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영의 참모들 - 일본 군국주의의 광기
위톈런 지음, 박윤식 옮김 / 나남출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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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술술 잘 읽힌다. 수년 전에 샀지만 완독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결국 다 읽게된 위톈런의 <대본영의 참모들>에 대한 첫 느낌이다. 아무래도 역사를 전공한 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군더더기가 없고 나같은 아마추어들이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한때 작전의 신(허명이었다)이라는 쓰지 마사노부로부터 시작해서 만주사변의 원흉 이시와라 간지, 도쿄 전범재판의 슈퍼A급 전범 도조 히데키, 일본 육군 최악의 전투였던 임팔작전의 사령관 무타구치 렌야에 이르기까지 메이지 시절부터 쇼와 군벌 시절을 아우르는 일본 군국주의의 화신들이 화려하게 책 속에서 명멸한다.

 

메이지 유신을 계기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 제국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승전을 계기로 부국강병이라는 논리 아래 폭주를 거듭하기에 이른다. 그 중심에는 바로 삿초동맹으로 일본의 모든 권력을 손아귀에 쥔 사쓰마번과 조슈 번의 사무라이들이 있었다. 일왕을 정점으로 일왕에게만 충성을 다하겠다는 일단의 군인들이 군국주의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육군사관 학교 출신 엘리트 군인 중에서도 정예 소수만을 선발해서 육군대학(육대)에 진학시켜 훗날 일본 군계를 좌지우지할 일단의 군인들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1회 수석 졸업생은 도조 히데키의 아버지 도조 히데노리였다.

 

우리에게는 원수 같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지휘했던 청일전쟁에서 일본은 엄청난 전과를 올리는데 성공할 수가 있었다. 엄청난 액수의 전쟁배상금과 타이완 할양, 조선에서의 우위권 확보는 전쟁의 목적과 규모 그리고 범위를 엄정하게 정한 이토의 혁혁한 공이었다. 하지만 제국 러시아와의 전쟁은 달랐다. 청일전쟁의 전비를 엄청나게 능가하는 비용과 수많은 전상자수를 보라. 문제는 그렇게 엄청난 피해를 치르고도 청일전쟁에 비해 얻은 게 없다는 점이다. 어쩌면 러일전쟁을 기점으로 일본의 망조가 시작된 게 아닐까. 일본인들이 군신으로 떠받드는 노기 마레스케가 뤼양 포위전에서 보여준 무모한 반자이돌격을 그대로 신봉해서, 태평양전쟁 당시 과달카날 전투에서 그대로 재현한 참모들의 무능함을 비웃기도 한다. 군신이 아니라 바보장수가 더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 군국주의의 문제점은 문민정부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군의 지휘권을 민주적으로 선출된 총리가 아닌 일왕에게 귀속시키면서 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군의 운좋은 승리는 일본 국내의 극우 민족주의 세력의 지원에 힘입어 폭주하기에 이르렀다. 그나마 육대 출신 참모들의 실력이라도 좋았으면 좋았겠지만 사회에서 격리된 채, 어려서부터 군대 문화만 체득한 이들에게 다른 것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책상머리에서 벌이는 작전만 최고라고 생각한 이들이, 현대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병참 문제를 도외시하는 바람에 작전 지역에서 실제 작전보다 보급을 위한 약탈에 전념하느라 작전을 망친 게 한두 번이던가.

