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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요리하라 - 세계 최고 레스토랑 엘 볼리를 감동시킨 한 청년의 파란만장 도전 이야기
장명순 지음 / 미호 / 2011년 5월
품절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를 읽는 것은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난 그 동안 뭘 하며 살았나 하고 자책하게 만드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 유명하고도 흔한 비유인 물이 반이나 남았네, 반 밖에 남지 않았네 처럼 사고의 차이겠지만 이런 따분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꿈을 요리하라>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누군가의 성공기 중 하나일지 모르나, 요리사가 되기 위해 무모한 여정을 시작한 이야기는 읽는 내내 가슴을 뛰게했다.
어디서 들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도 안철수, 박경철 두 분이 함께한 방송이었던 듯)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당신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의 대부분은 직업이었다는 말이 생각난다. 물론 그게 틀린 대답은 아닐지 몰라도 내 또래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긴 하다. 그게 무엇이든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고 싶었다는 작가. 어린 나이였지만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혼자 있을 시간이 많아서였는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좀 더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다. 한의사가 되길 바라셨던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부엌을 만들어 요리를 시작했던 열일곱 소년. 그렇게 그는 요리의 길로 들어섰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음식점들을 찾아 어렵사리 예약을 잡고 잘 곳은 없어도 비싼 음식 값은 지불하며 맛을 느끼는 여행을 계획한 작가. 세계의 영향력 있는 셰프를 만나기 위해 매일 같이 음식점 앞에서 기다리는 끈기를 보면서 무릎팍 도사에 나와 미국진출 이야기를 들려줬던 박진영의 이야기가 겹쳐졌다. 비서에게 매일 같이 캔커피를 내밀며 자신의 곡을 들을 수 있게 전달해달라고 부탁 했다는 한국인의 끈기가 빛을 발한 일화! 사실 좋게 말해 끈기고, 어떻게 보면 독하기로 소문난 독종인지도 모른다. 비록 까맣게 그을린 피부에 며칠 씻지 못해 노숙자가 지나가며 이불을 덮어준 잊고 싶은 경험을 하게 돼도 자신이 경험했던 시간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고 말하는 작가를 보면서 대단하단 생각 보단 부러운 마음이 제일 컸다.
다른 것도 인상적이긴 했지만 자신을 PR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영상 캡처 페이지를 보면서 내가 사장이었더라도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한 마음이 생길 것 같았다. 역시 간절히 바라는 일이 생기면 없던 아이디어도 샘솟고 뭐라도 해야 겠다는 의지 (그게 다소 무모하거나 잠시 얼굴을 붉힐 일이 되더라도) 가 불끈 솟나 보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시간과 노력 없이 쉽사리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천재로 태어나거나 천운이 따르는 사람은 다를 수도?). 그러나 남들과 똑같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과 다르게 그것을 나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것은 또 한 번의 중요한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미쳐서 오로지 요리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는 뚝심이 때론 유별나게 보일 수도 있었을테고 포기하고 싶은 때도 많았겠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올라있는 장명순. 과연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은 무엇일까? 내가 미쳐있는 일은 무엇일까? 또 다시 머리가 복잡해진다.
올 겨울에 작가가 좋아하는 곳에서 새롭게 보내게 될 시간들... 많은 준비와 경험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기에 누구 보다 뿌듯하고 행복할 것 같다. 몸이 고되도 행복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그 기분을 나도 언젠가는 느낄 수 있겠지?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