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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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김애란씨의 이전작품을 읽어 보진 않았다.

다만, 좋아하는 분의 블로그에서 이책에 대한 소개를 본 기억으로 인해

우연히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재개발, 냄새, 벌레, 장마 등의 어두운 키워드를 가지고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아니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단편들의 모음집이다.

그중에서 이 책의 백미는 단연 "벌레들"이다.

벌레에 대한 세부 묘사들이나 기술들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읽는 도중에 덮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영화관에 앉아 공포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너무 무섭거나 잔인해서 눈을 감아버린 것과 같았고,

들리는 소리로 인해 더욱 더 큰 공포감을 느낀 것처럼

대충 읽고 넘어가는 내 눈에도 두려움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느낌은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았다.

미래가 보이질 않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던 막막했고,

새벽에 나 홀로 깨어 답답한 마음을 가눌수 없었던...

아니 어쩌면 이책을 읽은 지금의 나도 그 때랑 똑같을지도 모르겠다.

비행운! 나에게는 행운이 없는 타인들의 침착되는 상황들이

다른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것같아서 애써 외면하고 싶다.

다음번 책은 부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내용이었으면...

김애란씨의 세밀한 묘사와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게 만드는 뛰어난 솜씨마저도

글을 읽는 나의 어두움으로 인하여 읽기를 외면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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