 

어쨌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바야흐로 세계열강들의 인정을 받게 된 일본제국의 군인들의 폭주가 시작되는데 그 중심에는 바로 육대 출신 엘리트 참모들이 있었다. 일본 육군의 이단아이자 천재였던 이시와라 간지의 경우를 보자. 만몽생명선이니 최종전쟁론 같은 황당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시각에서 만주사변을 일으켜 만주국을 건설하고, 확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이시와라의 주장은 바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군령 계통을 무시한 후배들에 의해 1937년 노구교사건을 계기로 중일전쟁이라는 전면전으로 확대되기에 이른다. 임팔작전 당시 사령관이었던 무타구치 렌야가 일선 지휘관으로 활약했다는 점을 여기서 강조하고 싶다. 황도파와 통제파의 투쟁, 태평양전쟁 당시 고질적이었던 육군과 해군의 대립 따위는 문제도 아니었다. 40년 전 러일전쟁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얻은 일본군은 자신보다 한 수 아래인 대륙의 장쉐량의 동북군벌과 장제스의 국민당군을 상대하면서 기세가 올랐다. 제국주의 선배인 영국과 네덜란드 그리고 후발주자 미국의 앞마당인 동남아시아와 서남태평양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조선과 타이완, 만주 그리고 중원까지 집어삼키는데 성공한 일본 군부의 가상적국은 원래 북방의 소련이었다. 작전의 신이라는 엉터리 참모 쓰지 마사노부가 드디어 등장할 차례가 되었다. 할힌골 전투에서 소련의 주코프 사령관이 이끄는 기계화부대에게 참패당한 관동군의 주역들은 아무래도 수월한 상대인 남방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미국의 루즈벨트는 끝까지 파국적인 전쟁을 막기 위해 현 시점에서 일본의 중국 지배까지 인정하고, 전쟁에 꼭 필요한 물자인 석유금수 조치의 해제와 일본의 미국내 자산 동결을 취하하겠다는 훨씬 완화된 조건을 내걸지만, 폭주하는 일본군 참모들은 뚜렷한 전쟁목표도 없이 오로지 주전만을 외친다. 도대체 일본 군부가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면서 정한 전쟁의 목표가 존재했던가. 오로지 침략의 확대만이 그들이 원한 게 아니었던가. 그렇다고 해서 세계 최고의 공업국가 미국을 상대로 해서 승산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진주만 기습이라는 도박으로 승기를 잡았다고 오판한 일본군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결정적 전기를 내주기 전까지 필리핀, 홍콩, 말레이반도, 싱가포르 그리고 바타비아에 이르는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승전고를 울려왔다. 딱 거기까지가 일본군의 호시절이었다.

 

미드웨이 해전과 과달카날 전투에서 비로소 미군의 실력을 알았음에도, 굳이 이단아 출신 천재 참모 이시와라 간지의 남양군도에서 후퇴해서 방어에 주력하라는 고언을 일본 군부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도미나가 교지의 사주로 시작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진주는 대전의 서곡이었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어디 그런 엉터리 참모가 도미나가 교지 하나 뿐이었던가. 상세한 정세판단을 할 수 있는 탁월한 정보참모들의 비관적인 의견들은 일절 무시하고 오로지 무모한 돌격작전으로 무수한 병사들의 생명만 희생시킨 자들이 바로 육대 출신 무능한 참모들이었다는 것이 바로 저자가 이 책에서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이다.

 

물론 말미에 등장하는 호리 에이조 같이 적의 정세를 뛰어나게 분석해내는 참모도 존재했겠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소수의견이었을 뿐이다. 상관에게 보내는 정보마저 차단하고, 개전 당시 외교상대국 국가원수의 전보까지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하극상을 서슴지 않고 저지른 이들이 바로 국가가 애써 양성한 엘리트 참모들이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도조 히데키 같은 정치군인들은 종전 후, 군사재판에서 전범으로 분류되어 교수형을 당했지만 참모들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하긴 그전의 그들이 중국 대륙과 남양군도에서 숱하게 저지른 하극상과 쿠데타 기도, 작전실패에 대해 그들의 상관들도 역시 책임을 묻지 않았던가. 당연히 A급 전범으로 처벌받았어야 할 쓰지 마사노부가 전후 잠행해서 장제스 휘하에서 안전하게 지내다가 전범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난 시점에 등장해서 일본 정치인이 되었다는 점도 씁쓸하게 느껴졌다.

