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다이어트 - 먹으면서 살 빼는 슈퍼 레시피
남기선.김형숙.이은영 지음 / 미호 / 2012년 7월
품절



2012년을 시작하며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수첩에 적어두었던 올해의 목표를 훑어보니 여러 항목 중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항목이 눈에 띈다. "몸무게 앞자리 4로 만들기." ... '4'는 커녕 오히려 지난해 보다 몸무게가 더 늘어서 좌절감에 휩싸였는데 생각해 보면, 확실히 의지가 약해졌다 ㅠ_ㅠ 엉엉...그나마 체중감량을 가장 많이 했을 때도 굶는 것 만큼은 할 수 없었고,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먹으면서 해야한다는 의지의 한국인인 나!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더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_@

솔직히 살을 빼려면 운동 만큼 중요한 것이 식단이라는 것은 보고 듣고 경험해 봐서 이젠 너무너무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맛있게" 한다는 제목이 솔직히 가소로웠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건강하고 적은 열량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좋은 거니까 소개해 보려 한다. :)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 4단계~!


1. 다이어트에 대한 상식 제대로 알기

비만을 판단하는 방법, 우리몸의 열량 방정식,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소식, 다이어트에 좋은 식습관 등 다이어트에 도전해 본 사람들이라면 전문가 못지 않게 잘 알고 있을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도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금 읽고 시작!


2. 식단 레시피와 칼로리 확인하기

3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이 열량대에는 어떤 음식들이 있나~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다.


3. 마음에 드는 음식 선택해서 요리 고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 어쩌면 이 부분 때문에 다이어트 책이 아닌 요리책 처럼 보일 수 있다.ㅋㅋ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고칼로리 음식들이 땡길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조금이라도 열량을 낮춰서 먹을 수 있도록 아침, 점심, 저녁 식단 등이 칼로리와 함께 표기되어 있고 재료와 만드는 방법까지 나열되어 있어 좋다.


4. 맛있게 먹기 :D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맛있게 먹으면 땡-!


생각 보다 많은 양의 레시피가 담겨 있지만 그 중에서 도전해 보고 싶었던 레시피를 두 가지 정도 꼽아 봤다.


검은콩 셰이크(228kcal)
평소에도 좋아하는 블랙푸드- 검은콩만 삶아서 퍼먹어 보기도 했었는데 확실히 금방 질리는 것 같다.
검은콩과 바나나, 두유, 꿀을 넣어 셰이크를 만들어 먹으면 훨씬 맛있을 것 같다. 도전-!


두 번째는 두부 샌드위치~ (115kcal)
두부가 건강식이라 그런지 이 책에서도 두부로 할 수 있는 요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밀가루 음식을 정말 좋아해서 빵을 쉽게 끊지 못하는데 ㅠㅠ 샌드위치가 먹고 싶을 때 마다
두부 샌드위치로 대신 하면 훨씬 좋을 것 같다.. 그래그래, 실천만 하면 되는데...게으름이 문제..ㅠ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보통의 다이어트 책에서도 볼 수 있는 부록이긴 하지만,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 좋지 않은 식품과 한국인이 즐겨 먹는 외식 메뉴 칼로리표가 수록되어 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일일이 칼로리를 확인하고 먹는 것 만큼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꼭 확인해야 한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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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놀이터 - 우리끼리만 아는 일상의 오아시스
렐리시 지음 / 미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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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은 예쁘다>에 들어간 일러스트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해서 그림에만 소질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엔 책까지 냈다는 ‘렐리시’의 <여자들의 놀이터>를 읽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하며, 주황색 표지에 얹어진 아기자기한 그림들까지... 책 제목 그대로 여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책처럼 보였다.

