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읽어도 된다 - 50에 꿈을 찾고 이루는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23
조혜경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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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읽어도 된다]의 성격

 

처음 <책만 읽어도 된다>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것은 중국 북송(北宋)의 3대 황제 진종(眞宗, 968~997)의 권학문(勸學文)이었다.

 

집을 부유하게 하려고 좋은 밭을 사려 말라. [富家不用買良田]

책 속에 본래부터 천 종1)의 곡식이 있다네. [書中自有千鍾粟]

편히 기거하려고 높은 집 지으려 말라. [安居不用架高堂]

책 속에 본래부터 황금으로 된 집이 있다네. [書中自有黃金屋]

문 밖에 나섬에 따르는 이 없다 한(恨)하지 말라. [出門莫恨無人隨]

책 속에 수레와 말들이 떨기2)처럼 많다네. [書中車馬多如簇]

장가가려는데 좋은 매파 없다 한(恨)하지 말라. [娶妻莫恨無良媒]

책 속에 얼굴이 옥같이 예쁜 여인 있다네. [書中自有顔如玉]

남아(男兒)가 평소의 뜻을 펴고자 한다면 [男兒欲遂平生志]

육경(六經) 3)을 부지런히 창 앞에서 읽어야 하리. [六經勤向窓前讀] 4)

 

다행히도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공부해라, 그러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책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저자도 서문에서

 

이 책은 이제라도 책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읽어도 좋고, 책은 좋아하지만 글쓰기에 부담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읽어도 좋다. 그리고 300개(현재는 500개) 이상의 서평을 써낸 사람은 도대체 무슨 책을 읽고, 책을 어떻게 고르며, 또 글은 어떻게 쓰는지,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봐도 좋다.

절대 내가 잘 읽고 잘 쓰고 있다는 걸 자랑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나 같은 보통 사람도 하는데, 당신도 하지 못할 게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뭐든지 때가 있는 법이라고 혹시 나처럼 지나간 시간을 후회할지도 모르는 분들에게 내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pp. 11~12]

 

고 말하고 있다.

 

 

[책만 읽어도 된다]의 구성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있다.

 

[1부 현재를 충실히 살게 해주는 독서습관]은 ‘전작주의자가 되는 법’, ‘완독의 강박에서 벗어나는 법’, ‘독서 후기를 잘 쓰는 법’, ‘독서 후기를 꾸준히 쓰는 법’, ‘고전을 읽는 법’, ‘시를 읽는 법’,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 법’, ‘독서 모임을 하는 법’,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법,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법’, ‘독서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 ‘집중력을 발휘하여 책을 읽는 법’, ‘좋은 책을 발견하는 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소제목들은 Yes24라는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에서 장기간 활동해온 이라면 대부분 한번쯤은 생각해 본 거나 실제로 활용했던 것들이기에 공감이 간다. 그래서 이 책의 ‘서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제 책과 친해지고 싶거나 책은 좋아하지만 글쓰기에 부담을 갖고 있는 새내기라면 도움이 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개했을까?

가장 먼저 나온 ‘전작주의자가 되는 법’을 보면, 저자가 나쓰메 소세키[夏目 石 1867~1916, 이하 ‘소세키’]의 전작(全作)에 도전하는 과정을 얘기한다. 2013년 가을에 읽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저자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세계에 빠져들게 된 계기였다. 드라마 <겨울연가>(2002) 방영 이후 일본 등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주요 촬영지였던 춘천의 남이섬, 거제도의 외도 등을 방문했던 것처럼, 누군가의 작품세계에 빠지면 그 작품 속 공간들을, 혹은 작가가 그 작품을 만들던 공간을 실제 살펴보러 가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행히 저자는 일본으로 취업을 위한 면접을 보러 가는 아들과 동행해서 도쿄대[東京大] 안에 있는, <산시로>의 주인공 산시로가 산책했다는 연못, 신주쿠[新宿]에 있는 소세키의 산방(山房) 기념관을 방문했다. 누군가의 팬이라면 아마도 이런 이벤트를 경험하면 그 시간 내내 행복한 마음을 만끽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 당연히 전작주의자가 될 수 밖에.