 

한 때는 국가의 동량으로 떠받들어 지던 일단의 엘리트 군인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대신, 자신들의 영달과 입신양명만을 위해 전쟁 확대를 주장하고 결국 국가를 패망으로 이끌었다는 점이야말로 <대본영의 참모들>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핵심이다. 만날 소설만 읽다가 간만에 읽은 역사평설이었다. 흥미로웠다.

 

* 과다한 오탈자와 오기 등등으로 별점 하나를 뺐다.
일본책을 번역해서 그런진 몰라도 문제가 심각하다.
출판사에서 좀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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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0 2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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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1 08: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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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
박형서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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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PIN 시리즈 2박형서 작가의 <당신의 노후>를 읽었다적은 분량이어서 그런지 정말 빨리 그리고 스릴러를 읽는 듯한 느낌에 완전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동시에 기시감도 들었는데김영하 작가의 <살인자의 기억법그리고 구병모 작가의 <파과>가 연상됐다그렇지 <당신의 노후>에도 킬러가 등장하지다만 의뢰자가 복수나 원한을 품은 개인이 아닌 준국가기관이라는 점이 다를 뿐그것도 국민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대원칙 아래 출범한 국민연금공단이라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주인공 70세의 장길도 씨는 최근 국민연금공단에서 퇴직한 쌩쌩한 초보 은퇴자다문제의 시작은 그의 9살 연상의 폐렴을 앓는 아내 한수련 씨가 요양원 생활을 위해 장길도 씨가 대대로 물려 받아온 집을 팔고자 했을 때지난 수십 년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해 왔다는 사실로부터 시작된다아불싸다른 건 몰라도 초고령 시대에 국민연금은 가입하면 안되는 그런 것이었다국민연금공단에서는 장길도 씨를 비롯한 외곽조직 TF을 가동해서국민들의 소중한 연금을 축내는 버러지” 같은 노인들을 교묘하고 무척이나 효율적인 방법으로 제거해 왔다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해서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사실 국민연금의 비밀 외곽조직은 조직의 설립과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한 부정이었다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이유로 수십 년 동안 세금처럼 연금을 걷어간 뒤막상 노인이 되어 연금에 의탁하게 되었을 때 과다수령을 이유로 해서 수혜자들을 제거한다는 게 말이 되나그리고 장길도의 아내 한수련을 제거하기 위해 동원된 양파인형술사 그리고 곱등이 등도 역시나 연금공단으로부터 월급을 받는 처지이고훗날 제거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그들은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것일까. 70세 노인이지만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을 자랑하는 장길도는 아내 한수련이 먹고 싶어하던 사과 두 알'을 구하기 위해 한겨울 40KM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서 구해온 추억에 근거해서 지난 40년 세월이 조금도 길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게 된다그렇지 사랑이란 원래 그런 거였지누구에게 사랑이 대가를 갈구하던가절대 그렇지 않다.

 

이런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와 연금공단으로 대표되는 국가가 불필요해진 잉여자원노인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하는 과정을 교차해서 노련하게전개하는 박형서 작가의 실력에서 은근 내공이 느껴졌다사실 그의 작품은 <당신의 노후>가 처음이라 다른 소설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구사했는지 당최 알 도리가 없지만 한 편으로도 뭐랄까 작가의 스타일이 잡힌다고나 할까.

