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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습관 - 예술과 실용 사이 ㅣ 좋은 습관 시리즈 24
김선동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11월
평점 :
<건축가의 습관>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상 1부에
해당하는, [건축가의 습관]에서는 18개의 키워드로 건축가의 습관을 얘기하고 있다.
먼저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즉각적으로 시각화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로 ‘스케치’가 있다. 그리고 건축주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대지를 분석하는 내용, 설계안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내용, 회사의 강점을 소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건축가는 자기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해야 한다[‘글쓰기’].
따라서 건축가는 ‘스케치’와 ‘글쓰기’를 연습해서 습관화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라도.
건축이라는 것이 단순히 건축주의 지시에 따라
건물을 짓기만 하는 것이라 여긴다면 그 사람은 ‘건축가’가
아니라 ‘건축기술자’라고 할 수 있다. 건축가가 되려면 르 코르뷔제(Le Corbusier, 1887~1965)의 <건축을 향하여(Vers une Architecture)>(1922)나
승효상(承孝相, 1952~ )의 <빈자의 미학>(1996)처럼 자신의 건축 철학 혹은 건축 세계를 만들려고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독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큰 설계사무소에서 7년 정도 실무 경험을 쌓고 작은 설계사무소로 이직한 직후, 업무영역
변화에 저자가 어떻게 적응해갔는지를 소개한다. 이에 따르면, 저자는
이직 후 집짓기에 대한 실무적인 지식이 부족한 것을 깨닫고, 이를 건축을 잘 모르는 건축주를 대상으로
집짓기의 전체적인 과정과 노하우를 설명한 책들을 읽으면서 보완했다고 한다.
건축은 결국 그 안에 사는 사람을 위해서 짓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독서입니다. 물론 건축주를 직접 만나고 대화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많은 독서를 통해 사람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두고 지식을 넓혀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pp. 67~68]
나아가 내 건축에 영감을 주는 ‘장소’나
‘사람’, 그리고 건축물을 이루는 ‘재료’를 관찰하면서 그 안에 숨겨진 ‘디테일’을
‘관찰’해야 한다.
<논어(論語)>에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그 가운데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살펴 스스로 고쳐야 한다[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라는 말이 있다. 건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저자는
건축가라고 해도 체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숫자는 제한적입니다. 이 말은 모든 재료를 다 다뤄보기는 힘들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프로젝트를 통한 간접적인 학습은 어찌 보면 필수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p. 87]
고 말한다.
건축가 되려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건축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여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어느 사업에서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신뢰’다. 건축주나
현장 소장, 설계 사무소의 내부 직원들의 말을 ‘경청(傾聽)’하는
것도 필요하다.
흔히 건축을 예술분야에 속한다고 본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건축은 예술이기에 앞서 사업이다. 따라서
사업 ‘전략’도, 관계자들과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도,
‘나’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부분까지 습관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건축’ 혹은 ‘건축가’에 대해
기본적인 흐름을 알려주는 요소임을 확실하다.
내용상 2부에 해당하는, [못다한 건축 이야기]는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과 ‘건축주가 묻고 건축가가 답하다’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에서는 땅 구매, 설계 사무소 물색 및 설계 상담 의뢰, 계약 체결 후 대지측량, 기본설계, 인허가 접수, 심의, 실시설계, 시공사 선정, 착공신고 및 감리자 선정, 사용승인에 이르는 10단계의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건축주가 묻고 건축가가 답하다’는
건축주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 녹아있는 답변이 적혀 있다. ‘저자와의
대화’같은 이벤트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Q&A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하기 힘든 건축가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문답이기에 건축가를 지망하는 사람뿐 아니라, 집을 짓는 것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도
충분히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좋은습관연구소’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