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가족 캠핑 -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안영숙.이수진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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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쉰 일곱 번째 서평

오케이 가족 캠핑- 안영숙, 이수진 지음

 

캠핑의 모든 것.

 

캠핑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다. 남편과 나는 적어도 캠핑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다. 요즘 들어 새로이 남편은 변화의 흐름을 짐짓 유연하게 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때때로 직장동료들과 바닷가로 낚시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시골집에서 잠자고 있던 낡은 텐트를 낑낑거리며 트렁크에 싣고 오기도 했다. 물론 그 낡은 텐트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작은방 귀퉁이에서 게으름 품새를 풀풀 품기며 드러누워 있을 뿐이다. 워낙 무거운 등치로 인해 이리저리 쉽게 옮기지도 못하고 있어 골치 덩이로 그 위엄이(?) 한없이 추락한지 이미 오래다.

그는 자신도 언젠가 다른 이들처럼 텐트도 치고, 야영도 하면서 즐거움을 찾고 싶은 욕심에서 덩치만 산 같은 텐트를 가져왔고, 나는 겉으로는 캠핑은 무슨 캠핑이라는 핀잔을 늘어놓으면서도 홀깃한 무언가에 쏠려 캠핑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권의 책 속에 캠핑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다 들어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캠핑을 하기 위한 기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장비에 대한 소개가 먼저 현란할 정도로 눈앞에 펼쳐진다. 그림과 사진, 각각의 용도와 적절한 쓰임새 내지는 응용에 이르기까지 책은 아주 세세하고 꼼꼼하게 정보제공에 제 몫을 다한다. 기본적으로 잠을 자기 위한 충족조건하에 캠핑이라고 하면 텐트 하나 있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만을 하기 쉬운데 이런 생각은 불행하게도 현실적이지 못한 생각이라는 것을 오래지 않아서 깨닫게 된다.

 

책 속에서는 다양한 텐트의 종류와 텐트와 함께 활용해서 설치할 수 있는 타프에 대한 소개에서부터, 침낭과 매트리스, 잠자리를 준비하는 단계와 과정, 요리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다양한 요리도구와 각각의 쓰임새, 다양한 제품에 대한 비교설명도 유익하다. 또한 캠핑 한상차림이라는 타이틀로 캠핑을 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요리를 눈으로 보기에도 맛깔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만 본다면 여느 요리책자와 다르지 않다.

어떤 요리도구를 활용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요리들이 구분되어 소개되고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따로 요리책을 사지 않아도 될 만큼 요리방법과 요리도구 사용, 캠핑시 요리하는 과정에서 일반 요리사가 아닌 캠핑 전문가만의 노하우가 약방의 감초처럼 꼼꼼하게 소개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책은 캠핑에 처음 입문하는 초보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캠핑의 달인이 아닌 초보에게 맞추고 보다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는 점이 친근했던 것 같다. 캠핑을 위한 물건 구입에 있어서 장단점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구체적으로 가격 비교까지 한번에 가늠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캠핑을 잘 모르는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겁내지 않게 도와주는 실속을 겸비한 이쁜 책이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전국 가볼만한 캠핑장을 소개하는데 각각의 캠핑장 환경과 조건을 소개하고, 주변지역의 여행지 정보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책 한권을 통해, 어느정도 구체적으로 캠핑을 위한 준비를 계획할 수 있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떠날 수 있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아닐까 싶다. 스스로 은둔형 인간이라고 부르며 칩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나 같은 사람도 캠핑을 떠날 수 있을까. 아니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책을 접하면서 맛있겠다, 라며 뚫어져라 쳐다보면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한다는 수고로움에, 게으른 천성이 다소 몸을 외로 꼬며 주리를 틀 것 같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각설하고 시작은 언제나 떠나는 행위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

일단 떠나봐야 제 맛이 날 것 같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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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연필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6
마누엘 리바스 지음, 정창 옮김 / 들녘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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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쉰 여섯 번째 서평

목수의 연필-마누엘 리바스 지음/ 정창 역

 

 

 

전쟁과 인간

 

 

 

마누엘 리바스의 소설 “목수의 연필”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부수적으로 세계사와 전쟁 내지는 내란의 역사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표현한 것은 짐짓 여유를 부린 표현이다. 사실은 꼭 알아야 한다는 표현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능동적 수고로움을 할애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역자인 정창의 해설부분이라도 반드시 읽어보라 권하고 싶어진다.

