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이는 나와 일년 여를 함께 살았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가슴에 꼭 끌어 안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밤은 연신과 앞 날을 의논하느라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연신은 우리의 어렵고 힘들었던, 육이오 전쟁후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역시 불운하지만 외삼촌 부부의 헌신적 사랑과 하나님에 대한 굳건한 신앙으로 굿굿하게 자라는

한 동네 요석오빠가 큰 위안이고 힘이었습니다.


연신은 미쳐 처녀로서의 인생의 봄을 즐길 새도 없이 절망적으로 기울어 가는 잡 안 형편을 만회하기 위해 부유하고 마음씨 넉넉한 홀아비에게 재취로 시집을 갑니다. 

하지만 맏으로서의 책임감과 의협심으로 가득 찼던 아직 어린 연신이 어머니의 사모하는 대상이

자신의 신랑이라는 것을 어찌 꿈엔들 알았겠습니까 ?

진정한 애정에 포원이 진 어머니는 정신줄을 놓고 거리를 떠돌며 흉흉한 소문을 만듭니다.


연신의 신랑 만석씨가 갑작이 죽게되자 연신은 입지가 고약해져 딸 예나와 고향마을을 떠납니다.

서울 변두리에 자리 잡은 연신은 학력의 필요함을 깨달아 공부를 하려고 결심합니다.

야학에서 만난 매력적인 변선생, 그는 정말 초인적인 집착과 끈기를 갖고 연신에 접근합니다.

연신은 나름, 가치기준에 변선생은 자신 보다 우월하다는 생각과 그의 젊은 패기에 그만 압도당하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처자식이 있는 유부남, 

연신은 불륜이란 절대 당치 않다고 물러 납니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어머니가 만든 사고의 후유증이 너무도 금찍해 발길을 돌리며,

살고 싶지도 않은 이 세상에 살아야 할 이유는 이제 딸 예나 뿐입니다.


마치 구원처럼 열린 미국 이민길, 정말 예나와 함께라면 누구도 부럽지 않은 행복한 연신에게

예나의 죽음은 또 하나의 절망입니다. 

허무와 불신과 절망 그 밑바닥을 헤메던 연신에게 이제 하나님의 섭리가 임합니다.


요석과의 만남, 그것은 무한한 신뢰와 위안이었던 인간적인 사랑, 그리고 큰 틀에서 하나님 섭리로 밴딩된 영원한 사랑과 안식, 그것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열렬한 소명.


이제 연신은 외롭거나 괴롭지 않고 또 좌절하지 않습니다.


연신을 떠나 보내려니 참 아쉽습니다.

그러나 믿음과 사랑으로 충만한 요석과 함께라니 

기꺼이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며 연신의 손을 놓습니다.


지속적으로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고견을 남겨 주신다면 더욱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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