특별한 장소를 찾지 않아도 내 주변에서 작가의 소소한 놀이터가 되어 주는 “일상의 소소한 놀이터” / 작가를 들뜨게 만드는 장소들을 소개한 “생기 발랄 충전소” / 더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꿈의 공간” / 지치고 힘들 때 찾게 되거나 하게 되는 “나의 작은 힐링 캠프” 까지 4개의 주제로 묶여 있는 이 책에서 제일 재밌게 읽었던 부분은 세 번째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꿈의 공간이었다. 내가 가보지 못했던 좋은 곳에 대한 정보를 얻고 호기심을 갖게 되는 재미는 여러 번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것 같다. 마치 맛집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며 꼭 가봐야 할 곳들을 체크하는 것처럼? ㅋㅋ

나의 시선을 끌었던 장소는 한남동에 위치한 “바바라스 키친”과 종로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 그리고 컨셉이 특이한 “까페 공드리” 이렇게 3군데였다. ‘까페 공드리’의 경우 컨셉이 특이하고 영화에 등장했던 음식들이 실제 까페의 메뉴로 판매되고 있어서 (예를 들면, 일본 영화의 <카모메 식당>의 교자를 판매하는 식.)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줄 만한 곳이라고 여러 번 들었었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책에서 또 한 번 만나니 반가운 마음! ^-^

'바바라스 키친’은 예전에 한남동에서 지냈을 때 룸메들과 종종 찾곤 했던 가게다. 여자끼리만 지내다 보니 사소하지만 섭섭했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폭발할 때쯤, 서로의 불만들을 토로하던 곳. 그 당시엔 그저 살던 곳과 가까워서 찾던 가게였는데 이렇게 책에서 읽게 되니 ‘그 가게가 유명한 가게였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작가와 나의 공통분모가 생긴 것 같아 괜히 기분 좋았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최근에도 제법 가는 곳이라 더욱 반가웠다. 멀티플렉스처럼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니고 상영하는 영화가 많지도 않지만 왠지 모를 편안함이 있다. 어렸을 때 찾았던 동네 영화관 같은 느낌 =_=

“건물의 옥상에 자리 잡은 덕에 전망이 좋아 해질녘에 가면 멋진 일몰을 감상하며 또 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p162” 는 작가의 말처럼 서울아트시네마 입구에는 정원?! 처럼 꾸며져 있는 공간이 있다. 볕이 뜨거운 날씨만 피한다면 분위기 있게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영화 시간을 기다리기 딱 좋은 곳이다. 근처에 인사동도 있고, 조금 더 가면 삼청동도 있어서 굿 :) 마음이 답답할 때 나는 어디에서 위로를 받았었나 생각해 보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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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 - 가장 소중한 건 바로 지금, 그리고 나
김신회 지음 / 미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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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쯤 <서른은 예쁘다>라고 말하던 김신회 작가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1년 후, 같은 작가가 이번엔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라는 제목의 서른이야기 관련 책을 또 한 권 냈다. 한 살 더 먹은 후에 읽게 된 서른에 관한 책은 어떻느냐고? 글쎄.. 1년 후에 다시 읽게 된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싶은 기분..?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책에서도 작가의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 비슷한 또래 독자들의 격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서른은 예쁘다>가 이제 막 서른에 접어든 때의 기분, 뭐 그런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면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는 좀 더 구체적인 느낌이었다. 서서히 서른에 가까워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서른은 멀었다(고 생각하고 싶은걸지도 모르지만)고 아주 쪼-금 느끼고 있는 나에겐 <서른은 예쁘다>가 좀 더 공감할 것들이 많고 좋았던 것 같다. 책 내용과 별개로 또 한 가지 들었던 생각은, 적어도 나는 책 제목에 그다지 공감할 수 없다는 거였다. 물론 힘들었던 20대를 털어낸 후 30대를 보내고 있는 작가에겐 다짐과도 같은 제목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비슷한 나이의 독자들에겐 충분히 공감할 만한 제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20대가 아직 끝나지 않은 나는 서른까지 기다렸다가 행복해지는 것 말고 지금도 행복해 지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아니 아주 많이 솟구치고 있다. ㅠ_ㅠ 상상하고 바라는 것 만큼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아 힘이 들긴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욕심이라면 욕심이랄까..


