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월 12일 저녁
문태준시인님과의 북토크가 있었습니다.
시인님은 애월에서 제주살이 시작하신지 2년정도 되었다고, 제주에서 받은 영향이 커서 다음 작품에 제주의 역사, 풍광, 섬예술가들의 흔적이 들어갈 것 같다는 말을 전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제주 막걸리가 맛있다고 하시네요! 다음에 막걸리를 주목적으로 제주도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가 어렵다는 독자들의 불평에도 좋은 답을 해주셨어요. 청년시절 2달여동안 70권의시집을 읽을 정도로 시에 빠져있던 시간. 읽히는 만큼만 읽으며, 모르는 것은 그대로 두며 나아가니,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제가 아직 독서 전반에서 헤메는 이유도 독서의 절대량이 부족해서인가 싶고, 응원이 되었습니다.
시는 역시 시인 본인의 느낌과 속도로 낭독을 듣는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몇 편의 시인 낭독을 들으며 혼자 읽을 때와는 느낌이 달라서 정말 좋았습니다. 역시 시는 소리내어 읽어야 하는 장르인가봅니다. 시인의 목소리를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그의 육성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일의 독백>이라는 시를 언급하며, 시인은 이 시가 자신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지않나 말했습니다. 지금 그 시구대로 살고 있다고 말이죠. 언뜻 당연하면서도 또 한편 글의 힘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생각을 갈무리하고 글로 적을 때마다 세기게 될 것 같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날입니다. 감기조심하시고, 따뜻한 문장과 함께하는 하루 보내시길 바라봅니다.
˝흐르는 물속에 암자의 풍경 소리 속에 밤의 달무리 속에 자라는 식물 속에 그날그날의구름 속에 저 가랑비와 실바람 속에 당신의 감탄사 속에 넣어줘˝ <매일의 독백 > 일부
<매일의 독백>
나를 꺼내줘 단호한 틀과 상자로부터 탁상시계로부터 굳어버린 과거로부터 검은 관에서 끄집어내줘 신분증과 옷으로부터
흐르는 물속에 암자의 풍경 소리 속에 밤의 달무리 속에 자라는 식물 속에 그날그날의구름 속에 저 가랑비와 실바람 속에 당신의 감탄사 속에 넣어줘
나를 다음 생에 놓아줘 서른세 개의 하늘에 풀어놓아줘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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