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과거가 되어 버린 지난 2월에는 모두 12권의 책을 만났다.
예전에 읽은 책들도 있었고... 12권 중에 그래픽 노블이 4권이다. 고양이 캐리커처 책도 한 권 읽었고. 고양이 그림도 쓱싹쓱싹 그려 보기도 했다.
나에게 그림 소질은 없는 것으로.
이 책 저 책 시작은 많이 했는데 마무리를 못한 책들이 제법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수차례 시도한 끝에 다 읽을 수가 있었다.
너무 많이 초반부를 읽어서 그런지, 많은 이들이 말하던 광휘는 만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뭐 책읽기는 사람마다 다 다른 거니.
문지의 대산세계문학총서는 만날 사기만 하고 제대로 읽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코롤렌코의 <맹인 악사>는 다 읽었다. 아마 분량 탓이거니 하련다. 쟁여둔 리온 포이히트방거의 <고야>도 읽어야 하는데. 어디 그런 책들이 한 둘이랴.
2월에 만난 최고의 책은 자크 아탈리의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 그리고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어느 독일인 이야기>였다. 후자는 작년엔가 결국 중고책방에서 사서 쟁여 두었다가 무슨 마음에서인지 읽게 되었다. 1차 세계대전 패전부터 히틀러의 부상에 이르는 시절에 대한 소시민의 눈으로 본 육성 증언은 당대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나의 시선을 교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살만 루슈디가 다시 쓴 천일야화 덕분에 알게 된 중세 무슬림 철학자 이븐루시드/아베로에스를 추적하던 중에 알게 된 자크 아탈리의 책은 정말... 물론 책의 절반 지분은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유대철학자 모세 벤 마이문의 몫이었다. 그래서 또 모세 벤 마이문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독서를 통해 접점을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책쟁이들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달에도 역시나 읽을 책들이 대기 중이다. 우선 가장 먼저 디노 부차티의 <타타르인의 사막>을 필두로 해서 로베르트 무질의 <소년 퇴를레스의 혼란>은 일단 주문해 두었다. 귄터 그라스의 <고양이와 쥐>는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족장의 가을>도 희망도서로 신청하려고 하는데 아직 뜨지 않았다.
3월에도 열심히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