소설이 끝나고 마지막 부분에 실린 정창의 해설을 역순이기는 하지만 소설을 읽기 전에 먼저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작품이 내용의 전개도 전개이지만, 시대적 배경에 많은 무게중심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소설은 그저 그런 전쟁소설에 남녀간의 사랑을 적절하게 가미했다는 식의 다소 안일하고 평범한 평가를 받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접근한다면 이 작품의 가치를 인정하는 스페인 국민과 작가의 추종자들이 믿고 따르는 거대한 흐름에 동참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스페인 내란으로 알려져 있는 에스파냐 내전을 선두에 내걸고 있다.

-에스파냐 내전(네이버에서 발췌)

 

1936년 7월부터 1939년 3월까지 에스파냐에서 인민 전선정부에 대하여 군부와 우익의 여러 세력이 일으킨 내전을 말한다. 1936년 프랑스와 에스파냐에서는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인민 전선 내각이 들어섰는데, 에스파냐에서는 프랑코 장군의 파시스트 세력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 내란에서 소련은 정부군을 지원하였으나, 영국과 프랑스는 중립을 지켰다.

 

 

 

실질적으로 내전이 계속 진행되던 에스파냐는 이탈리아의 파시즘이나 독일의 나치즘 그 외 무정부주의, 공산주의 등 이념의 각축장과 같은 혼란스런 시기를 거쳐가고 있었다. 역사의 선택결정권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역사는 누구의 편을 들어주도록 결정되어져 있는 것일까. 결과적으로는 인민전선이 패하고 프랑코가 이끌던 군대가 혼란을 평정했지만, 그의 집권기간 동안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

 

 

 

마누엘 리바스는 자신의 소설에 내전 당시의 양상을 그대로 옮겨왔다. 주인공 에르발은 정부군의 군인, 다 바르카 의사는 저항군의 대표적인 표상으로서 인민전선을 대표하는 인물상으로 구체화된다. 작가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에르발과 다 바르카 의사 그 외에 프랑코 정부에 반하는 정치범들과 다양한 죄목의 수용자들을 같은 수용시설에 배치한다. 특별한 인상을 주는 인물도 있고, 그냥 지나가는 행인처럼 존재가 미미한 인물도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소신과 사상의 옷을 입혀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작가적 구성은 당대 현실사회의 혼잡하고 위험한 시대와 사상을 비좁고 답답한 수용소 시설 안으로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고 볼 수 있도 있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어지러운 시기에 가장 힘들어하는 이들은 정치나 사상 따위와는 거리가 먼 일반 시민들이라는 생각에 소설에 등장하는 돔보단을 상기하게 된다.

자신이 죽는 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순진무구한 사람 돔보단처럼 전쟁이나 내란이 생길 때마다 피해를 보는 건 평범한 사람들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나 여성과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잠시 삼천포로 빠진 생각이 노근리 사건까지 붙잡고 늘어진다.

 

 

전쟁이나 내전이 발발할 때 세상에는 모두 정치범만 존재할까. 그렇지 않다. 평범한 시민도 함께 존재한다. 물론 평범한 시민이 시간이 갈수록 사상의 눈을 뜨고 사상범 내지는 정치범 그도 아니면 민주투사가 되는 것이 바로 전쟁의 상처이며 부정하기 어려운 전쟁의 현실이지 않을까도 싶지만.

