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현상을 말한다 - 개정판 - 2012 진보가 집권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김용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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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열렬한 팬이다. 그러니 그 4인방 중의 한 명인 김용민 교수가 쓴 책도 아니 읽어볼 수가 없었다. 그전에 김어준 총수가 쓴 <닥치고 정치>도 읽었는데, <닥정>은 이미 <나꼼수>를 통해 들은 이야기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다만, 책이 방송보다 먼저 기획되고 집필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무학을 자랑해 마지않는 김 총수의 정치적 혜안을 엿볼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나꼼수>에서 울부짖는 에어컨보다 못한 존재감의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의 기술(記述)은 어떨까? 나는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고,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다.

힌트는 바로 책의 부제로 딸려 나온 <2012 진보가 집권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에서 집필 이유를 찾을 수가 있다. 김용민 교수의 논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여야의 정권 교체로서는 현재 벌어지는 역사의 역주행을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통 크게 다음번 집권을 보수에게 맡기고 차차기를 도모해서 장기 집권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사실 이번 정권의 뒷감당은 어느 세력을 집권을 하든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지난 6·10 지방선거로 교체된 인천시의 예를 들어 보자. 전임 한나라당 안상수 시장의 대책 없는 선심성 사업과 막대한 부채로 후임 민주당의 송영길 시장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가 말이다. MB정권 이래 가히 천문학적으로 증가한 국가 부채의 규모를 들으면 정말 입이 딱 벌어진 정도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김용민 교수는 2012년 아니라 2017년을 주목한다. 그리고 그 무대에 등장할 선수들을 차례로 분석한다. 그리고 김 총수가 문재인 이사장에 주목했듯이, 그는 조국 서울대 교수야말로 차차기 지도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무려 28쇄나 찍은 이 책이 안철수 교수의 태풍이 불기 전에 나온 점이 아쉽다. 어쨌든 김용민 교수는 범야권에서 조국과 문재인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조국 교수가 정치판에 뛰어 든다는 가정 하에 그가 가진 장점과 단점을 조목조목 분석해준다.

유학파 엘리트 출신이라는 조국 교수의 가장 큰 장점은 동시에 단점이다. 그리고 ‘강남좌파’라는 이미지로 빠뜨릴 수 없다. 그 외에 마치 1960년대 케네디를 연상시키는 젊음과 수려한 외모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력한 요소다. 그렇다면 단점은 어떨까? 말미에 실린 조국 교수에 대한 평가 중에 공희준 씨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공 씨의 가혹한 비판은 큰 무대를 앞두고 있는 조국 교수에게 약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정당정치의 실종이다. 이제 대중은 여권도 야권도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철수 교수가 신당설을 부인했건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설이 끊이지 않는다. 마음 둘 곳이 없는 무당파의 향방이 내년 총선과 대선의 승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안철수 교수에 대한 비판처럼 조국 교수 역시 하늘에서 내려와 현실 정치세계에 뛰어 들어야 한다는 지적에 그래서 공감한다. 선출직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 소위 말하는 ‘검증’과 선거라는 과정이 조국 교수에게 필요하다.

지난 번 대선과 총선이 ‘욕망의 정치’의 현현이었다면 이번 총선과 대선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김용민 교수의 분석과 예단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 표를 몰아주었지만,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너무나 암담하기만 하다. 누구나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소통이라고 말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불통의 시대가 아니던가. 투표장에서 한 번의 선택이 얼마나 큰 (정치적) 스트레스를 불러오는지 깨달았으니 이제 행동에 나설 때가 됐다. 부디 다음번에는 올바른 선택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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