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시집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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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탈주와 저항> 중

˝이 시대 최후의 식민지는 일상인가

내가 살아야 할 삶은 어디에 있을까˝

일상은 거대한 중력만 같아
먹고 사는 건 끈질긴 굴레만 같아
삶은 어디로 탈주했을까

생활 바깥에 뭔가 내가 살아야 할
바람과 햇살과 떠돌이 별과
거기 내가 만나야만 할 누군가
울며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은
밤이  걸어올 때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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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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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경주마> 중

레이스 거부자가 ‘패배자‘ 아닌 다른 이름으로 살 수 있을까, 걱정만 많은 와중에 확 다가오는 시.

경주마가 할 일은
자신이 달리고 있는 곳이 결국
트랙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트랙을 빠져나와
저 푸른 초원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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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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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마루완의 꿈>

뉴스에서 들었던 여러 지명들이 스쳐지나간다.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우크라이나...
그 곳의 마루완들도 ˝테러리스트 같은 눈동자˝로 질문하고 있을 것이다.

두 눈에서 방울방울 별들이 떨어졌다
마루완은 젖은 목소리로 학교에 가고 싶다고
영어도 배우고 싶고 컴퓨터도 배우고 싶다고
정말 이렇게 사는 건 너무 끔찍하다고
전쟁 다음 또 전쟁인데 언제쯤 끝나겠냐고
내가 어른 되기 전에 정말 학교 갈 수 있겠냐고
테러리스트 같은 눈동자로 물어오는 것이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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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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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새> 중

‘날개 잘린 내‘가 어린 새의 비행을 돕는 마음이란...

날아라 나의 하늘을
저 푸른 자유의 하늘을
너를 가두는 순간 나는 스스로
감옥 속에 영원히 갇히는 것

내게 길들여진 너는
푸른 하늘을 날지 못하는 너는
자유의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너는
더이상 나의 새가 될 수 없으니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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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대 고독> 중

세계의 악이 공기처럼 떠다니는 시대
선악의 경계가 증발되어버린 시대
더 나쁜 악과 덜 나쁜 악이 경쟁하는 시대
합법화된 민주화 시대의 저항은 얼마나 무기력한가

구조화된 삶의 고통이 전 지구에 걸쳐
정교한 시스템으로 일상에 연결되어 작동되는
이 ‘풍요로운 가난‘의 시대에는
나 하나 지키는 것조차 얼마나 지난한 싸움인가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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