 

 

 

각설하고, 소설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소설은 내란을 배경으로 저항군에 몸담고 있는 의사와, 뚜렷한 신념의 부재로 부르주아에 편승해 시류를 넘나드는 가진 자의 손녀로 등장하는 순애보적인 인물인 마리사와의 사랑을 그린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는 에르발의 삼각구도를 잡아가지만 기실 이들 세 명의 인물들 속에서 잘 살펴보면 보편적 사랑에 빗대어서 전쟁의 상흔을 고발하고 있는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며 갈등하는 에르발의 심리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되는데, 특히나 죽은자의 환청을 듣는 설정으로 에르발 주변에서 어른거리는 죽은 화가의 영혼은 또 다른 영혼 강철인간과 함께 선과 악을 대표하며 에르발의 심리를 자극한다.

 

 

 

장편임에두 불구하고 분량 면에서 매우 짧다는 인상을 받는다. 또한 본문에서 자주 언급하는 시(詩)를 향한 어떤 동경과 시적인 이미지에 따라 문장은 때때로 시의 한구절 한구절처럼 인상적이며 감각적인 문장을 발견 할 수 있다.

 

 

 

다만 나는 아직도 제목인 목수의 연필이 지니는 상징성에 대한 해석에 대한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목수의 연필은 에르발이 직접 사형시킨 죽은 화가의 영혼의 것이고, 어쩌면 화가의 영혼이 에르발에게 남겨준 선물과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전쟁의 포화 속에서 (혹은 그 어떤 불온한 환경에서라도) 흔들리는 인간이 자신의 올곧은 내면을 찾아간다는 설정에서 목수의 연필은 이를테면 나침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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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들 - 세계 최고의 독서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말하다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주헌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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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쉰 다섯 번째 서평

책 읽는 사람들-알베르토 망구엘, 강주헌 역

 

 

독자는, 위대하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책이 유독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흔한 멘트에 이젠 식상할 만도한데, 반복적으로 듣게 되는 이런 표현들과 어휘가 가져오는 영향도 결코 가볍지는 않아 보인다. 무비판적이면서도 단순하기만한 습관적 해석이 가져오는 영향력은 우습지 않게 고무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가을이다.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란다. 그런데 책 읽기 좋은 이 계절에, 불행히도 나는 전에 없이 눈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책을 읽는 일도, 글로 남기는 일도 자주 늦어진다. 솔직히 이런걸 두고 변명이라고 하는 거겠지 싶은게다. 시간이 갈수록 재주가 느는 것처럼 변명구실도 늘어난다.

 

 

 

  각설하고, 백쉰 다섯 번째 책은 알베르토 망구엘의 “책 읽는 사람들” 이라는 책이다. 400페이지가 넘는 반 양장본의 제법 두툼한 책이다.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은 작가인 동시에 번역가, 편집자 이외에 다양한 명함을 갖춘 글쟁이다. 그런데 많은 수식을 동반하고 있는 그를 이번 그의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책은 단순히 책을 읽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책의 제목인 “책 읽는 사람들”이 갖는 의미를 상징과 비유라고 할 수 있을까. 흔히 책을 읽는 사람을 가리켜 ‘독자’라 명명한다. 그렇다면 책은 독자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는 것일까. 라는 호기심이 작용한다. 약간의 말 놀이를 하자면 그것은 일차적인 호기심으로, 단순히 독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일 수도 있고, 이차적인 호기심과 판단에 의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독자에 대한 이야기이든, 그 이외의 것이든 간에 두 가지 가설 모두 책 내용에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크게 볼 때 이번 책은 독자, 번역가, 출판과 관련한 이야기, 이상적인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된다고 본다. 그 외 작가 스스로의 이야기와 이와 관련된 사변적인 이야기로 나뉘다. 중요한 것은 이들 이야기가 따로 구분되어 있기도 하지만, 각각의 내용에서 문학적 소견을 기본으로 하는 작가 자신의 이상 내지는 사상과 가치관을 피력하는데 서로 연관성을 띄고 교합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번 책은, 문학이 내재하고 있는 혹은 문학이란 특수성이 발 담그고 있는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작가의 총체적인 경험과 관계가 있다. 그가 바라보는 시선과, 그의 사고가 이끄는 생각은 작가의 경험에 의한 통찰이며,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통찰이 선사하는 어떤 결과물들처럼 보인다.