 

무엇보다도 저자에게 있어 소세키와의 인연은 단지 그의 작품에 대한 전작주의자가 되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나는 소세키와의 인연이 씨앗이 되어 일본어 공부를 하고 번역가에 대한 꿈을 키웠다. [p. 33]

 

라는 말처럼, 50이 넘어서 꿈을 찾고, 하나씩 이뤄가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2부 꿈을 찾아주는 독서 습관]은 ‘버킷리스트 작성해보기’, ‘우리에게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것을 책으로 대신하기’, ‘지금 힘들다면, 독서에 집중하라’, ‘공부의 목적은 확고하고 구체적으로’, ‘꿈과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면’ 등에 대해 기술한다. 독서 습관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꿈을 이루고 도전하는 이야기인 셈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기회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찾아온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느냐는 다른 얘기다. 기껏 기회가 찾아와도 내가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기회는 헛되이 사라질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후회만 남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만 돌아보게 될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남의 책만 읽고 써야 하나?”

나도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책 쓸 기회를 얻게 되었다. 사람 일이란 게 정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써야 한다. 어떤 장르의 책이든 불문하고 쓸 수 있어야 한다. 읽기만 하고 끝내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마음에 들어도 혹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냥 습관적으로 쓰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글쓰기 실력이 늘게 되어 있다.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에 로망을 품고 있다. 그럴수록 책을 읽고 후기 쓰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독서 후기는 최고의 글쓰기 훈련이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자신의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글쓰기는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다’라고 하면서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했다. 더불어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대가 열 사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글쓰기를 배우지 못한다고 했다. 얼마나 다행이고 위안이 되는 말인가? 그러니 쓰자. 그렇게 읽고 쓰는 시간이 쌓이면 그 동안의 수고에 대한 보상을 누릴 때가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때가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 나처럼 말이다. [pp. 61~63]

 

저자는 단순히 이렇게 책을 읽고 독서 후기를 작성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처음부터 내가 번역가라는 꿈을 꾼 건 아니었다. 힘든 시간에 집중적인 독서를 하면서 3년 정도 지나고 나서 독서로 조금 자신감을 찾았을 때, 일본어 공부를 재개하고 소세키의 작품을 읽고 그러면서 서서히 꿈과 목표를 키워나갔다. 아마도 내가 집중적인 독서를 하지 않았다면 번역가의 꿈을 꿀 수 있었을까(되고 안 되고는 나중 문제다)? 독서는 나약했던 자아를 강하게 변화시키고 어렴풋한 꿈을 찾아내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해준다. 그러니 책 읽기는 우리 인생을 구원하는 행위임이 틀림없다. [pp. 185~186]

 

이 리뷰는 저자와의 인연으로 ‘출판사 좋은습관연구소’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1) 천종(千鍾)은 많은 양 혹은 가장 높은 관직의 녹봉을 말한다.

2) 떨기는 식물의 한 뿌리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와 더부룩하게 된 무더기

3) ‘육경(六經)’이라는 명칭은 <장자(莊子)>에 처음 나타나며, <시경(詩經)>, <서경(書經)>, <예기(禮記)>, <역경(易經)>=<주역(周易)>, <춘추(春秋)>, <악경(樂經)>을 가리킨다. 이들은 모두 유교의 가장 중요한 경전으로, 그 중에서 <악경(樂經)>이 진한(秦漢)교체기에 실전(失傳)되어 나머지 경전을 ‘오경(五經)’이라고 부른다.

4) 황견(黃堅) 엮음, <고문진보 전집 (개정 3판)>, 이장우, 우재호, 장세후 옮김, (을유문화사, 2020), pp. 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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