 

작가가 <당신의 노후>에서도 지적했듯이 사과 두 알의 상징은 무엇이라도 가능했던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젊은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다젊은 시절에 죽음을 상상했을까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이라는 숙명이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진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다만우리의 주인공 장길도가 파란만장한 싸움 끝에 연금이사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부탁했던 것처럼 품위 있는 죽음을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사랑하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 싶은 그런 심정이야말로 모두가 누리고 싶은 마지막 소원이 아니었을까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이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는 않은가라며 자신의 운명을 내거는 싸나이 장길도의 모습에서는 무력한 우리의 비애감이 느껴지기도 했다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걷는 이의 외롭고 고독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이른 휴가를 다녀오느라 지난 며칠 동안 책을 한 번도 펴지 못해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던 차에 읽기 시작한 <당신의 노후>로 내가 마음대로 정한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계기가 된 듯 싶다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읽다 말고 접은 책들이 있는데이번 여름에는 그런 책들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이렇게 자유롭게 책을 읽을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싶은 마음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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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7 10: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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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7 14: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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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로그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우희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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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소설가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 중에서 선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 반대인가. 헷갈린다. 그럴 수도 있겠고, 아닐 수도 있겠다. 이번에 만난 세계문학상 우수작 <러블로그>의 작가 우희덕 실장님은 숭실대 입학관리팀에서 일한다고 한다. 신기하다. 자신의 일을 하면서 소설을 썼단 말이지. 그것도 근엄한 소설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국 문단에서 코미디 작품으로.

 

하긴 어디 문학에 정석이 있었던가. 그리고 보니 일전에 읽은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도 어쩌면 비슷한 궤적으로 내게 날아왔는지 모르겠다.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러블로그>도 마음에 들었다. 좋게 말하면 언어유희, 좀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말장난일지도 모르는 그런 언어들의 구사가 난무하는 경박한 스타일이 나는 마음에 들었단 말이다. 무비자에서 무자비로 무시로 넘어가는 그런 상상력의 발현이란. 그러니까 우희덕 실장님은 정면으로 문학에 도전장을 들이민 것이다. 이렇게 재밌는 코미디로도 작가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가일까.

 

이야기의 얼개는 단순하다. 코미디 잡지를 표방하는 <더 위트>의 전속작가인 주인공이 인천 앞바다에서 소금을 격정적으로 캐던 편집장에게 캐스팅되어 꽤 오랫동안 소설 집필에 전념했지만, 라이벌 잡지 <코미디킹>의 약진 덕분에 재계약 성사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아무리 순수한 문학을 추구하는 문학판이라고 하지만 자본에 대한 종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 그게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살벌한 자본주의 정글의 논리가 아니겠는가.

 

당장 죽어도 할 말 없는 주인공 작가 양반은 그렇다고 해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원고를 에디터에게 들이미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결말의 완성을 앞두고 자주 들르는 커피공화국에서 소중한 원고를 분실하는 비극적 사태를 맞게 된다. 그렇지 이야기가 이 정도의 위기는 있어야 하는 법이지. 지구대에서 오늘도 승진을 꿈꾸며 공무원도하가를 부르는 임 순경의 도움으로 분실된 원고 추적에 나서는 주인공 작가의 눈물 겨운 스토리가 이어진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구사하는 언어유희에 흠뻑 빠져 그만 내러티브의 전개를 쫓아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대개의 경우, 후자에 중심을 두어 책을 읽곤 하는데 이번엔 낭패를 당했다. 아니 그런데 그것도 어쩌면 작가의 치밀한 계획이 아니었을까라며 스스로 위로한다.

 

두바이 데저트의 모습들, 마스가 아닌 경기도 화성에 자주 간다는 나사 컴퓨터 수리회사의 주인장과 나눈 그런 대화들만이 뇌리에 각인되어 버렸다. 공무원도하가, 공무원도하가... 무비자가 무자비냐 등등. 인연은 돌고 돌아, 결국 만나게 되어 있는 사람들은 만날 것이며 헤어질 운명이라면 무슨 수를 쓴다고 해도 결국 헤어지고 시간이 약이라는 주술만 되뇌이게 될 것이 아닌가. , 결말로 치닫는 가운데 승진에 목을 멘 임 순경 나으리께서 내린 쇼킹한 다음의 처방은 어떠한가. 그러니까, 그가 벌인 CSIFBI 뺨치는 놀라운 정밀수사에 의하면 그 어느 누구도 커피공화국에서 그의 원고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결론은 마감의 압박에 시달린 무명 작가의 정신분열적 정신상태가 만들어낸 쇼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원고는 처음부터 존재한 게 아니었다. 그동안 실낱같은 단서들을 기초재료로 삼아 로그 아니 블로그를 뒤지며 잔향을 풍기는 인연을 뒤쫓았건만. 또 의외로 그런 초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작가가 냉큼 받아 들인다는 것이다. 아니 그만큼 커피공화국 아니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시전하는 공권력의 파워가 드셌단 말인가 하...