  책은 쉽지 않다. 그러나 너무 까탈스럽다거나 형식에 얽매여 거드름을 피우지도 않는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접근성에서도 그다지 딱딱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진솔함이 묻어나는 깊이감이 아닐까 싶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작가 알베르토가 그려가는 성찰이 단순히 감정에만 치우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사상과 자신의 철학이 추구하는 세계에 대한 확신을 피력하는데 있어,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고, 비교 분석을 하면서 독자들을 설득한다. 아니 독자를 위해 새롭게 설명하면서 새로운 인식의 문을 열어주는 듯 하다. 특히 본문에서 그가 보통의 현실과 비교하고 다시 분석하며 예를 드는 작품 <거울 나라의 엘리스>, <돈키호테>, <피노키오>를 통해서, 우리는 감추어진 혹은 외면해왔을 그 어떤 것들의 숨겨진 이면과 대면하게 된다.

  그 외에도 단테의 신곡이라든지,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들의 이야기나, 성경의 이야기를 가져오기도 하면서 책은 정말 말 그대로 보통의 책이 지니는 한계를 넘어선다.

 

 

 

  작가의 시선은 정치, 사회, 문화, 경제를 두루두루 거친다. 인간의 보편적 심리와 현실사이의 괴리감이나, 인간이 기본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향과 그 안에 내재하고 있는 허구에 대한 비판 혹은 냉정한 분석과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책의 가치를 정리해보자. 한마디로 사방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자가 알베르토의 사상의 근거에 있어 그 넓이와 폭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용되는 문구나 사상가, 작가, 또 신분상의 위치가 작가가 아닌 사회적 지위선상에 있는 저명한 누구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실렸다. 그 많은 이야기를 혼돈 없이 어떻게 한 줄에 꿰어낼 수가 있는 것일까. 그것이 시쳇말로 작가적 역량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만큼 알베르토 망구엘의 역량은 커보였다.

 

 

 

  개인적으로 교육에 관한 것과 함께 미래 도서관과 종이로 된 책이 아닌 전자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는 앞으로의 변화된 테크놀로지 도서문화에 대한 작가의 견해에 긍정과 함께 위안을 받았다는 것을 기록하고자 한다.

 

  -어떤 테크놀로지나 나름의 장점을 지닌다. 따라서 인쇄된 글을 전자화된 글이 몰아내야 한다는 십자군적인 생각을 접어두고, 테크놀로지 하나하나가 갖는 장점을 연구하는 것이 더 유익한 방향일 것이다- p319

 

 

 

  사실, 책 속에는 기억해두고 싶은 글들이 무수히 많이 들어차있다. 그것은 작가 개인의 생각과 함께 작가가 인용한 글도 같이 포함되고 있는 부분인데, 무엇보다도 흔들리지 않는 거대하면서도 견고한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에 독자는 각자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일순간 스스로 내려놓게 되지 않을까.

가방을 비우고 앉아볼 일이다. 그리고 그의 책 “책 읽는 사람들”을 읽어본다면 빈 가방을 가득 채우고도 넘칠 많은 것을 새롭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책 속에서 인용되고 있는 괴테가 말한 ‘독자유형’에 대해 생각해보자.

‘독자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판단하지 않고 즐기는 유형이고. 셋째는 즐기지 않고 판단하는 유형이며, 중간의 둘째는 즐기면서 판단하고 판단하면서 즐기는 유형이다. 이 마지막 유형이 예술작품을 진정으로 완전히 다시 만들어낸다. 이 유형에 속하는 독자는 많지 않다.’ p129

 

 

  우리는 과연 어떤 독자일까...

