한다거나 하는 등의 호사로움을 꿈꿨던 적은 없던 것 같다. 때문에 자연스레 호텔은 어림도 없거니와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비용은 과감히 줄였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을 읽을 때 만큼은 호텔을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짠다고 생각했다. ㅋㅋ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색달랐던 경험이랄까 :)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호텔들은 싱가포르, 방콕, 상하이, 홍콩, 도쿄 까지 아시아 빅5 시티에 있는 곳들이다. 책을 읽기 전엔 다섯 곳 중 이번 여름에 가려고 생각했던 홍콩이 제일 눈에 들어왔었는데 읽으면서 방콕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_= 갈대같은 여자의 마음; ㅋㅋ 본격적인 호텔놀이에 들어가기에 앞서 Introduction 으로 왼쪽 사진 같은 항목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intro9 - City Guide 호텔 놀이, 어디로 갈까"는 앞으로 이 책에서 소개할 다섯개 도시의 호텔 사정을 간략히 정리해 놓고 있어서 한 눈에 보기에 아주 유용했다.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방콕만 소개한다.

★방콕 호텔 놀이
호텔을 고르기에 부담 없고,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 바로 방콕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 우리나라 그리고 다른 아시아 호텔에 비해서도 현저히 싼 호텔 가격은 평범한 여행자라도 럭셔리한 호텔에 눈독 들이게 만들기 충분하다. 7,8만원대 호텔들도 꽤 괜찮은 조식을 포함하고 있고, 개성있는 객실 인테리어와 편안한 침구류를 제공하는 곳들이 즐비한 방콕은 호텔을 즐기고 활용하기에는 최고의 도시 중 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나라별 호텔 사정과 호텔을 선택하는 요령까지 덧붙여 말해주기 때문에 굉장히 좋다.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휴대하고 다니기에 불편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히지만 내가 갈 도시를 정하고, 누구와 갈 것인지, 어떤 테마로 갈 것인지만 정한다면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 뽑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찾기 쉽고, 또 굳이 한 권을 다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찜해 두었던 방콕을 예로 들면, 우선 방콕의 소개가 시작되는 페이지 선택!


책의 맨 앞 목차를 보면 누구와 갈 것인지, 어떤 테마로 갈 것인지에 따라 나뉘어져 있다. 친구끼리 쇼핑 여행을 골랐다고 했을 때 동그라미 쳐놓은 부분처럼 순위가 매겨져 있어서 각 테마별 중에서도 가장 좋은 곳부터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나는 아무래도 [알콩달콩 커플여행]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는데 랭킹 1위였던 유지니아 호텔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3위인 스위소텔 파크 나일럿도 좋았는데 이렇게 각 호텔 마다 이 곳에 가면 꼭 해야 할 것과 누구에게 좋고 나쁜지, 그리고 별점으로 여러 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것 역시 한 눈에 들어오게 정리가 잘 되어있다는 이 책의 장점!

각자의 여행 목적에 따라, 그리고 취향에 따라 고르는 재미! 물론 거기엔 돈이 따라야 하겠지만~한 번 쯤 호화로운 호텔에서의 말 그대로 호텔 놀이를 즐겨 보고 싶은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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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 바나나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작가의 이름과 잘 어울리는 제목의 <바나나 키친>. 사실 이 책에 눈이 갔던 것은 아기자기한 표지 때문이었다. <키친>이라는 책 때문에 그녀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굉장히 친숙하게 느껴지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매일의 식탁 위에는 매일의 드라마가 있다"는 문장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책!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음식과 관련된 에세이를 여러번 읽었고, 음식에 관한 많은 사람들의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듣는다는 것에 묘한 재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이 책 또한 기대하고 있다. 책 구석구석 묻어 있는 아기자기함이 돋보인다.

 

 

2. 파리는 날마다 축제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주순애 옮김 / 이숲 / 2012년 1월

 

<노인과 바다>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평소에 헤밍웨이의 작품에 푹 빠져 살 정도의 광팬은 아니지만 1월에 출간된 신간 목록을 살펴보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괜히 반가웠던 것은 지난 달에 읽은 두권의 책 중 (정확하게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슬프다ㅠ) 헤밍웨이에 관련된 내용을 읽었던 기억이 나서였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고전을 남긴 작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그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면 더 매력적이라고 느끼게 될까? 혹은 그 반대일까. ㅋ

 

 

3. 동물학자 시턴의 아주 오래된 북극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지음, 김성훈 옮김 / 씨네21 / 2012년 1월

 

굉장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었다. 아주 오래된 북극에 관한 이야기라니! 최근에 남극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자연의 위대함과 우리가 아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그 곳의 환경에 대해 다시금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책을 통해 볼 수 있고, 사진이 아닌 작가의 스케치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것 같다.