 

다 필요 없고 난 이 책을 아주 재밌게 읽었다. 아무래도 작라로서 첫발을 내딛다 보니 조금 핍진성이랄까 부족한 점들도 눈에 띄긴 했지만 첫 출발이 상큼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게다가 장르가 무려 코미디이지 않은가 말이다. 코미디라는 장르의 선택 하나만으로도 다른 결점들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고 나는 단언한다. 덤으로 곳곳에서 숨겨둔 부비트랩에서 빵빵 터지기까지 하니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 난 웃기고 싶다, 우희덕 실장님의 의견과 주장에 나는 백퍼 공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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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 2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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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2 09: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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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주말
시바사키 토모카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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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의 제목 <, 주말>이라고 해서 다가오는 주말에 대한 직장인들의 기대 뭐 그런 것을 생각했다. 하지만 시바사키 토모카의 소설집은 나의 예상하고는 전혀 다르게 돌아갔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그런 소소한 일상에 대한 스케치라고나 할까.

 

감기에 걸려 연초를 보내다가 느닷없이 일박을 하겠다고 거의 쳐들어오다시피 집으로 들이닥친 회사 선배. 그런데 난 왜 그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이 주식으로 먹던 고기우동 그리고 하와이로 가족여행을 갔다는 선배의 신랑이 자기 와이프를 재워 줘서 고맙다는 뜻에서 무슨 선물이 받고 싶냐고 했을 때, 주인공이 대답했던 코나 커피와 마카다미아 땅콩만 생각난다. 하긴 후자의 경우에는 어느 재벌가의 회항 사건으로 이름을 날려서 더더욱 기억에 남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듣자하니 일본 사람들은 민폐를 극도로 혐오한다고 들었는데, 상황이 급하게 되면 그렇게 타인의 신세를 지게 되는 게 인지상정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한 때 잘 나가던 아이돌이었다가 한물가서 얼토당토 않은 줄거리의 <여자 조폭 2> 같은 엽기물에 출연하게 된 여성 스타에 대한 이야기도 아티스트라기 보다 산업화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소모품이 된 스타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살짝 엿볼 수 있다.

 

히메지나 산노미야 같이 나도 언젠가 한 번 가봐서 익숙한 지명이 등장하는 <제비의 날>도 간이 안밴 비빔국수 같지만 역시나 흥미롭다. 여성 동지 세 명이서 의기투합해서 오사카에서 히메지 여행에 나선다. 일본 소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로드무비 스타일이라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호기롭게 출발한 그네들의 여정은 자동차에 이상이 생기면서 바로 위기에 봉착한다. 수리비로 10만 엔이 들지나 않을까 하는 소시민스러운 걱정은 뒤로 하고, 휴게소에서 파는 먹거리들을 보면서 역시 난 스테이크가 먹고 싶더라. 치즈포테이는 생각만큼 맛있지 않았다는 둥 하는 전개가 왜 이렇게 익숙한 걸까. 나도 다음 주에 짧은 여행을 떠나는데 여행길에서 만나게 될 먹거리들이 모두 다 맛있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어쨌든 고장난 자동차를 끌고 가는 정비공 아저씨가 동향이라 누구 누구를 아냐며 수배하는 장면도 재밌었다. 하늘을 나는 제비들이 먹이를 잡는 과정도, 그 제비들이 느닷없이 죽기라도 하면 집에서 어미를 기다리는 새끼들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도 모두 여행길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출근길에 만난 제비들의 안위에 대해 누가 그렇게 걱정을 할까. 피로에 쩐 내 한 몸 걱정하기도 바쁜 마당에 말이다.