 

마지막으로 이 책이 번역물이라는 것을 감안해 역자인 강주헌의 노고에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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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이야기 - 명화와 함께 미적 감각과 학습 능력이 쑥쑥 세계의 신화와 문명 1
그레그 베일리 외 지음, 원재훈 옮김 / 비주얼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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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쉰 네 번째 서평

제우스 이야기-그레그 베일리 외.

 

 

그림과 신화의 만남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명화집이다. 특이한 점은 이 책이 아이들을 타깃으로 선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편집과정에서 활자크기나 문장의 표현들이 비교적 쉽고 간결하며 명료하게 제시되고 있다.

책은 무엇보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명화를 책의 중심으로 끌어오고 있다. 얼핏보면 신화를 중심으로 해서 그와 관련된 명화를 부수적으로 곁들인 책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책은 스토리가 중심이 아닌 그림이 중심의 자리에 있는 책이기에. 이야기의 연결성 보다는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리스 신화가 거론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토리보다는 그림 중심의 책. 때문에 신화에 대한 짧고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선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아쉬움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올림포스의 12신에 대한 소개라든지, 제우스 신의 가계도를 제시하고, ‘라파엘로 산치오’가 그린<올림프스 산의 신들>이라는 작품을 통해 전체적인 신들의 조직과 구성, 그들의 조화를 소개하면서 아이들에게 비교적 구체적인 신들의 이미지를 선사해준다. 마치 어떤 뜬구름 잡기식의 접근법이 아닌 체계적인 접근법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수고로움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프란시스코 고야’와 ‘페테르 루벤스’의 작품<자식을 잡아먹는 크로노스>와<아들을 집어삼키는 크로노스>로부터 출발한다. 제우스의 탄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 신화의 도입부분을 설명해준다.

책은 제우스를 닮기를 원한 인간으로 ‘나폴레옹’이 소개되기도 하며, 타이탄 거인족과 신들의 전쟁에서 아틀라스의 존재가치를 확인하기도 한다. 또한 ‘반복되는 고난 극복’,이라는 차원에서 자주 소개되는 저 유명한 프로메테우스와 불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낸 ‘귀스타브 모르’의 <프로메테우스> 그림도 소개하고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기에 “알쏭달쏭. 여기서 잠깐 척척박사 엄마와 함께”, 라는 박스의 구성이 있으며, 세부적인 부연설명을 덧붙여서 실어준다.

 

 

한가지 이야기를 더 해보자. 책은 바람둥이 제우스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일처제’를 거론한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이 참 허무하더란 말이다.

---일부일처제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조금 크면 알아보세요.---

기왕지사 “~~~엄마와 함께”, 라는 박스편집을 통해서 정보제공을 해왔으면, 일부일처제에 대한 정보도 시간 끌 필요 없이 바로 알려 주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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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명 대전대신고 이야기 - 글로벌 리더 인재양성과 자기주도학습
이강년.박영진.고봉익 지음 / 미디어숲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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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쉰 세 번째 서평

학교혁명, 대전대신고 이야기-이강년 외.

 

 

변화와 혁명

 

어디서 주워들은 풍월은 많은 듯하다. 입학사정관제도라든지, 자립형 사립학교라든지 하는 말은 이제 어느정도 익숙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언제부터 열혈 엄마가 되었나.

나는 그저 아이들이 스스로 책과 가까워지는 순간을 만끽하기를 바라는 엄마라고 생각해왔다. 올 겨울 아무 볼품없이 허허벌판이었던 길가 건너편 빈 농지 위에 시립 도서관이 생기고 개관을 한다더라. 논두렁 밭두렁 사이에 신작로를 넓히고 몇 해전 시립 어린이집이 생겨나더니, 이제는 도서관이 들어서고 있다. 그나마 마이너스대로 떨어져있는 근처의 지역 인지도에서 언감생신 플러스대로 진입할 수 있는 작은 긍정적 요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 가수의 ‘강남 스타일’이라는 뮤직비디오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강남이라는 지역이 지니는 특수성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한가를 달린다고 한다.

