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은 커녕, 집에서 대낮에 요깔고 아파 누워 본 적도 없는 내게 병원은 정말 끔찍한 곳이었습니다. 아니 병원에 누워 있는 내 육신의 고통이 끔찍한 것이지요.
사람 몸의 딋편 , 센터이며 로타리 , 모든 신경과 감각과 힘의 작용이 오고 가며 끈임없이 움직이는 그 곳,척추의 한 마디가 부서졌다는 것입니다. 말이 한 마디이지 그 통증은 최악이었어요. 팔 다리 ,어디를 움직여도 곧 ‘ 아악 ‘소리나게 아팟고 소변은 엉덩이 밑에 까는 납작한 변기인데 그걸 넣으려면 엉덩이를 들지도 못해 누군가가 받쳐 주어야 했지요. 인격은 간 데 없는 생체적인 육신의 덩어리일 뿐이었어요. 통증을 다스리기 위한 진통제는 더욱 지독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몰핀을 수액으로 흘려 넣었는데 메스껍고 울렁대며 환상 같은 것이 어른대 무서웠습니다.몰핀을 사양하니 다른 종류의 경구제로 바꿔 주는데 이 또한 무지하게 독해서 입 안이 종이짱처럼 파삭파삭 마릅니다.
그래도 악랄한 통증을 잠시라도 잊게 되면, 나는 이빨을 갈고 눈을 부릅뜨며 이 망할 놈의 차사고의 경위를 세세히 백 번 이백 번 짚어 봅니다. 아무리 냉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봐도 결론은 “ 이건 내 과실이 아니야, 오히려 나는 더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순발력과 자기 희생 정신을 보인거야 “ 그럼 100% 과실은 뭐냐 ?
나는 년 전, 또는 때때로 ‘ 급발진 ‘이라는 차사고의 뉴스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뉴스는 언제나 크게 떳다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확인되지 않은 루머로 안개만 피우고 스러졌습니다. 그런데 그게 내게 생긴 사고인가 ? 맞아 확실히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가속이 붙으며 차가 달린다면 그게 글자 그대로 급발진이 아니냐 ? 나는 너무도 격앙된 분노에 눈믈마져 흘러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걸 꼭 규명하고야 말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골절상은 약도 없다는거 아닙니까 ? 저절로 뼈가 붙을 때 까지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계시라고 하며 허리에 여전사 갑옷 같은 널찍하고 묵직한 브레스를 질끈 채워주고 겨우 걸음 연습을 몇 번 한 뒤 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퇴원 후에도 건강을 체크업하는 가정방문 간호사와 휘트니스 트레이너가 집으로 방문해 주어 차츰 마음의 안정도 잡혔습니다.
나는 내 소속 보험사로 전화를 걸어 내 사건 경위를 말하며 이 사고는 ‘결함이 있어 사고가 예정된 차’에 원인이 있으니 차값을 배상받고 싶다고 말 했습니다. 다년간의 관록있는 에이젼시는 보험사에서 새 차값을 물어주는 건 규정에 없고 다만 년도와 마일리지를 감안한 중고차로서의 가격으로 배상한다고 했습니다.
“ 그럼 분명 운전자의 과실이 아닌 차의 결함 때문에 사고가 났는데 그런 처사는 부당한 것 어닌가요 ?”
“ 그렇다면 변호사와 의논하고 제조회사에 수를 넣어 보세요 “
나는 필라시에서 유능하고 역동적이며 비교적 정직하다는 한 유망한 교툥사고 전문 변호사를 소개 받았습니다 . 그 는 내 사건 경위를 진지하게 경청하곤 이건 승산있는 건수라고 접수해 주었습니다. 그리곤 한 주가 지난 뒤 실망스럽게도 이메일로 텍스트를 보내 왔습니다. 없었던 일로 하자는 얘기입니다.
이유는 첫 째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브레이크 전문 메카닉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대단히 비중있는 이라야 하는데 현재 미국 안에선 찾을 수없고 유럽 쪽에서 초빙하려면 높은 수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사건 규모에 비하여 타산이 안 맞는다는 얘기.
이런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 신경이 머리 꼭대기 까지 뻘겋게 달아 올라 뚜껑이 덜그럭 됐습니다.
“ 여기 산 증인이 이렇게 눈시퍼렇게, 총명하게 살아 있걸랑. 뭔 증인이 더 필요해. 차는 밑이 싹 갈려나가 근거도 찾지 못한다면서 ? 증인 나 밖에 더 있어 ? “
딸이 무식하고 고집스런 이 어매를 타이르듯
“ 엄마, 재판에서는 본인 말 보다 객관적 증거가 필요해요. 그 자리에 나간 사람들의 말은 거의 안정하지 않고 신용할 수 있는 물증을 요구해요 . 그리고 토요타 회사가 어딘가 ? 기라성 같은 변호사들이 장벽을 치고 자사의 이익을 위해 도밸만 개떼들 처럼 도사리고 있는데 이 정도로 어디 이빨이나 들어 가겠어 요 ?”
딸의 달래는 듯 자조하는 듯하는 하는 말 속에서 나는 하나의 커다란 메이트릭스 세계를 깨닫고 힘에 부치는 거대한 벽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