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옥 1 - 잊혀진 제국의 딸
이수정 지음 / 신생(전망)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잊혀진 제국의 딸   ,   곡옥    ( 장편 역사소설 )

작가     이 수정

 

오백여 년 흥성했던 가야국의 갑작스런 쇠퇴와 멸망을 온몸으로 겪으며 그 불운한 국가의 명맥을 지켜내느라 고군분투했던 가야의 마지막 왕비 곡옥의 생애를 바탕으로 쓴 역사소설이다.

지혜롭고 감성이 풍부하지만 또한 철과 같이 강인한 의지의 여인,  삶에 치열하게 맞서고 기울어 가는 국운을 회복하기 위하여  갖은 노력과 방법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녀.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인심도 바뀌어 전통적인 순장의 악습에 민심이 술렁이고,  인간의 삶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순장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정면 부인하는 불교가  종이에 물 젖어 번지듯 야금야금 번지는 시대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것. 민심은 이미 이반되고 가까운 왕족마져 등을 돌린다.

이를 곡옥이 피치못할 시대의 대세로 인정하고 개선의 의지를 보였을 때는 이미 가야를 받쳐주던 중신들이 흩어지고 군사도 힘을 잃어 닥쳐든 신라군에게 속절없이 포로가 되어 끌려 간다.

적국의 신라 왕 앞에서도 곡옥은 가야 왕비로서의 위엄과 품위를 잃지 않고 가야의  대악 우륵의  망국의 가얏고 음률을 들으며 장엄하게 흰 눈발처럼 흩날려 간다.

나는 때때로 옛시대를 풍미했던 옛사람들의 삶이 궁금했다. 그들도 현대 우리 못지않게 늠름하고 지혜롭고 또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과 안정을 원했을 터. 수천년이 지난 후 우리가 보는 유적의 자취는 그들 실제 모습에 아주 미세한 파편일 뿐이다.

가야국 삶의 모습도 마찬가지로 많은 의문과 궁금증을 자아냈다.

철의 생산지로 일찌기 철기문화를 일으켜 오백여 년이나 흥성했던 국가가 왜 그렇게 소리없이 소멸했을까  그 시대를 가늠할 수 있는 건 그들이 남긴 순장 풍습의 유적 뿐이다.

옛 사람들인들 어찌 가족이나 친구, 유능한 사람들의 생매장이 쉬울 수 있을까, 이를 가야의 주춧돌이 물러나듯 국운이 흔들리게 된 발단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참신하다. 그리고 때마침 불어오는 불교의 역풍도 가야 멸망의 한 축이 된다.  가야 멸망의 한 가운데서 나라를 존속시키려는 곡옥의 의지와 용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끝으로 한 잊혀진 고대 국가를 건져 올려 무한한 상상력과 미소한 고대 유적을 통하여 살아 용트림하는 생생한 가야국으로 살려내어 우리 독자들의 눈 앞에  스펙터클로 펼쳐 주신 작가님의 혜안과 긴 시간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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