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점심으로 돼지갈비를 뜯고 나서...
하도 배가 불러서 좀 워킹을 하기로 했다.
이 집 냉면은 진짜 찐이더라. 날이 초여름 날씨여서 냉면 먹기에 좋은 날이었다.
요즘 수원에 자주 가는데, 도서관에 들러서 책 좀 읽다가 밥 먹으러 고고씽.
그리고 밥 먹고 나서는 수원 파장동 일대를 탐험했다.
부근에 있는 다솔초라는 곳을 거닐다가 발견한 도로리 녀석들.
꼬맹이가 학교 숲을 거의 날다시피 하다가 도로리를 발견하고 주었다고 한다.
아니 그 스피드로 뛰면서 어떻게 도로리를 봤대~
집에 가서 상수리나무로 싹을 틔워 보려고 나도 도로리 줍줍에 나섰다.
어느 나무에는 감도 매달려 있던데.
자세히 살펴 보니 도로리들이 기슭 반대편으로 모두 떨어져 있었다.
아마 눈에 띄는 녀석들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체포해 갔겠지 뭐.
줍다 보니 손에 한 가득 찼다.
숨이 차기 시작한다. 얼마나 운동을 안하는지...
꼬맹이 작은 손에 다 주었는데 담아지질 않는다. 비닐 봉다리가 없냐고 묻는데 그런 게 어딨니 그래.
눈 앞에 보니 SK아트리움이 보인다. 그 안에 들어가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팜플렛 한 장을 들고 나와서 종이상자 접기를 시도한다. 예전에 제법 오리가미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당최 종이상자 접는 법이 생각나질 않는거다.
결국 핸드폰을 켜고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체포한 도로리들을 담을 종이상자를 접는데 성공, 타라~ 역시 우리 닝겡이들은 필요의 인간들이구나 싶었다.
집에 와서는 다시 한 번 종이상자 접는 법을 마스터했다. 한 세 번 정도 접어 보니 이제 확실히 알겠더라.
도로리 녀석들 가운데 쭉정이를 발라내고, 튼실하게 키울 만한 녀석들을 발아시키는 법도 인터넷으로 배웠다. 페이퍼타월이나 솜을 이용해서 발아시키란 말이지. 냉장고에도 잠깐 넣어서 겨울 체험도 시켜 주어야 한다고도 하는데. 이거 너무 정성이 들어가는 게 아닌가 그래.
어디서는 또 겉껍질을 까서 제대로 하라고도 하고. 지난번에 아보카도 재배에 나섰다가 망한 기억 때문에 좀 망설여지기는 한다. 이게 제법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내친 김에 이달 초에 여주 친구네 집에 갔을 적에 구해온 백일홍 꽃씨도 정리해 보았다. 주말에 베란다에 있는 화분을 정리하면서 그전에 사둔 백일홍 꽃씨를 심었는데, 어떻게 공짜로 구해온 씨앗이랑 다를 게 없는데 그래. 천원 날려 먹었다.
내가 애지중지하는 해바라기 녀석들은 클로버를 정리한다고 하다가 두 개 잘라 먹고 두 녀석만 남았다. 이제 막 꽃을 피우려 하는지 기대가 많이 된다. 부디 남은 녀석들만이라도 잘 자라길. 참 왕송호수에 가서 꽃씨 더 받아 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