 

지인들과 마츠리 구경을 나갔다가 예전 과외를 하던 부부와 만나 과거를 회상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도 재밌다. 집에 돈이 좀 있는지 골동품 사냥을 하는 중년 부부. 지난 밤 라이브 공연에 참가했다가 귀가 벙벙거리는 이명 현상에 시달리면서 기타 연주는 끝내 줬다고 했던가. 어쩌면 우리네 삶은 그렇게 무언가를 얻으면 반대급부로 또다른 무언가를 내주어야 하는 삶인 지도 모르겠다. 과외 클라이언트 가족과 식사를 하러 차를 얻어 타고 나갔다가 운전 부주의로 사고를 당한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차로 데려다 주겠다는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한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잘 정리도 하지 않는 연상의 동거인 가나코 짱과 살면서 스케줄이 겹치는 바람에 제법 재력이 있는 이들의 모임에 끌려간 주인공의 푸념 섞인 상념의 바다에 빠져 재미도 쏠쏠하다. 홈파티에 가서 진기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진수성찬을 실컷 먹고 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애인도 없는 집에서 주말을 홀로 보내기 싫어 부러 라멘집을 찾아가 조우하게 되는 장면에 대한 스케치는 또 어떤가. 하나 마나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커플에 대한 품평, 환영받지 못한 스탭 직원의 등장 그리고 가게 안으로 침투해온 큼지막한 바퀴벌레가 자기까지 오려면 하나마나 커플을 지나야 한다는 안도감 등등. 정리정돈에는 젬병이지만 자기라면 도저히 마련할 수 없을 거주공간을 제공한다는 이유에 대한 상념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이렇게 소소한 일상의 디테일들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네 삶의 본질이란 원래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주말의 절반을 넘긴 나의 일상은 어땠지. 요즘 핫하다는 송도 아웃렛에 가서 지금까지 본 다이소 중에 가장 매장구경을 열심히 했고, 싸구려 물건들을 11,000원 어치 샀다. 그런 다음 가리비와 바지락이 들어있다는 해물칼국수를 먹었는데 가리비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가리비가 하나도 없다고 항의는 하지 않았다. 아마 시세가 비싸서 넣지 않았겠지 싶었다. 중고서점에 가서 그동안 눈여겨 보았던 책 두 권을 샀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나서 저녁을 먹었고, 2006년에 발표된 픽사의 <카스>를 감상했다. 전형적인 내러티브의 구사였지만 재밌었다. 그리고 나서 시바사키 토모카의 <, 주말>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다 읽고 나서 리뷰를 썼다. 나의 주말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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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0 06: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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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0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18-06-10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간이 잘 밴 비빔국수와 칼국수가 먹고싶어지는 리뷰에요. ^^

레삭매냐 2018-06-10 13:43   좋아요 0 | URL
그리하야 오늘 점심에 비빔국수와 김밥
을 시원하게 먹고 왔습니다 :>
 

 

[영화감상]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일시 : 2018년 6월 6일 롯데시네마 아시아드

 

*** 사전 경고 :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래 <한 솔로>가 보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6월 5일을 기점으로 해서 전국의 모든 극장에서 간판이 내려가 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먹히지 않는 저주에 사로잡힌 스타워즈 시리즈라고나 할까. 난 과연 언제나 극장에 가서 스타워즈를 보게 될런지.

