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으로 보는 성차별적 시각

그 시대에도 남성이 질병에 걸리면 거기에는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가 오늘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아니지만 남성의 질병에는 그 시대의 인간신체에 대한 이해도에 걸맞은 설명이 붙었다. 하지만 여성에게는 언제나 자궁이 이유였다. 당신이 여성을 열등하거나 더럽거나 결함이 있는 존재라 믿는다면, 당신의 그 세계관에 의학적 지식을 끼워 맞추기란 쉽다. - P45

맨스플레인은 가령 이러한 것이다. 
남성이 일단 상대 여성의 말을 들어보겠다고 하고서, 그 경험을 자신의 편협한 관점과 사회의 편견들과 종교적 신념들을 이용해 해석한 다음, 자신이 쓴 의학 교과서를 통해 상대 여성에게 다시 설명해주는 것이다. - P48

만약 우리가 이와 똑같은 개념을 의학 전문 용어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여성의 외부생식기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용어인 ‘외음부 pudendum‘라는 단어는 라틴어 ‘pudor‘에서 나왔는데 이단어는 수치심 혹은 클리토리스를 의미한다. 그리고 ‘클리토리스‘라는 단어는 라틴어 ‘keleio‘에서 나왔는데 이 단어는 감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라틴어 어원이 의사들이 이 신체 부위를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쳐 일반적인 사회적 여성혐오를 강화한 것은 아닐까? - P57

또 다른 이슈는 월경이 끝나는 것은 하나의 증상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마지막 뭘경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많은 여성이 월경이 끝나기 수년 전부터 완경기와 관련된 증상과 건강 상태를경험한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또한 여성 생애의 3분의 1 혹은 심지어 절반에 달하는 시기를 자궁과 난소의 기능에만 경부해서 설명하는 것은 여성혐오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남성의 노화를 설명할 때 성기능감퇴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그렇다, 완경기는 이때부터 여성에게 심장 질환이 생길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정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남성들에게 발기부전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한다. 실제로 많은 의료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을 남성의 심장 건강에 있어서 ‘탄광 속의카나리아‘로 여기고 있다. - P58

‘완경기‘라는 용어는 과학이 호르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전에 이미 있었다. 이 용어는결코 ‘일단 멈춤‘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이 용어는 여성들이 자신의 팔을 가려야만 하고 볼 화장을 하지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한 남성이 발명했다. 완경기에 관한 이 남성의 책은 여성을 영원히 월경에 속박시키는 역할 말고는 이 주제에 대한 지식체계에 그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았다. 여성들을 영원히 월경과연결시키는 하나의 용어를 남긴 것 이외에는 말이다. 그 후 ‘환경기‘라는 단어는 제약 업계에 의해 무기로 사용되었고, 생애의 성가신 한 단계를 모든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평생의 질병으로 둔갑시켰다. 게다가 그것은 보통 질병이 아니라 여성들을 남성들이 원하지 않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최악의 질병이었다. 이 장은 아름다운 어원 이야기가 아니었다. ‘완경기‘라는 단어는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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