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어 만나리  7


오목이 모자가 들어가 살게 된 곳은 미8 군 소속으로 한국에 파견 근무하는  리처드 딕슨 대령 colonel과 멜리사 무어 딕슨 부부 집이었다 그들의 나이는 .사십 살 중반 쯤 되었고 딸과 아들 남매가 있으나 본국에서 대학 재학 중이므로 부부만이 한국에 나와 살고 있다.

미세스 멜리사는 페미니즘에 관한 학문 연구에 골몰하며  사회적인 여성 지위 향상에 관심이 많은 학자였다. 따라서 아직 여성학의 불모지인 한국에 와서 몇 몇 여자대학에 출강하며 여성학의 기초를 다지고 후학을 가르치고, 여성 전문의 학자로 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비록 메이드로 들어온  오목이에게도 깊은 관심과 이해로 따뜻하게 대해 주고 서양 음식 만드는 것도 차근차근 기초 부터 가르쳐 주었다.

지적이고 당당하게 살아 가는 미세스 멜리사를 보며 오목이도 여자로서의 반듯한 자질과 긍지의 근본을  알아가며 스스로도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추려 생각을 모은다.


“ 그들은 5 년을 복무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인정 많은 그들은 우리 모자도 초청을 해 주었어요.곧 뒤 따라 간 우리 모자에게 기본적으로 살 길을 마련해 주시기도 했지요.

난 그 때, 미국에 온 두 가지 목적을 확실하게 정했어요.

첫 째 , 내 아들 왕이 훌륭하게 기르기

둘 째 ,  아들 왕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한 나 자신  계발

그리고 그 두 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돈 벌기.

그 때만 해도 신천지 미국에서 일거리는 지천이었어요. 난 서양 음식 만드는데도 어느 정도 자신도 있고 미세스 멜리사가 보증을 서 주어  레스토랑에 일자리를 얻었지요.꽤 돈을 벌었어요, 그래서  내 음식점을 차렸어요. 그러나 경영이 서투른지 얼마 안 가 문을 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생선 가게를 열었어요. 새벽 일찍 싱싱한 생선을 받아 와서 부위별로 깨끗이 손질하여 진열해 놓고, 원하는 이들은 즉석 튀김이나 스테이크로 구워 주기도 했어요.그 새로운 상술이  완전 대박이었어요. 그 때 꽤 많은 돈을 벌었지요.

그러나 내 목표는 돈이 아니었어요. 내 아들이 성장함에 따라 나도 그에 상응하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난 아들이 상급학교로 진급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계속 열심히 공부해 학력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따고 드디어  아들이 대학 가던 해에 나도 근처 주립 대학을 가는, 그런 식으로요. 물론 졸업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해 냈어요.

남편 없이 아들 하나를 키우는 젊은 여자가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동정이나 연민은 마세요.

그건 그닥 어렵지 않았어요. 아들보다 겨우 열 다섯 살 더 먹은 젊은 엄마가 마음만 먹으면 뭔들 못하겠어요? 내 아들은  동생 같기도 하고  때로 튜더 ( 가정교사 )가  되어 주고 또 친구가 되어 주었어요 .아들과 난 그냥 한  인생 , 그 자체였죠. 이해가 되나요?


카니는 명수씨를 똑바로 바라보며 얘기한다.

“ 천지사방을 모르고 스스로  미혼모의 길로 들어선 것,내 자청한 것, 그게 내 운명인 것  나 충분히 알아요. 그래서 더 치열하게 매달렸지요.

그러나 살아 오며 때때로 가슴 깊이 스며드는 그리움과 외로움, 그건 원과 한을 넘어 내 거룩한 신앙같은  사람, 때로는  당신이 그리움을 넘어  너무 밉고 미워서 뜨거운 분노가 내 심장을 할퀴었어요. 당신을 멀리서 바라 보며

‘죽이고 싶다, 짓밟고 싶다. 때때로 분노와 원한이 훨훨 타 오르는 거였어요 내 인생 전체를 통째로 쇠꼬챙이로 꿰 뚫는 참담한 고통, 그것을 그에게도 똑같이 꿰뚫어 주고  싶었어요.”


잠잠히 듣던 명수씨,  쇠꼬챙이로 심장이 찔린듯 멍먹한 가슴으로 카니를 끌어 안는다

. “ 당신은 누구지요? 난 오목이가 생각나지 않아요. 너무 먼 옛 얘기얘요. 전설 또는 민담을 듣는 것 같구려. 그런데 난 아무 것도 모른 채,태평하게 살아 온 내 삶이 부끄럽소

카니, 이제  내가 당신을 어떻게야 하나요?  왜 이제야 나타난거요  “하며  볼을 부빈다.

눈물로  젖어 든  카니의 얼굴, 그 위에 명수씨의 뜨거운 입술이 온통 휘젓는다. 이윽고  카니의 입술이 겹쳐지자 둘은 것잡을 수 없는 열망과 욕정으로 뜨거운 활화산 되어 함께 깊이깊이 침잠한다.

아무 것도 생각되지 않는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젠 원망도 분노도 소멸한다.


지난 밤의 긴장과 피곤, 과로로 아직 잠에서 깨어니지 못한 몽롱한 명수씨,

카니는 두 손으로 그의 볼을 감싸고 뺨과 이마, 입술에 키스 한다.

‘ 너무 귀하고 달콤한 내 사랑 당신 ‘

명수씨도 아직 꿈 속인 양, 미소 지으며 키스한다.

그러나 명수씨는 가슴 터지도록 궁금한 그것을, 카니는 가슴 속부터 치밀어 올라와

목에 걸려있는 그것을  마지노선처럼 꼭 눌러두며 피차 건드리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