그래도 역시 공감할 만한 내용은 많았다. ㅋㅋ 그러고 보면 딱히 서른이란 나이때문이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여자들의 공감대 형성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독립을 비로소 하게 된 작가의 이야기 중에서 '먹고 사는 일'에 대한 지긋지긋함에 대해서 온몸으로 체득하게 된다는 부분이 완전완전완전 공감됐다. 나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생기면 드라마에서 보던 그런 생활을 하고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역시..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_- 마치 하루살이처럼 한 달살이를 하는 기분의 연속이다.ㅋ


독립된 공간에 관한 글 보다도 더욱 격한 공감을 하며 읽었던 이 부분!!
현재 자신의 일에 여러가지로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선배들에게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일을 크게 둘로 나눠 정의한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박봉이라 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서 그 만족감으로 버티거나 일은 별로지만 아쉽지 않게 돈을 버는 거 땜 참고 하는 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치만 주변을 둘러보면 꽤 많이 맞아 떨어지는 말인 것 같다. 책의 내용을 보면 작가는 전자인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편이고.. 같이 학교를 다녔던 친구들은 더 잘 나가는 것 같아 괜한 열등감 같은 걸 느꼈던 시기도 솔직히 있었지만, 지금은 초탈한 것 같다 =_=


나 혼자만의 감정은 초탈해서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어김없이 이렇게 주변에서 얄미운 소리라도 듣게 되면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한 동안 또 우울해지곤 했다. 그래서 고개를 마구 끄덕이면서 읽었던 것 같다.


얼마 전에 뒤늦게 일드 <밤비노>를 봤다. 책 내용과 비슷한 대사가 드라마에서도 나왔었는데, 자기가 의지로 선택한 일이고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다는 대사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힘든 것을 모두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 보다 더 행복한 것도 아니다. 현실에서 꿈만 가지고 살기엔 너무 힘든 게 사실이니까... 2월에 일 때문에 많이 방황하고 힘들었었는데 <밤비노>에 나온 대사 덕에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잡을 수 있었다.

눈 앞의 일을 열심히하지 않는 자에게 꿈을 말할 자격은 없다.

20대 보다는 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었던 책,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를 읽으며 지금의 나를 좀 더 분발할 수 있게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나 역시 서른엔 행복해지고 싶지만 당장 지금도 행복해지고 싶으니..!! >_<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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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인의 반란자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16인의 반란자들 - 노벨문학상 작가들과의 대화
사비 아옌 지음, 정창 옮김, 킴 만레사 사진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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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아, 이름만 들어도 벽이 느껴지는 것 같다. 한 때 나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좀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주문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몇 장 채 넘기지도 못하고 그대로 덮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그 때부터였나 왠지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작품은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나름의 공식을 세웠던 때가.. 그런데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 나왔다고 해서 이건 좀 덜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물론 책을 꼭 재미로 읽는 것은 아니지만 ㅠ 그래도 다음 장이 궁금해지고 계속 붙들고 싶은 욕구는 느껴야 마지막 장까지 넘길 수 있을테니까! -_-