 

 

4. 연애낭독 살롱
이동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1월

 

책 내용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표지와 제목에서 고전적인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표지만 고전적 느낌이고 내용은 그 반대일 수도 있을거란 약간의 기대감?!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제목인 "연애낭독 살롱" 보다도 부제로 붙은 "그림, 음악, 패션, 권력을 낳은 연애 스캔들 "에 마음이 더 갔다. 우리 주변만 살펴본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것에 매우 즐거워 하는 것 같다. 하물며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예술가나 정치가들의 사생활, 그것도 연애에 관한 이야기라니 얼마나 솔깃한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랑 이야기를 풀어내는 따뜻한 에세이라고 하니 이 추운 날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녹여봐야 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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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2-10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추는 곰이라는 닉네임을 발견하고 반가와서 왔어요!!^^
저도 최근에 닉을 바꾸려고 했었는데 댄싱베어는 제가 생각했었던 닉 중 하나거든요!!
닉도 반갑고 올려주신 신간들도 좋네요.^^

춤추는곰♪ 2012-02-10 09:37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의 글을 만나서 더 반가운걸요:)
부족한 글을 좋게 봐주셨다니 정말 감사해요~ㅎㅎ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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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하더라도 이 작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이름만으로도 대단함이 느껴지는 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 만큼은 꼭 읽어야 한다고 엄청나게 들어왔던 <상실의 시대, 원제: 노르웨이의 숲>조차 아직 읽지 못한 나로서는 왜 그렇게 사람들이 하루키, 하루키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거겠지 -_-) 원래 주변에서 더 환호하고 난리법석을 떨면 괜히 멀리하게 되는 비뚤어진 마음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이 작가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교 때다. 같은 반 친구가 하루키의 팬이었는지 그의 책을 여러 권 읽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꽤 두꺼운 분량의 책이라 "저걸 언제 다 읽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최근에 그의 잡문집이 나왔단 소식을 잦은 광고를 통해 알게되면서, 성인이 되어 더 많이 읽게된 것은 아무래도 에세이니까 좀 더 쉽게 읽게 되지 않을까 싶어 기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 나도 하루키의 책을 읽는다! =_=)

이 책은 1979년부터 2010년까지 약 30년에 가까운 그의 글들이 (제목 그대로 잡문들) 정리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서문에 밝힌 것처럼 중복되어 있는 내용들이 꽤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 있는 내용이 자신이 소설가가 될 지 몰랐다는 이야기였다. 글을 쓰기 전까지는 그저 재즈가 좋아 (재즈 음악을 하루 종일 들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가게를 운영했던 평범한 남자(아니, 그 때 부터 그는 유명하지만 않았을 뿐 독특했을 지도 모르겠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가 쓴 책이 수많은 나라에서 번역되어 출간되고, 영향력 또한 대단한 작가가 되었으니 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건가 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소설가인 걸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또 한 편으로는 음악과 관련된 일을 했어도 잘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전반적인 예술 분야에 뛰어난 사람인 것 같다. 한 마디로 다재다능한 작가! 남들은 밥벌이로 삼는 번역 일도 오히려 즐기면서 쉴 때 하는 일종의 취미라고 말하는 건 어쩐지 조금 얄밉기도 하지만 그 또한 작가의 능력이고, 독자들은 더 정확하고 좋은 표현으로 외국 작가의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

이 책 또한 소설 못지 않게 두껍다. 하긴 30년 동안 작품 활동 말고도 다양한 글을 썼을텐데~ 얇은 것도 섭섭하게 느껴질 지 모르니까..>_< 하루키의 팬이라면 그에 대한 여러 가지 것들을 알 수 있는 이 책이 흥미로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마지막에 파란색으로 책 표지 동그라미 속 그림을 그린 두 삽화가가 하루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재밌었다. 하루키의 팬에게는 어떤 책이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소설을 읽어야겠어!! 근데,,,엄두가 안 난다..ㅠㅁ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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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을 보내주세요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간절히 필요한 순간, 두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지적 유희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정란 옮김 / 예담 / 2011년 11월
절판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 보니 더 이상 새로운 게 떠오르지 않고, 일할 때 창의적인 걸 내놓으라는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아십니까!!!!) 게 제일 곤혹스러워서..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걸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하기도 했다. (책에서 창의적인 걸 얻을 수 있다는 건 말도 안된다던 유명인의 말이 갑자기 스쳐 지나가는..ㅎㅎ 덧붙이자면, 그 사람은 앉아서 책만 읽는 것 보다는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하는 것을 추천했었다.)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른 눈으로 사물을 바라 보거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같은 것을 보고도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놀라게 되는 그런 것!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놀라움의 연속이 계속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실제로도 책을 읽으며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한 권을 다 읽는 게 조금 벅차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학적인 색채가 강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기도 했다. 학교다닐 때도 철학 수업은 쥐약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유독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래도 그나마 그 중에서 이해하기 쉽고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재능과 천재성"에 관한 글이다.

「 재능(talent)이라는 말이 원래는 상당한 금액에 해당하는 그리스 화폐 단위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때로 복음서의 비유에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탤런트를 가지고 있다는 뜻, 즉 부유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부와 관련된 것일까?......

천재성과 재능이 있다. 그러나 이 창조의 두 가지 상위 단계 아래에서 나름대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두 가지 다른 능력이 있다. 우선 솜씨 또는 손재주가 그것인데, 이 능력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젊은 나이에 스승의 회초리를 맞아가면서 배우는 예술의 기본기이다.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능력을 모방하는 그러나 격이 뚝 떨어지는 만만한 능력이 있다. 그것은 잔재주이다. 잔재주를 부리는 예술가는 때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한 나머지 자신의 작품을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데 성공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무능력과 무지와 모자라는 창의력을 숨기는 것이다.
- p143-146 中」



작가가 원래 철학 지망생이었다고 하니 철학적으로 풀어낸 글이 놀랍게 느껴지진 않는다. 원제인 『생각의 거울』로 그냥 제목을 붙여서 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왜 바꿨을까? 옮긴이의 글을 읽어 보니 철학적인 것과 신화적인 것이 함께 담겨 있다고 하는데, 이런 쪽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어떨지 모르겠다. 나한테는 조금 벅찼던 책이었던 것 같다. (아, 인정하고 있구나 =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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