 

하루만 더 버텨 주었으면 좋았으련만, 영화 체인들은 단 하루를 기다리지 못하고 현충일에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으로 전국의 상영관을 도배해 버렸다. 관객의 초이스를 줄여 벌여 최대한의 이윤을 올리려는 대자본의 막강한 파워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뭐 안 보면 그만이겠지만 또 다가온 찬스를 놓칠 수가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쥬라기 월드> 감상에 나섰다.

 

제프 골드블럼 아저씨만 제외하고 주인공들을 싹 갈아 치우고 리부트에 나선 <쥬라기 월드>. 이번에는 화산분출로 위기에 처한 이슬라 누블라의 격리된 공룡들을 구하라는 작전 명령이 떨어졌다. 전작에도 크리스 프랫이 주연한 오웬 그래디와 합을 맞춘 바 있는 공룡 보호 협회(Dinosaur Protection Group) 소속의 공룡전문가 클레어 디어링(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분)이 이번에도 주인공으로 열연을 맡았다.

 

이안 말콤 역의 제프 골드블럼은 화산폭발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이슬라 누블라의 공룡들을 구하는 어떤 노력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의회 청문회에서 강변한다. 이미 인간의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공룡들의 운명을 자연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반해 클레어는 소수의 공룡이라도 구해야 한다는 일념 아래, 록우드 재단을 대표하는 일라이 밀스(라프 스팰 분)의 권유에 오웬을 리쿠르트해서 랩터 블루 일병 구하기에 나선다. 공룡보호 협회 소속 컴퓨터 너드 프랭클린과 지아 로드리게스와 함께 이슬라 누블라에 도착한 일행은 기존의 폐허가 된 시설에 도착해서 공룡 추적에 나선다. 아 참 영화의 시작은 바다 속에서 백골이 된 안도어쩌구하는 공룡의 뼈다귀 샘플을 채취하는 장면이다. 뼈다귀 채취를 맡은 탐사선은 바다괴물 공룡에게 삼켜지고, 사다리를 타고 공룡의 습격을 피해 달아나던 요원 역시 바다괴물 공룡의 먹이가 된다. 흠, 극장에 아이들이 상당히 많던데 괜찮을 지 모르겠다.

 

록우드 재단에서 고용한 용병들은 모두 11종의 공룡들을 새로운 보호지(생추리)로 옮긴다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이슬라 누블라에서 생포한 공룡들을 전세계 수요자들에게 밀매하려는 가공할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있는 녀석은 바로 ‘블루’라는 이름의 벨로시랩터였다. 오웬은 그저 블루를 생포하기 위해 미끼였을 뿐이었다. 용병대장 휘틀리는 거추장스러운 오웬을 마취총으로 쏘아 버리고, 블루를 포획해서 현장을 떠난다. 뜨거운 용암이 마구 흘러 오는 가운데, 마취에서 덜 풀린 오웬은 간신히 몸을 추슬러서 도주에 성공한다. 한편, 폐허가 된 센터에서 공룡들을 추적하던 클레어와 프랭클린은 포악한 육식공룡의 추적을 피해 오웬과 합류해서 화산폭발이 시작되어 살아남기 위해 바다로 뛰어드는 공룡 대열에 합류한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오웬 일행은 이슬라 누블라를 마지막으로 떠나는 배에 가까스로 합류하는데 성공한다. 부둣가에 마지막으로 남은 공룡 브론토사우르스가 울부짖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용암 속에서 최후를 맞는 장면은 어쩌면 리부트된 시리즈의 엔딩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록우드 저택으로 향하는 가운데, 용병들의 총에 맞아 빈사 상태에 빠진 블루를 살리기 위해 티렉스가 갇힌 우리에 들어가 수혈할 피를 구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아니 이렇게 인간들이 인도적이었던가.