왜 많고 많은 단어 중에 "반란자들"이란 단어를 책 제목에 넣었을까 궁금했는데 저자와의 인터뷰 중에도 그런 질문이 있었다.
그들을 '반란'으로 묶었는데, 어떤 의미인가?
- 그들은 하나같이 독창적이다. 그들은 문학과 일관성에 대한 완전한 신앙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혹은 인도적인 이유로 현실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의 작품은 언어의 보편성을 획득하면서 이 사회에서 주도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그들은 정치적 신념을 넘어, 예술가로서의 마지막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수상작가들 중 이 책에는 16인의 작가와 함께 한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작가를 꼽자면 이집트 출신, 아랍 최초의 소설가인 "나기브 마푸즈"다. 《우리동네 아이들》로 198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 타계했다. 이 책의 저자들과 인터뷰를 가진 지 몇 주 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마지막 인터뷰가 된 셈이다. 그래서인지 왠지 인터뷰에 담긴 내용들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이 인터뷰에 응한 16인 모두 (그리고 그 외 더 많은 작가들) 노벨 문학상이란 영광을 얻게 된 데에는 그 만큼 뛰어난 작품을 썼기 때문이겠지만 어쩐지 잃은 것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나기브 마푸즈는 괴한에게 습격을 당해 인터뷰를 할 당시에는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의 친구들이 그의 눈과 귀와 펜이 되어주는 생활을 오래도록 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 모임을 쉬지 않고 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게 작가의 숙명(?!)인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아흔이 넘은 작가도 있었는데 꼬장꼬장하다는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신념에 대한 고집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아는 사람으로 만났더라면 대하기 힘든 사람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가로서는 다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글을 쓰고 생각을 피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확실히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뭔가 다른 것 같다. 사회적인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재미를 느끼기엔 솔직히 내겐 좀 어려운 책이었지만 대략적으로나마 작가들이 수상작을 썼던 배경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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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 잡혀간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꿈꾸는 자 잡혀간다 실천과 사람들 3
송경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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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면 주인공 김경호 교수를 변호해 주는 박준(박원상)이란 인물이 나온다. 자칭 "양아치 변호사"지만, 그의 과거를 보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사연이 있다. 권리를 보장 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도와 시위를 벌였는데 주동자였던 자신만 변호사란 이유로 멀쩡하게 살아나왔고 시위에 가담했던 사람들 다수가 다치거나 죽고, 큰 피해를 입었다. 그 이후 자책감에 시달리고 알콜 중독자처럼 살아야 했던 사람.. 송경동 산문집인 <꿈꾸는 자 잡혀간다> 를 읽으며 나는 영화 속 박준 변호사를 떠올리곤 했다. 물론 직업을 비롯해 송경동 시인은 다리에 핀이 14개나 박혀 있는 등 몸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는 점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사실 한진중공업 사건도 그렇고 그 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시위에 대해 무심할 정도로 관심이 없었다. 가끔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헤드라인에 보이는 배우 김여진의 발언이나 대학교에서 사람 취급 받지 못하며 일하는 어머니, 아버지 같은 분들의 사연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적은 있으나 특별히 그 일을 내 일처럼 느끼고 행동에 옮긴다거나 다른 어떤 액션을 취했던 적은 없었다. 부산영화제가 열렸을 때 레드카펫에서 그 전까진 볼 수 없었던 광경인 김꽃비의 의상 (드레스 위에 걸친 한진중공업 유니폼)과 검은 천을 이용한 퍼포먼스(사진)도 별 생각 없이 그냥 김꽃비는 보통 여배우들과는 좀 다른 것 같다고 넘긴 정도였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을 알아갈 수록 화가 나고 너무나 무심했던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곤 감방에 수감 되고 모진 수모를 겪는 것 뿐인데도 늘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희망이 되고자 하는 사람.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뭐라고 안타깝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있고 아들에게 제대로 된 아버지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고 미안해하면서도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간다는 사실이 대단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남편의 이런 활동을 지지해 주고 인내해 주는 아내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게 정말 소설 속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현실일까 눈을 의심하게 되는 부분들이 한 두가지가 아닌 내용들.. 믿고 싶진 않지만 바로 얼마 전까지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한진중공업 조선소 이야기다. 이 곳에 1982년 스물 한 살, 최초의 여성용접공으로 입사한 김진숙이 크레인 위에서 시위를 하던 바로 그 분이다. 읽다 보니 책의 한 부분으로 인용되기도 한 김진숙의 <소금꽃나무>란 책이 있던데 그 책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왜 그렇게 목숨을 걸고 시위를 해야 했는지 이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내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아간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어쩐지 외면하고 싶단 생각마저 들 만큼 알기 불편한 진실들이 많았다. 좋게만 보이던 기업들의 문화사업 이면에 다른 의도가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희생되고 있다는 것 등등..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 내가 무얼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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