모순과 풍자 그리고  음악이 가미된 뮤직비디오를 접하고 있으면, 자본주의의 허와 실이란 것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듯하다.

 

 

사람들은 반복적 리듬이 가져오는 묘한 홀림과 주된 음악과 춤동작이 흥겨워서, 가수가 끝도 없이 망가지는 꼴이 친근하고 재미있어서, 한마디로 건방떨지 않은 후둘거림이 좋아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서 마냥 좋아하는 눈치들이다.

구태의연한 사설은 여기까지.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강남 스타일은 현재의 강남의 한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는 강남의 또 다른 두 번째 모습을 잘 알고 있는가, 라고 되묻고 싶어진다.

나는 저 유명한 강남 8학군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러나 사람들이 갖는 보통의 인식에서 그려지는 그런 모습과는 조금의 차이는 있었던 것 같다. 강남 8학군이라는 어휘가 가져오는 분위기나, 실제 학업과 관련한 평가는 과히 상대적이었다는 말이다.

강남에는 좋은 아파트만 있는 것이 아니고 5층짜리 낡은 아파트도 존재하며, 공부 수재들만 우격다짐으로 들어찬 교실이 아니라 나름대로 개성들이 넘쳐나는 순수한 많은 아이들이 한데 공존했다는 것을, 하필이면 왜 이 순간에 끽끽거리면서까지 굳이 말하려고 드는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기대했던 것과는 잠시 진행 노선을(?) 달리하고 있는 이번 책 “학교혁명”과 관련해서 구구절절 할 이야기가 많아 보인다.

 

‘학교혁명’이라는 제목에 홀깃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책을 읽다보니 고개가 자주 갸웃거리며 흔들린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책은 일정부문 학교 홍보용 책자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니라고는 하지 말자. 솔직히 그렇다.

 

대전 대신고의 이야기. 학교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독특한 양식의 인재 양성 과정은 분명 긍정적 요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1학년부터 체계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진로 페스티벌’ 프로젝트 실행과정은 말 그대로 체계가 잡혀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사실 체계가 잡힌 양질의 프로젝트가 있다 하더라도 호불호의 호응도를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학교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정도의 수준에 맞게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이를테면 기업에서의 경영 노하우처럼 대신고 자체의 과학적인 노하우를 토대로 어떤 독보적인 무기를 비축하고 있는 듯 하다.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도 정도는 매우 높았다. 여느 학교와는 달리 이 학교 학생들은 1학년 입학과 동시에 자신의 꿈과 미래, 혹은 자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먼저 접하게 되는 셈이다. 자신의 꿈과 비전에 대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단계적으로 생각해본다는 일은 자못 가치 있는 일이다. 삼년 후 스스로에게 더 없이 좋은 긍정의 플러스 요소가 되어 진로 선택의 핵심 포인트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라도 우왕좌왕 갓 입을 한 학생들이 갖게 되는 어색한 분위기는 ‘진로 페스티벌’을 통해 무리 없이 잘 정리되는 눈치다. 이쯤 되면, 지금 이 순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엄마들의 귀가 솔깃하니 열리고 있지 않을까.

 

대전 대신고는 2013년 자율형 사립고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 학교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학생과 교사 그리고 자율적 학습 분위기를 위주로, 지속적인 고군분투의 정신으로 진행해간다면 굳이 유학이라는 어휘를 빌려올 필요성은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책은, 중립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하는 법이다.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시각을 시작으로 내용을 수용함에 있어 객관적 사고와 비판이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인행이면 필유아사라 했으니 선입견은 잠시 접어두고 한번쯤 편하게 읽어보는 것도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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