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 먹기 전에 텔레비전에서, 오늘 그동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추신수가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이마트/신세계와 27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얼마 전, 엠엘비 너튜브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이 추신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좀 의외다. 사실 이제 미국에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과연 정규 시즌처럼 진행될 지는 의문이다)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한 타임이다. 각 구단은 1년 농사를 위해 팀 정비를 끝낸 상황이다. 아직까지 계약 소식이 없다는 건, 메이저리그 계약이 물 건너 갔다는 반증이다.
과거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에서 맹활약을 보일 때까지만 하더라도, 추신수의 앞날은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성적들과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 사단의 일원으로 텍사스와 7년 1억 3천만 달러 짜리 메가딜을 성공시켰다. 그렇다면 과연 텍사스에서 성적은? 구체적인 몸값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7년 동안 총 WAR 8.5 연평균 1.2 짜리 선수에게 텍사스 구단은 지난 7년 동안, 18,000,000달러를 쓴 것이다.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데 굳이 그 단어를 쓰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다. 제 아무리 엠엘비 너튜버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칭송한다고 해도, 기록으로 남은 숫자는 어쩔 도리가 없다.
내가 구단주라면 이런 계약을 성사시킨 단장을 바로 해고다. 내 판단으로 그동안 넘실대던 엠엘비 너튜브의 뉴스들은 모두 블러핑이었던 것 같다. 이마트와 계약한 27억 원은 오늘자 환율로 계산해 보니 240만 달러 정도다. 작년도 메이저리그 선수 평균 연봉은 443만 달러라고 한다. 그러니까 산술적으로 보면 240만 달러 이상 받을 수 있었다면 무조건 메이저리그에 남는 게 남는 장사라는 거다.
한 시절 잘 나가던 선수가 평균 연봉의 54%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잔류한다는 건 사실 쪽팔리는 것이다. 만 38세의 나이의 선수에게 투자하고 귀중한 로스터 자리를 차지하게 하느니 차라리 AAA의 유망주에게 투자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메이저리그 구단은 판단하지 않았을까. 결국 본인은 귀국에서 뛰고 싶다는 핑계로 리턴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귀국할 거였으면, 텍사스와 계약이 끝난 시점에서 돌아온다는 말을 했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타이밍과 명분 모두 놓친 셈이다.
귀국해서 모국 리그를 평정하시길.

[뱀다리] 와이번스를 대신할 이마트를 인천 팬들은 과연 응원하게 될까? SK도 결국 꼴랑(?) 20년을 버티고 청산해 버렸다. 삼미 시절부터 인천 팬인 나로서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프랜차이즈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1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