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열국지 1
김구용 옮김 / 민음사 / 1990년 7월
평점 :
절판


東周 列國志

 

 열국지는 주나라 주선왕에서 시작하여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기까지 춘추전국시대 오백오십 년 간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지금은 여러 역자들이 번역한 열국지가 나와 있지만, 1964년에는 김구용 선생의 번역이 최초였고 이후 1990년 재출

간 된 선생의 완역본 전 10권을 읽게 되었다.

 

[ 1 ]

는 기울고 제후들은 일어서고

 

  주() 나라는 주무왕이 폭군 주()를 물리치고 천자로 즉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주성왕, 주강왕이 왕위를 계승하였고 9대째에 주이왕이 즉위하였. 이때부터 열국 제후들의 세력이 강성해졌고 10대째 왕인 포악 무도한 주여왕 때에는 백성들이 견디다 못 해 반란을 일으켰다. 이것이 장차 천백 년 간 계속된 민변의 시작이었다. 뒤를 이은 주선왕은 어진 신하를 등용하고 선왕들의 올바른 정치를 본 받아 찬란한 주나라의 중흥을 보게 되었다.

 

  주선왕 39, ‘산 뽕나무로 만든 활과 쑥대로 만든 전통이 주나라를 장차 망하게 한다는 노래가 민간에 퍼지자 왕은 이를 단속하게 하였다. 한편, 궁궐에서는 50세가 된 선왕을 모시던 궁녀가 잉태 후 40여 년이 지나 해산을 하여 계집애를 낳자 상스럽지 못하다고 하여 아이를 강물에 버리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시골의 한 부부가 금지된 활과 전통을 팔기 위해 성문으로 들어오다 붙잡히게 되자 남자는 도망가고 아낙네는 죽임을 당했다. 그 남자가 강가에서 버려진

계집아이를 발견하였다.

 

  주선왕은 두백과 좌유의 유령에 시달리다 쓰러져 운명하였다. 주유왕이 그 뒤를 이었는데 천성이 몹시 난폭하고 은혜를 베풀 줄 모르고 행동마저 방자하였다.

 

  한편, 강에 버려졌던 아이는 포성에 사는 사대라는 사람의 수양딸이 되어 포사(褒姒)라 이름 지어졌다. 포사는 17세가 되자 아름답게 성숙하여 주유왕에게 바쳐졌다. 주유왕은 포사의 미색에 빠졌다. 포사는 왕후가 되었으나 언제나처럼 웃지 않았다. 그 아름다운 얼굴에 웃음을 보고 싶은 왕은 그녀가 좋아하는 비단 찢는 소리를 위해 하루에 비단 100필씩을 들여오게 하였으나 그녀는 웃지 않았다. 그러다가 포사를 웃게 하는 자에게 상금 천금을 내걸었다. 어느 날 신하 괵석부가 계책을 아뢰었다.

 

  왕은 여산 아래에 장작을 쌓고 오랑캐가 쳐들어올 때나 사용하던 봉화를 올렸다. 제후들은 놀라서 병사를 거느리고 급급히 여산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제후들은 그곳에서, 질탕한 음악 속에 술 취한 주유왕과 포사의 해롱거리는 모습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투덜거리며 군사를 거느리고 돌아갔다. 포사는 모처럼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신왕후의 아버지 신후가 견융의 군사를 청하여 주유왕을 공격하였다. 주유왕은 여산에 봉화를 올리게 하였으나 한 번 속은 제후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융병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며 성안으로 들어갔고 주유왕은 포사와 백복을 태우고 뒷문으로 달아나다 붙잡혀 주유왕과 백복은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하고 포사는 그날 밤부터 융주의 노리개가 되었다. 궁궐은 불타고 창고의 보물들은 모두 약탈당했으

나 융주는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날마다 술과 여자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사정이 잘못된 것을 깨달은 신후는 삼로(三路) 제후와 주유왕을 끝까지 호위하다 목숨을 잃은 정백 우의 아들 정나라 세자 굴돌에게 도움을 청하여 그들이 당도하자 융병들과 융주는 세 불리함을 알고 달아나버렸다. 그러자 홀로 남게 된 포사는 스스로 들보에 목을 매고 자살하였다.

 

  신나라에 있던 태자 의구가 돌아와 왕위에 올랐다. 그가 주평왕이었다. 주평왕은 오랑캐의 노략질로 폐허가 된 호경을 떠나 낙읍으로 천도하였다. 서주가 다하고

동주가 서게 된 것이다.......이후 많은 나라와 제후들에 얽힌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제목의 열(列)은 벌일 열이다. 제목처럼 이후 수많은 나라와 제후와 사건들이 등장하는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도 헷갈린다. 메모를 하면서 정독을 하거나, 읽기를 반복하거나, 아니면 소제목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큰 흐름을 잡아 읽거나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것이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