 

오웬 일행이 그렇게 생존을 위해 싸우는 동안 록우드 저택에서는 또다른 음모가 진행되고 있었다. 선량해 보이던 일라이 밀스가 사실은 유전과학자 헨리 우와 결탁해서 새로운 유전자 조작으로 인도 랩터라는 괴물체를 만들어낸 것이다. 전쟁을 위해 기화(weaponize) 공룡 제작에 나선 것이다. 레이저타게팅과 후각을 이용해서 적을 추적하는 능력은 물론이고 타고난 포악함으로 무장한 공룡이 전장에 투입되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이안 말콤의 지적 대로 그야말로 인류에게는 재앙이 되지 않을까. 바로 이 지점이야말로 영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전하고 싶은 진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록우드 할아버지의 손녀 메이지 역시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존재라는 사실이 등치되는 것도 놀랍다.

 

결국 권선징악이라는 고대의 율법 대로 이 모든 사단의 원인이었던 일라이 밀스 역시 공룡에게 희생당할 숙명이다. 괴물 인도 랩터와 벌이는 마지막 사투야말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핵심이었다. 공룡 유물 전신관의 정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있던 트리케라톱스의 무지막지한 유골의 쓰임새가 조금 궁금했었는데 엔딩에서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인도 랩터의 무시무시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판에, 전작에서처럼 우리의 영웅 블루가 등장해서 자기보다 배나 큰 사이즈의 인도 랩터와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대단했다. 메지이와 오웬이 메이지의 침대에서 인도 랩터에게 공격당하는 장면에서는 왠지 빨간 모자 같은 베드타임 스토리가 연상되기도 했다.

 

일라이 밀스와 휘틀리는 노골적으로 돈을 추구하는 속물로 나오지만, 일라이가 감옥에 갇힌 오웬과 클레어에게 너희들도 자신과 다를 게 없다며 추궁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최고 씬으로 꼽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새로 단장한 쥬라기 월드, 이슬라 누블라의 공룡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 클레어였고 그곳에서 새롭게 재창조된 공룡 조련사로 활동한 게 바로 오웬이 아니었던가.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모두가 유전자 조작을 통한 신의 영역에 도전한 책임은 모두에게 있지 않냐고 반문하는 일라이 밀스의 당당함에 할 말을 잃었다.

 

막판에 록우드 재단의 지하연구소에서 배기장치가 고장나고,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날에는 전형적으로 날씨가 구질구질하다, 사이어나이드 가스가 갇힌 공룡들의 목숨을 위협하게 되자 클레어는 공룡들을 풀어놓았을 때 벌어질 위험을 책임질 수 있냐는 오웬의 말에 폐쇄철문을 여는 버튼 누르기를 주저한다. 그 때 마침 메이지의 결단으로 문이 열리고, 살아있는 생물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결단으로 공룡들이 마침내 세상에 풀려난다. 그렇게 익룡들이 노을 지는 석양을 날아다니고,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을 삼킬 지도 모를 위험이 도사리는 세상이 펼쳐지게 되는 것일까. 자신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준다는 오웬의 제안을 거부하고 자연을 선택한 랩터 블루는 캘리포니아 계곡에 늘어선 어마어마한 인류의 주택단지와 조우하게 된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한 인류 생태계의 파괴라는 심오한 주제와 더불어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던 공룡들이 스크린을 질주하는 장면을 마음껏 즐기라는 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즌의 개막을 알린 오락영화의 신호탄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과연 리부트된 공룡 시리즈의 다음을 기대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휴일 즐길 만한 오락영화로서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뱀다리] 록우드저택의 공룡경매에서 시제품으로 소개된 인도 랩터에 대해 경매가가 마구 치솟자, 시제품이라며 안파는 물건이라며 손사래를 치던 일라이와 군나르 에버솔 아저씨의 모습이 재밌게 느껴졌다. 경매가가 2,000만 달러를 상회하자 다시 만들면 된다고 했던가. 새로운 존재의 창조까지도 좌지우지하는 무소불위한 힘을 자랑하는 자본 권력의 천박하면서도 막강한 빠워에 다시 한 번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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