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방에 해결되었다.

서울 근교 ㄷ읍에 의사인 외삼촌이 있다외삼촌은 개인병원을 운영하시고  곳서 멀지 않은 곳에 중학교도 있다. “ 제가 돌봐 줄테니 저의 집으로 보내세요 하는 외삼촌의 시원스런   마디에 엄마 아버지의 근심은 일단락되었다. 하경은 평소에도 존경하고 선망하던 외삼촌이 더욱  좋아지고 믿음직스러웠다.

학교는 되게 꼬졌다건물이라곤 딸랑 기다란 목조 건물 하나그리고 턱없이 넓은 운동장그러나 맘에 드는게 있다삼태기처럼 아늑하게 학교를 감싸 안고 있는 나즈막한 바야흐로 5 월의  피어나는  신록과 반짝이는 햇살을 튕겨내며 찬란하게 빛나는 살랑이는 바람에 실려오는  초록이들의 냄새  아니라 새콤달콤한 사과 냄샌가아니  안에 고급스런 프랑스제 분냄새 같기도 황홀한 꽃향기그런 꿈같은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 도심에선 볼 수 없었던 너무도 밝고 현란한 자연의 모습에 하경은 깊은 숨을드리 마시며 힘과 용기가 생긴다.여기서 건강 회복하고 ’ 공부도 열심히 해서 다시  여고로 돌아가는거야.’

 

그러나 교실에 들어서 학급 아이들을 보는 순간 부풀었던 기분은 맥없이 가라앉아 버렸다.  남녀 합반에다 대부분이 무기력하고 음울한 얼굴새로 들어서는 하경을 보면서도  관심도 없는  심드렁한 표정들 또는 몇몇은 저희들끼리 숙덕거리며 킬킬 웃거나 하는.낮설고 불쾌힘. 때마침 들어  담임 선생님이 난감해 하는 하경을 데리고 교단에 올라가 소개시켜 주었다.

“ 서울  여중에서 전학  정하경이다서투른   안내해 주고 사이좋게 지내라.”그리곤

“ 영희야  옆에 자리 비었지와서 네가 데려 가거라. “ 영희라고 불린 애는 별로 탐탁지 않은듯 입을  내밀고 말없이 일어나 하경을 안내한다영희는 머리 끝을 공들여 안으로 말아넣고 교복 셔츠도 하얗고 빳빳하게 다려입어  꽤나 겉치장에 신경쓰는아이 같았다성격도 까칠한지 특히 하경에게 쌀쌀맞게 굴어  학교 시작하는 하경에게 꽤 거북스런 존재였다그러거나 말거나 하경은 짐짓 모른채 하며 나름 착실하게 새로운 학교 생활에 적응해 나가리라만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도  아이들은 누구도 하경에게 접근하지 않았고 다분히 의식적으로 무관심한 척 하며 친절하지 않았다아마도 모종의 결집으로 텃세를 부리자는 걸까하경은 속으로 웃으웠다그러나 내색하지 않고 쓸데 없는 일에 힘 빼지 말자 생각했다점심시간이면 혼자 나와 낯설은 뒷산을 살랑살랑 걸으며 구경하고 탐색하는게 재미있었다신기한 나무  사이사이 수많은 생명체들처음학교 들어설  자신을 그토록 매혹시켰던 아름다운 향기의 근원도 밝혀 내었다마치 분홍 털보송이같은 원형의  꽃이 담뿍담뿍 피어있는 나무들이  많았다 멀리서 보면 분홍 솜사탕을 잔뜩 달고 있는 것처럼.  식물 도감을 찾아보니  이름은 < 자귀나무 >라고 했다촌스럽고 흔한 나무그런데 어쩌면 그리도 고귀하고 맑은 향내를 아낌없이  산에 풍겨 주는지나무에게 고마움과 경의를 표하며 쓰다듬어 준다. 그리고 깊숙이 심호흡으로 향기를 한껒 온몸으로 빨아들인다.움추리고 찌그러졌던 몸의 세포와 실핏줄 까지 신선한 대기와 꽃향기가 그득이 흘러 들어가 하경의 몸은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심장은 새삼 힘차게 고동친다.몸이 뜨거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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